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154
155.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그래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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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축하를 전하는 함성과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방금 내가 제대로 들은 거 맞지?
Riddles, 김도하.
확신이 서지 않아 눈만 깜빡이고 있으려니.
“얼른 나가봐야할 것 같은데요.”
옆자리에서 누군가 말했다.
돌아보니 어두운 금발이 눈에 띈다.
존 테일러.
나와 같이 노미네이트되었던 후보 중 하나였다.
그가 말했다.
“다들 당신만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의 말대로, 시상식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박수는 내가 나가기 전까지는 멎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그를 한 번 쳐다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심코 힐끔 쳐다본 관객석에서는 하나연과 조정우가 활짝 웃는 얼굴로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형님, 최고예요!”
“와아아!”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둘.
하나연의 목소리는 거의 묻혀서 들리지 않지만, 나름 큰소리를 쥐어짜는지 얼굴이 빨개져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짝짝.
우아한 포즈로 박수를 치는 누나가 보였다.
여전히 도도한 자세였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있는 걸 보니 기분은 좋은 모양이었다.
무대로 올라가니, 사회를 맡은 가수가 내게 웃으며 트로피를 건네주었다.
“축하합니다.”
측음기 모양의 트로피였다.
상을 받아들자, 박수소리가 잦아들었다.
트로피에서부터 느껴지는 차가운 촉감이 낯설었다.
‘와.’
나는 속으로 탄성을 흘렸다.
진짜로 나라고?
믿기지가 않았지만, 이곳에 서있는 건 나밖에 없었다.
나는 잠시 관객석을 훑어본 뒤.
“먼저······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이크 앞으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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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상소감을 어떻게 하려고 했더라?
갑자기 제이든의 호의를 내버린 게 후회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청심환이라도 먹는 건데.
이런 내 생각과는 달리, 입에서는 척척 말이 나가고 있었다.
“다른 후보곡들도 굉장히 훌륭해서,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당연히 되죠! 당신, 최고라고요!”
앨리스가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이미 상을 두 개나 품에 소중히 안고 있는 상태였다.
앨리스 덕에 분위기가 가볍게 풀어졌다.
그리고 나또한 여유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살짝 웃은 뒤 입을 열었다.
“사실 이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솔직히, 한 번은 했다.
“꿈만 같네요. 감사합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누구보다도 제 식구들 덕분이겠죠.”
나는 누구보다도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하나연, 조정우, 그리고 누나 쪽을 쳐다보았다.
하나연의 눈가는 어느새 붉어져 있었는데, 아무래도 울음을 참고 있는 듯했다.
언젠가 그녀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도 저렇게 울 것만 같다.
“바로 저기, 동료 아티스트인 하나연과 매니저 조정우, 누나 김도연이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겁니다.”
내 말에 어째서인지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전에 하나연과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하나연을 보고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적어도 하나연에 대한 걱정은 앞으로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하나연 본인은 ‘동료 아티스트’라는 말 때문인지, 갑자기 호명당해서 당황스럽기 때문인지 끅끅거리며 울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때 한쪽에서 곧은 자세로 경청하고 있는 제이든과.
“······.”
여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브루스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를 보며 말했다.
“실은 오늘 이 시간 전까지만 해도 제게 아직 행운이 남아있을지 궁금했는데.”
그리고서 씨익 웃으며 트로피를 살짝 들었다.
“보아하니 충분한가봅니다.”
브루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제이든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와 브루스를 쳐다보았다.
브루스는 그저 웃기만 하며 제이든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렸다.
“······아무튼, 이건 제게 정말 의미가 큰 상입니다.”
나는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사실 저는 한때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저 멀리서 누나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중에서 그나마 ‘김도하’를 가장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녀를 힐끔 보았다.
“그럼에도 포기는 못했지만······끝은 한 번 났었습니다.”
누나가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아마도 그녀는 내가 퇴출을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당연히 내 이야기는 그보다 더 전의, 다른 인생에 관한 것이었다.
포기할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나는 미련할만큼 음악을 놓지 못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도 실낱같은 열정을 붙들어 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끝에서도 기회가 찾아오더군요. 그러니까, 행운이었죠.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잡았습니다. 결과는 지금 여러분들이 보고 계시는 그대로겠죠.”
만약 내가 완전히 포기했더라면 과연 오늘같은 날이 왔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앞으로의 날도 말이다.
“저도 결국 이 자리까지 왔으니, 여러분도 가능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나는 이 말을 하고서 감사인사를 죽 읊었다.
앨리스, DH 식구들, 가족, 동료 아티스트들.
흔한 레퍼토리였다.
아까 전보다도 더욱 울려퍼지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나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여기저기서 축하의 인사가 들렸다.
이어 마지막 공연이 시작되었다.
