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orking billing engineer RAW novel - Chapter 8
열일하는 과금 기사 7화
* * *
[시스템 로그]고급 직업 확정권이 파기되었습니다.
[시작의 장검(고급)+6]이 파기되었습니다. [시작의 가죽 갑옷 상의(고급)+4]이 파기…… [시작의 가죽 갑옷 하의(고급)+4]이 파기……지구로 돌아와 시스템 로그를 살피니 스타터 패키지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다.
그리고 추가적인 몇 가지 시도 끝에, 나는 이 능력(?)의 몇 가지 특징을 알게 되었다.
1. 아르데니아 쪽의 나는 또 다른 [계정]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지구의 리벤지 계정을 삭제한다 하더라도 이쪽의 계정은 무사할 것으로 보인다.(실험해 보기는 부담스럽지만.)
2. 때문에 수호 정령, 클래스, 펫, 그리고 컬렉션(장비를 모으면 스텟이 상승하는 시스템) 등은 공유되지 않는다.
3. 그러나 아르데니아에서는 리벤지의 모든 캐릭터(캐릭터는 20개까지 만들 수 있음.)의 인벤토리, 선물함, 우편함의 아이템을 마음대로 꺼낼 수 있다. 이 경우 리벤지 내의 시스템은 내가 스스로 아이템을 파기하였다고 인식한다.
4. 아르데니아의 아이템을 다시 인벤토리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5. 아이템을 지구로 가져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6. 그러나 육체에 적용된 효과(직업 등)는 지구에서도 적용된다.
나는 숲을 걸었다.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꾸욱.
주먹을 쥐자 돌도 부술 것 같은 강인한 힘이 느껴진다. 인생 어느 때에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최상의 상태다.
“미친. 이런 말도 안 되는…… 하하.”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슬쩍 눈을 감고 [상태창]을 켠다.
아이디 : 한재연
클래스 : 하이 소드맨(고급)
칭호 : 신규 모험가(일반)
레벨 : 1
근력 : 45(+80) 체력 : 48(+20)
생명력: 36(+40) 민첩 : 52(+20)
마나 : 1(+20) 마나력 : 1 항마력 : 1
회복력 : 31 마나 회복력 : 1 운 : 10
자유 스텟 : 0
상태 : 정상
근력이 3배가 되었다. 마나량과 생명력도 두 배 이상 늘었고 체력과 생명력도 무시 못 할 정도로 상승했다.
팟!
땅을 박차 뛴다. 그리고 내 몸이 그대로.
3.5미터를 뛰었다.
쿵!
다시 바닥에 내려서 잠시 가만히 있었다.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하, 하하! 하하하! 와, 장난 아닌데?”
순수한 육체 능력으로 이만한 성능이 나오다니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생체력 수련자도 아닌데 이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고작 5만 원짜리 패키지에 든 직업 하나에 이 정도라니.”
검을 휘둘러 보았다. 묵직해야 할 장검이 마치 회초리 같다.
“이 정도 능력치에…….”
육체 능력이 올랐지만 적응은 순식간이다. 스텟이 부족해 문제지 높은 거야 얼마든지 익숙해질 수 있다.
나는 손에 들린 시작의 장검(고급)+6 과 다섯 부위 가죽 갑주의 상태를 체크했다.
“이 정도 장비면…….”
나는 깨달았다.
“가능하겠어.”
적당히 어그로나 끌어 오크 추적대의 방향을 틀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오~ 로로로로!”
“크허엉!”
“잡아라! 죽여라! 사냥해라!”
저 멀리에서 고함과 괴성이 들린다. 오크 추적대와 마수들과의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평소 그렇게 위험하던 마수였는데…… 불쌍하게 되었군.”
아르데니아 대륙을 지배하고 있는 건 분명 인간이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영역을 인간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우리 영지 같은 변방은 용맥이 존재하는 착점이나 간신히 차지한 상황이다.
‘영지 간 거리가 100킬로미터나 되는데 왜 우리 영지 인원이 3000명밖에 안 되겠는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그리고 그 나머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마수들이.
지금 털리고 있다.
쩍!
내려찍는 도끼가 송아지만 한 늑대의 어깨에 박힌다. 마수, 일각늑대는 흉성을 터트리며 오크 전사의 오른팔을 물었지만.
콰악!
