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1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12화(112/547)
(112) 일점집중포격의 신화가 막을 올리다
전쟁은 언제나 예측불허의 급변성이 지배한다.
“사령관 각하, 아무래도 라하르페인 것 같습니다!”
병사들의 어깨 위에 망원경을 올려놓고 전방을 주시하던, 베르티에가 외쳤다.
아직 고배율 렌즈가 개발되기 전, 망원경의 가시거리는 짧다.
특히 고지대가 아닌 저지대에서 전방을 보는 것은 대략 8킬로미터 내외가 한계다.
그래도 최대한 긴 망원경을 쓰면, 전방 상황을 대략 파악하는 것은 가능했다.
나폴레옹은 베르티에의 보고를 듣다, 말 위에서 고개를 모로 꼬았다.
“확실히 침착하군.”
“예? 저 말씀이십니까?”
“아니, 베르티에 자네는 전에 없이 침착하지 않고 말이야. 내가 말하는 건 뷔름제르야.”
정작 나폴레옹은 우측면이 아닌 정면, 뷔름제르 본군을 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일 텐데, 아주 차분히 맞서고 있어. 저런 지휘는 다른 오스트리아 장군들에게선 볼 수 없었던 솜씨지.”
카스틸리오네 인근은 북동부는 산지고, 남서부는 평원이다.
본래 브레시아에서 출격한 뷔름제르 군단을 발견한 나폴레옹은 로나토가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칫 인근 고지대에 고립된 채 뷔름제르 군대를 맞이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만작전을 위해 출격한 3개 사단과 기병대가 되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그래서 평원을 찾아 남하한 곳이 바로 이 카스틸리오네다.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역사에 기록될 가치조차 없는 작은 마을.
마을의 외곽에서 양군이 다시 조우했을 때, 갑자기 라하르페가 회군한 것이다.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부대가 가장 빨리 돌아와 가장 용감히 싸운다.
나폴레옹이 보기에도 꽤 인상적이다.
문제는 백병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사격을 가하기 꽤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가 끼어들 틈이 없겠지.”
“맞습니다.”
“포격 준비해. 마르몽.”
부관, 포병대 지휘관 마르몽 대령이 놀라 나폴레옹을 보았다.
“현재 라하르페 사단이 교전 돌입한 상태입니다, 장군.”
나폴레옹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군이 있는 쪽을 때리라고 한 적 없어.”
“예?”
“마르몽, 계산이 안 되나? 적군 포병대가 사격하지 못할 각도, 여기에 적군에 대한 공격은 가능한 지점.”
문득 나폴레옹이 손을 들어 세로로 쏘듯 전방을 가리키며 한쪽 눈을 감았다.
“좌측 서북, 적군 전열보병 앞이다. 대략 1킬로미터 앞쯤 되겠군.”
팔의 길이와 손톱의 크기, 그리고 각도를 재서 거리를 어림하는 방법이다.
이른바 호도법(라디안)이라 불리는 방식.
포병대라면 기초 상식처럼 배우는 계산법이다.
기마포병대가 쓰는 4파운드 대포는 1.2킬로미터가 한계치.
1킬로미터 정도면 충분히 유효 사정거리 안쪽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있다.
마르몽이 몸을 떨며 다시 보고했다.
“그러면 포병대가 적군 보병 우익 앞에 노출됩니다.”
“움직이지 않을 거다.”
“예? 아니, 무, 물론 저도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생각이긴 합니다만.”
나폴레옹은 태연히 고개를 저었다.
“아냐. 이 상황에서도 뷔름제르는 돌격하지 않고 있어. 포격에 사격으로 응사하며 대열을 흩뜨리는 대신, 똑같이 포병으로 응수해올 거다. 그런데 말이야.”
문득 나폴레옹이 입가를 비틀며 마르몽을 정시했다.
“우리 포병대는 적군 포병보다 더 빠르지?”
적군 포병은 군복도, 대포도, 포탄도 모두 고급이다.
대포 하나마다 모두 각 부대의 문장이 새겨져 있을 정도다.
반면 혁명 프랑스 군대는 새카맣게 만들어져 그저, 기능성만 중시한 멋없는 대포를 보유했다.
허나 성능만은 이른바 그리보발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뛰어나다.
나아가 기마포병대라 기동성은 훨씬 높다.
그럼에도 이것은 도박이다.
적이 보병으로 응전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에 건 도박.
마르몽이 머뭇거릴 찰나, 베르티에가 입을 열었다.
“변칙이군요.”
“싫은가, 베르티에?”
“아니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통할 것 같습니다. 저 정석만 아는 자들에게는.”
나폴레옹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했다.
