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76)
076
‘이게 무슨 일이야!’
서 사장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서가 외쳤다.
“사장님, 키즈 실업에서 전화 왔어요!”
“알아!”
“어린이 전문 학습지, 무지개 교육에서도 메일 왔어요!”
“봤어!”
“진짜 장난 아니에요. 계속 연락 와요!”
서 사장은 푹신한 의자에 기대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일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더라?’
그래. 오늘도 소처럼 촬영하는 수정이가, 공자에게 율동 비디오를 허락했다.
‘수정이는 그냥 공자를 쉬게 하려고 맡게 한 거였지.’
그 복덩이는 왜인지 모르지만, 촬영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렇게 찍은 율동 CD가…….’
서 사장은 LED 등을 보며 말했다.
“대박이네?”
어디서부터 이 모든 게 시작이었을까. 학부모들 사이에서 율동 CD가 불티나게 팔린 것부터였을까?
‘아니면 이 동요가 중독성 있어서인가?’
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시발점은 맞지만 발화점은 아니지.’
시청률 1위인 주말 예능에서 준비운동을 한답시고 ‘고래 가족’을 튼 게 시작이었다.
‘갑자기 인기가 더해졌다.’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고래 가족’ 율동을 했다.
“게다가 뉴스에도 나왔어.”
뜬금없이 9시 뉴스에 고래 가족의 인기에 대한 소식이 나왔다. 물론 탑 라인의 최연소이자, 복덩이가 아이돌처럼 팔을 쭉쭉 뻗으며 율동하는 자료 화면과 함께였다.
“우리 공자는 춤도 잘 춰,”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게, 척 봐도 범상치 않았다.
‘얘는 춤을 춰도 될 거 같아.’
아이돌 시켜도 될 거 같은데. 아니다. 아이돌은 노래도 잘해야 하잖아.
‘우리 회사에 아이돌 그룹은 없는데. 아, 아이돌도 키우려면 회사도 전반적으로 바꿔야 하지. 아니, 이게 아니라…….’
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우리 일이 밀려 들어온다는 게 문제지.”
서 사장은 고개를 떨구었다. 비서가 다시 한번 외쳤다.
“사장님, 국내 최대 완구인 라이 실업이!”
“안 돼…….”
서 사장은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
“수정이가 공자 안 내본다고 했단 말이야.”
“그, 그래도 이렇게 찾는 곳이 많은데요?”
“작품도 쉬게 하는데 잘도 CF를 찍게 해주겠다. 지금 수정에게 비빌 수 있는 건 디자이너 정리리 선생님 정도라고!”
서 사장은 심호흡했다.
‘아, 얘가 평범한 배우였다면!’
지금쯤 장난 아닐 텐데!
‘뭐, 아역이어서 그런 거 나도 아는데…….’
그래도 경영인으로서 아깝기 그지없었다.
비서가 말했다.
“어떡해요, 사장님.”
“그러게…….”
서 사장은 입을 막으며 흐느꼈다.
“정중하게 거절해야 하는데…….그것도 정도 것이어야 된다고!”
“마수정 씨가 뭐 하나 허락해 주진 않을까요?”
“너무 유명해져서, 수정이가 몸 사리고 있어. 아니 그래도 이 인기가 사린다고 사려질까.”
서 사장은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공자의 팬카페, ‘곰자’는 이미 난리였다.
[고래 가족 저도 겨우 구입했어요.>└ 아니 무슨 CD가 품절돼요ㅋㅋㅋㅋ
└ 맞아요!ㅋㅋ 링크 주신 사이트에서 겨우 삼!
└ 공자 귀여워요!
└ 춤도 잘 춰요! 공자 아이돌 해도 되겠어요!
└ ㅋㅋㅋ 애가 재능이 진짜 많아요. 안 되겠어요. 마수정 씨에게 다시 청혼해야겠어. 공자를 꼭 함께 키우고 싶습니다!
└ 아니ㅋㅋㅋㅋ마수정씨가 인터뷰에서ㅋㅋㅋ 자신이 재혼인데 괜찮냐고 하시던데요. ㅋㅋ
└ 괜찮아요. 저도 유부녀임.
└ 앜ㅋㅋㅋ남편분은요!
└ ^^
└ 아니 왜 웃기만 해요!ㅋㅋㅋ
[인연에서 공자 한컷 한컷 국보로 지정 안 되나요.>└ 저 얼굴 실화인가요.
