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unted Foreword Genius RAW novel - Chapter 55
55화. 드라마 속 엑스트라 (3)
오디션 이틀 후, 결과가 발표되었다.
“합격 축하한다, 리듬아.”
“감사합니다, 최 쌤.”
“너는 이제 드라마 주인공의 분신이다. 네가 만드는 음악, 기대하고 있으마.”
들뜨는 기분보다는.
책임감이 반 발자국 앞서 나가는 느낌이다.
물론 윤성은 이 상황을 즐기는 표정이다.
“왜 그렇게 싱글벙글이에요?”
[이번 드라마 촬영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네 실력을 키울 멋진 기회가 될 테니까.]“홍보 효과야 확실한데, 그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까요?”
[너의 뛰어난 연주가 주인공의 연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너의 연주에 주목하게 될 거야. 거기서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는 관심과 지원을 받아 낼 수도 있을 테고.]“지금보다 더 나은 관심과 지원…….”
움켜잡고 싶다.
더 이상 어머니가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
감동과, 전율과, 사랑의 음악으로 세계를 수놓는.
그런 미래를 움켜잡고 싶다.
[그리고 김박자 씨. 얌전히 학교생활만 하기에는, 지금까지 네가 벌려 놓은 짓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아?]그렇다.
지금 일개 학생 코스프레를 하기에는.
내가 벌려 놓은 짓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정마에. 촬영해 본 경험이 있죠?”
[그래. 예전에 영화 ≪라크리모사≫에서 지휘자를 연기한 경험이 있지.]영화는 깔끔하게 망했지만.
윤성의 경험은, 지금의 나에게는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거예요?”
[자. 클래식 음악 드라마 촬영은 보통 연주 영상을 따로 찍고, 음악을 나중에 따로 녹음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나도 그렇게 했고, 그래서 더 힘들었지.]연기와 연주를 같이 해야 한다는 얘기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어.]“어째서요?”
[전상국 감독 스타일이 좀 희한하다고 들었어. 후시 녹음도 하지만, 최대한 실시간으로 연주를 녹음하면서 촬영하는 쪽으로 갈 거라더구나.]난이도가 높다.
음악을 녹음하려면, 문자 그대로 ‘잡음’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지금 전상국 감독은, 굳이 그 어려운 길을 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 * *
어쨌거나 주인공의 연주 대역을 맡은 이상.
드라마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 이제 대본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
“여기 있어요, 김리듬 학생.”
“감사합니다, 조연출님.”
제작진은 내게 10화까지의 대본을 보내 주었다.
완성된 대본의 퀄리티는, 얼마 전 ‘아르스 노바’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구한 초벌 대본과는 급이 달랐다.
인쇄된 활자 하나하나가.
결과 맥을 이루는 단어 하나하나가.
마치 음표처럼 유려하게 흐른다.
대본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사그라들지 않고 자꾸만 나를 휘감는다.
“역시 거장은 달라도 뭔가 다르네요.”
[이 드라마, 확실히 느낌이 있다. 쉽게 침몰하지는 않을 것 같아.]“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마에스트로.”
[정말, 음악가로서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들이, 완벽하게 그려져 있어. 마음에 들어.]정윤성의 말이 맞다.
대본에 적힌 음악가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이상.’
그중, 내 가슴에 남은 네 개의 장면을 꼽자면.
‘일단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이상 편부터.’
주인공 박현성의 운명의 짝이자, 초반에 음악관의 차이로 충돌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세린의 바흐 ≪샤콘느≫ 연주 장면이, 첫 번째로 가슴에 남는 장면이다.
그녀가 바흐를 연주한다.
추락과, 공허와, 아픔과, 고통과, 반전과, 승화와, 전율과, 영원의 일대기를 한 대의 바이올린에 담은.
바이올린을 위해 탄생한 ‘신곡(新曲)’을.
그녀의 바이올린은, 실오라기만큼의 흔들림도 없는 단호함으로 신의 작품을 긋고 있다.
하지만 그 단호함은 지옥 같은 고뇌와 슬픔을 겪은 이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아리다.’