“마르몽, 뒤로크! 달려라! 가서 단 일점에 포격을 쏴줘라! 딱 한 가지만 잊지 마라.”
순간, 나폴레옹의 지휘봉이 저 멀리 고지대를 향했다.
-휙!
그곳은 망원경으로 보아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이다.
운무가 끼어 시야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그쪽 방면에서 아까 포병이 포격해오는 광경만은 확실히 보았다.
“적군 포병이 움직일 때는 바로 회군하라.”
마르몽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다 몸을 돌렸다.
“예! 가자, 뒤로크! 기마포병대, 진군!”
그간 승전을 거듭해 명령 충실도가 높아진 기마포병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르릉!
물론 여기서 거는 목숨은 나폴레옹의 목숨이 아니다.
또한 나폴레옹은 만약 실패한다면, 마르몽의 지휘 실수라 여길 참이었다.
다만 지금 나폴레옹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포병대의 포격이 아니다.
진군하는 기마포병대를 보다, 나폴레옹이 베르티에를 향해 물었다.
“베르티에. 오주로와 마세나, 유진과 란은 어디까지 왔지?”
바로 기만 출진 사단들의 회군 속도다.
물론 무전기는 없지만, 거미줄 같은 전령들의 연락망을 통해 베르티에도 파악하고 있었다.
특히 유진이 보내온 우체부들의 소식이 주효했다.
손에 들린 보고서를 펼치며 베르티에가 고했다.
“모두 회군 중입니다. 오주로는 크레모나 방면에서, 마세나는 보르게토 다리를, 유진과 란은 베로나에서 달려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소식이 어제 도착했지? 연락병을 다시 보내. 하나라도 시점이 틀려지면, 결국 우리가 당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전력이 다 돌아오지 않더라도, 전투는 가능합니다.”
나폴레옹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래도 저 늙은이가 노리는 게 있어. 어쩌면 오늘 끝내지 못하면, 적군의 지원병이 올지도 몰라.”
유인과 함정, 그리고 다시 역함정을 걸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바로 뷔름제르가 진짜 노리는 바를.
***
아무리 치밀한 작전을 짜도, 실전이 벌어지면 모든 게 뒤집히기 마련이다.
-쾅!
포격이 대열을 뒤흔들었다.
방금 전, 예상치 못한 백병전에 뷔름제르 군대는 잠시 동요하다 안정을 찾았다.
그렌츠 경보병대가 맞서 싸우러 나갔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열을 맞춰 싸우는 것보다, 산개하여 각개전투를 벌이는 게 헝가리 출신 경보병들의 장기다.
바하자르 장군의 지휘 하에 라하르페의 사단병들을 침착하게 막는 중이었다.
그런데 안정을 찾자마자 우현에서 갑자기 포격이 시작된 것이다.
부관 클레나우 대령이 달려갔다가 돌아와 보고했다.
“프랑스 놈들의 포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망원경으로 상황을 살피던 뷔름제르가 낯을 찌푸렸다.
“언제 포병대를 움직인 거지? 뭐야, 저렇게 가까워?”
“아무래도 미친 게 확실합니다! 아예 당장 쓸어버리죠!”
“안 돼!”
부사령관 다비도비치의 말에 뷔름제르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잊었나! 놈들이 노리는 건 우리가 움직여서 교전을 벌이는 거야. 오히려, 이곳에서 버텨내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네.”
순간, 다비도비치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알빈치가 이쪽으로 오기로 했습니까, 원수 각하?”
“그렇네. 지금 가르다 호수 동안으로 달려오는 중이지.”
“하지만 거리가 상당히 있을 텐데요!”
알빈치, 라인 북부의 승장.
뷔름제르가 제국의 방패라면, 알빈치는 제국의 칼로 칭송된다.
아직 오려면 멀었다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러나 늙은 여우, 노원수 뷔름제르는 아군에게도 숨긴 채 기다렸던 것이다.
알빈치가 알프스를 넘어 북이탈리아로 올 순간을.
“다비도비치 장군, 우리는 이곳에서 딱 3일만 버티면 돼. 게다가 여기서만 버틸 것도 아니야. 적들의 화약이 떨어지면, 우리는 이동할 걸세.”
뷔름제르가 눈을 번들거리며 설명했다.
일견 나폴레옹은 뷔름제르를 유인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허나 뷔름제르도 확신을 갖고 나온 거였다.
단지 라하르페의 일격과, 현재 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예측하지 못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우익의 보병은 움직일 수 없다.
“포병으로 막는다! 미토르스키 장군, 이동하게!”
포병지휘관, 미토르스키 소장이 명령에 따라 배후 고지대 포병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포대의 숫자는 대략 30문.
