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66)
066
괜찮아야 할 텐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생각해 보니 이것도 더럽게 비효율적이었어.’
칼을 뽑지 못하게 하는 데 쓰는 게 아니었는데.
‘회복에 코인을 사용했어야 했어.’
이런 젠장.
‘뭐, 그 칼 뽑았으면 진짜 출혈이 장난 아니었긴 했겠지.’
아니, 도대체 누가 뽑으려고 한 거야. 그런 건 그대로 응급실 가야 한다는 상식도 모르나.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뭐, 과거는 과거였다.
‘수습이 중요하지.’
나는 바로 중얼거렸다.
‘코인 사용! 기초운 팔 부상의 빠른 회복과 대가에 따른 코인 양 알려줘!’
[대가를 알기 위해 코인 500개가 소모됩니다.> [라이징 스타: 기초운의 팔 부상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100,577코인이 필요합니다.> [대가는 1분 뒤에 30분 동안 눈물을 흘립니다.>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인이 비싼 건 그렇다 쳐도, 대가가 뭐 이래.’
운다고?
‘뭐, 그래봤자 30분이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피 같은 코인.’
하지만 써야겠지. 솔직히 영화 때문에 십만 코인은 넘긴 지 오래였다.
‘게다가 그놈, 칼 솟은 것도 모르고 집중한 건 내 탓이겠지.’
양심이 따끔거렸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실행!’
[10초 뒤에 실행됩니다.>그럼, 이제 급한 불은 끈 셈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 아차 싶었다.
‘덕수 씨…….’
덩치 커다란 남자가 좁은 보호자용 침상에 구겨져서 자고 있었다.
‘아, 걱정시켰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덕수 씨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선생님!”
“아!”
덕수 씨의 커다란 덩치가 잠시 꿈틀거리더니 후다닥 일어났다. 그 순간 나는 이마를 짚었다.
‘우셨군.’
눈가에 휴지 쪼가리가 붙어 있었다.
‘잘 우시는 분이긴 하지만…….’
덕수 씨는 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일, 일어났습니까?”
“녜.”
“걱정했습니다.”
“죄송해여.”
미리 이것도 대비해야 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다.
“아닙니다. 큽.”
덕수 씨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촬영장에서 공자가 받을 충격을 생각 못 했습니다.”
아니, 충격받을 게 뭐 있다고……. 가 아니구나.
‘어린 애가 팔에 칼 꽂힌 걸 봤으니 충격받는 게 당연하지.’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괜차나여!”
“아니요. 돌아가면 정신 케어를 꼭 하겠습니다.”
“진따 괜찮아여.”
그때였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 젠장!’
대가가 있었지.
내가 우는 걸 보자, 덕수 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미, 미치겠네.’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덕수 씨는 부스럭거리며 가방에서 아이용 수건을 찾았다.
“울지 마세요.”
나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울음이 안 멈춰요.”
“그렇군요. 우리 공자, 많이 놀랐군요.”
아니. 놀라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는 거, 그냥 지나갈 수 있을 거 같긴 하다.’
그냥 충격받아 놀란 거로 하자. 애여서 이런 건 편리하네.
‘여기에 살짝 양념만 하면 되겠지.’
나는 조용히 심호흡했다. 이제 충격받은 아이를 연기해야 했다.
“사실은 놀랬어여!”
나는 덕수 씨에게 간절하게 말했다.
“그런데 공자가 놀란 것보다 횽아 다친 게 더 무서워여!”
솔직히 그렇잖아? 내가 놀란 게 뭐가 중요해. 나야 잘 먹고 잘 자면 낫겠지만, 중요한 건 기초운의 상처지.
“그렇습니까.”
“그리고 싫어여.”
덕수 씨는 수건으로 내 눈물을 닦았다.
“뭐가 싫습니까?”
“그거 보고 공자가 놀란 거여!”
덕수 씨의 눈동자가 놀라서 흔들렸다. 나는 주먹을 꽉 쥐고 고백했다.
“공자, 너무 약한 거 같아여!”
아, 솔직히 약한 건 당연하지.
‘세네 살짜리 아이에게 이런 돌발 상황에서 침착함을 요구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되지.’
