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5)
005
젠장, 카메라!
“쀼시, 뿌앙이앙!”
참, 산통 깨십니다, 아저씨.
마수정의 날카로운 눈빛에, 카메라 스탭은 조용히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죄, 죄송합니다. 너무 피사체가 좋아서요.”
이봐요. 아저씨. 그래도 그렇지, 이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한창 감정이 북받쳐 오른 사람한테.
마수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을 주르륵 흘릴 뿐이었다.
“쀼뿌뿌, 뺘뺘!”
이런, 계속 울면 안 돼!
나는 그녀의 볼에 손을 뻗었다. 힘 조절이 잘 되진 않았지만 최대한 살살 매만지려 애썼다.
마 배우 이 자식, 일이 힘들었나?
“우야우캬, 삐아아웅…….”
마 배우, 세상 어느 자식이 부모 마음을 알고 따라 준답니까.
마수정의 볼을 한참을 매만져주었다. 이 순간만큼은 마수정도, 다른 사람들도 아무 말이 없었다.
마수정이 천천히 내 손에 입술을 댔다.
“……날 위로해 주는 거야?”
“쀼우뉴앙!”
당연하지.
그녀가 내 손에 입술을 맞췄다.
그 순간.
찰칵-
“뿌뿌야아, 아앙!”
카메라 스탭 저 양반이 또!
‘아, 조금만 더 하면 코인각이었는데. 또 초를 치네.’
마수정은 카메라 스탭을 힐긋 보더니,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번엔 수녀님도 눈을 가늘게 뜨고 스탭을 노려보았다.
“그게, 죄송합니다. 저도 다 알지만, 이번엔 꼭 찍어야 할 거 같았어요.”
스탭은 또 변명했다.
“빛 좋고, 각도도 환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피사체는 진짜 대박이었어요. 이렇게 예쁜 아이와 아름다운 마수정 배우분 투샷이…… 한 번 보, 보실래요?”
카메라 스탭이 슬그머니 다가와 사진을 보여줬다.
미심쩍게 보던 수녀님도 사진을 보자 순수하게 감탄했다.
“세상에!”
“그렇죠? 대단하죠?”
마수정은 나를 고쳐 안으며 말했다.
“저도 보여주세요.”
“예, 예!”
사진작가는 서둘러 액정 화면을 들이밀었다. 덕분에 나도 볼 수 있었다.
“뿌, 빠아!”
캬! 좋네!
자연광이 최고란 말이 사실이었다. 그저 약간의 햇빛을 받았을 뿐인데, 내 손에 입을 맞추고 있는 마수정의 머릿결이 아우라처럼 물결쳤다.
‘마치…… 성모 마리아 같아.’
그만큼 마수정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사진이었다.
마침 계신 분들도 수녀님이어서 그런가, 어딘가 성스러운 분위기도 풍겼다.
“어…….”
마수정은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진짜 잘 나왔네요.”
카메라 스탭은 안심했는지,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렇죠? 찍어야 한다는 느낌이 콱 왔다니까요.”
자신이 잘 나온 사진은 누구나 좋아하는 법. 마수정은 언제 울었냐는 듯, 살짝 미소 지었다.
나는 팔을 파닥거리며 그녀의 뺨을 쓸었다.
“공자가 수정 씨를 정말 좋아하네요.”
마수정은 내 이름을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공자, 공자, 공자…….”
그녀는 나를 앞으로 안아서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럼, 화답해야지.’
나는 마수정과 눈을 맞추고 방긋 웃었다.
“뺘! 삐아우!”
나 귀엽지?
내 눈을 빤히 바라보는 마수정.
“수정 씨?”
“어, 이상해요.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죠. 이 애가…… 오늘 처음 본 아이인데……. 남 같지가 않아요.”
음, 그건 내가 잘생겨서가 아닐까요?
“쀼쀼, 뺘야!”
뭐든 좋지.
재벌 3세 여배우에게 잘 보여서 나쁠 건 없었다.