└ 22222
└ 연기도 쩔어 줘요.
└ 인연에서 기초운이랑 아비 아들 할 때 엄청나게 울었어요.
└ 아니 아비 아들ㅋㅋㅋㅋㅋㅋ
└ 우는 연기 진짜 잘해요. 마수정 씨가 알려준 걸까요?
└ 알려줄 수 있지만 알려주면 다 잘하나요?
└ 그건 그래요.
[공자 얼굴 때문에 좋아한다는 말 들었어요.>그게 뭐가 어때서! 저렇게 귀여우면 좀 좋아할 수도 있지!
하고 우겼는데, 사실 요즘 연기 잘해서 좋다고 말하니까 이해하더라고요. 아니, 내가 좋아하는데 왜 허락받아야 해요!
└ 귀여우면 좋아할 수도 있죠!
└ 222222222
└ 33333333 보통 귀여움도 아님
└ 444 근데 연기도 잘해요
└ 저도 재벌 집 애 좋아해서 뭐 하냐는 소리 들었어요.
└ 마수정 씨가 성진 그룹 막내딸인 건 맞긴 하는데, 공자랑 무슨 상관이죠?
└ 그러게요? 저는 귀여워서 좋아하는 건데요.
└ 아, 혹시 한수윤 좋다고 말 안 해요? 그 애 좋다는 애한테 저 그 말 들었는데요.
└ 어? 어떻게 아셨어요?
└ 역시.
└ 그렇죠.
└ ^^
└ ^^ 2222222
서 사장은 생각했다.
‘오늘도 곰자님들은 분위기가 훈훈하시네.’
아주 오싹할 정도로 말이다.
‘뭐, 안 좋은 걸 다 웃는 이모티콘으로 대체하다니.’
홍보팀도 하고 있긴 하지만, 자신도 항상 카페를 보며 분위기를 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웃으면서 쥐어패지.’
대체로 유하고 좋은 말만 했다. 하지만 이상한 기자가 안 좋은 기사를 내면 대대적으로 파고들었다.
‘솔직히 무서워.’
알아서 싸워주셔서 매우 든든하긴 하지만 말이다.
“다른 아역도 이러려나.”
라이벌이라고 알려진 한수윤도?
서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뭐, 사실 라이벌이라고 해봤자 기자가 멋대로 한 거였다. 솔직히 커리어도 인기도,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미묘했다.
대한민국 탈탈 털어봐도 이렇게 인기 있는 아역은 공자 외에 없었다.
그러니까 말이다. 수정아!
“이런 애를 쉬게 한다니!”
그게 가능할 거로 생각하니? 응?
“세상이 공자를 부르는데!”
서 사장은 마른세수했다. 그때였다. 비서가 말했다.
“저, 저 사장님! 전화 받아주세요.”
“왜?”
“공자 관련인데요. 인연 관련이에요. 꼭, 사장님께서 통화하셔야겠는데요?”
인연이라면 이제 끝난 드라인데, 왜지?
서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를 받았다. 인사를 건네자 바로 용건이 나왔다.
서 사장은 알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다시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것 봐, 세상이 부른다니까.”
수정아. 네가 아무리 막아봐도 이미 네 아들은 유명해.
서 사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잠시 심호흡을 했다.
‘내가 설득을 잘해야겠지.’
뭐, 수정이도 웬만하면 허락할 거 같지만!
그는 서둘러 스마트폰을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는 게 좋았다.
* * *
브랜드 [마공자> 이대로는 안 된다.
나는 사과주스를 탁자에 약간 거칠게 놓았다.
탁-
덕수 씨가 직접 갈아준 사과주스는 달고 맛있었다. 하지만 답답함을 없애주진 않았다. 나는 결국 방울토마토를 씹어먹었다.
‘진짜 이대로는 안 돼.’
뭐랄까. 음. 좀 생각해 봐야 할 게 많았다.
솔직히 말하자.
‘내 인기가 많긴 할 거야.’
그래봤자 아역의 인기겠지만.
‘뭐, 코인 올라가는 거 보면 인지도도 높아졌을 거 같긴 해.’
하지만 말입니다. 그냥 아역일 뿐이죠.
‘물건 완판 시키고 입에 자주 올라도, 그뿐이란 말입니다.’
나는 턱을 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좀 반감이 있어.’
나는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햇살이 잘 드는 현대적인 거실은 언제봐도 그림 같았다.