아무리 성인이라도 이런 상황에서 침착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실제로 흥분한 스탭이 칼을 뽑으려고 했잖아.
덕수 씨는 고개를 저었다.
“놀라는 건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주위에 도움이 안 되잖아여!”
덕수 씨의 눈동자가 계속 흔들렸다.
“공자는 어립니다.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하지만…….”
“하아.”
덕수 씨는 한숨을 내쉬며 나를 꽉 안았다.
“공자는 그런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건 어른들이 할 일이에요.”
그건 맞지.
나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잠들어서 죄송해여.”
“아닙니다. 공자가 힘들면 잠이 든다는 건, 이미 언질 받았습니다. 충격받으면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정말 친절하게 위로해 주네.’
다른 의미로 양심이 따끔거렸다.
‘속여서 죄송합니다, 덕수 씨.’
앞으로 잘해드릴게요. 혹시 어디 아프면 꼭 말해주세요. 대가가 번거로워도, 꼭 낫게 해드리겠습니다.
“오히려 제가 사과하고 싶습니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뭐가?’
속눈썹이 움직일 때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덕수 씨는 다시 유아용 수건으로 내 눈가를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혼잡한 현장이어서, 저도 미쳐 공자를 신경 쓰지 못했어요.”
아니, 충분히 신경 썼는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덕수 씨는 나를 토닥이며 말했다.
“현장이 참혹하지 않았습니까. 공자를 안고 멀리 떨어트렸어야 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침착했으면, 눈부터 가렸을 겁니다.”
아, 아니!
‘뭐 이런 거로 애한테 사과해!’
나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여!”
“아니요. 저는 그랬어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진따 괜찮아여!”
덕수 씨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공자는 천사 같습니다.”
엥?
“수정 씨께서 공자가 천사라고 했을 때, 단지 귀여워서인 줄 알았습니다.”
그, 그거 맞을 텐데?
“그런데 오늘 절실하게 알았습니다. 공자는 정말 천사군요.”
이, 이런.
‘너무 착한 척했나 보다.’
대가 때문에 눈물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한 건데!
“이번에 공자가 충격받은 건, 다 제 탓입니다.”
“아니예여!”
사고는 누구 탓도 아니잖아.
“다음번에는 꼭, 공자를 지키겠습니다.”
아니, 안 지켜도 돼. 난 괜찮아.
‘야, 양심에 찔린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울어서인지 색색거렸다.
‘수, 수습하자.’
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녜!”
덕수 씨는 그런 나를 보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나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사과를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아하하.
표정이 무너질 거 같았다. 나는 덕수 씨 품에 얼굴을 묻었다.
‘젠장.’
어쩌다 이렇게 됐지.
‘수습은 된 거 같은데…….’
왠지 더 난장판이 된 느낌이 드는데, 기분 탓인가.
‘이걸 어떡하지.’
답이 보이질 않았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들이켜며 고개를 돌렸다. 선우영재 PD가 서 있었다.
“어, 공자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PD가 주춤거렸다. 나는 울면서 미소 지었다.
“공자, 괜찮아여!”
“어, 어 그래? 아, 일어났구나. 다행이다.”
선우영재 PD는 들어와서 덕수 씨에게 물었다.
“그, 괜찮아요?”
“괜찮은 거 같습니다. 물론, 돌아가서 정신 케어도 할 생각입니다.”
“어이구야.”
나는 서둘러 말했다.
“공자, 괜찮아여! 촬영할 수 있어여!”
선우영재 PD는 눈을 깜박이다가 다시 덕수 씨에게 물었다.
“진짜 괜찮은가요?”
“촬영은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의사소견도 괜찮습니다.”
“어이구야.”
선우영재 PD는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고맙다, 공자야.”
뭐가요, PD님.
“초운이가 회복이 필요해서요.”
아하.
‘기초운 나오는 장면은 뒤로 하고, 다른 장면을 우선으로 찍어야 하는 거구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초운이 씬을 줄여야 해서요. 그러면 상대적으로 다른 인물들의 씬이 느니까요. 작가님이 어떻게 쓸지 모르지만, 공자도 분량이 늘어날지도 몰라요”
뭐, 아무래도 그렇겠지.
