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33)
033
멤버 중 하나인 김진형이 내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눈높이를 맞췄다.
“공자야. 형이 놀려서 미안해.”
보통 아이라면 아마 알아듣지도 못할 것이다. 설사 알아듣더라도, 고개를 돌리는 게 일반적이겠지.
‘하지만 나는 다르지.’
나는 손으로 김진형의 뺨을 토닥거렸다. 그러곤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갠차나여!”
내 손길을 받은 김진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공자가 용서해 줬어!”
그때였다. 자막이 떠올랐다.
[당신의 용서를 받은 헤일로 멤버: 김진형이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00 증가합니다.>와.
‘생각보다 많이 오르는데?’
아니, 이게 뭐라고 감동을 받는 거지?
나는 눈을 깜박이며 김진형을 바라보았다. 헤일로의 멤버는 깜짝 놀라 볼까지 살짝 긁었다.
“아니, 용서해 줄 줄 몰랐어.”
별거 아닌데?
“왜여?”
“아, 아니. 음, 그러게. 왜 그렇게 생각했지?”
네가 물으면 어떡하냐.
“보통은 실수하면 용서 안 해주니까?”
“진따? 누가?”
“다?”
험난하네. 하긴 연예계는 원래 그렇긴 하지.
‘아이돌도 워낙 많으니까.’
아, 그런데 너희들 헤일로 아니냐.
‘뭐 누구나 신입일 때가 있으니까.’
그러고 보면 헤일로가 신입 때부터 고생했다는 얘기도 들어본 거 같긴 했다.
“진따 다 그래?”
“응.”
저런.
“횽.”
나는 김진형의 머리를 토닥였다.
“공자는 괘차나.”
그때 옆에 있던 멤버들이 신음을 뱉었다.
“와!”
“아기가, 착해!”
“심지어 진형이보다 어른스러워!”
김진형은 눈을 깜박이다, 이마를 짚었다.
“아씨. 놀리지 마.”
“김진형 씨. 어떠십니까. 아기한테 위로 받은 기분이요?”
“아, 솔직히.”
김진형은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좋아. 좋아서 지금 기분이 이상해.”
“푸하하하하하하!”
“미치겠다.”
“너 공자 동생 해라!”
“아씨! 놀리지 마!”
김진형은 툴툴거리다 내 허리를 잡아 주며 말했다.
“공자야, 공 한번 차봐.”
착한 애네.
“웅!”
나는 공을 찼다. 부드러운 고무공이 통통 거리며 반대편으로 갔다.
“어우. 짧아서 귀엽다.”
‘짜, 짧아?’
착하다고 했던 말 취소.
‘뭐, 아기라서 짧은 건 맞지만.’
두고 봐라. 키 잔뜩 커 주마.
‘그것도 다리 길게.’
안 되면 코인이라도 써야지.
소소한 결심을 하고 있는데, 공이 다시 굴러왔다.
이번에는 신중하게 공을 차봤다. 그래도 비틀거리는 건 마찬가지. 김진형이 다시 잡아줬다.
앞에 있는 다른 멤버가 다시 공을 차 줬다. 그런데 뭔가 날아오는 게 좀 위험해 보였다.
‘머리로 날아올 거 같은데…….’
눈 같은 거 맞으면 큰일이지.
나는 손을 힘껏 뻗어서 김진형의 머리를 감쌌다.
툭.
공이 팔을 스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간 거실은 조용해졌다.
“뭐, 뭐야!”
“야, 공을 높이 차면 어떡해!”
“아, 미안. 야 둘 다 괜찮지? 당연히 괜찮은 건 아는데!”
“내가 뭘 본 거야!”
헤일로 멤버들이 우르르 다가왔다.
“진형아, 살아 있어?”
“살아 있지! 와, 방금 공자가 내 머리 감싼 거 알아?”
“알지! 네 큰 머리를 공자의 짧은 팔이 둘렀어!”
“아씨! 머리 안 커!”
왁자지껄하네.
하지만 헤일로 멤버들의 호들갑은 끝나지 않았다.
“김진형 씨. 한 살? 공자야 한 살 맞니? 어쨌든 한 살 아기의 보호를 받은 기분이 어떠십니까?”
‘잘 논다.’
김진형은 나를 안고 일어나며 말했다.
“어, 조금 이상하긴 한데…… 좋아요.”
“진짜 좋습니까?”
“네. 그와 동시에 왜 아기에게 보호를 받을 정도로 내가 약한가 싶기도 한데 이 모든 고민을 공을 찬, 유지찬에게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김진형은 내 팔을 들고 다른 멤버에게 달려갔다.