내가 없는 시간 동안 그녀 홀로 겪어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 4개의 현을 통해 나의 심장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녀의 연주는 고통의 늪에 잠기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하며, 희망으로 이어지며 고요하게 떨었다.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그녀가 감지하지 못할 거리에서 조용히 음표가 사그라드는 소리를 들었다.
김세린이라는 캐릭터, 아니, 사람의 인생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와 융합해 흐르는 순간이.
완벽하게 펼쳐지는 명장면이다.
‘그다음은, 첼리스트의 이상 편.’
주인공의 조력자를 자처하지만.
사실 주인공을 소유하고 독점하고 싶어 하는.
주인공을 위험하게 짝사랑하는 첼리스트 안유경이.
박현성과 같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연습하는 대목이 두 번째로 가슴에 남는 장면이다.
그녀는 항상 이 곡을 같이 치고 싶다고 내게 졸랐다.
‘왜 이 곡이야? 사랑하기에는 조금 슬프지 않아?’
‘이 곡은 그게 매력이에요, 선생님.’
‘그래? 갑자기 이유를 더 알고 싶어지는데?’
‘선생님 같은 곡이니까요.’
‘장난치지 말고.’
‘진짜예요, 선생님.’
그때의 그녀는, 피아노에 앉은 나를 뒤에서 껴안으면서 말을 이었지.
‘저는 선생님이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지 알아요. 모두가 선생님을 우아한 백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부드러워서, 누구보다 상처받기 쉽고, 그래서.’
그녀가, 내게 너무 가깝게 말한다.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하니까요.’
‘그건 아니지만, 일단 연습을 한번 해 볼까?’
나는 어느새 머릿속 음표를 건반으로 옮기고 있었다.
시야는 온통 투명한 유리알이 되어 버리고.
피아노가 슬픈 꿈을 꾸는 듯 흑백의 세계 위에서 춤을 추고 나면.
첼로가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을 긋는다.
찌끼를 전부 걸러 내, 순수한 슬픔으로 꽉 찬 곡을.
구름보다 더 부드럽고, 우단보다 더 우아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잊히지 않는 음악으로 천천히 퍼져 나간다.
‘그리고, 세 번째. 트럼펫 연주자의 이상.’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단역.
너무 가난해 음악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오랜 방황 끝에 마침내 돌아와 트럼펫을 부는 트럼페터 하선우의 이야기가, 내게는 마지막 절창이었다.
나는 소중한 보물처럼 안고 있던 케이스를 선우에게 조심스레 건넸다.
오후의 태양에 반사되어 차분한 황금빛을 띠는 트럼펫이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과 항상 한 몸이었던 악기.
B♭조 샤겔(Schagerl) 트럼펫이 거기 있었다.
“…….”
선우는 바로 트럼펫의 밸브 캡을 열고 1번 피스톤 밸브를 살짝 빼 상태를 확인하고는 다시 끼웠다.
짤깍.
밸브 가이드가 정확하게 걸리는 소리가 기분 좋게 나는 것을 듣자마자, 바로 2번 밸브를 열어 확인한다.
3번 밸브까지 확인하면 눈으로 하는 점검은 끝이다.
이제 알겠다.
녀석은, 입으로는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손에서 묻어 나오는 연습의 흔적은.
음악을 도저히 놓지 못한 사람의 그것이었다.
이제 선우는, 트럼펫을 입에 대고 불었다.
♪―
또렷하고 선명한 B♭음이 카페를 채웠다.
우리가 익히 알던, 녀석의 음이었다.
롱톤으로 음정을 튜닝하고.
피스톤을 눌러 배음을 확인해 보고.
어려운 패시지를 불어 본 녀석은,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피처럼 황홀한 노을이 세상을 감싸는 황혼녘에.
그 시간대를 황금빛으로 감는 우아한 한 줄기 선율.
세상의 모든 박동이 그 선율에 맞추어 3박자로 움직이면, 모든 과거가 마치 스틸 컷처럼 팽그르르 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환상적인 대본에 푹 빠져.
시간조차 잊고 몰입하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벨 소리가 이 집중을 깨 버렸다.
희재 선배였다.
“여보세요.”
