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56)
056
사람들이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농담이에요. 그냥 집에 천사가 있어서 그런가 봐요. 우리 공자만 보면 힘이 나거든요.”
“에이, 진심이신 거 같은데요.”
“조금은 타고났겠죠?”
다시 사람들이 웃었다.
‘분위기 좋게 만드는 것도 주연이 할 일이니까.’
마수정은 카메라를 보며 다시 미소 지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고백은 끝나지 않았다.
“겉모습뿐만이 아니에요.”
“힘도 굉장히 세세요.”
“액션씬 하나 찍었는데. 이거, 아세요?”
주연 배우 하나가 팔을 내밀며 말했다.
“마수정 씨가 절 잡고 잡아당기는 씬이었어요. 그런데 그대로 가죽 재킷이 찢겼어요!”
아, 그랬지.
‘그날따라 손이 쫙쫙 붙었어.’
주연 배우는 계속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
“제가, ‘아니, 힘이 너무 세신 거 아닙니까’ 하니까, 수정 씨가 그러셨어요. 가죽이 약하다고!”
그랬었나.
“사람 피부도 약해요, 수정 씨!”
마수정은 어색하게 웃었다.
“어떻게 저런 몸으로, 그런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셨는지 모르겠어요.”
“수정 씨는 전생에 장군이셨을 거예요.”
“적장의 머리가 대문에 몇 개 걸려 있었을걸요?”
그 정도였나.
마수정은 조용히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거 같네.’
그러고 보니 체육관 사범님도 진지하게 프로 어떠냐고 하셨지.
옆에 있던 다른 배우가 말했다.
“저, 수정 씨 오렌지즙 짜는 것도 봤어요.”
아, 이런.
“맞아요! 주스 없다고 하니까, 손으로 오렌지를 직접 짜셨어요.”
“저 그거 보고 궁금했잖아요. 혹시 사과 쪼개기도 되시나?”
마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설마요.”
인터뷰 분위기가 화끈 달아올랐다. 리포터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외쳤다.
“저 사과 있어요!”
아니, 왜 사과를 가지고 다니는 건데?
매니저가 리포터에게 사과를 받아서 마수정에게 전해줬다.
“제가 이따 먹으려고 가져왔거든요. 수정 씨! 잘 익은 사과입니다! 우리 집에서 농사지은 거예요!”
아, 사과 농사짓는 집이셨구나.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이걸 쪼개라고요?”
“네. 이왕이면 일어서서 해주세요.”
마수정은 인터뷰가 힘든 배우가 아니었다. 그녀는 기꺼이 일어났다.
“저 이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지금 해보실 때입니다.”
“네. 딱 적당한 때네요.”
다들 보고 싶어서 난리였다. 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단 한번 사과를 쪼개봤다.
쫙-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솔직히 본인이 하고도 스스로 놀랐다.
‘별로 힘도 안 줬는데?’
요즘 사과가 무른가?
“와!”
“진짜 갈랐어!”
“장군님!”
마수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설마 이것도 되나?’
그녀는 조용히 사과를 움켜쥐었다.
‘이렇게 하면 부서지는 거, 영화에서 본 거 같은데.’
마수정은 손가락에 살짝 힘을 줬다. 그러자 사과가 진흙처럼 즙을 줄줄 흘리며 부서졌다.
“헉!”
“부쉈다!”
“진짜 장군이셨어!”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이게 진짜 되네요?”
아니, 힘이 언제 이렇게 세졌지?
주변 사람들은 난리였다.
“그것 봐요, 수정 씨! 사람 피부는 약해요!”
“며칠 밤을 새도 생생한 이유가 있었어!”
“저 액션씬 할 때, 수정 씨 발차기 맞고 날아갔잖아요!”
여기저기서 아픈 고백들이 쏟아졌다. 리포터가 비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수정 씨, 심정이 어떠신가요?”
마수정은 눈을 깜박였다. 이런 건 솔직한 게 좋겠지?
“배우를 안 해도 공자랑 먹고 살 방법이 하나 늘어서 기쁘네요.”