“우리를 위험에 빠지게 하다니! 공자의 손으로 응징한다!”
김진형은 내 손으로 유지찬을 살짝 쳤다.
“감히 우리를 위협에 빠트려?”
“아아, 잘못했어요!”
유지찬은 주저 앉아서 손을 모았다.
“제가 부주의했습니다.”
“우리 공자가 공에 눈이라도 맞으면 어떡하려고!”
“그, 그렇게 세게 차지 않았습니다.”
그렇긴 했지.
‘좀 위로 올라간 거뿐이지.’
하지만 김진형은 냉정했다.
“그런 부주의가 우리 공자를 위협에 빠트리는 걸 모르는가? 여봐라!”
엥?
“예이!”
어라?
“저놈의 주리를 틀어라!”
와.
‘진짜 잘 논다.’
다른 멤버들이 서둘러 의자를 가져왔다. 그리고 포박하듯, 앉혔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의자가 호박 의자야.’
저거 안산댁이 수박이랑 세트로 산 건데.
그래서 그런가 뭔가 굉장히 깜찍했다.
“풋! 의자가 너무 깜찍해.”
“야, 웃지 마. 진지해야지.”
“오케이. 죄인의 주리를 틀어라.”
“소인은 억울하옵니다~”
아주 죽이 척척 맞았다. 호박 의자에 앉은 유지찬은 몸서리를 치며 외쳤다.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자신이 한 짓은 모르고 감히 용서를 바라느냐! 여봐라 주리를 더 틀어라!”
“예이~!”
“주리를 트랍신다!”
와, 정신없어.
‘요즘 어린 애들은 이렇게 노나?’
뭔가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용~서~해 주십시오~”
김진형은 팔을 내밀었다.
“여봐라. 고문을 멈추거라.”
“멈추랍신다!”
“흑. 흑.”
나는 눈을 깜박였다. 김진형은 나를 안고, 유지찬 앞에 섰다.
“내, 너의 죄를 용서할 생각이 없으나, 공자는 다르겠지. 공자야. 어떻게 하고 싶니?”
어라. 선택권이 나한테 왔어?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유지찬 머리를 쓰다듬었다.
“공자는 괘차나!”
“헉!”
“미쳤다!”
유지찬은 나를 보다가,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김진형이 다시 물었다.
“유지찬 씨, 기분이 어떠세요?”
“아까 네가 말한 게 뭔지 알겠어.”
“그렇지 경험해 봐야 알아.”
“아기가 천사다.”
유지찬은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공자야. 용서해 줘서 고마워.”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쾌차나!”
“어우, 죽겠다.”
유지찬은 김진형에게 나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내 등을 토닥였다.
“귀여워! 이런 동생 있었으면 좋겠어!”
“지찬이 너 동생 있잖아.”
“그건 별로 안 귀여워.”
저런.
나는 유지찬을 보며 말했다.
“횽은 귀여워.”
그러게나 말이다. 너희들 진짜 잘 논다.
그때였다. 갑자기 멤버들이 동시에 쓰러졌다.
‘왜 이래?’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바닥에서 중얼거렸다.
“세상에. 지찬이가 귀엽대.”
“지찬이 발 냄새를 몰라서 그래.”
“공자가 착한 거 아닐까?”
“시력이 안 좋은 거 아니겠지. 지찬이가 어딜 봐서.”
김진형은 손가락 두 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공자야 이거 몇 개?”
이보세요. 해외로 뻗어나갈 아이돌님들.
‘내가 지금 숫자를 알 리가 없잖아.’
알지만, 모른다고. 지금은.
김진형이 중얼거렸다.
“역시 모른다.”
“그래. 그러니까 지찬이가 귀엽다고 하지.”
애들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다 귀여어!”
“엥?”
“뭐라고?”
나는 더없이 환하게 웃었다.
“횽아 다 귀여어!”
“컥!”
“흡!”
다들 바닥에서 한 바퀴 굴렀다.
“천사야. 천사.”
“아, 진지하게 아기가 귀여운 게 아직 뭔지 모르는 게 아닐까.”
“공자야 귀여운 건 너 같은 아이를 보고 말하는 거야.”
“어쨌든 공자가 천사다.”
나는 유지찬 쪽으로 쪼르륵 걸어갔다.
“횽아, 괜차나?”
“응? 괜찮지. 공자가 용서해 줘서 다 괜찮아. 미안해. 너무 높이 찼어.”
정말 별거 아닌 걸 진지하게 사과하네.
“괜차나. 공자가 진횽횽아 구해뜨니까.”
