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42)
042
‘수정이가 이런 면이 있었나.’
무슨 반응이 이렇지?
“그, 그러냐.”
“아니 한우진 그 자식은 무슨 복으로 이걸 봤지? 왜 헛소리를 하나 싶었더니 이래서 그런 건가!”
마수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들이 귀여워서 힘드네요. 아니 보통으로 귀여워야지.”
“어, 어. 그래.”
“공자야, 엄마는 걱정이야.”
얘가 왜 답지 않게 오버하지.
서 사장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확실히 그만큼 귀엽긴 했다.
어디 그뿐인가.
‘게다가 애가 성격도 유하지.’
촬영장에 데리고 가니까, 모든 사람들이 광대를 올리며 다가왔다.
‘확실히 이 귀여움은 강력했어.’
그러고서 울면, 사람들은 죄다 흩어지겠지만 이 아이는 웃기만 했다. 그래서인가. 어쩐지 사람들이 더 늘어갔다.
‘스탭을 몰고 다니던데?’
서 사장의 생각이 어떻든 화면은 변했다. 한우진은 아기를 바라보다가, 볼을 쓸었다. 그러자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손뼉을 치며 웃었다.
서 사장은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았다.
‘주혁이는 죽는데!’
이제 세상을 떠나는데, 자신의 아이가 저렇게 웃고 있었다.
화면 속에 한우진이 아기를 꽉 껴안았다. 서 사장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훌쩍거렸다.
“주혁 어떡하냐. 왜 저걸 두고 죽냐.”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서 사장은 매니저가 건네준 티슈로 눈을 문지르며 말했다.
“수정아 너는 왜 안 우냐? 슬프지 않아?”
“아니요. 슬퍼요. 그런데 생각할 게 있어서요.”
“뭐가?”
“공자가 빠~ 했잖아요.”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빠라고 하는 거잖아.”
“공자 아빠라는 단어를 몰라요.”
어떻게 모르는 단어를 알고 있을 까.
“엥? 그게 가능해?”
“혹시, 우리 공자 말이에요. 제가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는 거 알지만요…….”
“응, 뭔데?”
마수정은 진지하게 말했다.
“진짜 천사 아닐까요? 천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귀엽지?”
“저기. 수정아. 너 방금 심각했잖아. 공자가 아빠라는 단어 모른다며.”
“그딴 거 알게 뭐에요. 저렇게 귀여운데.”
“그, 그러냐?”
남은 눈물이 서 사장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려왔다. 그는 코를 훌쩍였다.
킁.
보다 못한 매니저 이미진이 말했다.
“동화책에서 봤겠죠.”
“아!”
“그렇겠지? 아니 그런데 그게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우리 공자가 너무 귀여운 게 문제야! 아, 어떡하지?”
마수정은 초조한지 숨을 몰아쉬었다.
“전 국민이 우리 공자 귀여운 거 알아버려서, 섭외가 미친 듯이 오면 어떡해? 가뜩이나 지금 안산댁도 없어서, 고민인데.”
“지금 아예 사람이 없어?”
“네. 있지만 임시예요. 어디, 성실하신 분 없어요?”
“아! 있다!”
서 사장은 휴지에 얼굴을 문지르며 말했다.
“소개해 줄까? 그런데, 음…… 일단 공자랑 한번 봐라. 약간 소개해 주기 조심스럽네.”
“왜요? 어떤 분인데요?”
서 사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사람됨은 내가 보장해. 그런데 사연이 기구해서 말이야.”
마수정은 잠시 고민하다, 슬쩍 웃었다.
“뭐, 알겠어요. 한번 보죠. 공자랑 같이요.”
“캬, 역시 배포가 커.”
“그만큼 믿는 거죠. 그나저나 어떡하죠. 지금도 섭외 쳐내느라 힘든데, 미친 듯이 밀려오면 어떡해요?”
사장은 턱을 긁었다.
“지금쯤 응급실 보던 사람들은 죄다 눈물바다에서 헤엄칠걸? 인터넷 반응은 안 봐도 빤해.”
“걱정이네. 괜찮은 감독님이면 정성스럽게 전화 주시면, 저도 쳐내기 힘들어요.”
“일단 두고 보자고 해. 그나저나 안산댁은 언제쯤 돌아오시는 거야?”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회복 중인데, 영 의욕이 안 나나 봐요.”