“네?”
“공자 보고 싶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진심이었다.
인터뷰는 그렇게 다음 사람에게 넘어갔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마수정은 만족한 인터뷰였다.
* * *
‘엄마…….’
나는 TV를 보며 방긋 웃었다. 인터뷰가 끝나자,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바로 다음으로 넘어갔다.
‘다른 거 볼 이유는 없지.’
나는 전원을 눌렀다. TV가 꺼지자, 까만 화면에 나와 엄마의 모습이 비쳤다.
나는 살짝 돌아봤다. 엄마는 소파에 누워서 달게 주무시고 계셨다.
‘그로부터 3달이 지났지.’
‘바람이 닿을 때’는 아직 개봉하지 않았고, 엄마는 그동안 소처럼 일했다.
‘영화는 내일모레 개봉이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은 잘도 갔다.
‘뭐, 그동안 코인을 썼으니까.’
그런데, 이거 효과 좋네.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솔직히 엄마를 강하게 만들고 생각했다.
‘내 몸도 강하게 만들면 되겠구나.’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코인 사용! 내 팔 근력을 강하게 해줘.’
[셀럽: 마공자의 팔 근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7,950,777코인이 필요합니다.>와, 자막아. 아니, 자막님아. 아직 대가도 안 보긴 했지만, 양심 있으십니까?
‘인플레이션이 장난 아니잖아!’
아니, 내가 강해지는 게 그렇게 싫으세요?
‘엄마 근력 강화하는 데는, 저거에 백 분의 일이면서!’
나는 양손을 뺨에 올리고 심호흡을 했다. 숨소리가 색색거렸다.
‘제한이 걸려 있는 게 확실해.’
기분 탓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거 맞겠지?
‘내가 지나치게 강해지는 걸 싫어해.’
뭐,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대중에게 감동을 줘라, 이거지?’
네네, 알겠습니다.
나는 잠든 엄마를 빤히 바라보았다. 코인 때문인지 엄마는 한층 더 건강해 보였다.
‘나도 더 건강해지고 싶은데 말이야.’
이러면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야 했다.
‘노력밖에 없다니!’
나는 소파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정원 좀 달릴까?’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때마침 덕수 씨가 나타났다.
“선생님! 저 달리고 올게요!”
“그럴 시간이군요. 아…….”
이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눈물 뚝! 그만 우세여.”
“감동적인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공자가 드디어, 넘어지질 않으니까요.”
덕수 씨는 다시 손수건으로 눈가를 문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 뒤로 며칠 뒤에, 드디어 넘어지지 않았지.’
아마 대가가 끝나서 그럴 것이다.
‘덕분에 이제 달리기도 할 수 있어.’
나는 조용히 다리를 풀었다. 솔직히 활동량이 큰 나이였다. 준비 운동이 굳이 필요 없다는 걸 알지만, 습관 때문일까.
“크흡.”
“선생님! 울지 말아요!”
“죄송합니다. 우리 공자는 준비 운동도 잘하는군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때였다. 소파에서 낮잠을 자던 엄마가 눈을 비볐다.
“아, 잘 잤다.”
“마마!”
“아, 우리 공자. 얼굴 좀 보자.”
나는 쪼르륵 다가갔다. 엄마는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내 천사. 언제 봐도 귀엽네!”
“깨워서 죄송해여!”
“아니야. 일어나려고 했어. 우리 공자, 엄마가 매번 바빠서 미안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여!”
“우리 공자, 착하기도 하지. 엄마가 이제 좀 한가해졌어.”
아니, 엄마. 일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자꾸 역효과가 나지.’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엄마가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는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아, 그런데 덕수 씨는 왜 우니?”
“흐흑, 공자가 잘 걸어서요.”
“……. 그러니?”
덕수 씨는 손수건으로 눈을 비비며 말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니, 뭐가 더 있는데?
“공자는 성장이 좋은 거 같습니다. 4살처럼 보여요.”
아, 그렇구나……가 아니잖아!
‘당연하지!’
