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1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16화(116/547)
(116) 베네치아 핵심부, 파도바로 진격한다
그럼, 나폴레옹은 베로나 남쪽, 칼디에로에 그냥 머물러 있었을까?
“자, 전군 충분히 쉬었겠지? 총재 각하가 합류하셨으니, 우리는 이제 동쪽으로 진격해야 한다! 모두 식사 준비하도록!”
이미 칼디에로에서 나폴레옹 군단은 행군 준비를 재차 서두르는 중이다.
로나토, 그리고 카스틸리오네에서 회전을 벌인 탓에 꽤 부상병이 늘었다.
그래도 대부분 라하르페 사단이라, 주력인 마세나와 오주로의 사단은 멀쩡한 상태다.
게다가 유진과 란이 이끄는 기병대, 마르몽과 뒤로크의 포병대는 완전 상태나 마찬가지다.
단지 프랑스 공화국의 중요 인사인 살리체티의 신변 문제 때문에, 기다렸을 뿐이다.
물론 간신히 합류한 프랑스 공화국 총재, 살리체티는 혀를 내둘렀다.
“아이고, 죽겠군. 난 마차 타고 가겠네.”
“그러시죠, 총재님. 저는 행군 준비 점검을 해야 해서. 이만.”
“아니, 가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고, 나폴레옹 사령관.”
부상병들이 보급마차에 실리는 광경을 보며, 살리체티가 미간을 좁혔다.
“이래도 되나? 후방 밀라노와 연계가 완전히 끊기잖아. 내가 군인은 아니지만, 언뜻 보기에도 베로나와 만토바를 잇는 선이 오스트리아 수중에 넘어갔다고?”
베로나 점령은 생각보다 큰 문제다.
밀라노 방면에서 베네치아 공화국 본토로 이어지는 길목이 바로 베로나다.
그러니 알빈치가 베로나를 장악한 순간부터, 밀라노에서 이어질 보급로는 끊긴 셈이다.
아무리 나폴레옹이 보급을 신경쓰지 않았어도, 병사들은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
보급은 실질적 물자공급의 문제도 있지만 심리 문제도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태연히 대꾸했다.
“상관없습니다, 식량은 충분합니다.”
“어떻게?”
“저게 있지 않습니까.”
문득 병사들이 양철 통조림을 단검으로 쪼개는 모습이 보인다.
-카드득!
당연히 살리체티도 한다.
자신이 허가를 내준 통조림이 마차마다 한가득 있는 걸 보니, 어쩐지 배가 불러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통조림 안의 음식을 삼키던 병사들이 한결같이 외쳤다.
“으악, 맛 없어!”
“그래도, 먹어! 아니면 하드 비스킷 뿐이다!”
“차라리 스튜를 끓여 먹는 게 낫겠는데요!”
다시, 배가 아파지는 환상통을 느끼며 살리체티가 혀를 찼다.
“맛이 심각한가 보군.”
“군인들이 배가 불러서 그렇죠. 썩지 않은 고기를 먹는 게, 얼마나 행복인지 알아야 할 텐데.”
“꼭 굶어본 사람처럼 말하는군. 자네도 코르시카에선, 꽤 부자였잖아.”
나름 코르시카 유지였던 나폴레옹이 코웃음을 쳤다.
“파리에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무슈 살리체티.”
한때 나폴레옹은 사관학교에서 굶어본 적도 있다.
빵 한 조각 살 돈이 없어서 외상으로 식사를 한 적도 부지기수다.
나폴레옹이 보기에 음식 맛을 챙기는 것은 부르주아의 사치일 뿐.
음식은 배만 채우면 그뿐 인 것이다.
살리체티는 아무래도 유진에게 허가권자로서, 통조림 음식 맛을 제고하라고 요구해야겠다 생각하며 말을 돌렸다.
“좋아. 보급은 그렇다 치고, 그럼 어디로 가나?”
“파도바로 갑니다.”
“뭐라고? 아니, 나폴레옹 사령관! 거긴 베로나 다음 가는 도시인데다, 베네치아 핵심부야!”
이탈리아 사정이라면 토스카나 유학파 출신인 살리체티도 잘 안다.
베로나, 파도바, 그리고 수도 베네치아.
베네치아령의 삼대 도시다.
문제는 파도바는 베네치아 코앞, 영토 깊숙한 곳에 있다는 점이다.
보급선이 끊긴 상태에서, 적지 중심부로 들어가는 상황이 초래된다.
군사 문외한이 보아도 위험하기 그지 없는 작전.
그러나 여전히 나폴레옹은 태연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적을 끌어내죠. 야전에서 붙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오히려 반격당하면 어쩌려고? 게다가 베네치아 동쪽은 오스트리아 영토야!”
“그쪽 군대가 오면 모두 요격해주면 그뿐입니다. 하지만 안 올 겁니다. 투르크도 있으니까.”
너무나 태연한 나폴레옹에 기가 막힌 살리체티가 주위를 돌아 보았다.
