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64)
064
“아, 아니. 이게 뭐야! 생일 선물?”
애 돌잔치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아니다. 그건 시간이 좀 지났나?’
서 사장은 급히 달력을 살펴보다가 번뜩 정신이 든 듯, 달력을 내려놓았다.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뭘 주려고?
서 사장은 황급히 게시글을 클릭했다.
공자 생일 선물을 의논하는 게시글입니다.
[1차 투표 결과>1) 중국에 공자 이름으로 만드는 숲
2) 공자 이름을 딴 별
3) 공자가 있던 고아원에 하는 기부+봉사
4) 공자 이름으로 연탄 나르기
5) 공자 이름으로 학교 만들기 (아프리카)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이것만 봐서는 무슨 봉사 단체인 거 같은데?’
거의 NGO급이었다.
└ 공자가 우리보다 잘 살아서 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네요ㅋㅋㅋㅋ
└ 생각 같아서는 명품 옷 주고 싶어요ㅋㅋㅋ 그런데 이미 입고 있으니까요. 공자가 평소에 입는 옷도 비싸더라고요ㅋㅋ
└ 엄마가 마수정이니까요ㅋㅋㅋ
└ 대모님 성진 그룹이어서ㅋㅋㅋㅋㅋㅋ
└ 저는 1번이 제일 좋아요. 황사야 좀 줄어라ㅠㅠ
└ 점점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 그런데 공자 이름으로 숲 만들면, 진짜 공자를 위한 숲인 줄 알 거 같네요.
└ 4번은 단발성이고 돈 얼마 안 들어요. 저는 5번이요.
이분들은 진지했다. 서 사장은 눈을 깜박였다.
‘연예인 선물 주는 문화가 슬슬 시작되는 거 같긴 한데…….’
공자 때문에 이런 걸 보게 될 줄이야.
‘주로 아이돌이 이렇던데. 공자는 아이돌이 아니라 아이잖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니, 뭐 공자를 응원하는 분들인 거 같긴 한데…….’
서 사장은 다시 카페 인원수를 확인했다.
‘역시, 이건 많아. 너무 많다고.’
수정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말이야.
서 사장은 계속 카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유난히 눈에 띄는 게시글을 발견했다.
[투표 결과 우리를 곰자로 부르기로 했습니다.>1. 곰자
2. 공자바라기
3. 유교 종파
4. 공림 학파
5. 공인
서 사장은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진짜 본격적이구나.’
이미 투표는 끝나 있었다.
‘곰자라니.’
공자가 곰 좋아한다고 해서 이런 건가.
서 사장은 턱을 괴고 다른 게시글을 클릭했다. 한우진 품에서 색색 자고 있는 아이가 보였다.
“공자야. 너 큰일이다?”
서 사장은 모니터 속 아이에게 중얼거렸다.
“곰 누님들이 생겼어.”
뭐, 누님뿐만 아니라 아저씨도 있을 수 있지만.
“계속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곰자라니…….”
왠지 팬클럽 이름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
서 사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전설이 될 초석을 목격한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사진 속 공자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다. 서 사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인기 많은 건 좋은 거니까.’
그는 조금 웃었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공자가 들어갈 프로그램이지.’
아아.
서 사장은 억지웃음을 지은 채,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래. 사실 이것도 문제였다.
‘아역이 나오는 프로그램들은 죄다 찔러보니.’
수정이가 거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자신이 1차로 거르고 있었다.
‘엄선된 걸 수정이에게 말하는 식이지.’
정리리처럼 각별한 사람의 전화까지는 막을 수 없지만 말이다.
그때였다.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예, 말씀하십시오.”
그는 통화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마를 짚었다.
“네, 네. 금방 연락드리겠습니다.”
서 사장은 전화를 끊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자 좀 출연시켜 달라고 온갖 곳에서 다 연락이 온다 싶더니…….’
하지만 이곳은 좀 의외였다.
‘다른 곳도 아니고 국가기관이라니.’
서 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런 건 솔직히 거절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수정이에게 말해봐야겠지.’
