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0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00화(100/547)
(100) 뷔름제르 원수가 롬바르디아로 진군한다
1795년 8월, 세기말의 여름이다.
어느 시대나 세기말은 묘한 구석이 있다.
시대 격변, 불안감, 그리고 혼란이 지배한다.
특히 그때까지 믿고 있던 절대적인 관념이 무너지고, 새로운 제도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혁명과 같은 대사건이다.
그럼에도, 아직 전대의 제도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다.
-척, 척, 척!
문자 그대로 18세기를 상징하는 듯한 군복.
하얀 머리칼과 수염.
황금 장식이 나선 패턴을 그리며 좌우 팔을 감싼 이른바, ‘오스트리아 매듭’까지.
문자 그대로 [노원수]들이 궁정 회의장으로 도래했다.
“모두 모이신 것 같군요.”
문득 노원수 한 명이 황금빛 매듭이 번뜩이며 팔을 들며 말했다.
프랑스에서 유래한 [견장]이 어깨에 거는 것이라면, 이 매듭은 팔과 옷의 패턴으로 계급을 나타낸다.
헝가리에서 처음 시작 되었다는 예식적인 매듭.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황금 매듭 4개는 장군을 의미한다.
제국군 소장, 중급 원수, 야전 원수, 기병과 보병과 포병 대장, 제국군 원수.
이것이 오스트리아 군의 현재 장군 공식 편제다.
준장은 사실상 대령을 넘어서고, 소장에 이르지 못한 이들에게 붙이는 비공식적 계급이다.
총 356명의 장군들은 모두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해왔다.
물론 계급은 모두 귀족들이다.
총병력 30만 내외로 구성되어, 당대 중부 유럽에서는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20만의 전열보병, 2천 5백명의 경보병, 4만 명의 동부 오스만 국경수비대.
그리고 5만의 기병과 1만의 포병과 공병.
대부분 국경수비대를 제외하면, 라인 전선과 플랑드르 전선에 나간 군대기도 하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이탈리아에서 총 5만 명이 전멸해 버렸으니까.
롬바르디아 강탈과 함께 말이다.
침중한 얼굴로 위원들이 모두 착석했을 때다.
“본 의장 발리스의 권한으로, 신성로마제국 최고전쟁위원회 개최를 선포하오!”
노원수, 미하엘 요한 폰 발리스 백작이 선언했다.
10여년 전, 바이에른에서 왕위 승계전쟁이 벌어졌을 때 활약했던 노장.
야전원수의 직위까지 올라갔던 보헤미아의 귀족 집안 출신이다.
물론 그렇다고 발리스 백작이 이 자리에서 가장 높은 자는 아니다.
침중한 얼굴의 노인들이 앉아 있는 회의석상에서, 의장 발리스 백작이 그들을 보며 고했다.
“사르데냐 왕은 섬으로 도망갔습니다. 롬바르디아를 지키던 페르디난트 대공 전하도 도망치셨지요. 나아가 베네치아 공화국 영역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발리스 백작은 자신보다 더 나이 많은 위원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이대로 가면, 북이탈리아 전역이 프랑스 손에 넘어갈 겁니다.”
프리드리히 모리츠 원수, 67세.
페르디난트 티거 백작, 69세.
발리스 백작은 63세.
그나마 칼 요제프 폰 라투르 기병대장이 58세로 가장 젊다.
그것도 15세기부터 유래한 유서깊은 룩셈부르크 명문 귀족이라 가능했던 승진이다.
사실상 노인들의 위원회가 바로 이 최고 전쟁위원회인 것이다.
이 거창한 위원회는 본래 1529년, 오스만 제국의 1차 [빈 침공] 때 세워졌다.
그러니 1795년 현재, 무려 266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엄밀히 말해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궁정 기관으로, 법적인 조직이라 하긴 어렵다.
그러나 합스부르크 가문이 제국의 황실을 차지한 게 벌써 13세기 이래 5백년이 넘었다.