‘참 좋은 집이야.’
별채라고는 하지만 성진 그룹의 저택이었다. 모든 게 호화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엄마가 잘 벌어서도 있지만…….’
성진 그룹 탓이 더 컸다.
‘바로 그 점이 문제야.’
그것이 브랜드 마공자의 큰 단점이었다.
‘내가 잘 나가는 배우 마수정의 양아들이면 상관없는데 말이야.’
하필이면 엄마가 재벌 3세여서 말이에요.
‘솔직히 내가 회사 지분을 받을 거 같진 않지만, 대중에게는 한패처럼 보이겠지.’
성진 그룹이 재벌인 만큼 반감도 많았다.
‘그렇게 날 고깝게 보는 건 어쩔 수 없어.’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앞으로 성진 그룹이 사고를 좀 많이 치잖아?’
굵직한 사건 몇 개가 떠올랐다.
‘뭐, 주식으로 이상한 거 하시다 몇 분 감방 가셨지.’
물론 재판 몇 번 하고 나왔지만 말이다.
입안이 씁쓸했다. 나는 다시 사과주스를 마셨다.
‘성진 그룹이 염병 떨 때마다 내 이미지가 흔들려.’
엮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뭔가 벽을 세워야 할 거 같다.’
내가 아무리 성진 그룹 오너가의 셋째 딸 마수정의 아들이라도, 나는 다르다고 여길 뭔가가 필요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답이 있긴 했다.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좀 먹고 들어가는 게 있지.’
물론 성진 그룹이 사고를 치면 브랜드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내가 작품에 나오는 데 그렇게까지 지장을 줄 것 같진 않았다.
‘엄청나게 큰 대형사고만 아니면 돼. 솔직히 작품이 뜨면, 이미지도 다시 좋아지긴 하지.’
뭐,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그랬다.
‘아주 심각한 범죄가 아니면 말이야.’
결국은 실력일까.
‘그렇다면, 내 연기를 보여줘야지.’
모든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면 아무리 성진 그룹이 사고를 쳐도 좀 낫지 않을까.
‘그래. 일하자!’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데 일이 없잖아!’
아니, 왜요!
‘코인 보니까 날 보며 감동한 사람 많던데!’
왜 저는 일이 없나요! 전국의 감독님들, 절 쓰고 싶지 않으신 겁니까!
‘엄마가 막는 거 같긴 해. 하지만 진짜 좋은 거라면 허락할 거 같은데…….’
나는 턱을 괴었다.
‘뭐, 이제 다섯 살이니까.’
아직 너무 어리긴 했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고 싶습니다.’
셀럽이란 원래 그런 거 아닙니까.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때였다. 인기척이 들렸다.
나는 힐끔 벽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직 낮이었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은!’
나는 바로 거실로 뛰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기다린 사람이 있었다.
“마마!”
“공자야!”
나는 달려가서 엄마에게 안겼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는 웃으면서 나를 꽉 껴안았다.
“아, 내 천사!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
“공자도여!”
“건강한 거지?”
“녜!”
엄마는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나는 대롱대롱 떠오르는 발을 보며 말했다.
“엄마, 공자 무거워여!”
“음, 그래?”
엄마는 나를 고쳐 안았다. 덕분에 몸이 들썩였다.
“아직 깃털처럼 가벼운데?”
아이고, 어머니.
‘내가 코인을 써서 그런가.’
엄마 근력이 장난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찍은 영화들이 다 액션이야.’
영화들도 내가 전생에 알았던 것과는 살짝 다르기도 했다.
‘더 좋은 거니 상관없는 거 같기도 하고…….’
뭐, 힘은 약한 거보다는 센 게 좋잖아.
엄마는 나를 소파에 내려놨다.
“촬영 힘들었어요?”
“조금? 확실히 다른 나라에서 촬영하는 건 좀 힘들더라. 공자야. 엄마 말 많이 탔다?”
이 시기에 말이라.
답은 금방 나왔다.
‘영화 ‘총과 칼’이군.’
나는 방긋 웃었다. 흥행에 성공해서 새로운 느와르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받는 영화였다.
‘원래는 다른 사람인데 말이야.’
그걸 엄마가 맡았구나.
“공자도 다른 나라에서 촬영해 보고 싶어여!”
해외 촬영이라. 언제쯤 할 수 있으려나.
그때, 엄마가 눈을 깜박였다.
‘뭐지? 무슨 일 있으신가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