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48)
048
“공자 뺨, 부드럽습니다. 엄청 부드러워요! 압니다. 공자 뺨 만지고 싶으신 분들 많으시죠? 아하하! 시청자 여러분! 부러우시죠! 제가 만졌습니다!”
아니, 무슨 멘트가 저래.
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사장을 바라보았다.
‘어라?’
이분은 또 왜 이러는데.
사장은 볼에 경련이 나도록 웃으며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설마 아까부터 계속 이런 상태였던 건가?’
도대체 왜?
‘호, 혹시 자기도 찍힐 줄 알고?’
설마.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리포터는 이미 다른 카메라에 대고 뭐라 쉴 새 없이 떠들고 있었다.
솔직히 현장은 아수라장 같았다.
‘음, 이걸 보통 개판이라고 하지.’
나는 다리를 흔들었다.
‘뭐, 나는 아기니까.’
누군가가 와서 수습하겠지.
다행히 혼란은 금방 가라앉았다.
* * *
“너, 또 뭐 찍었다며?”
아, 또 오셨습니까.
나는 할머니를 보며 방긋 웃었다. 솔직히 그 뒤로 한동안은 안 오실 줄 알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계속 나를 찾아오셨다.
‘중독이란 게 무섭긴 해.’
“녜!”
“웃기는! 어휴, 그거 때문에 또 말 나왔잖아!”
어라?
평소에 저 말을 할 때는 눈초리가 매서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뭔가, 좀 따듯한데?’
이유가 뭐지?
‘아하!’
씩 웃음이 나왔다.
‘좋은 말이 나왔구나.’
하긴. 나는 CF 촬영장에 왔던 ‘연예가 산책’을 떠올렸다.
‘인터뷰 분위기를 보면, 내 이미지가 좋긴 한가 보네.’
이게 귀여움의 승리인가.
“어휴, 이걸 어떡하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입꼬리가 미미하게 올라가 있었다.
“하긴, 뭐. 이 잡종 얼굴이 완벽하긴 하지.”
음, 역시 귀엽다는 말이 나왔나 보군.
“이렇게 생긴 애는 드물긴 해.”
드물다 뿐입니까.
“심 여사 그것이 한마디 할 정도면, 뭐…….”
할머니 볼이 씰룩였다.
‘좋습니다, 할머니.’
그러니 제발 마음 좀 여세요. 잡종이란 말 좀 그만하시고요.
내가 눈을 깜박이자 할머니는 헛기침을 하셨다.
“흠, 흠.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널 받아들인다는 착각은 하지 말렴. 너는 내 딸에 붙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붙은 뭐요?’
욕 비슷한 말이 나올 타이밍이었다. 또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러시나.
하지만 나온 말은 좀 의외였다.
“금붕어 똥, 아니다. 금붕어 꼬리 같은 거야!”
어라?
‘저거, 말 순화한 거 맞지?’
순간, 웃음이 나왔다. 역시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먹히고 있다.’
역시 그간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의 힘은 강력했다.
나는 알았다. 때가 왔다는 걸.
‘여기서 한 번 더 나가줘야지.’
나는 요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리를 굽혔다가 피면서 엉덩이를 움직였다.
“저 꼬리예여?”
나는 밝게 웃으며 꿈틀댔다.
“꼬리 조아!”
자, 어떠십니까? 보통은 이걸 재롱이라고 하지요.
할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계속 엉덩이를 씰룩이며 말했다.
“엄마 꼬리 할래여!”
비록 말은 없었지만,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할머니의 볼이 지진이 난 것처럼 씰룩였다.
“흠, 흠. 뭐 하는 짓이니?”
“꼬리!”
할머니는 계속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그, 그렇군. 그렇게 있든지 말든지. 어휴, 일이 바빠서 나는 그만 가봐야겠다.”
할머니는 천천히 일어나서 돌아섰다. 나는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바이바이!”
순간 발걸음이 잠시 멈추는 듯했지만 할머니는 그대로 나가 버렸다. 할머니가 완전히 사라지자, 나는 다시 요람에 누웠다.
‘점점 나아지는군.’
나는 모빌을 바라보았다. 창문이 열려 있는지, 인형들이 살짝 흔들렸다.
