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some Since Birth, Road to Stardom RAW novel - Chapter (8)
008
하지만 이분들은 은은하게 웃기만 했다. 나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파닥거렸다.
“뿌빼뺘뺘뺘! 빠쮸듀쮸!”
그건 아니야! 바꿔줘요!
아무리 그래도 이분들은 상관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온몸을 뒤틀며 마구 반항할 때였다.
탁-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퍼덕거리는 걸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아, 너냐.’
노아라고 했나. 가끔 나를 쓰다듬고 갔던 소중한 고객이 왔다.
‘아토피가 있던 불쌍한 고객이었지.’
나는 하얗게 튼 볼을 보며 말했다.
“뺘, 뿌뿌뺘, 뺘, 뿌빠빠냐”
야, 반갑다. 그런데 어떡하냐.
‘나 이제 여기 나가는데.’
노아는 마수정과 수녀님을 번갈아 보다가 뭔가를 눈치챘는지 바로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싫어! 내 동생이라고 했잖아요!”
이런…….
나는 작은 손을 내밀어 노아의 머리를 토닥였다.
미안.
“쀼찌쪼, 빠짜짜빠바, 뺘쀼삐짜짜 쮸아…….”
원래 인생이란 이별의 연속이란다, 얘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지.
수녀님은 노아의 볼을 만지며 말했다.
“노아야.”
“동생인데 왜 헤어져요! 노아 동생이잖아요!”
아이 눈가에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곧 소나기 같은 눈물이 줄줄 떨어졌다.
“쀼아…….”
이런.
수녀님은 바로 노아를 안고 달랬다. 하지만 노아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수녀님 거짓말쟁이!”
“그래. 노아야. 내가 나빴어.”
“내가 잘해주려고 했는데!”
노아는 마수정의 치마를 잡아당겼다.
“데려가지 마세요!”
“어…….”
“제 동생이란 말이에요!”
마수정은 어쩔 줄 몰랐다. 수녀님은 다시 노아를 달랬다.
“노아야. 공자는 좋은 엄마를 만났단다.”
“그래도 싫어요! 이제 못 보잖아요!”
우와. 얘가 날 많이 좋아했구나.
‘어떡하지. 감동인데?’
그러고 보니, 얘가 날 살려줬지.
‘생명의 은인에게 줄 수 있는 게…… 마땅히 없는데.’
“쀼뺘…….”
에휴.
아기가 돈이 있냐, 쌀이 있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때였다. 대뜸 자막이 떴다.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사용하시겠습니까?>아, 이게 있었지!
“쀼빼!”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쀼빠이, 뿌뿌, 쀼야삐삐!”
노아가 평생 건강하기!
[노아가 평생 건강 하려면 3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쀼삐!”
실행!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부작용으로 눈물이 3분간 줄줄 흐릅니다.> [총 코인: 1.339>어라, 부작용 한번 신기하네.
감탄할 틈도 없었다. 아기의 여린 피부에 닭똥 같은 눈물이 줄줄 떨어졌다.
“공자야?”
“쀼빠빠, 쀼, 냐빠삐야…….”
눈물이 안 멈춥니다.
“애가 갑자기 왜 울지?”
마수정은 내 기저귀 냄새를 맡았다.
“실례한 건 아닌데요.”
“우리 공자가 잘 우는 애가 아닌데…….”
3분이면 됩니다. 그때 되면 그칠게요.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해.’
나는 노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얘, 건강한 체질을 타고났나? 아토피 있어서 그건 아닌 줄 알았는데…….’
건강은 굉장히 어렵고도 중요한 건데, 고작 30코인밖에 안 필요하다고?
노아는 아직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노아야, 헤어지는데 울기만 하는 건 별로야.’
살아보니 건강이 최고라서 그걸 줬는데, 마음에 안 드냐?
‘뭐, 다른 거 줄 거 없나?’
지능 같은 거 올려줄까?
나는 일단 해보기로 했다.
“쀼빠빠, 빠쀼, 삐쥬, 쨔쀼!”
러브 앤 피스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삐뿌, 쀼삐, 빠쀼!”
노아 지능 상승!
[노아의 지능을 상승시키려면 3,00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와우.
나는 눈물이 흐르는 눈으로 노아를 바라보았다.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구나, 너.’
이게 도대체 무슨 차이냐. 건강은 30개였잖아!
‘꼭 체육 계통으로 나가라. 넌.’
아무래도 그게 운명인 거 같다.
은인의 장래를 염려하자 3분이 후딱 갔다. 노아는 울음을 그친 나를 보며 말했다.