“어림없다, 짐승! 그런 이빨로 내 살점을 뜯을 수는 없지!”
우락부락한 근육의 오크가 자신에게 매달린 일각늑대의 머리를 마구 후려친다. 일각늑대에게 물린 팔에서 피가 마구 뿜어졌지만 단지 그뿐. 오크 전사의 말대로 일각늑대의 치악력으로 화살도 안 박히는 오크의 살점을 뜯어낼 수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횡액을 당하는 게 인간만은 아니겠군.’
아르데니아도 나름 판타지 세계로서 있을 건 다 있다. 마법과 검술, 성녀와 마녀, 신성제국과 마탑, 엘프, 드워프, 수인족, 악령, 언데드 등등.
다만 문제는.
‘약해.’
내가 아르데니아 대륙을 판타지 세상이라고 안 부르고 중세 랜드라 무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리벤지] 전의 아르데니아 대륙은 소설이나 게임으로 치자면 로우(low) 파워 세계관이었으니까.
소드 마스터는 전설로나 내려오는 존재이고 1클래스 마법만 다룰 수 있어도 정식 마법사로 어깨에 힘주고 살 수 있다. 2클래스 마법을 다룰 줄 알면 숙련 마법사고, 3클래스 마법을 다룰 줄 알면 고위 마법사라고 불리는 곳이 무슨 판타지 세상인가?
이렇게 약한 세상이었기에 마수(魔獸)는 문자 그대로 최상위 포식자였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그랬다는 말이다.
“켕!”
“크헝!”
“컹컹!”
신나서 덤벼들었던 일각늑대들이 당황해 짖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 있는 오크들은 고작 10마리에 불과하지만 그 배는 되어 보이는 일각늑대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고 있다.
‘뿔이 눈에 보일 정도의 일각늑대면 십인마수(十人魔獸) 정도는 될 텐데 오크와 일대일이 안 되는군. 그렇다면 백인마수(百人魔獸)도 오크 10마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즉, 내가 여기에서 오크 백인대를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다면.
‘천인마수를 만나서도 살아남을 수 있겠지!’
촤악!
“적이다!”
“인간 놈이야!”
“진형을 고쳐!”
오크 한 놈의 목을 베며 난입하자 오크들 절반이 일각늑대를 전담하고 나머지 절반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기묘한 알림이 떠오른다.
[치명타!] [오크 전사를 쓰러트렸습니다!] [오크 전사(300)+여신의 가호 700%(2100)+신규 유저 보너스(300)=2700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회복력과 마나 회복력이 15포인트 상승하였습니다!]내 레벨은 단박에 1에서 15까지 올랐다. 나는 급한 와중에도 상세 알림을 꺼 버렸다. 전투 중에 경험치 내역을 계속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직업이 있으니 레벨 업도 되는군. 그런데 치명타?’
순간 의문이 일었지만 그런 걸 고민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쩡! 깡!
[패링 성공!]날아드는 검을 쳐 내자 빗겨 난 검이 허공을 베고 오크 녀석의 자세가 무너진다. 전에 싸울 때에는 충돌을 최대한 피하며 싸웠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내 근력은 더 이상이 오크 놈들에게 밀리지 않았으니까.
콰득!
[치명타!] [오크 전사를 쓰러트렸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내뻗은 검이 심장을 꿰뚫고 들어갔다가 뽑혀 나오자 피가 뿜어진다. 나는 몸을 뒤틀어 쏟아지는 피와 공세를 피하며 다시 한 놈의 목을 치고 지나갔다.
[치명타!]오크 전사가 목을 부여잡고 주저앉는다. 아쉽게도 잘라 내지 못했지만 아무리 터프한 오크라도 저런 치명상을 입고 전투에 참여하지는 못할 것이다.
“뭐 다 치명타래? 칼이 심장을 뚫고 들어갔으니 치명타긴 하겠지만서도!”
웃으며 땅을 박차고 뛰었다.
쿵!
비스듬히 5미터 가까이 날았다. 멀리에서 당황하고 있는 오크 전사의 목에 장검을 박아 넣었다.
[치명타!] [오크 전사를 쓰러트렸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하하하하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스텟이 상승한 상태의 전투는 지금까지와 전혀 달랐다. 내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의 중심을 무너트려야 하고 기회를 노려야 하고 공격을 맞대지 않고 물러서서 흐름을 살펴야 하는 눈물의 똥꼬쇼를 할 필요가 없는 것!