현재 뷔름제르 군이 보유한 대포의 절반 정도다.
“포병대를 이동시켜라! 적들을 막아, 헉!”
갑자기 고지대에서 내려오던 포병대 지휘관, 미토르스키가 고개를 숙였다.
“뭐야?”
포탄이 연속적으로 날아들고 있었던 것이다.
-쾅! 쾅! 쾅!
엄밀히 말해 마르몽과 뒤로크의 포병대가 쏘는 곳은 단 하나다.
우익, 로셀미니 장군이 지휘하고 있는 연대 쪽이다.
그렇지만 이 시대 대포의 주력 포탄은 작열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쇳덩이.
땅에 부딪쳐 튕겨 나간 쇳덩이가 충격력을 가득 담아 뒤로 쏟아진 거였다.
여기에 단 한 곳만을 때려대니 보병대가 견디지 못한 채 물러나는 중이었다.
무엇보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
우현 방면으로 달려온 다비도비치 장군이 기가 막혀 소리쳤다.
“놈들의 대포가 어떻게 되기라도 했나? 왜 이렇게 포격이 빨라!”
“유극! 맙소사, 놈들의 포는 그게 없군요!”
“무슨 소리야, 미토르스키!”
미토르스키 백작이 다비도비치에게 다급히 설명했다.
“보십시오. 대포는 본래 포탄과 포신에 오차가 있어, 공간이 발생합니다. 그게 유극인데, 대포 불발률과 장전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한데, 놈들은 그게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18세기 후반, 프랑스 포병대를 유럽 최강으로 만든 [그리보발 개혁]이다.
구왕실 시절 포병 지휘관이었던 그리보발은 대포를 표준화했다.
표준화 결과 대포의 멋은 사라졌지만 포탄과 포신은 서로 규격이 맞아 떨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어떤 대포에 포탄을 집어넣든, 비틀림 없이 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무게는 좀 더 가벼워지고, 장전 속도는 빨라졌다.
이미 실전도 두 차례나 겪으며 포격에 익숙해진 마르몽 포병대다.
자연히 속사에 가까울 정도로 빠른 포격이 가능해진 것이다.
당연히 이것을 모르는 다비도비치가 기가 막혀 부르짖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놈들도 같은 포를 쓰는데!”
그때 뷔름제르가 뒤에서 외쳤다.
“다비도비치,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령관 각하, 그럼 돌격을!”
“그래, 보병을 전진시킨다. 단!”
뷔름제르는 지휘봉을 저으며 명령했다.
“로셀미니에게 지시해. 후방으로 우회해서, 저 무모한 총검돌격병들을 처리하라고! 포병은 기병이 처리한다. 슈비르츠!”
로셀미니가 직접 돌격하지 않는다.
대신, 더 빠른 병종을 출격시킨다.
안톤 슈비르츠 폰 초비닌.
기병 지휘관이 말머리를 돌리며 달렸다.
오스트리아는 프랑스와 달리 기사의 전통은 약한 편이지만, 자랑할만한 기병은 있다.
바로 헝가리에서 탄생해 투르크와 맞싸운 용맹한 기병대.
후사르다.
“후사르를 출격시켜라!”
뷔름제르가 아껴두었던 후사르들이 뛰쳐 나갔다.
-쾅! 쾅! 쾅!
대포가 로셀미니 연대 일점을 관통하는 와중이었다.
***
포격이 쏟아지는 와중에 질서 있게 기동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우회한다! 후퇴가 아니다! 반복해서 말한다, 우회다!”
로셀미니는 필사적으로 직할 연대와 우익의 보병들을 이동시켰다.
사단 편제가 아닌 오스트리아 군은 연대별로 연대장들이 지휘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우회하여 오스트리아군 남동쪽을 지키러 가는 것은 로셀미니 작할 연대 뿐이다.
그러나 다른 연대들도 포격 자체는 피해야 했던 것이다.
로셀미니의 움직임을 확인한 기병대 부지휘관, 요한 폰 메사로스 소장이 달려와 고했다.
“로셀미니 장군이 이동합니다!”
“패장이라고 해서 우습게 봤는데, 보통은 아니군. 역시, 적이 강하다는 건가?”
“그래도 현재로선 적이 우리 3분의 1입니다, 장군.”
슈비르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메사로스! 가자, 후사르! 황제 폐하의 영광을 위해 달리자!”
그 순간 후사르가 일제히 돌격하기 시작했다.
-우오오!
손에 든 것은 타들어가는 수발식 피스톨.
오직 단 한 발만을 쏠 수 있다.