따라서 황가의 궁정기관인 이 전쟁위원회는 동시에 [제국]의 군무를 결정하는 곳이다.
퇴역한 노원수들이 위원이며, 원수들은 연차와 공적에 따라 승진해왔다.
반면, 지금 이탈리아를 위압하는 장군은 어떤가?
25세, 실로 새파란 애송이다.
“보나파르트, 그 애송이에게 롬바르디아가 날아갔단 얘기군. 맙소사.”
모리츠 원수가 중얼거렸다.
군 병력 5만이 섬멸한 것보다, 황제의 가령을 빼앗긴 게 더 큰 타격이란 투다.
사실 모리츠만 그리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다.
의장 발리스 백작, 티거 원수, 라투르 백작 모두가 똑같이 고개를 끄덕였으니까.
“이른바, 카드 게임에서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이란 거겠지. 큿.”
문득 티거 원수가 내뱉듯 대꾸했다.
이 자리의 아무도 [노인]이 문제라 여기지 않았다.
애초에 군대는 복잡한 조직체다.
어린 것들이 함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장 오스트리아가 패배한 곳도 사실 이탈리아 뿐이다.
라인에서는 오히려 오스트리아 군이 이겼다.
위원회 상석에서 귀를 파고 있는 승장을 발리스 백작은 흘깃 보았다.
라인 일대 총사령관, 다고베르트 폰 뷔름제르 원수.
현재 71세의 노장이다.
그저, 보나파르트는 운일 뿐이라 여기며, 발리스는 모리츠와 라투르, 티거 백작이 논하는 모습을 보았다.
“라인에서 모로를 꺾었더니, 이제는 롬바르디아가 문제군.”
“홀란드가 위태롭다던데, 괜찮을까요?”
“거긴 엄밀히 말해 영국군과 프로이센이 책임져야지. 우리가 모든 전선을 다 책임질 수는 없어. 게다가 요시아스 공작이 지금 중병을 앓는다던데? 그러니, 롬바르디아를 신경 써야 해.”
라인, 플랑드르, 이탈리아.
현재 프랑스가 총공세로 나선 유럽의 전선이다.
물론 후대 세계대전과 달리 산발적인 전장에서 싸우는 전쟁이긴 하다.
허나 전투가 펼쳐지는 권역만큼은 가히 세계대전에 비할 만큼 넓다.
이중 라인을 방어하는 모로는 거듭 바이에른 방면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패퇴했다.
바로 뷔름제르가 이끄는 군단에 꺾인 것이다.
다만 모로도 제법 역량이 있어, 크게 피해 입지 않고 후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라인 전선은 제국과 [대프랑스동맹]이 승전보를 울리는 중이다.
라인 총사령관 겸 제국원수 뷔름제르가 빈까지 올 수 있게 된 것도 그 덕이다.
그 순간 티거 백작이 시선을 돌렸다.
“혹시, 이탈리아의 보나파르트라는 자. 뭔가 아는 바라도 있나? 뒤무리에 장군?”
위원회 회의장 말석, 포로처럼 앉아 있던 한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모릅니다. 보나파르트는 저도 거의 알지 못하는 자입니다. 갑자기 이런 자가 사령관이 된 것 자체가 프랑스의 불안을 보여줍니다. 다만.”
뒤무리에, 프랑스 플랑드르 방면 총사령관이었던 군인.
혁명의 배신자.
일개 망명객이 되어 버린 프랑스 전쟁장관 납치범.
심지어 납치한 장관은 프랑스의 정권이 바뀌어, 쓸모조차 없게 되어 버렸다.
이제는 효용가치란 옛 전우들의 정보를 적국에 제공하는 것 뿐이다.
비참한 지경에 이른 장군, 뒤무리에가 파리한 얼굴로 답했다.
“보나파르트와 함께 한다는 ‘신동’은 압니다. 간특한 녀석이죠.”