“아니, 왜?”
“큰 병 앓는데, 친지가 한 분도 안 왔대요.”
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
“빚지고 도망간 전남편이야 그렇다 쳐도, 공장 일하면서 공부시킨 동생들마저 그러니까. 심적으로 힘든가 봐요.”
“이야. 그러고도 남겠다.”
“안 그래도 공자랑 한번 보러 가려고요. 공자도 보고 싶다고 하고요.”
서 사장은 턱을 쓰다듬으며, 피식 웃었다.
“갑자기 또 이런 말 하면 웃긴데, 수정아. 너 진짜. 아이 잘 데려왔다.”
“어머, 새삼스럽게 왜요?”
“아니, 그냥. 애가 너무 착해. 촬영장에서도 느꼈지만, 그 어린 애가 배려를 하더라고.”
마수정은 고개를 숙이며 살짝 웃었다.
“우리 공자가 또 그랬어요?”
“응. 확실히 평범한 아기는 아니야. 이야…… 이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지금 시청자 게시판부터 SNS까지 난리일 거 같은데 말이야.”
그건 마수정도 동의했다.
“음, 확실히 그렇겠죠?”
“언론에다가 뭐라고 할까? 적당히 할까 싶었는데, 이건 센세이션할 거 같은데?”
“그렇겠죠. 창구가 저밖에 없으니까, 아마 저에게 쏟아지겠죠.”
마수정은 어깨를 펴면서 말했다.
“엄마로서 긴장해야겠네요. 그런데 어느 정도 센세이션할 거 같아요?”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는데?”
두 사람은 각자 생각에 잠겼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매니저가 다시 끼어들었다.
“그건 일이 닥치고 나서 생각해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아, 그러네.”
“미진아. 너 말 잘했다.”
마수정은 이번에는 팔을 쭉 폈다.
“뭐, 잠시 화제 되다가 끝날 수도 있으니까요. 유명한 드라마라서 냄비처럼 달아오르다 푹 꺼지는 거, 흔하잖아요.”
서 사장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수정아. 네 아들은 그렇게 단발성으로 끝날 재목이 아니야.”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우리 공자가 그 정도예요?”
“응. 내가 보기에 공자는 아예 처음부터 노출이 안 되었으면 모를까. 식을 수가 없어.”
“에이. 안 나오면 그뿐이죠.”
“아니야. 나랑 내기할래? 수정아? 나, 만 원 걸 수 있다?”
만 원이라니.
‘그렇게 큰돈을!’
마수정은 씩 웃었다.
“저는 십이요.”
“십 원?”
“십만 원이요!”
“헉 그렇게 크게! 우리 불법 도박으로 잡혀가면 어떡하지!”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소리 내어 웃었다.
‘음…….’
그 모습을 보던 매니저는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톱스타랑, 엔터 사장님이신데. 스케일이 참 소박해.’
매니저는 남몰래 웃었다. 뭐, 자신도 이런 점이 좋았다.
* * *
[총 코인: 98,953>나는 허공이 뜬 자막을 보며 주먹을 쥐었다.
“와!”
역시 공중파 드라마는 좋았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단박에 늘다니.’
지금 자막은 난리였다.
‘자막 확인!’
[당신의 귀여운 모습에 감동받은 시청자: 23456이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 증가합니다.> [당신의 빠빠거림 감동받은 예비아빠:25가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 증가합니다.>이런 게 잔뜩 이었다.
‘자막 가리기!’
자막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씩 웃음이 나왔다.
‘순조롭게 올라가네.’
아마 곧 있으면 안산댁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아, 안산댁.’
나는 푹신한 바닥에서 한번 뒹굴었다.
‘맘고생이 심해 보이던데.’
지금 나를 돌보시는 아주머니께서는 수다를 좋아하시는지, 이것저것 알려주셨다.
‘그렇게 큰 수술 받으셨는데, 아무도 안 오시다니.’
사연이 딱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서 실망하셔서, 병에 차도가 없으시다고 했지.’
뭘 어떻게 하면 의욕을 되찾으실까.
‘수술은 나쁘지는 않다고 하던데. 건강하지 못한 건, 역시 그런 이유일까.’
스트레스가 괜히 만병의 근원이 아니었다.
새삼 건강에는 참 많은 의미가 있었다.
‘아, 그런데 반응은 어떻지.’