‘좋다! 너무 좋아! 이게 이능력자들이 보는 세계인가!’
등에 날개라도 달린 듯한 해방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전투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모조리 쓸려 사라지는 것만 같다!
[21레벨이 되었습니다!] [자유 스텟 10포인트가 주어집니다!]“자유 스텟.”
나는 오크들을 돌아보았다. 세 놈을 죽이고 한 놈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었지만 아직 여섯이 남았다.
그뿐이 아니다.
“오~ 로로로로!”
“형제가 공격당했다!”
“동쪽! 동쪽이다!”
숲 여기저기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온다. 다른 오크들, 그러니까 나머지 90마리의 오크들이 전투의 소음을 듣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다시 보자!”
나는 망설임 없이 도망쳤다. 아무리 스텟이 높아졌어도 내 팔다리는 두 개씩밖에 없다. 포위당하면 답이 없으니 몰리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거기 서라!”
“인간 놈!”
눈이 벌게진 오크 놈들이 뒤쫓아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림없지!’
오크 녀석들은 전력 질주로 500미터 이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강건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 봐야 100미터 달리는 데 20초나 걸리는 형편없는 주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떡 벌어진 어깨와 두꺼운 골반이 전력을 다해 도끼를 휘두르거나 충격을 버티는 데에는 유리해도 달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주력과 입문자에 불과한 내공을 가졌을 때에도 떨쳐 냈는데 직업을 가진 지금 잡힐 이유가 없다.
파파팟!
동쪽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좋아. 넉넉잡아 3일 정도면 다 잡을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버는 동안 영주민들은 부지런히 북쪽을 향해 이동할 것이다.
“로그아웃!”
조금의 체력 배분 없는 전력 질주로 5킬로미터 이상 동쪽으로 달린 뒤 지구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대로 30분 정도 늘어져 있다 몸을 일으켰다.
“후. 이제 체크하자.”
나는 리벤지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질문 답변란을 확인했다. 경험치에 대해 검색하자 수많은 검색 결과가 주르륵 늘어진다.
나는 그중 하나를 클릭했다.
[질문] 레벨 무한이라더니 겁나 안 올라요! 경험치 공식이 어떻게 되나요?-리벤지 광고에서 레벨이 무한대로 오른다기에 레벨 업 팡팡 되는 줄 알았더니 35레벨부터 레벨 업 속도가 미친 듯 느려집니다 ㅜㅜ 하루 종일 자사(자동 사냥)를 해도 1레벨 오를까 말까예요 ㅠㅠ
[답변] 레벨 업은 잊고 사셔야 합니다.-경험치보다는 장비나 스킬, 컬렉션을 맞추는데 집중하셔야 합니다!
초반 레벨 업 빠르죠. 스텟 상승도 달달하구요. 저렙 때에는 필요 경험치가 10경험치, 20경험치 이렇게 올라서 몬스터 몇 마리만 잡아도 레벨 업 하거든요. 10레벨에서 11레벨 찍는 데도 겨우 100경험치 필요한 식? 10레벨 때부터는 경험치가 100, 200 이렇게 올라가지만 역시나 감당할 수준입니다.
하지만 리벤지 경험치 시스템은 20레벨까지가 튜토리얼입니다!
20레벨부터는 경험치 공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즉, [지금까지 필요했던 모든 경험치의 합]이 다음 레벨이 되기 위한 필요 경험치가 되지요.
즉 1레벨부터 20렙까지 필요 경험치가 5950이니 20레벨에서 21렙이 되려면 5950경험치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21렙에서 22렙이 되려면? 11900경험치가 필요하지요.
경험치 상승 폭이 이런 식이니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필요 경험치가 노답이 됩니다!
리벤지에는 만렙이 없지만 랭킹 1위의 검신(劍神) 마도지존님이 현재 81레벨입니다. 어차피 어디에서 사냥을 하건 결국 레벨링에는 정체가 올 테니까 장비나 스킬, 특히나 컬렉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세요!
사실상 컬렉션이 스펙 업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필요 경험치 상승량이 미쳤나 보네…… 아니 그런데.”
질문 답변들을 읽다 무심코 중얼거린다.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