‘그 뒤로 몇 주가 지났네.’
시간 정말 잘 갔다.
‘어제 ‘연예가 산책’ 하는 날이었는데.’
내 인터뷰도 나왔으려나.
반응이 어땠으려나. 아, 그걸 못 보다니!
‘스마트폰이 없어서!’
이미 중독된 자에게 스마트폰 없이 살라니, 너무 잔인한 거 아닙니까!
‘차라리 코인을 쓸까.’
아, 코인!
‘시청자 게시판 안 봐도, 아는 방법이 그 코인이지.’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총 코인!’
[총 코인: 86,876>‘반응이 괜찮았나 보네.’
십만 코인을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많이 모여 있었다.
‘뭐, 많이 모이면 좋긴 한데 말이야.’
그저 모으기만 하면 좋은 줄 알았는데, 대가 때문일까?
‘빛 좋은 개살구로 보인단 말이야.’
그때 고생을 해서일까.
‘아무리 내가 다 쓸 수 있다지만, 이러면 곤란하다고.’
안산댁 낫게 했을 때 치른 대가가 만만치 않았다.
‘이거, 운이 좋아서 병원에 안 갔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만약 잠든 시간이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이었으면…….’
그렇게 됐으면 엄만 울었겠지. 촬영도 취소하고, 막 그랬을 거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긴 했다.
‘꼭 필요할 때만 쓴다든가, 좀 시간이 있을 때만 해본다든가…….’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렇게 조심해야 한다니.
‘하다못해 대가를 미리 알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면 조절이라도 해보지.
‘어, 어라?’
나는 요람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잠깐. 설마, 이거 되나?’
나는 일단 생각난 대로 해봤다.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나는 지금 제일 필요한 걸 말했다.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 겪을 대가를 알려줘.’
나는 초조하게 자막을 바라보았다.
‘이게 되려나.’
됐으면 좋겠는데.
그때, 자막이 움직였다.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 겪을 대가를 보려면 코인 100개가 소모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와, 이거.
‘되는 거였냐!’
100이면 좀 비싸긴 했다. 하지만 대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일단 해보자. 실행!’
자막이 움직였다.
[셀럽:마공자가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는 대가는, 엄마 마수정이 영화 3편을 포기하는 것입니다.>와, 역시.
‘큰일 날 뻔했네.’
아니, 어머니. 제가 스마트폰 가지는 게 뭐라고 영화를 관둬요.
‘대가만 봐도 상황이 그려진다.’
혹시 날 외롭게 만든 거 아닌가 해서, 영화를 3편이나 관두는 거잖아!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안 돼!’
배우 마수정 커리어에 지장이 되다니!
‘도움이 된다면 모를까, 해가 되면 안 되지!’
게다가 스마트폰 정도는 좀 자라면 사주겠지.
나는 심호흡을 하며 요람 속에서 뒹굴었다.
‘코인을 쓰면 치를 대가를 알 수 있는 거였구나.’
순간, 여태 그걸 몰라서 겪었던 그 고생들이 생각나 무지하게 짜증이 났다.
‘머리가 안 좋으면 손발이 고생한다더니!’
나는 온몸을 버둥거렸다.
왜 진작에 이 생각을 못 했지!
‘세상은 직구만이 아니라 변화구도 있는 법인데!’
나는 심호흡을 하며 격한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래, 지금이라도 안 게 어디냐.’
이제 갑자기 잠드는 일은 없겠지.
‘젠장!’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계속 버둥거리다가 눈을 감았다. 열을 내서인지 졸음이 왔다.
‘뭐, 원래 낮잠 시간이긴 하지만.’
아기 몸은 참 허약하단 말이야.
‘언제 크려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돌아누웠다.
* * *
“우리 공자, 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마수정은 ‘연예가 산책’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웃었다. 정말 누구 아들인지, 귀여워 죽을 거 같았다.
“진짜?”
“네. 지금 심정은 그래요. 그런데 사실, 큰 모습도 보고 싶어요. 단지…….”
화면 속에 아이가 말했다.
-녜! 마마가 젤 조아여!
마수정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 정말이지, 아들이 너무 귀여워서 살 수가 없었다.
“이 모습이 좀 오래 갔으면 하는 거죠. 사장님, 공자가 제가 제일 좋대요! 장난감보다!”