“……이상해요. 이게 무슨 기분이지? 마치…… 전생에서 한 번 만났던 아이 같아요.”
와. 우리 마 배우, 멀리 가시네.
아니나 다를까, 수녀님은 입을 가리고 신음을 내뱉으셨다.
“어머나!”
수녀님도 놀라셨죠? 저도 놀랐습니다.
‘솔직히 웃기긴 하네.’
전생이라니, 그런 건 불교잖아요. 여기 계신 분들은 전부 수녀님이시라구요.
‘그나저나 마 배우, 내가 마음에 드는가 본데.’
정 데레사 수녀님도 그걸 눈치채신 듯했다.
“공자가 특별하게 느껴지시나 봐요.”
와우. 100점 만점의 100점인 완벽한 이어가기였다.
“뺘뺘!”
박수!
마수정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아, 갑자기 분위기 침울해진다.
“뿌야웅!”
안 되지!
나는 다리를 파닥거리며, 최대한 귀엽게 웅얼거렸다.
“귀, 귀여워.”
그녀는 다시 나를 보고 웃으며, 내 몸을 살짝 매만졌다. 그렇게 내 발을 조물조물하다가, 갑자기 신음을 뱉었다.
“어?”
내 발바닥에 고정된 시선.
“빠, 빨간 점?”
수녀님도 놀란 눈치였다.
“어머? 공자 발바닥에 이런 점이 있었네? 저도 몰랐어요.”
“이, 이럴 수가…….”
마수정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뿌우…….”
뭔데?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겨우 가누며, 옹알이만 했다.
“뺘뺘우웅!”
그때였다. 마수정의 눈동자에 또다시 눈물이 고였다.
“아가악? 뺘뺘!”
아니, 갑자기 또 왜 울어?
“수정 씨?”
“아, 어째서 마루랑 똑같은 부위에 점이 있죠?”
마수정의 얼굴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버둥거리는 걸 멈추고, 또다시 우는 마수정을 빤히 바라보았다.
“쀼야야, 피뺘?”
마루? 안기는 걸 싫어했다는 그 마리 말고, 마루?
훌쩍이는 마수정에게 수녀님은 황급히 휴지를 건네줬다.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정 데레사 수녀님이 나긋이 위로했다.
“수정 씨, 마루는 지금 주님 품에서 행복할 거예요.”
“마루도 이렇게 작았는데…….”
“수정 씨…….”
“마루도 발바닥에 이런 빨간 점이 있었어요.”
마수정은 계속 흐느꼈다.
“내 불쌍한 아들, 마루.”
아, 마루는 마 배우의 아들이었나 보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찍 가버렸구나.’
그녀는 나를 껴안고 계속 울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겠다.
“쀼아퓨퓨…….“
슬프겠지.
이 한마디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만, 정말 슬플 거야.
해 줄 수 있는 게 위로밖에 없네.
나는 손을 움직여, 겨우 토닥거렸다. 마수정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공자가 또 위로해 주네?”
“뿌아!”
“보통 아기들은 나를 보기만 해도 찡그리는데, 공자는 참 착하네. 이렇게 위로도 해주고…….”
나는 계속 손을 움직였다. 마수정은 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세어 보다가, 뽀뽀했다.
눈물에 젖은 마수정의 입술. 축축했다.
“우리 마루도 이렇게 예뻤는데…….”
“수정 씨…….”
“이 아이, 정말 남 같지가 않아요.”
마수정은 내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내가 키우고 싶어…….”
순간 수녀님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아, 솔직히 이건 수녀님보다 내가 더 놀랐다.
“쀼유우우!”
나는 팔다리를 파닥거리다가 다시 생각했다.
‘뭐, 그렇게만 된다면 좋긴 하지만……. 이렇게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잖아.’
입양이란 말, 함부로 내뱉는 거 아닙니다.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마수정은 그런 내 손에도 뽀뽀했다.
‘경솔합니다. 마 배우.’