서 사장은 바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공자 때문일까. 어쩐지 자신의 스케일이 커진 기분이었다.
* * *
“네? 한국 홍보 영상이요?”
마수정은 어깨를 풀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것도 찍어요?”
-이번에 찍나 보다. 너랑 공자, 둘 다 어떻냐고 하던데. 수정이 너도 알다시피, 이런 건 진짜 뽑히기도 힘들어.
“알아요. 스케줄이야 조정하면 되겠죠. 그런데 저야 대강 알겠는데, 공자는 어떻게 나오는 건데요?”
-글쎄. 한국 홍보니까, 한복 입고 나오지 않을까?
“이상한 거 시키지는 않겠죠?”
-나라에서 하는 홍보 영상인데? 잘나가는 스포츠 스타랑 연예인들 다 데려와서 설마 이상한 거 시키겠어? 단가도 안 맞을걸?
마수정도 동의했다.
“하긴, 보통은 고상한 거 하겠죠.”
-이거, 하는 게 좋아. 너도 알잖아. 아무나 나올 수도 없고, 나오는 거 자체가 한국의 대표란 거니까.
“영광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거긴 하죠. 그런데 우리 공자가 대표라니요. 아직 아이인데요.”
마수정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제일 귀여운 거로는 대표 맞지만요”
-뭐, 홍보니까. 타임스퀘어, 그런 데 건다고 하더라.
“네, 진행해 주세요. 콘티나 스토리보드 나오면 미진이 통해서 전해주시고요.”
-그래. 하는 거로 전할게.
마수정은 스마트폰을 끊었다.
‘한국 홍보라니.’
그런데 나와 공자가 같이?
그때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매니저가 말했다.
“언니, 훔쳐 들었는데요. 음, 한국 홍보라면요, 아마 청사초롱 들고 있지 않을까요?”
“올림픽처럼?”
“네. 한복도 입을걸요?”
마수정은 어깨를 풀면서 말했다.
“공자라면 귀엽겠네.”
“아, 돌잔치 때 진짜 예뻤어요.”
“우리 공자가 안 어울리는 옷은 없을걸.”
매니저는 웃으면서 말했다.
“언니가 뭘 찍을지는 생각은 안 하고 공자만 염려하네요.”
마수정은 매니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거야. 나야 뭐 주는 대로 입으면 되니까.”
“예상컨대요, 한국 홍보 영상은 공자 같은 애가 들판에서 달리는 거로 시작할걸요?”
마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공자 귀엽겠네.”
“그런데 홍보 영상인 걸 감안해도요, 외국인들이 한국에 공자처럼 귀여운 아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죠.”
마수정은 몸을 떨면서 웃었다.
“아하하하! 그러게!”
“공자 같은 애는 하나뿐인데 말이죠.”
“맞아. 공자가 유일한데 말이야.”
마수정은 계속해서 몸을 풀었다.
“내 천사. 지금 뭐 하려나?”
“촬영하죠?”
“응. 영화 500만 넘었어.”
“공자, 너무 대단한 거 아니에요?”
“내 아들이긴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음, 미진아.”
“네.”
마수정은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공자 작품 커리어가 언젠가 날 넘을까?”
“그, 글쎄요?”
“성인 되기 전에 넘을 거 같지 않아?”
매니저는 눈을 깜박였다. 마수정은 살짝 미소 지었다.
“더 빠를 수도 있나?”
“설마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정말 기쁠 거 같아.”
스탭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수정은 바로 뛰어갔다. 매니저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조금 웃었다.
‘언니, 행복해 보인다.’
공자를 데려온 후, 마수정은 훨씬 열정적으로 변했다.
‘커리어도 점점 좋아져.’
매니징 하는 배우가 더 잘 나간다는 건, 신나는 일이었다. 매니저는 손가락으로 살짝 리듬을 타며 돌아섰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 * *
‘이윤에게 이런 장면이 있던가?’
촬영장에 오자마자 조연출이 다가왔다.