‘작가라고 갑자기 새 인물을 넣을 수도 없으니까.’
나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공자는! 큽! 괜찮아여!”
대가 때문에 눈물이 계속 나는 탓인가. 선우영재 PD가 다시 덕수 씨에게 물었다.
“진짜 괜찮나요?”
“괜찮을 겁니다.”
“어휴.”
덕수 씨는 의자를 끌어다 줬다. 선우영재 PD는 의자에 앉으며 사과했다.
“공자가 충격이 컸나 보네요. 미안하다. 그런 사고가 생길지 몰랐어요.”
대단하다.
‘PD가 사과하다니.’
선우영재 PD가 스탭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를 바로 알 거 같았다.
“공자가 우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PD님!”
나는 손을 뻗어서 선우영재 PD의 옷자락을 잡았다.
“횽아는 괜찮아여?”
뭐, 칼 뽑는 거 막았고 회복되라고 코인도 썼으니까, 괜찮은 건 압니다.
“초운 씨는 괜찮아요.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경도 무사하고 출혈도 금방 잡혔다고 들었습니다.”
다행이네.
“그때, 칼을 안 뽑길 잘했어요. 그렇게 했으면 초운 씨, 큰일날 뻔했대요.”
PD는 콧잔등을 살짝 긁었다.
“그런데 좀 이상해요. 그때 멈추라고 외친 건 분명히 나였죠?”
네, 당신이죠.
‘제가 코인 써서 움직였죠.’
선우영재 PD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가 외치긴 했지만, 사실 좀 신기해요. 공자 앞에서 말하는 건데요.”
말하지 마.
“사실 저도 꽤 패닉이었거든요. 그런 거 외칠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뭔가 내려온 듯 멈춰요! 라고 외쳤어요.”
응. 내가 코인 써서 그래요.
“인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요.”
선우영재 PD는 진지하게 말했다.
“부적을 잘 쓴 거 같아요.”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지리산 천살 보살이 말씀하셨어요. 제일 어린것이 다칠 거라고. 하지만 환난이 있어도 천신의 도움이 있어서 괜찮을 거라고 하더군요.”
나는 눈을 깜박였다. 덕분에 눈물이 다시 볼을 타고 내려왔다.
‘천신이 코인인 셈인가.’
선우영재 PD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 조상신이 보호해 주고 있다는 말도 했지만요. 역시 그때 제가 외친 건 조상신님 때문이겠죠?”
애한테 그런 거 묻지 말아요.
“화평의 천신이라던데, 누구일까요.”
아하하하.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와. 그 지리산 천살 보살, 용하네.’
얼추 맞췄어.
‘어디 계시는 분이냐고 물어보고 싶다.’
하지만 애가 그런 거 물으면 이상하겠지.
“단지, 저는 조금 의문입니다.”
뭐가요?
“제일 어린것이 다칠 거라고 했는데, 부상은 초운 씨가 당했으니까요.”
아하.
‘그 보살, 진짜 용하시네.’
나이를 정신 연령으로 세셨나 보네.
‘그러면 확실히 내가 아니지.’
기초운인 게 맞았다.
눈물은 계속 났다. 덕수 씨는 묵묵히 내 눈가를 닦아줬다. 그 모습을 본 선우영재 PD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말했다.
“아니죠. 공자도 다쳤죠. 정말 미안해요. 좀 더 아역을 배려해야 했어요.”
아니요. 그 아수라장에서 뭘 어떡해요.
“괜차나요!”
선우영재 PD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더니 조금 웃었다.
“정말 공자는 착하고 귀엽네요.”
감사합니다만, 왜 갑자기 칭찬이신가요.
“많이 놀랐을 텐데, 계속 괜찮다고 말하다니. 게다가 이렇게 눈물도 계속 흘리는데요.”
어, 어라.
“수정 씨가 공자는 천사라고 하던데, 저도 그 말의 의미를 알 거 같습니다.”
이런.
“공자가 어떻게 자랄지 기대되네요. 공자는 정말 훌륭한 배우가 될 거 같습니다.”
미치겠네. 또 천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