엄마는 잠깐 와서, 밖이 시끄럽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도 못마땅한 눈으로 한참 보고 계셨지.’
딱히 말은 없었다.
‘그쪽도 갈 길이 멀어.’
나는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드라마가 꽤 뜬 거 같은데, 나는 도통 알 수가 없네.’
나중에 엄마랑 외출하면 좀 체감되려나.
나는 숨을 길게 내쉬고, 다리에 힘을 줬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운동은 멈추지 말아야 했다.
‘상황이 깜깜할 때는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그건 오랜 무명 시간 동안 배운 교훈이었다. 나는 조용히 걷는 연습을 했다. 아직까지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다.
* * *
“수, 수정아.”
서 사장은 마른세수를 하며 맞은 편에 앉은 배우를 바라보았다. 마수정은 이마를 짚은 채, 고개를 숙였다.
“제가 졌어요.”
“어, 그건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그러게요.”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서 사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공자 인지도는, 그냥 귀여운 아기였거든?”
“그렇죠. 예능이 나오긴 했지만 단발성이었으니까요.”
“응. 그것도 여러 아기 중 하나였으니까.”
물론 헤일로랑 합이 잘 맞는지, 여기저기서 회자되긴 했다.
“그런데, 공중파 드라마가 장난 아니다.”
“시청률도 꽤 나왔던 거였고, 또 엔딩이어서 그런가 봐요.”
그래. 그게 문제였다.
서 사장은 이 사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천천히 되짚어 봤다.
“그, 주혁의 아들로 나왔지?”
“네. 그렇게 눈물콧물을 뽑아냈죠.”
“거기까지는 예상했었어. 시청자 반응도, 비슷했고.”
“설마 공자 때문에 이제민 PD가 엔딩까지 바꿀 줄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서 사장은 스마트폰으로 저장해 놓은 이제민 PD의 인터뷰를 다시 읽었다.
Q.엔딩을 바꾸셨다면서요?
A. 네. 주혁이 아들과 이별하는 장면이 그렇게 애틋할 지는 몰랐어요. 아, 물론 그런 장면이긴 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마수정 씨의 아들 공자와, 한우진 씨가 엄청난 시너지를 내더라고요.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작가님께 말하니까, 순순히 바꿔주셨습니다.
Q. 엔딩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만족스러우셨겠어요.
A. 매우 만족합니다. 좋은 엔딩이란 말을 들어서, 너무 뿌듯합니다.
서 사장은 소파에 기댄 채, 목에 손을 얹었다.
“나, 목 갔지?”
“갔어요. 저도 이제야 잠잠하네요.”
“아, 전화를 얼마나 받았는데. 너한테 안 되면 죄다 나한테 오더라.”
때마침, 비서가 물을 가져다줬다. 서 사장은 차가운 물, 마수정은 미지근한 물을 받아들고 동시에 원샷했다.
“난리다. 난리야.”
전쟁을 치르면 이런 기분일까.
‘응급실’ 마지막 편이 나온 날. 그날 새벽부터 기사가 쏟아졌다.
[응급실 주혁의 귀여운 아기는, 마수정의 아들> [마수정이 입양한 아이, 마공자.> [귀여워도 너무 귀엽다. 응급실 시청률 화제.>“제목 어그로도 장난 아니야.”
“기자들 하는 짓이 다 그렇죠, 뭐.”
“제목 때문에 클릭해도, 다 비슷한 내용이지. 네가 입양했다, 육아 예능 나왔었다.”
마수정은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가끔 돌잔치 얘기도 나와요.”
“응 호화스러운 돌잔치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저러다가 우리 공자 돌잡이 얘기도 나오겠어요.”
서 사장은 조금 웃었다. 그 돌잡이가 좀 특이하긴 했다.
“그건 화자 되면 좋을 거 같은데?”
“뭐, 사람 입은 못 막죠.”
“안 그래도 기자들이 돌잔치 영상 보내달래.”
“그거 입수해서 뭐 하려고요.”
“그러게. 마수정 인맥이라도 파보려는 거 아닐까? 그래서 대강 말 돌렸어.”
“잘하셨어요.”
두 사람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공자는 주목을 받아도 너무 받았다.
“아니, 엔딩이 그렇게 바뀔 게 뭐야.”
“원래는 그냥 주인공 나오면 끝이라면서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