사실 뒤무리에는 나폴레옹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저 툴롱의 전투에 대해 조금 들었을 뿐이다.
허나 오히려 유진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이었다.
바로 뒤무리에의 커리어를 망가뜨린 시초, 마르스 광장 학살 사건 뒤에 유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부는 몰라도 그 와중에 라파예트를 영웅으로 만든 장본인 중 하나가 유진이란 것 정도는 안다.
반면 전쟁위원회 위원인 귀족 노장들은 기가 막히다는 듯 서로 돌아 보았다.
“지금 저걸 정보라고 제공한 건가?”
“아니, 나도 들은 기억이 나. 혁명 전에 베르사유 궁전에서 도박신동을 시동으로 맞아들였다고 난리였거든.”
“그럼 보나파르트도 시동으로 데리고 다니나 보죠. 하여간.”
혀를 차던 위원장 발리스가 고개를 돌렸다.
“대공 전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노장들이 가득한 위원회에서 유일한 20대 청년이 있다.
오히려 나폴레옹보다도 젊은 나이, 24살의 군인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예복을 입은 귀족 청년, 황제의 동생 카를 대공.
대공은 가만히 입을 열었다.
“뷔름제르 원수, 가주시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위엄있는 굵직한 저음이 회의장을 울렸다.
그때까지 귀가 안 좋아 회의 내용을 듣지 못하던 뷔름제르도 알아들을 정도다.
화들짝 놀란 뷔름제르가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저 말입니까! 그렇군요. 라인은 대공 전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 군권은 황제에게 있다.
그러나 중앙집권국가가 아닌 신성로마제국은 사실상 대귀족들의 위원회가 실권을 지닌다.
이 위원회에서 결정한 바가 결국 황제의 결정이기도 하다.
다만 동생인 카를 대공을 보내서 이렇게 위원회에 권력을 투사하는 것도 황제다.
황제의 대행자, 카를 대공이 물었다.
“방책이 있습니까? 알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여력으로는 최대 8만은 보내줄 수 있습니다. 단, 알빈치가 회군해야 가능하죠.”
“당장 동원 가능한 병력은 저도 압니다! 5만이죠!”
“그래요. 티롤군이 딱, 그 정도입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귀머거리 원수, 뷔름제르가 웃으며 고성을 질렀다.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아직, 만토바가 있습니다!”
티롤, 오스트리아의 남부이자 이탈리아의 북부.
알프스 산맥 인근에 위치한 도시.
오래도록 오스트리아 방면을 방어해온 요충지다.
이곳에 지금 신성로마제국군이 새로 신병을 지원병으로 뽑아, 집결 중이다.
다만 숫자는 5만.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군단을 궤멸시키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그럼에도 뷔름제르는 오히려 다른 곳을 보았다.
-척!
지도 위 만토바를 뷔름제르가 가리켰다.
아직 정복되지 않은 롬바르디아의 요충지다.
또한 이곳에는 아직 수비병력이 있다.
물론 정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엄연히 대포와 총기, 화약을 갖춘 정규군이다.
여기에 뷔름제르가 다른 곳들을 짚었다.
“만토바는 천혜의 요새. 게다가 주위 병력이 규합되면 1만은 모일 겁니다. 여기에, 교황령 군대와 파르마 공작을 비롯한 제후들, 그리고 나폴리 병사들도 있지요.”
전쟁위원회 위원들은 눈을 깜박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을 모르는 자도 있을까?
왜 뷔름제르는 너무 당연한 얘기를 꺼낼까?
만약에 그저 병력을 모으는 것으로 나폴레옹을 격파할 수 있었다면, 볼리외는 왜 실패했는가?
그 순간, 오직 카를 대공만이 뷔름제르의 말을 알아듣고 외쳤다.
“아! 그거군요. 이제는 우리가 집중되고, 적은 분산되겠군요!”
바로 집중과 분산의 문제다.