당돌한 발걸음으로 나선 사람은 다름아닌 앨리스였다.
거의 이번 그래미의 주인공이다시피 한 그녀였기에 다회 공연을 펼치는 모양이었다.
뜨거운 환호 속에서 리들스를 훌륭하게 소화한 그녀는 이어 고양이 같은 웃음으로 말했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네요. 오늘을 기념해 제가 특별히 준비한 곡이 하나 있어요.”
“무슨 곡이죠?”
“후후.”
앨리스는 대답 대신 손가락을 튕겼다.
“들어봐요.”
그러고서 흘러나온 곡은, 다름아닌.
“왓 이프?”
내 노래였다.
······전에 잠시 써도 되냐고 물었던 게 이것 때문이었나.
만약 내가 상을 타지 못했다면 안 불렀을 확률이 굉장히 높아보였다.
깜짝 파티라도 준비한 것처럼 앨리스가 개구진 미소를 지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걱정거리 없는 단 하루가······♪]그 개구진 얼굴에서 어떻게 이런 감성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발음 좋네.’
나는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가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다가.
“어땠어?”
하나연들이 앉아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의외로 가장 먼저 호들갑을 떤 건 조정우였다.
“와, 영롱한 것좀 보소. 형님, 저 사진 찍어도 돼요?”
“당연하지.”
“흐어엉.”
“······얘는 왜 아직도 울고 있냐?”
나는 하나연을 쳐다보았다.
뭐가 그리 서러운지, 눈물이 마르지를 않았다.
조정우가 고개를 저으며 하나연에게 휴지를 건넸다.
하나연이 훌쩍거리며 말한다.
“······피디님 소감, 너무 감동이에요. 그리고 노래도 너무 좋고······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이러다 또 울 것 같아서 나는 얼른 물었다.
“한 마디로?”
“날아갈 것 같아요.”
마치 본인이 상이라도 탄 것처럼 해맑게 웃는다.
조정우가 옆에서 ‘울다가 웃으면······.’ 따위의 농담을 하려다, 싸늘한 누나의 시선을 받고서 입을 다물었다.
“멋지네.”
누나는 내게 한 마디만 하고서 중얼거렸다.
“제윤이는 한참 멀었어······.”
돌아가면 박제윤에게서 한 소리 듣게 생겼다.
질린 표정으로 누나를 보는데, 그녀가 처음 보는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축하해, 내 동생.”
“······왜 그래?”
내가 인상을 쓰며 뒤로 물러나자 표정이 급속도로 싸늘해진다.
옆에서 조정우가 해명했다.
“아까 소감 얘기하실 때부터 저러셨어요.”
아.
포기했다느니 뭐니 하는 구절 때문에 양심이라도 찔린 모양이었다.
‘내가 이 자식 형이었으면 김도연보다 훨씬 다그쳤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선 가만히 있는 게 이득이었다.
역시나 눈을 내리깔고서 조용히 하자 다시금 누나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안심하며 나는 무대 위의 앨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부르는’What if’는, 내가 부른 것과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잘 편곡했네.’
속으로 생각하며 감상하는데 옆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피디님.”
하나연이었다.
감정을 좀 추스렸는지, 이제는 눈이 제법 똘망똘망하다.
“왜?”
브릿지 구간에 접어들자 무대 조명이 잠시 꺼졌다.
어두워진 식장에서 하나연이 조용하게 말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맑은 웃음을 지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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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속보] 김도하, 그래미 어워즈 한국인 최초 수상!] [유명 작곡가 김도하, 결국 트로피를 거머쥐다] [‘끝이 났었다’······가람, 보고있나?]ㄴ오늘 그래미 본사람??? 미쳤다진짴ㅋㅋㅋㅋㅋ 한국인 최초 수상 실화냐???
ㄴ김도하가 상 탈 수 있었던 EU 알려드림
ㄴ크 국뽕찬다. 이게 나라지!
ㄴ저거 수상소감 같은건 미리 준비하는거임? 존나 간지난다 진짜···
온갖 언론사에 커뮤니티는 물론.
“어떡해요, 이거!”
“이, 일단 폭죽 준비하고······.”
“오빠한텐 못 맡겨요! 전에도 서프라이즈 실패했잖아요.”
“그때랑은 다르지!”
DH 사옥에서 내내 지켜보던 손여울과 박석훈, 그리고.
“······여보, 나 눈물날 것 같아요.”
“떼잉, 쯧. 나이가 몇인데 눈물이야.”
김도하의 어머니, 아버지까지 최초 그래미 수상 소식에 들썩이는 중이었다.
이연희는 애써 훌쩍거림을 참으며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한테 공감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우리 아들 수상소감을 듣고서도 그런 말이 나오······.”