― 오랜만이야, 김리듬. 오후에 시간 남아?
“연습 시간을 빼면 두 시간 정도 남아요.”
― 조금만 더 시간을 내 줄 수 있겠어? 꽤 중요한 일이라서 말이지.
나는 윤성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그는 이 순간에 가장 적절한 조언을 내게 주었다.
[네, 또는 아니오라고 대답하지 말 것.]그리고 나는 그 조언에 따랐다.
“일단 들어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 좋아. 내가 저번 마클 때 Summa cum laude를 최대한 많이 받으라고 했었지?
“그랬죠.”
― 드디어, 그 Summa cum laude를 꼭 써야만 하는 순간이 왔거든.
* * *
희재 선배는 전수정의 세단을 타고 오는 것을 권했고, 예상했던 대로 정문에는 그녀의 세단이 있었다.
다만, 문외한인 내가 봐도 뭔가 다르다.
“새로 뽑았어. 첫 만남부터 이기고 들어가려고.”
“도대체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거야, 전수정?”
“아, 이번 드라마 촬영에 꼭 필요한 사람이어서. 김리듬 너의 도움을 받으려고.”
내 도움을 받을 정도로 필요한 사람이라.
갑자기 없던 호기심이 동했다.
“혹시, 작곡가야?”
“빙고. 유명 작곡가 비나야.”
“정말이야? 우리가 만나러 가는 게 비나야?”
“응.”
비나.
불과 2년 전, 영화 ≪에스텔 판타지아≫의 스코어 완성자로 알려져 단숨에 천재의 반열에 오른.
혜성처럼 나타난 작곡가.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크게 두 가지.
내 또래로 추정될 정도로 어린 나이와.
‘싸가지 없음으로 유명하지.’
오만한 성격이, 그의 가장 큰 두 특징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절대 작업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 OST 작곡도 난항을 거듭했어. ‘곡을 받고 싶다면, 최시현과 레이첼 포저의 Summa cum laude를 받은 천재를 내 앞에 데려와라.’라고 하더라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솔직히,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는데?
내 표정에 흐르는 감정을 읽은 수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김리듬. 지금까지 두 거장이 무수한 마스터클래스를 했지만, 그 두 사람에게 Summa cum laude를 받은 학생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야.”
“그게 정말이야?”
“그리고, 지금 그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천재와 같이 작곡가에게 곡을 받으러 가는 길이지.”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해야 할까.
내 안의 무한한 가능성들에, 천천히 불이 지펴지며 용솟음치는 듯한 기분이랄까.
“아, 도착했네.”
세단은 부드럽게 청담동의 연습실 앞에 섰다.
“희재 선배는 먼저 기다리고 있을 거야. 이제 우리만 합석하면 돼.”
“저주를 풀어 버린 이후로 첫 만남이네.”
입구부터 뭔가 느낌이 다른 홀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오르자.
‘비나 엔터테인먼트’라는 명패와.
벽에 기댄 채 우리를 기다리던 희재 선배가 있었다.
“다들 왔어? 안 늦었네.”
“안 밀리더라고요. 비나는요?”
“안에 있어. 우리 김리듬을 애타게 기다리던데.”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간 우리는.
금발에 태닝, 금목걸이가 인상적인.
누가 봐도 양아치스러운 소년과 대면했다.
“오, 전수정.”
“오랜만이야, 비나.”
“얘가 걔야? 김리듬이라는 애?”
그의 눈동자에서 호기심이 반짝였다.
“내가 누구인지는 알지?”
“네, 비나 씨.”
“하, 그냥 툭 던져 본 말이었는데, 전수정이 진짜로 두 마에스트로의 Summa cum laude를 받아온 애를 데려올 줄은 몰랐거든?”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드라마 OST 작곡을 시작하시죠, 비나 씨.”
“아, 아. 그래야지. 그래야 하는데, 그 전에.”
그의 눈동자에 돌던 호기심이.
돌연 위험해졌다.
“간단한 테스트 한 가지만 해 보자.”
“무엇을 원하시나요?”
“아, 별거 아니야. 사실 드라마 OST는 거의 완성이 되었거든. 이제 오케스트라 작업만 끝내면 되는데.”