지금의 나야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아기니까 넘어가지, 만약 노아 또래의 어린아이였다면 이 말만으로도 꽤 설렜을 거야.
그 말이 지켜지지 않았을 땐 그만큼의 큰 상처가 남을 거고.
수녀님도 같은 생각인지 걱정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손을 내밀었다.
“수정 씨, 힘들죠? 제게 주세요.”
“아니요. 하나도 안 힘들어요. 수녀님. 이 애 제가 데려가면 안 돼요?”
어라, 또?
‘아무리 철없는 여배우라고 해도 이건 너무 경솔하잖아?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수녀님은 침을 꼴깍 삼켰다.
“수정 씨. 아이를 데려가는 건 쉬운 게 아니에요.”
“알아요. 저도 정확한 절차는 모르지만, 제가 아는 변호사가 있으니까 물어봐서…….”
“아니요, 수정 씨. 일단 집안 식구들과도 의논해 봐야죠.”
맞아. 애완동물도 함부로 데려오면 큰일 나는데, 나는 갓난아이라구.
마수정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엉덩이만 토닥였다.
“저 이혼했어요. 제 딸 마리는 애 아빠에게 갔고요. 그리고 저는 식구가 없어요. 저택 별채에서 혼자 살아요. 제가 누구랑 의논하겠어요?”
마수정이 다시 내 작은 주먹에 입을 맞췄다.
“저 돈 많아요. 제가 버는 돈도 많고, 그냥 원래부터 많아요. 저, 주식 배당금만 해도 평생 먹고 사는데 문제없어요. 수녀님. 저는 공자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킬 수 있어요. 또, 최고 집, 최고 음식, 최고 옷…….”
수녀님은 그래도 끝까지 말렸다.
“수정 씨.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그래도 아이입니다. 애완동물을 데려올 때도 심사숙고해야 하는 거잖아요.”
맞는 말씀입니다. 수녀님.
“뺘아, 뺘뺘!”
그러니 이만 나를 놓아줘요. 마 배우! 아직 난 할 일이 남았다고요!
수녀님이 팔을 내밀었다. 그래도 마수정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수녀님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수정 씨. 우리 시간을 좀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일상으로 돌아가서 일주일만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공자가 생각나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 봐도 늦지 않아요.”
마수정은 입술을 질근 깨물었지만, 그 말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나를 건네줬다.
수녀님이 마수정의 어깨를 토닥였다..
“감사합니다. 수정 씨.”
“아니에요. 제가 너무 성급했죠. 그런데…….”
마수정은 내 손을 쥐며 말했다.
“여전히 놓고 싶지가 않아요.”
“수정 씨.”
“그래도 수녀님께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거 같아요. 집에 가서 다시 생각해 볼게요.”
“꼭 가족들과도 의논해 보세요.”
마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의논할 사람 없어요. 아까 말했잖아요. 저 이혼했다니까요. 부모님과도 따로 살고요. 아무도 제 선택에 뭐라 할 수 없어요. 뭐, 처음엔 좀 시끄럽긴 하겠지만요.”
그녀는 다시 한번 나를 보았다.
“다시 올게. 공자야.”
“쀼쀼, 뺘뺘?”
진짜 올 겁니까?
그녀는 한참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 뒤돌아서서 나갔다. 나는 수녀님께 안겨서 한숨을 내쉬었다.
“뿌야…….”
어휴.
‘화끈한 성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정말 대단하군. 마 배우.’
아무리 그래도 애를 키우고 싶다는 걸 처음 본 지 20분도 안 돼서 결정하다니.
‘그래도 이거, 변덕이겠지?’
나는 다리를 흔들었다.
‘마음의 상처가 많아서, 잠깐 흔들렸나 보지. 설마 진짜 입양하겠어.’
수녀님은 나를 요람에 앉혔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내 뺨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주여……. 걱정스럽습니다.”
그러게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재벌 집 손녀의 변덕인 걸까.”
수녀님은 한숨을 쉬며, 작게 기도했다.