“크읍.”
“미치겠다.”
다른 멤버들이 바닥을 뒹굴 굴렀다.
“아, 진짜 귀여워.”
“진횽횽아 구했대.”
“진횽횽아, 심정이 어떠신가요?”
“아, 왜 또 물어. 당연히 좋지. 뭐랄까. 세상만사 다 덮어두고 공자랑 낮잠 자고 싶은 기분이야.”
다른 멤버가 바닥에서 뒤척거리며 말했다.
“아. 낮잠. 그러고 보면 졸리다.”
“안 돼. 촬영 중이잖아!”
얘네 진짜 힘들었구나. 잠도 못 자나 보네.
‘조금만 참아. 곧 뜰 테니까.’
나는 배시시 웃었다.
“낸네? 하자! 찌금!”
“어?”
“공자랑 낸네 해!”
김진형이 돌아섰다.
“낸네가 뭐지?”
“어, 나 알아. 낮잠.”
“헉. 지금 나랑 자자는 거야? 피곤해 보여서?”
김진형은 나를 꽉 안았다.
“진짜 천사다. 공자야 형은 괜찮아.”
김진현은 일어나서 나를 들어 올렸다.
“우리 육아 프로그램 나오는 거 맞지?”
“그렇지?”
“그런데 왜 공자가 우리를 키우는 거 같지?”
어,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
“너도 그거 느꼈어?”
“응. 뭔가 우리가 치유되고 있는데?”
“그러게?”
김진현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뭐, 뭐든 상관없지. 공자야, 형이랑 놀자!”
아. 또 놀아줘야 하는구나.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 공자야. 뭐 하고 놀지?”
멤버들은 다들 일어나서 걸어갔다. 나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조금 피곤했다.
‘기분 탓인가?’
아이돌들이 좀 비글 같았다.
* * *
벌써 오후였다.
‘저거 괜찮을까?’
나는 힐끔 부엌 쪽을 보았다. 멤버 몇 명이 뭔가를 열심히 젓고 있었다.
‘애들아. 웬만하면 먹을 테니, 태우지만 말아 주렴.’
이유식을 만든다고 했지만 영 불안했다. 내가 부엌 쪽에서 고개를 졸리지 못하자, 김진현이 나를 안아 들었다.
“애들아. 공자가 불안해해.”
“헉!”
“괜찮아 공자야! 성공하고 있어!”
“맞아! 맛있는 이유식을 만들고 있어요!”
진짜 먹을 만할까.
미심쩍은 눈으로 보는데, 김진현은 나를 안고 창가로 갔다.
“형들은 열심히 이유식 만들라고 하고, 공자는 형이랑 놀자!”
아, 또 놀아줘야 하나.
김진현은 나를 고쳐 안으며 말했다.
“공자야. 공자는 꿈이 뭐야?”
저기요.
‘한두 살 먹은 아기한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알아들을까?’
나는 헤일로의 김진현을 바라보았다. 아기한테 하는 질문답지 않게, 제법 진지해 보였다.
“공자는 커다란 거 조아!”
“응? 큰 게 좋아?”
“응 거기 나오고 싶어여!”
알아들으려나.
‘내 언어의 능력으로는 이게 최선인데.’
하지만 반응은 놀라웠다. 김진현은 바로 알아들었다.
“커다란 곳에 나오고 싶어? 공자 배우가 꿈이니?”
와. 순간 감동적이었다.
‘이걸 알아듣다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와. 이렇게 어린 나이에 배우가 꿈이라니! 누구 닮은 거지?”
뭘 이런 걸 묻고 그래.
“마마!”
“아, 공자 엄마 마수정 선배님이셨지.”
알아들어서 고맙다. 진현아.
김진현은 나를 고쳐 안으며 말했다.
“공자야. 형도 꿈이 있다?”
그야 당연히 있겠지.
‘하지만 물어봐 줘야지.’
그걸 원하는 거 같았다.
“뭐야?”
“음, 형 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콘서트 하는 거야.”
아. 그거.
‘하게 되잖아.’
아니, 하고도 남잖아.
‘북미에서 인기 얻고 월드투어 하지 않았나?’
자신의 미래를 모르는 김진현이 중얼거렸다.
“그래서 영어도 배우는데, 다들 좀 비웃더라고. 너희가 할 수 있겠냐고.”
이런.
‘어디를 가나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
김진현은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형아가 할 수 있을까?”
“있떠!”
당연히 있지. 그런 미래를 내가 보고 왔으니까!
“어, 진짜?”
“엉! 그리고 때찌야!”
“때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