그는 악보를 피아노 보면대에 올려놓으면서 말을 이었다.
“과연 네가 내 곡을 연주할 자격이 있을지, 그걸 여기서 직접 듣고 싶다 이거지.”
“비나 씨. 이건 좀 무리한 조건인데요.”
“싫으면 말고.”
진짜 싸가지 없다.
이 싸가지 없는 인간을, 눌러 버리고 싶다.
“전수정, 괜찮아.”
“괜찮겠어?”
“응. 비나 씨, 연주하겠습니다.”
“좋아, 좋아. 시작해.”
피아노 앞에 앉은 나는, 바로 악보를 머릿속의 음향으로 재생하며 곡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 했다.
‘처음에는, 두 개의 주제가 평행선에 선다.’
마치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멀리 있으면서도 서로를 그리는 연인.’
그렇게, 가까워지려 하면서도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주제들이, 세찬 세상의 시험을 이겨내고 마침내 서로를 포옹하는 순간.
내가 이 드라마의 대본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네 번째 장면이 재생되었다.
먼 길을 돌아, 마침내 다시 만난.
박현성과 김세린의 재회 장면.
― 有緣千里來相會(유연천리래상회).
인연이 있다면 천 리를 멀어져도 만나게 되지만.
― 無緣對面不相逢(무연대면불상봉).
인연이 없으면 마주 보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
지금까지 머리로 분석하던 음악이.
그 순간 심장으로 내려왔다.
“연주, 시작하겠습니다.”
“흐응. 시작해.”
남김없이 쏟아 내라.
머리에서 심장으로 내려온 음악을.
한 음도 놓치지 않고, 전부 건반으로 옮겨라.
연주를 끝냈을 때.
“너.”
나는 일그러진 비나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내게 다가와서는 내 어깨를 잡았다.
“내가 왜, 지금까지 너 같은 애를 몰랐던 거지?”
[이거 왜 이래? 정신 나갔나?]그리고.
그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폭탄 발언을 던졌다.
“너, 나랑 같이 일해 볼 생각 없어?”
* * *
우리는 한 시간 후에 연습실을 나올 수 있었다.
“흐흐흐흐.”
옆자리의 전수정은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웃는다.
내가 거절한 모습이 그렇게 웃겼나?
‘죄송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비나 씨.’
‘도대체 왜! 와이이잇!’
‘아직은 더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서요. 제가 완전히 무르익었을 때, 그때 뵙겠습니다.’
‘가르침을 원한다면, 내 친구들이 너를……!’
‘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익을 때가 가장 맛있다고 하지요.’
크. 지금 생각해도 저 말은 참 멋들어진다.
‘그런 모습으로, 다시 뵙도록 하지요. 비나 씨.’
그는, 결국 마지못해 나를 가게 해 주었다.
“그런데, 진심이야?”
“응?”
나는 전수정의 눈동자를 보았고.
거기 담긴 강렬한 물음을 읽을 수 있었다.
“완전히 무르익었을 때 비나하고 같이 일하겠다는 그 말. 진심이냐고.”
나는, 처음으로 그녀와 동등한 시선을 주고받으며 대답했다.
“80퍼센트는 진심이야.”
“나머지 20퍼센트는, 혹시 불확실함인가?”
“응.”
불확실함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저런 성격은 나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금의 나는 아까 전처럼 비나를 몇 번 놀라게 하고, 영감을 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런 영감과 경이를 ‘평생’ 제공할 수준은 절대 아니야. 지금 당장은.”
“그래서 기대감을 주고 나온 거라는 얘기네.”
“그렇지.”
그리고, 전수정에게 말하지 않은 마지막 이유는.
‘단순한 구두 약속만 믿고, 거기에 내 인생을 걸 수는 없지.’
요란한 찬사와는 달리, 비나의 말에는 구체적인 약속이 없었다.
사소한 안건마다 일단 계약서부터 내밀고 보는 전수정과는 180도 달랐다.
[그러니, 일단은 이 정도로 하자. 나중에 비나가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자고.]‘물론이죠. 마에스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