“주여. 만약 마수정 씨의 변덕이라면, 부디 빨리 떨쳐내게 하소서.”
나는 속으로 ‘아멘’을 외쳤다.
“뿌야!”
한차례 폭풍이 지나서일까. 점점 눈이 감겼다.
‘아기는 원래 잠이 많지.’
입술을 오물거리며 눈을 감자, 기다렸다는 듯 잠이 쏟아졌다.
‘아, 그런데 마수정 씨. 코인 안 올랐어.’
뭐야, 왜 안 올라? 코인 줘요. 코인 달라고요!
부드러운 천이 몸 위로 덮이는 게 느껴졌다. 아쉬워할 틈도 없이 스르르 잠이 들었다.
* * *
잠결에 목소리가 들렸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그렇군요.”
“단지…….”
부드러운 손길이 내 가슴을 토닥였다.
“우리 공자가 걱정될 뿐이죠.”
눈을 떴다. 눈 위로 쏟아지는 환한 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심코 찡그리니, 입에서 울음소리가 나왔다.
“이이잉!”
“아, 우리 공자가 깼나 봐요. 공자야, 잘 잤니?”
익숙한 품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는 회색빛 수녀복에 얼굴을 비볐다.
“우리 공자, 잠투정 더 해도 되는데, 그게 끝이야?”
나는 이마를 비비며 대답했다.
“뺘!”
이 정도면 충분하죠!
수녀님은 웃으면서 말했다.
“마리아 수녀님, 분유 좀 부탁드립니다.”
“예. 데레사 수녀님.”
아, 우리 데레사 수녀님이셨구나. 나는 활짝 웃었다.
“뿌야야, 뿌우아!”
오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귀여운 옹알이를 들은 수녀님이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 증가합니다.> [총 코인: 368>“뺘? 뺘뱌!”
어, 올랐다.
‘코인 감사합니다. 수녀님.’
데레사 수녀님은 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공자야, 오늘 어땠니?”
마수정 일 말하는 건가?
나는 기꺼이 대답했다.
“뺘, 삐이유, 뿌우아!”
네, 좀 충격적이었지만, 괜찮았어요.
“우리 공자가 예뻐서, 부모님이 빨리 생기면 좋겠다 싶지만…….”
그녀는 걱정스럽게 속삭였다.
“그래도 이렇게는 좀…… 그렇구나.”
지극히 맞는 말이었다. 나는 다리를 움직이며 동의했다.
“빠야뷰유!”
맞습니다!
“애완동물도 그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데, 하물며 이렇게나 예쁜 아이인데…….”
데레사 수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분은 아이를 목걸이나 반지쯤으로 생각하는 걸까?”
에이, 설마요.
아무리 그래도 마 배우가 그렇게 생각없는 사람일까. 아닐 거예요.
나는 있는 힘껏 팔을 흔들었다.
“뺘야, 뿌! 우아뺘야!”
내 추측이지만, 나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
‘좀 충동적이긴 했지만, 날 만지려고 손 소독부터 했잖아.’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거기까지 생각도 못 해.
‘그조차 연기라면 별수 없겠지만…….’
음, 마 배우가 그 정도로 영악해 보이진 않던데.
“우리 공자, 좋은 부모님을 만났으면 좋겠는데…….”
데레사 수녀님이 내게 젖병을 물려줬다. 나는 분유를 힘차게 흡입했다. 배가 고파서인지 아주 쭉쭉 들어갔다.
수녀님은 그런 나를 보다가, 작게 기도했다.
“주여. 이 예쁜 아이가,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하소서.”
쉴 새 없이 기도를 하셨다.
뭐, 마수정이야 그렇다 쳐도 한가지는 분명했다.
‘이분은…… 정말 좋은 분이야. 진짜, 매우, 많이!’
복 받으세요. 수녀님. 진심으로요.
데레사 수녀님은 작게 속삭였다.
“공자야, 정말 일주일 후에 마수정 씨가 너를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