다만 그 피스톨을 쏜 다음에 비로소 진짜 후사르의 일격이 가해진다.
사브르 돌격전이다.
방진을 이룬 전열보병은 뚫기 어려워도, 기마포병대쯤이야 쉽다.
후사르 기병대 1천 기가 일제히 구릉 위에서 평원으로 달려 나갔다.
순간, 포격이 부근을 때렸다.
-쾅!
기병이 튕겨나갈 찰나, 슈비르츠가 외쳤다.
“포탄을 두려워하지 말라! 적은 우리 손에 죽는다! 저 포들은 모두 우리의 것이다!”
오스트리아 후사르들은 두려움 없이 슈비르츠의 뒤를 따라 달렸다.
-두두두!
기병 출격을 명령한 뷔름제르는 다시, 정면을 주시했다.
나폴레옹의 움직임이야말로 뷔름제르가 관심을 가진 모든 것이다.
다른 자들은 뷔름제르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몬테노테, 그리고 로디의 승장.
롬바르디아를 단 한달 만에 손에 넣어버린 장본인.
저 자를 죽여야 오스트리아가 산다.
그때다.
부관 클레나우 대령이 급히 보고했다.
“포격이 멈췄습니다!”
뷔름제르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좌현을 힐끗 돌아 보았다.
“생각대로 됐군. 우선, 저 무모한 총검돌격병들부터 처리한다.”
“예! 로셀미니 연대와 라데츠키 연대, 돌격 준비하라 전하라!”
“알겠습니다. 전령 보내!”
연락병들이 쉴 틈 없이 중앙 사령부에서 좌현으로 달려나갔다.
뷔름제르는 다시 정면을 주시하며 골똘히 생각했다.
나폴레옹의 다음 수는 뭘까?
그때다.
-쾅!
포성이 귓전을 뒤흔들었다.
아무리 가는 귀가 먹었어도, 이런 큰 소음은 들릴 수밖에 없다.
애초에 뷔름제르가 귀가 먹은 것 자체가, 전장에서 포성을 너무 많이 들어서다.
황당한 얼굴로 우현을 다시 망원경으로 보며, 뷔름제르가 외쳤다.
이 포성은 틀림없이 프랑스 군대 쪽에서 쏘아진 포탄 충격음이었기 때문이다.
“뭐야, 후사르가 포병을 막은 게 아니었나? 왜 멈춰 있어?”
후사르가 정지한 게 보인다.
분명 달려나가 포병들을 제압해야 했다.
한데 오히려 머뭇거리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대포에 겁이라도 먹은 걸까?
재차 재촉하는 전령을 보내라 명령하려던 뷔름제르에게 문득, 신임 부관 라데츠키가 외쳤다.
“저곳을 보십시오! 서북 방면, 적군으로 보이는 부대 출현!”
뷔름제르는 망원경을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프랑스 군이다!”
서북, 마르몽 포병대의 배후에서 보병 부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종대 진군이라 숫자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허나 군대 깃발은 뷔름제르가 이미 파악한 깃발이다.
“오주로!”
오주로, 나폴레옹 이탈리아 군단의 사실상 주력부대.
전위를 유진과 란, 마세나가 번갈아 맡는다면, 본대는 오주로가 움직인다.
그러니 슈비르츠가 멈춘 것도 당연하다.
아주 천천히 다가오는 오주로의 사단을 보다, 뷔름제르가 이를 갈았다.
“돌진하지 않고, 기병을 묶어 버렸군!”
“게다가 적 포병대는 오히려 우리 전면으로 나섰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 모두 대열이 파괴됩니다!”
클레나우와 라데츠키가 보고하는 소리를 듣다, 뷔름제르가 숨을 몰아 쉬었다.
분명 나폴레옹을 이곳, 카스틸리오네에서 만난 것까지는 계획대로였다.
적들이 일부러 기만 기동을 하는 것도 예측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적들이 너무 빨리 돌아온다.
그러나 속도가 늦어도 대처할 방법은 있다.
“할 수 없군.”
뷔름제르가 선임 부관, 클레나우에게 명령했다.
“로셀미니 연대를 포기한다.”
“예?”
“총검돌격병들 앞에 로셀미니 연대만 남기고 후퇴하라. 슈비르츠에게도 후퇴하라고 전해.”
로셀미니를 미끼로, 나머지 부대를 살린다.
다음, 뷔름제르의 장기를 선보인다.
요컨대 수비전이다.
“고산지대를 배후로 하여, 수비전에 돌입한다. 알빈치가 올 때까지!”
기마포병대 60문이 3만 대군을 후퇴시키는 신화를 쓴 순간이었다.
물론,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