참모들도, 부관들도, 여기에 사단장들도 모두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모두 나폴레옹의 전법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나폴레옹은 위험을 감수하는 전략으로 사르데냐와 밀라노를 정복했다.
혹시 아는가?
베네치아도 정말 정복해 버릴지.
그런데 갑자기 나폴레옹이 살리체티에게 물었다.
“파리는 어떻죠? 나보고 로마로 가라고 하던가요?”
“응? 어, 그렇지. 사실 나도 베로나에 온 뒤로는 총재들의 요구 사항을 못 봤지. 다만 마지막으로 당통이 보내온 편지는 있네.”
“뭡니까?”
슬쩍 살리체티가 건넨 파리의 [훈령]을 보던 나폴레옹이 눈살을 찌푸렸다.
“빈?”
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가문 합스부르크 일족의 본거지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의 실질적 수도라 할 수 있다.
베네치아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상황인데, 파리는 더한 것을 요구한 셈이다.
살리체티가 난처한 웃음을 머금은 채 답했다.
“그래. 빈을 위협하라는 거지.”
“아직 이탈리아 제압도 다 못했는데, 당통이 미쳤나 보군요.”
“그저 위협만 해도 충분하다는 게 당통 부탁이야. 라인이 안 좋은가 봐.”
그때 기마척탄병 여단장 겸, 아직 수석부관인 유진이 생각났다는 듯 쪽지를 건넸다.
“아, 사령관 각하. 라인 쪽에서 온 소식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밀라노 방크에서 입수한 정보다.
비록 베로나를 빼앗겼다지만, 모든 길목을 오스트리아 군이 장악한 것은 아니다.
아직 밀라노에서 베로나 인근으로 오는 정보 루트는 무사한 것이다.
문득, 쪽지를 본 나폴레옹이 이번에는 야릇한 얼굴이 되었다.
프랑스 라인 방면 군단의 바이에른 방면 후퇴 소식을 본 것이다.
라이벌, 모로의 패배다.
“하! 모로 녀석! 잘난 척 하더니 꼴좋군. 장군들까지 잡혔다고?”
“그렇다더군요. 부관 드제 준장이 잡혔답니다.”
“쯧, 그 친구도 내 아래 왔으면 영광의 전장을 누볐을 것을!”
가볍게 혀를 차던 나폴레옹이 살리체티를 돌아 보았다.
“하지만 빈은 내 관심사가 아닙니다, 살리체티.”
“아, 그래. 그럼 베네치아가 관심사인가?”
“그것도 아니죠!”
순간, 나폴레옹의 눈이 번뜩였다.
“알빈치 군단의 완전 궤멸!”
문자 그대로 호언장담이다.
이미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가 파견한 북이탈리아 방면군을 2번이나 전멸시켰다.
만약 또 다시 전멸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 아르장토 백작과 볼리외의 롬바르디아 군 5만을 전멸시켰다.
다음, 쿠오스다노비치와 뷔름제르를 연파해 티롤 군단 5만을 역시 궤멸시켰다.
이제 알빈치가 이끄는 프리울리 방면군 5만이 다가온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입가를 비틀며 물었다.
“그렇게 되면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 방면에서만 총 15만을 날려먹게 되죠.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스트리아 군대는 모두 지원병이다.
현재 약 30만 내외로 이루어진 군대 중, 15만이 전멸한다?
5만의 손실은 견딜 수 있다.
10만의 손실도 어떻게든 감당해 볼 수 있다.
하지만 15만, 병력의 절반이 소멸해 버리면 더 이상 제국 방위가 불가능해진다.
오스트리아가 국경을 맞댄 적국은 프랑스만이 아니다.
투르크, 러시아, 프로이센 모두가 알고 보면 잠재적 적국이다.
살리체티가 손뼉을 쳤다.
“과연, 자네 복안을 알겠군!”
굳이 빈을 공격할 필요도 없이, 라인 전선을 구원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
칼디에로에서 파도바까지, 약 70킬로미터 거리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오랜 동맹, 프랑스를 배신했다! 이에 혁명 동지들에게 전하노라. 베네치아에 혁명을! 자유, 평등, 우애의 삼색기를 꽂고 새로운 정부를 세우자!〉
파도바 총독, 알비제 콘타리니는 책상 위에 놓인 [팜플렛]을 보다 미간을 찡그렸다.
나폴레옹 이탈리아 군단의 행군 속도로는 딱, 2.5일 거리다.
게다가 나폴레옹을 막을 베네치아 공화국군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정작 오스트리아 군은 베네치아 영토는 점령하면서도, 나폴레옹을 막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그 덕에 나폴레옹은 무인지경으로 파도바까지 도달했다.
중간에 유진이 솜씨를 발휘한 원페이퍼 팜플렛을 잔뜩 뿌리면서.
한때 프랑스 내전지역 방데에서 톡톡히 효과를 봤던 선전 솜씨다.