“너도 나와 헤어지는 게 슬픈 거야?”
“뿌! 뿌야.”
응. 그래.
뭐, 솔직히 슬픔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칩시다.
“나, 나는 노아야. 잊지 말아야 해. 내가 네 형이야.”
“뿌야.”
그래.
“헤헤.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형제야!”
와.
‘너 진짜 나에게 진심이었구나.’
노아의 순수함에 내 마음속 찌꺼기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결심했다.
‘아무래도 건강만으로는 부족해.’
생명의 은인인데, 더 해줘야지.
아이는 눈물을 닦으면서, 볼을 벅벅 긁었다. 하얗게 일어난 살은 퍽 아파 보였다.
‘일단, 저건 해결 됐지.’
내 생명의 은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 더 없나?
제일 필요한 게 뭘까.
‘음, 머리가 별로면 손발이 고생하지.’
바로 그거였다.
나는 바로 코인을 외쳤다.
“쀼빠빠빠, 빠라빠빠빠!”
러브 앤 피스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뿌야, 뿌야아, 뺘유, 아뿌!”
노아 근력을 강하게 해줘!
[몸도 마음도 머리도 순수한 노아의 근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1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이것도 코인이 괜찮았다.
“큐빠!”
실행!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부작용으로 5분간 눈물이 뚝뚝 흐릅니다.>눈물이 주륵주륵 떨어졌다. 나는 코를 훌쩍이며, 노아의 뺨을 토닥였다. 하얗게 일어난 게 아직 가시지는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느껴졌다.
‘애가 긁지 않네.’
아마 하얗게 튼 것도 곧 사라지겠지.
‘잘됐다.’
이제 근력까지 강하니까, 너는 앞으로 살 만할 거야.
그리고, 그거 아냐, 노아야?
‘너는 날 잊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잊지 않을 거야.’
4살이면…… 나중에 컸을 때 보통 다 까먹지 않을까.
그래도 나는 잊지 않을 거야.
“뿌야, 뿌쨔뿌야쭈야뿌!”
왜냐하면, 너는 내 생명의 은인이니까.
“뿌뿌뿌, 삐야! 뿌뿌뿌, 뺘야야!”
톱스타 되면 찾아서 도와줄게!
노아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활짝 웃었다.
“공자야, 너도 헤어지는 게 슬픈 거지? 자꾸 우네.”
“쀼빠우!”
그렇다고 치자.
“우리 약속이야! 나, 꼭 잊지 말기야!”
“뿌뺘, 뿌뺘뺘뺘! 뿌유웅!”
그래. 그런데 너는 그냥 잊어도 돼. 난 괜찮아.
노아는 눈물을 닦으며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수녀님은 숨을 조금 들이켜셨다.
‘울음 참고 계시는군요, 수녀님.’
정 데레사 수녀님은 노아를 안아주며 말했다.
“노아가 공자를 발견했거든요.”
마수정은 깜짝 놀라서, 나를 다시 안았다.
“……그랬군요.”
“그래서 정이 들었나 봐요. 노아야. 이제 인사하자.”
4살 아이는 내게 다가와, 손을 흔들었다.
“잘 가. 공자야.”
“뿌야, 빠빠.”
그래. 안녕이다.
나는 손을 흔들어, 노아의 얼굴을 토닥였다. 아이는 울면서도 조금 웃었다.
‘행복하세요. 은인님.’
[당신의 귀여운 모습을 본 노아가 기뻐하며 슬퍼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증가합니다.> [총 코인: 1,330>이, 은인님은 막판에 코인까지 올려주셨다.
나는 다리를 파닥거렸다. 덕분에 고였던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공자야.”
정데레사 수녀님이, 내 눈물을 손으로 훔쳐 주셨다.
“우리 공자, 행복해야 한다.”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주님, 부디 예쁜 어린양들을 축복하소서.”
손길은 퍽 부드러웠다. 나는 아직도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수녀님을 바라보았다.
수녀님 눈가가 자글자글했다. 나는 알았다. 저 주름은 다 고아를 돌보느라 생기셨겠지.
‘이분은 거짓 한 톨 없는 진심이야.’
수녀님의 기도는 계속되었다.
“주님. 이 육신은 지쳐갑니다. 하나하나 망가지는 건 당신의 섭리이니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이 어린양들이 세상 속에서 아플까 걱정됩니다.”
나는 눈을 깜박였다. 뭐라 말을 할 수 없었다.
‘수녀님. 저는 압니다.’
조금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착한 사람이 별로 없단 걸요.’