그러나 그녀는, 김남혁의 얼굴을 보자 말이 쏙 들어갔다.
“······왜 그렇게 쳐다봐?”
“······어휴.”
김남혁은 온 힘을 다해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지려는 것을 막고 있었다.
이연희는 그에게 휴지를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기특하죠?”
“언제는 안 그랬나 뭐.”
휴지로 거칠게 눈가를 쓸며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김남혁을 이연희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당신, 예전에 퇴출당했을 때 도하한테 어떻게 굴었는지 기억 안 나요?”
“옛날 일이잖아.”
그는 정면을 바라보며 팔짱을 꼈다.
텔레비전 속 화면에는 김도하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김도하는 김남혁 자신보다도 더 담담하고 자신감 넘쳐 보였다.
“도하 저 녀석도, 나도 달라진 거지. 그때의 도하를 보고서 누가 오늘을 예상할 수 있었겠어. ······참 다행인 일이야.”
이연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집에 오면 맛있는 거나 먹여서 보내요. 요즘 보니 아주 삐쩍 말라비틀어졌어.”
“사내놈이 먹을 것도 제대로 안 챙겨먹으니 저렇지.”
김남혁은 퉁명스럽게 내뱉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연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 가요?”
김남혁은 신발을 구겨신으며 대답했다.
“아들 먹을 것 좀 사다 놔야지.”
그의 말에 이연희가 은은한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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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로 탈 줄은 몰랐는데.”
TX 사옥, 로우의 작업실.
제 공간마냥 의자에 편하게 앉아있던 디펑크가 중얼거렸다.
곡을 작업하던 로우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드디어 속내를 말하시는구만.”
“아이, 선배. 그런 식으로 몰아가면 섭섭해요. 제 말은 그게 아니잖아요.”
“그럼 뭔데?”
“그래미에서 도하 씨한테 영광을 돌릴 줄은 몰랐다는 소리죠.”
디펑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박강현 대표가 들어오며 말했다.
“그쪽도 어쩔 수 있나. 우리가 계속 압박을 준 데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던데.”
“그래요?”
디펑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강현이 말을 이었다.
“나도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야. 듣기로는 중간에 하비 토드가 마음을 돌린 것 같다나봐. 그 덕에 보수적인 심사위원들도 생각을 바꿨다고.”
“하비 토드가요? 정말 생각도 못한 사실이네요.”
박강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찌라시야, 찌라시. 뭐가 어쨌든 결과는 이미 나왔으니 됐잖아.”
그러고서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디펑크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알겠지? 이젠 펑크 네 차례야. 김 대표가 스타트를 끊어놨으니 우리는 더 수월할 거야.”
디펑크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도하 씨도 그랬잖아요, 누구나 설 수 있는 자리라고.”
박강현이 눈썹을 찌푸렸다.
김도하에게 나쁜 감정은 없지만, 김도하가 한 말을 그대로 읊는 자신의 아티스트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만큼 김도하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거겠지만.’
그가 남몰래 한숨을 쉬는데 디펑크가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도 최근 구상한 곡이 어떤지 로우 선배한테 물으러 온 참이에요. 그렇죠?”
그의 물음에 로우가 헤드셋을 벗으며 대답했다.
“역시 디펑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곡이에요. 객관적으로 들어봐도 정말 잘 뽑혔어요.”
“그래? 이따가 제대로 들어보자고.”
박강현이 반기며 말하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I’m the best, 아무도 날 못 따라와······.
“······.”
“······.”
두 사람의 시선이 디펑크에게로 향했다.
“실례할게요.”
그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네. 네. ······네? 정말요?!”
다급한 목소리에 두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디펑크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
“······알겠습니다. 지금 갈게요.”
그 말 한 마디를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이어 인사를 하고서 나가려는 그에게 로우가 물었다.
“갑자기 어디 가?”
디펑크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DH에서 도하 씨 환영파티 준비한대요. 거기 센스 없는 사람들밖에 없어서 제가 가야할 것 같아요.”
“······야!”
로우가 뒤늦게 소리쳤지만, 디펑크는 이미 달려나가고 없었다.
명목이야 저렇지만, 누가봐도 작업 빼먹고 땡땡이 치러가는 게 분명한 모습이었다.
“저렇게 보내도 됩니까?”
“어차피 곧 바빠질텐데 놔둬. 쟤는 저렇게라도 스트레스 푸는 게 낙인 놈이야.”
박강현이 태평하게 말했다.
디펑크를 오래 봐온 만큼 잘 파악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나저나 돌아오면 볼만하겠어.”
“김도하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스케일 큰 파티는······.”
“아니, 이 판 자체를 말이야.”
박강현이 말했다.
“그래미도 그렇고, 이제 지는 별은 지고 뜨는 별은 뜰 때가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