“그거 반응 좋더라. 전국의 엄마들이 다 네가 부럽대.”
“아, 공자는 뭘 먹고 저렇게 착하지!”
“네가 사준 분유 먹겠지.”
마수정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어째 말이 좀 까칠했다.
“왜 삐지셨어요?”
“나, 저 인터뷰 싫다! 너무한 거 아니냐!”
서 사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전날 오이도 붙였는데 말이야! 어째 한 컷이 안 나오냐! 심지어 내 얼굴에 모자이크도 했어!”
마수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거야, 사장님은 일반인이니까 그렇죠.”
“미리 나 좀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할 걸 그랬나!”
“뭐, 또 기회 있으면 해봐요.”
“아씨, 자랑하고 싶었는데!”
저런. 마수정은 딱한 눈빛으로 물었다.
“누구에게요?”
“그야, 당연히 우리 공주님들이지. 이 핑계로 다시 TV를 거실에 옮겨 달려고 했는데!”
마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들 좋아한다면서요. 그냥 계속 방에 두세요.”
“흑흑. 나만 빼고 다 좋아해. 아니 왜 우리 공주님들은 죄다 책을 좋아하는 거야!”
그게 더 좋은 거 아닌가.
마수정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공자도 책을 더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수정아,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마라.”
“책이 낫죠. 그런 면에서 좀 걱정이에요.”
“뭐가?”
“공자, 은근히 TV랑 스마트폰에서 눈을 못 떼거든요.”
마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오래 같이 있지 못해서 그런가 싶어요.”
“에이, 설마. 원래 아이들은 다 TV랑 스마트폰을 좋아해.”
“그래도요.”
서 사장은 팔짱을 끼며 히죽 웃었다.
“이야. 수정이 너, 약한 모습 보기 드문데.”
“뭐, 공자 엄마니까요.”
“하긴 뭐, 걱정하는 게 당연하지. 여러 가지로.”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공자, 인기 너무 많지 않아요?”
“많지.”
서 사장은 댓글들을 확인했다.
제목 : 얜 진짜 천사인가 봐
내용 : 나올 때마다 말하는 거 봐.
└ 그걸 이제 아셨나요.
└ 죄송합니다. 이제 알았습니다.
└ 괜찮습니다. 공자교는 늦게 아신 자도 받아들입니다.
└ 엥? 종교 생겼어요?
└ 제가 방금 세움 ㄱㄱ!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 사장은 피식 웃었다.
“수정아, 공자교 생겼다?”
“그래요? 나도 한자리 달라고 해야겠네요.”
“달라면 줄 거 같은데. 야, 이런 것만 봐도 장난 아니야.”
“정리리 선생님 전화가 왔어요.”
“뭐래냐?”
마수정은 바로 디자이너 정리리 선생님 흉내를 내며 말했다.
“어머, 자기야. 고마워서 어떡해! 나 이렇게 난리 날 줄 몰랐잖아! 자기 아들 때문에, 옷이 날개 돋친 듯 팔린대!”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배우다. 기가 막히게 따라 하네.”
“정리리 선생님 말투가 좀 개성이 있잖아요. 뭐, 잘 팔리나 봐요.”
“잘 팔리는 정도가 아니야. 검색어에도 올랐었어.”
마수정도 배우라서 그게 어떤 건지 잘 알았다.
“우리 공자, 파파라치들 지독하게 붙겠네요.”
“그렇지.”
“기자한테 전화 왔다. 얼마 받았냐고. 그래서 내가 대답했지. 그거 다 의류 기부하기로 했답니다.”
“뭐래요?”
“기대한 건 아니었겠지만, 기삿감은 된 모양이던데? 지금 기사 떴다.”
마수정은 조금 웃었다.
“좋은 말 듣겠네요.”
“난리 났더라. 괜히 종교가 생기는 게 아니야.”
“그냥 하는 말이잖아요. 진짜 생긴 것도 아니고요.”
“아니야. 기부랑 후원한다는 말 때문에 공자 이번에 찍은 CF가 더 유명해졌어.”
마수정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저도 예상 못 했는데 말이죠.”
“인정하렴, 수정아. 네 아들은 이제 유명해. 완벽한 셀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