뭐, 적어도 내가 살았던 인생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봉사와 후원을 계속했지만,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도 마냥 선하지는 않았지.’
나는 다시 수녀님을 바라보았다. 그분의 간곡한 기도는 계속 이어졌다.
“……이 어린양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 주소서.”
수녀님.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당신 같으신 분이 여럿 계시면, 얼마나 많은 아이가 행복할까요.’
하지만 그런 분이 몇 안 되시는 건 저도 압니다.
‘그러니, 당신은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해요.’
나는 바로 외쳤다.
“쀼빠빠빠, 빠라빠!”
러브 앤 피스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뿌야야야, 뿌야아, 뺘유야양!”
정 데레사 수녀님 몸을 건강하게!
[마음씨 좋은 정 데레사 수녀님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1,00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큐빠!”
실행!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부작용으로 앞으로 1년간 10걸음 걸으면 한번 넘어집니다.> [총 코인: 330>어라.
‘10걸음 걸으면 한번 넘어진다고?’
나는 자막에게 항의했다.
“쀼빠, 빠빠 뿌빠빠빠빠빠!”
거참. 너무한 거 아닙니까?
제일 위에 있던 자막이 밑으로 내려왔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거 참. 융통성이 없어.
‘뭐, 그래도 애는 원래 그러긴 하지.’
어린 목숨 붙여준 정 데레사 수녀님이 건강한 게 더 중요하긴 했다.
‘뭐, 그것도 1년이니까.’
나는 짧은 손가락을 쥐었다가 폈다.
‘아기한테 1년은 금방 가지.’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쀼파…….”
에휴.
이제 걷기 연습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비틀거리면 어떡하냐.
‘다리 힘을 좀 기르면 나을까.’
나는 다리를 꼼지락거렸다.
‘뭐, 1년만 조심하자.’
수녀님은 기도를 끝내고, 나를 한번 꽉 안았다.
‘분유 냄새…….’
정 데레사 수녀님은 내 등을 토닥거리다가, 마 배우에게 건넸다.
“이만 가시죠.”
“네.”
나는 마수정에게 안겨서 영아실 밖으로 나갔다.
생각해 보면, 내가 여기서 밖으로 나간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고마웠습니다.’
정 데레사 수녀님은 차까지 나와서 나를 배웅했다. 나는 짧은 머리를 수그리며 인사했다.
“빠빠!”
바이바이입니다. 수녀님.
‘제가 비록 무교이긴 하지만, 수녀님 같은 분들이 계서서 신들도 먹고사나 봅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우리 공자, 슬프니?”
“빠빠우.”
조금요.
“그래. 공자야. 그런데 봐봐.”
마수정은 나를 들어 올려서, 손가락으로 차를 가리켰다.
‘와!’
솔직히 좀 놀랐다.
‘부자이긴 하구나.’
성진 그룹 셋째 딸이어서 그런가요. 아니면 잘 나가는 배우여서 그런가요.
“뿌뿌뺘부뺘뿌.”
끝내주십니다.
나는 팔다리를 파닥거렸다.
‘이거 얼마 짜리지?’
척 봐도 비싸 보이는 외제 차였다. 번쩍번쩍한 차, 진짜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뒷좌석에 카시트가 있었다.
‘마 배우, 준비 많이 했군요.’
아, 이제 마 배우라고 말하면 안 되지.
‘엄마, 아니 어머니인가…….’
순간 쓴웃음이 나왔다.
‘어머니가 있다는 건 어떤 거지.’
전생에서도 없어서 그런가.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마수정, 아니 엄마는 나를 카시트에 앉혔다. 그러고는 운전대를 잡으면서 말했다.
“공자야 엄마 돈 많다?”
“뺘쀼, 쀼빠아. 뿌아뿌.”
그래 보이십니다. 어머니.
“우리 공자 먹고 자는 건 항상 최고로 해줄게. 나, 좋은 엄마가 될게.”
순간 웃음이 나왔다.
‘이미 좋은 엄마이십니다.’
그때 자막이 나왔다.
[당신 때문에 엄마 마수정이 기뻐합니다.> [러브 앤 피스 코인 1 증가합니다.> [총 코인: 331>‘나 때문에 기뻐한다라…….’
이런 게 엄마의 사랑인가.
‘기쁜 동시에 조금은 무거운데.’
이렇게 조건 없는 사랑이었나. 엄마의 사랑이.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원…….’
나는 마 배우, 아니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누구 엄마인지 뒷모습도 참 예뻤다.
‘효도라.’
그거 어떻게 하는 거지.
나는 그 사진을 떠올렸다. 그 일은 꼭 막고 싶었다.