이제 이탈리아 군단은 정복지를 지키기 위해 나뉠 수밖에 없다.
반면 탈환을 노리는 오스트리아 군은 얼마든지 집중이 가능하다.
하여, 분산된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군단을 뷔름제르는 각개 격파할 수 있다.
뷔름제르가 킬킬 웃으며 여우상에 미소를 띠었다.
“바로, 그겁니다. 대공 전하. 교황청과 베네치아에 서신을 보내주십시오. 우리는 단 하나만 노리면 됩니다.”
지도 위, 밀라노를 가리키며 뷔름제르가 눈을 번뜩였다.
“보나파르트!”
문자 그대로 집중 참수공격.
이것이 바로 뷔름제르의 복안이자 대전략의 요체다.
***
그러나 공식석상에서 말하는 바와 실제 실행은 언제나 다르다.
“애석하게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니야! 위원회의 [노원수]들이야 쉽게 생각하겠지만!”
빈의 궁정 전쟁위원회를 벗어나, 숙소로 돌아온 노원수 뷔름제르가 혀를 찼다.
부관 클레나우 대령이 입맛을 다시며, 뷔름제르의 눈치를 살폈다.
지금 뷔름제르는 클레나우와 대화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저 혼자만의 생각을 혼잣말로 정리하려는 거다.
그런데 문득 뷔름제르에게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묵직한 저음이라, 귀먹은 뷔름제르에게도 들릴 정도다.
“정말 어렵습니까, 사령관님?”
“대공 전하는 알겠지! 하지만 위원회 회의 결과는 황제 폐하께 가잖아! 그러니, 승리를 장담할 수밖에!”
“저, 대공입니다. 사령관님.”
깜짝 놀란 귀머거리 원수, 뷔름제르가 고개를 돌리다 예를 올렸다.
“전하? 어찌 여기까지!”
카를 루트비히 요한 요제프 로렌츠 폰 합스부르크.
통칭 오스트리아 대공 카를이라 불리는 남자.
물론 사실 아직 대공은 정해진 영지가 없어, 공식작위라 할 수 없다.
단지 황제의 동생이라 황실과 군에서 부르는 직위니까.
게다가 날 때부터 병약해 이른바 간질, 곧 뇌전증을 약하게 앓고 있다.
그럼에도 황제와 군부는 카를을 존중한다.
군 경험이 있는 몇 안되는 황족이자 명석한 두뇌를 보유했고, 혁명전쟁이 시작된 후 혁명군을 격파한 실적도 보유했기 때문이다.
병약하지만 귀골인 남자, 카를 대공이 뷔름제르를 보며 말했다.
“진짜 복안을 말해주십시오. 참수공격, 보고에 따르면 볼리외도 실행했다고 합니다.”
“들었지요. 부관 라데츠키 소령과 부지휘관 로셀미니 소장의 보고였지요? 그러고 보니 로셀미니는 참 잘도 살아남았군요. 몬테노테와 로디까지 살아남다니.”
“보통은 비겁하게 도망쳤다 하겠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프랑스 놈들은 야만스럽게도 [섬멸전]을 펼치는 중이니까요.”
문자 그대로 섬멸전이었던 로디 회전.
그곳에서도 생존자는 있었다.
라데츠키, 그리고 몬테노테에서도 도주한 로셀미니가 장본인이다.
일반적으로 전쟁터에서 도주한 장군이나 장교는 총살감이다.
그러나 이번 전투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전멸.
아예 사라져버린 롬바르디아 군단에서 생존해 귀환했다는 게 오히려 공적이 될 판이다.
이 전투의 이례적인 점을, 아직 노원수들은 명확히 느끼지 못했다.
반면에 24세 청년, 카를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그 야만성이 전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책이 있습니까?”
전쟁의 [룰]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공방을 벌이다, 이기면 포로를 잡고 서로 교환하는 예법.