“공자야, 장면 몇 개 늘릴 텐데. 걱정하지 마요. 그냥 조기서 조기까지 걸으면 돼.”
덕수 씨는 고개를 빼고 촬영지를 확인했다.
“꽃길이군요.”
아, 그냥 꽃길 사이를 걷는 건가.
‘진짜 별거 아니긴 하네.’
조연출은 피로한 눈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그, 괜찮지?”
“녜!”
“어이구, 귀여워라. 지자체에서 이미 오늘만 허락받아서, 다 찍어야 하는데 말이야. 보는 순간 PD님이 그러더라. 공자 걷게 하면 화면 잘 나오겠다고.”
아하.
‘대본에 없던 장면이긴 하네.’
뭐, 나오는 장면이 늘면 좋지.
“공자가 피곤하면 없애도 돼.”
이런. 배려가 장난 아니었다.
“공자 괜찮아여!”
“그래? 그럼 빨리 찍자!”
“녜!”
나는 촬영할 곳을 목을 빼고 보았다. 이름 모를 꽃들이 잔뜩 핀 길이 꽤 예뻤다.
덕수 씨가 의상으로 입은 두건을 고쳐주면서 말했다.
“신나 보이는군요.”
“신나여!”
“공자는 촬영이 좋나요?”
어디 좋을 뿐입니까?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덕수 씨, 사람은 너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시간을 잊는 법입니다.
연기는 항상 그랬다.
‘늘 좋아.’
내가 아닌 남이 될 수 있는 게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인생을 2회차 살아도, 이건 영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이번 생에서는 주연길만 달릴 겁니다.’
나는 덕수 씨에게 말했다.
“공자는 평생 연기하고 싶어여.”
“그렇군요.”
“공자는 원로 배우 되는 게 꿈이예여!”
이왕이면 존경도 받으면 좋고요.
스탭이 오라고 손짓했다.
“공자 갈게여!”
“조심해서 찍고 오세요.”
“녜!”
나는 촬영장으로 달려갔다. 스탭들은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저기, 우리 비타민 오네요.”
와. 신선한 표현이었다.
“공자야. 영화 잘됐다며?”
아, 그랬나. 코인이 꽤 올랐었다.
‘개봉한 지 몇 주 됐지.’
스마트폰도 없고 TV도 볼 수 없으니 영 알 수 없었다.
“이제 600만 돌파래.”
와.
‘원래는 망했을 영화가 성공하다니!’
나는 씩 웃었다.
“히히!”
“애한테 그런 말 해서 뭐해.”
“왜요. 웃잖아요. 아, 진짜. 공자 너무 귀여워. 얠 보기만 해도 좋다니까요.”
“공자 아니었으면 화면이 이렇게 화사하진 않았을 거예요.”
후후. 그러시군요.
‘칭찬은 항상 좋아.’
더 해주세요. 스탭분들.
그때 선우영재 PD가 말했다.
“그러니까, 잘 지키자.”
“아, 네.”
“넵.”
어라.
“무슨 일 있어여?”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니, 다들 시선을 피했다.
‘왜 말을 안 해?’
나는 덕수 씨를 찾았다. 아니나 다들까, 덕수 씨는 나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서 스탭들에게 무슨 말을 듣고 있었다.
‘뭐, 이상한 사람이라도 있었나?’
선우영재 PD가 외쳤다.
“다들 알지? 우리 비타민에서 시선 떼지 말자.”
확실히 뭔가 있었나 보네.
‘범죄 예고라도 왔나?’
이런 조그만 애한테?
설마.
‘전생이랑 지금 다 합쳐도, 어디에 원수진 거 없다고.’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었다. 심지어 어떤 스탭은 손목에 묵주를 매만졌다.
‘뭐야, 심각하잖아,’
무슨 일입니까. 저도 좀 압시다. 궁금합니다.
그때, 한 스탭이 성호경을 그으며 중얼거렸다.
“화야, 오지 마라. 하느님 부처님. 무당이 우리 촬영장에 어린것이 다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성당은 안 간 지 삼십 년이 넘었지만, 부탁드립니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