‘일단 건강해야지.’
그거부터 시작이었다.
‘우리 엄마는 몸이 어떤가. 설마 수녀님보다 심각한가?’
일단 코인을 사용해 봐야 했다.
“뿌쀼 쀼뺘뺘 뺘뺘뺘!”
러브 앤 피스 코인 사용!
[러브 앤 피스 코인을 어떻게 사용하시겠습니까?>“쀼 쀼뺘뺘쀼유!”
엄마 건강해지기!
[마수정씨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30,000코인이 필요합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순간, 신음이 나왔다.
“쀼아…….”
엄마, 몸이 왜 이래? 뭘 하고 살았어요?
‘아니, 30,000코인? 엄마는 돈도 많으면서 건강검진도 안 하고 살아요?’
어디가, 어떻게 아플 예정인 거냐.
‘이거, 심각한 거 같은데?’
엄마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
‘이제 우린 가족인데!’
한숨이 멈추지 않았다.
“쀼아아.”
어떡하지.
나는 카시트에서 몸을 꼬물거리며,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해결은 간단하긴 해.’
코인을 모으자!
‘그런데 어떻게?’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코인은 모으는 방법은 역시 애교였다.
‘일단 관객이 필요하긴 하지.’
내 귀여움을 감상할 분들이 필요했다.
‘엄마, 우리 가는 집에 관객이 많긴 하나요?’
집이 크다고 들었는데, 도우미 아주머니라도 많으셨으면.
‘복잡하다.’
나는 팔다리를 파닥거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싼 차라서 그런지, 아주 부드럽게 나아갔다.
* * *
“아가씨, 결국 데려오신다면서요?”
성진 그룹 회장댁의 둘째 며느리가 커피를 내밀었다.
나화진 여사는 며느리가 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얘야. 너는 늘 한결같구나.”
둘째 며느리 이유경은 몸을 움츠렸다. 그녀는 시어머니 눈치를 보면서, 다시 얘기를 꺼냈다.
“아가씨도 참 웃겨요. 아니, 피 한 방울 안 섞인 애를 그냥 마음에 든다고 입양까지 하다니요.”
나화진 여사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태블릿 PC를 보면서 영어 신문을 쭉쭉 읽어내렸다.
“너무 경솔하세요. 나중에 마리가 알면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정말 셋째 아가씨는 참 생각이 없는 거 같아요. 우리가 보통 집안이에요? 무려 성진 그룹 오너가잖아요.”
나화진 여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경아.”
“네, 어머님.”
“정말 시끄럽구나.”
나화진 여사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어머니. 제가 시끄럽더라도요. 셋째 아가씨 이야기는 해야겠어요. 도대체 어쩌시려고 이런 거죠? 들어보니까 잘못하면 애한테 주식도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나화진 여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결국 네가 말하고 싶은 게 주식 얘기냐?”
“어머니!”
“하긴, 그것도 중요하긴 하지.”
나화진 여사가 액정 화면을 훑으며 말했다.
“수정이에게 준 주식은 마리 거다. 뭐, 결혼해서 애를 낳으면 그 애의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딸린 입이 생겼는데, 아가씨가 결혼을 어떻게 또 해요. 싱싱할 때 한 번 더 가셔야 하는데 말이죠.”
그 말에 나화진이 태블릿 PC를 덮었다. 별로 볼만한 게 없었다.
“둘째 네 장점은 한결같음이지.”
“어머, 어머니.”
“멍청함도 언제나 한결같구나.”
나화진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쩌다 네가 들어왔는지…….”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뒤돌아서 나갔다.
둘째 며느리가 없는 곳으로 오자, 나화진은 다리를 두들겼다.
‘이놈의 다리.’
다리가 약한 그녀를 위해서 집안 곳곳에는 의자가 있었다. 근처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진짜 데려올 줄은 몰랐어.’
셋째 딸 마수정은 좀 무모한 면은 있어도, 변덕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나화진 여사가 생각해도 의외였다.
‘그렇게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 게 세 번째지, 아마.’
마수정은 지금까지 딱 세 번, 뒤도 안 돌아보고 나아간 이력이 있었다.
첫 번째는 연기자가 되기로 한 거였고, 두 번째는 결혼이었다.
첫 번째는 대성공이었고, 두 번째는 대실패였다. 냉정한 스코어.
‘세 번째는 뭐지.’
마수정은 운명을 느꼈다면서, 제멋대로 입양 절차를 밟았다. 솔직히 그러다 말겠거니 싶었다.
‘대체 어떤 더러운 핏줄을 데려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