좋은 환경에서 잘 먹고 잘 쉬고 있었다.
‘쑥쑥 안 크면 이상한 거지!’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공자가 마리보다 잘 크는 거 같다 싶었어요.”
“뼈 성장도 순조롭습니다. 편식 없이 잘 먹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우리 공자, 엄마가 안 챙겨줘도 잘해서 다행이야.”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 해주셨어요!”
“응?”
“선생님이 공자 맘마 잘 챙겨줬으니까, 공자가 건강하져! 그리고 그럴 수 있는 건 마마가 일 열심히 해서잖아!”
내가 건강하고 잘 큰 건, 그냥 그 결과였다.
‘이렇게까지 챙겨주는데, 성장이 더디면 그게 더 이상하다.’
물론 요즘 해장국이 그립긴 했다.
‘뭐, 언젠가 먹겠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겠지.
막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또인가.
덕수 씨와 엄마가 동시에 울고 있었다.
‘아니, 엄마는 또 왜 그래요.’
엄마는 나를 꽉 안았다.
“내 천사! 착하기도 하지.”
“흡. 동의합니다.”
아니, 동의하지 마.
‘아니, 괜찮다고 하는데 왜 우는 겁니까?’
말을 조심해야 하나, 이거.
“공자야. 엄마가 바빠서 미안해.”
괜찮다니까요!
‘아니다. 화제를 돌리자.’
저러다 또 우실라.
“마마! 선생님이 손님 오신대여!”
“아, 그랬지.”
엄마는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공자야, 오늘 감독님 오셔.”
나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또요?”
“응. 몇 분 왔다 가셨지? 감독님들이 공자가 너무 좋다고 하는데, 엄마가 거절했었어. 작품 주제가 영 아니더라.”
감사합니다, 어머니.
‘영 아닌 영화들이었습니다.’
단순히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가 아니었다. 다 시나리오가 산으로 가고 있었다.
‘바람이 닿을 때가 나 때문에 투자받았다는 걸 들어서 온 거겠지.’
그 속내가 훤히 눈에 보였었다.
‘덕수 씨도 그걸 엄마에게 말한 거 같고 말이야.’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했다. 환한 햇살 아래 엄마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도 손님 맞을 준비 해야겠다. 좀 중요한 분이셔서 말이야.”
와.
‘좀 대단하신 분인가 보네.’
나는 엄마 옷자락을 잡고 물었다.
“누구세여?”
“음, PD님? 유명하신 분이야.”
누구시지?
“드라마를 아주 잘 찍는 분이야.”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브라운관, 좋지.’
가만있어 봐라. 지금 시기에 뭐가 유명하더라?
‘슬슬 사극 붐인데?’
공중파에서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방송국도 사극을 준비했었다.
‘작품들이 다 괜찮았었어.’
해외 진출도 활발했었고.
‘하나 걸리면 좋을 텐데.’
아, 어떤 감독이 오는 거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엄마는 웃으면서 말했다.
“공자, 신나 보이네.”
이런, 들켰군.
“기대되니?”
“녜!”
“귀여워라.”
엄마는 생긋 웃었다. 나는 그런 엄마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어린아이가 이러면 의심스러울 텐데.’
수상하지 않습니까?
‘사실 엄마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거 아닐까 싶다니까.’
나는 씩 웃었다.
‘엄마에게 코인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야.’
효도하겠습니다, 어머니. 최선을 다해서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강하게 해드릴까?’
체력과 근력 위주로 올렸는데, 유연성 같은 것도 올려드릴까.
‘뭐, 좋은 건 많을수록 좋지.’
살짝 그런 고민을 할 때였다.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렸다.
‘벌써 오셨나?’
나는 살짝 돌아보았다.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공자니?”
이런.
나는 눈을 깜박였다.
“한눈에 알겠네. 안녕, 공자야. 나는 김제득 PD란다.”
압니다.
‘와, PD님. 이렇게 뵐 줄이야.’
새삼스럽지만, 오랜만입니다.
전생에서 당신 때문에 비 올 때마다 발목이 쑤셨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