요충지를 점령하고 보급선을 끊어 적군이 스스로 패퇴하게 만드는 전법.
나아가 최종적으로 국경을 정하고 협상 끝에 전쟁을 끝내는 해법.
모든 게 무너졌다.
물론 따지고 보면 혁명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대프랑스동맹도, 애초에 왕을 죽게 만든 혁명도 모두 구시대 규칙과 무관하지만.
문득 뷔름제르가 카를 대공을 빤히 보다 입을 열었다.
“저 보나파르트라는 장군은 우리 군을 딱 두 번 이겼습니다.”
“그랬죠. 하지만 그 결과 롬바르디아가 넘어갔습니다.”
“두 번의 전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하.”
사실, 정확한 얘기는 아니다.
두 번이 아니니까.
왜냐하면 세뤼르에가 승리한 쿠네오 전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네오는 잊혀졌고, 또한 뷔름제르나 카를에게 중요한 것도 오직 나폴레옹 뿐이다.
뷔름제르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일렀다.
“바로 보나파르트가 원하는 전장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시점에 싸웠다는 겁니다.”
카를이 눈을 크게 떴다.
모든 장군은 시간과 장소와 전법을 원하는 대로 얻기를 원한다.
허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상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나폴레옹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뷔름제르가 탁자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
“이게 바로 보나파르트가 펼친 [마법]입니다, 전하.”
“어떻게 그게 가능했죠?”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지키지 않거나 혹은 최소한으로만 지키려 들 겁니다.”
놀란 카를 대공이 되물었다.
“그럼 위원회에서 말씀하신 전략을 행할 수 없지 않습니까?”
집중과 분산.
뷔름제르가 말한 대전략의 요체다.
그러나 지금 뷔름제르의 설명에 따르면, 나폴레옹은 지키지 않는다.
병력 분산도 최소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체 어떻게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뷔름제르는 묘하게 웃었다.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요?”
“미끼를 쓰면 됩니다. 바로, 저를.”
문득 숙소에 펼쳐진 지도 위, 플랑드르 방면을 뷔름제르가 손가락으로 찍었다.
“진짜 주공은 알빈치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 작전을 성공시키려면 전제가 필요합니다.”
요세프 알빈치 폰 베르베렉 원수.
7년 전쟁과 바이에른 왕위승계 전쟁의 영웅.
현 황제 프란츠 2세에게 한때 군사를 가르친 자.
혁명전쟁 후에는 플랑드르 사령관 요시아스 공작 휘하에서 승전을 도맡아 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군에서 가장 정예하고, 가장 날카로운 칼이 바로 알빈치다.
카를 대공이 눈을 침중하게 떴다.
“플랑드르에서 제국의 칼이었던, 알빈치를 반드시 빨리 보내야겠군요.”
“맞습니다, 전하.”
“그럼, 만약 그때까지 버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됩니까?”
뷔름제르는 껄껄 웃으며 호언장담했다.
“잊으셨습니까? 지금껏, 신은 제국의 방패였습니다. 7년 전쟁, 오스만 전쟁, 그리고 이번 혁명 전쟁에서도.”
카를은 뷔름제르를 보다 손을 굳게 붙잡았다.
“반드시 [칼]을 보내고야 말겠습니다. 적시에!”
제국도 이탈리아 군단에 진심으로 싸우려 결정한 것이다.
***
그 시각, 정작 나폴레옹은 엉뚱하게도 [양철통]을 보는 중이다.
-까득, 까득, 까득!
문자 그대로 산더미처럼 쌓인 양철통이 조립되어 쌓였다.
이 양철을 모으는데만 꽤 많은 돈이 들었을 것 같은 양상이다.
아마도 수십만 캔은 될 양철통을 보던 나폴레옹이 고개를 돌렸다.
양철통 공장주 마리와 사업주인 유진이 웃고 있었다.
“이게, 정말 보존이 된다고, 유진?”
바로 [통조림]을 나폴레옹이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