콘타리니가 문득 책상을 내리쳤다.
-쾅!
파도바 인근에 마르세유 우편연대가 뿌린, 팜플렛 한장을 들어올리며 콘타리니가 외쳤다.
“으, 이런 미친 소리를! 우리가 언제 프랑스를 배신했다는 거야!”
혁명도, 신정부도 아닌, [배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오히려 잘못된 부분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애초에 귀족 공화국에 민중 혁명을 선동하는 것 자체가 위협인데 말이다.
그런데 콘타리니는 천년 베네치아 공화국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었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귀족 엘리트들이 얼마나 함량 미달인지 보여주는 예랄까.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던 바탈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오스트리아 군이 전령으로 보내 달려온 길.
도중 발견한 이 팜플렛을 보고 총독이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랬다.
아무래도 너무 큰 기대였던 모양이다.
“보나파르트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요.”
“이봐, 프란체스코 바탈리아. 자네 생각은 어떤가? 그자가 정말 진지하게 파도바까지 오겠나?”
“옵니다.”
낯을 굳히며 바탈리아가 단언했다.
“밀라노도, 베르가모도, 베로나도 모두 보나파르트에게 짓밟혔습니다. 파도바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혹시 3만 대군이라도 있다면 모를까요.”
베로나 민병대장으로서, 바탈리아는 프랑스 군대의 속공을 보았다.
비록 위협에 못 이겨 성문을 열었지만,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왜냐하면 그 직후, 베로나를 점령했던 란과 유진이 뷔름제르를 격파한 소식, 바탈리아도 입수했기 때문이다.
만약 나폴레옹 본군이 뷔름제르 대신 베로나를 향했다면 어땠을까?
뷔름제르와 나폴레옹의 승패는 알 수 없었겠지만, 베로나는 확실히 정복된다.
항복 대신 정복이 이루어졌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했다.
프랑스 군은 신사가 아니다.
내전 국면에서 자국민들에게 저질렀던 학살, 강간, 약탈 소식은 베네치아에도 잘 알려져 있다.
혁명군이 야만적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아니, 거기까지 갈 것도 없다.
당장 뷔름제르의 5만 티롤 군단 중 살아 도망간 사람들이 몇인가?
포로 하나 제대로 남겨두지 않았다.
몸서리를 치던 바탈리아에게 문득 콘타리니가 다시 말했다.
“후, 본국 정부에는 일단 이 소식을 전했네. 하지만 대책이 있을지 모르겠군.”
“없을 겁니다. 베네치아 본토를 지키는 배가 고작 7척입니다. 알비제 콘타리니 총독.”
“자랑이던 조선창이 돌아가지 않은 게 오랜 일이지. 쯧!”
육군은 그렇다 치자.
해군도 똑같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본토라 할 수 있는 베네치아 석호 지대를 지킬 전함도 고작 7척 뿐이다.
한때는 동지중해를 지배하던 공화국이지만, 패권을 잃은지 벌써 2백년.
이제는 그저 특산품을 수출하는 소국으로 전락한 셈이다.
나라를 방어할 방법은 하나다.
외국에 의존하는 것.
콘타리니가 한숨을 내쉬며 바탈리아에게 일렀다.
“일단, 보급에 응하기로 하지. 식량창고를 텅 비우는 한이 있어도.”
결국 알빈치의 요구에 전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바탈리아도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다.
-쿠당탕!
문득 밖에서 파도바 민병 장교 한 명이 뛰쳐 들어왔다.
“총독님! 큰일났습니다!”
콘타리니는 놀라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인가? 설마 프랑스 군이 벌써 이곳에 왔다는 건 아니겠지?”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뭐?”
민병 장교, 마르칸토니오 미니스칼키가 고함쳤다.
“보나파르트 장군의 프랑스 이탈리아 방면 혁명군단, 통칭 [이탈리아 군단]이 지금, 우리 파도바 코앞까지 왔습니다!”
한때 베로나를 지키던 민병대 부지휘관 미니스칼키는 이제 파도바로 후퇴한 상태다.
그러나 도주한 게 무색하게 다시 프랑스 군단과 마주하게 된 셈이다.
시퍼렇게 질린 게 공포가 역력히 드러나 못봐줄 정도였다.
하지만 콘타리니도, 바탈리아도 미니스칼키를 탓하지 않았다.
왜?
그들의 표정도 똑같이 파랗게 질렸기 때문이다.
바탈리아가 미니스칼키를 붙잡고 소리쳤다.
“비첸차는 어쩌고!”
베로나 방면에서 파도바로 오려면 비첸차라는 도시를 거쳐야 한다.
최소한 바탈리아는 프랑스가 비첸차를 점령하는 시간만큼은 벌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미니스칼키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항복했습니다.”
“뭐?”
“반항 한번 않고 항복했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어이가 없어 콘타리니가 입을 쩍 벌릴 찰나, 미니스칼키는 더욱 경악할 보고를 고했다.
“지금 파도바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뭐? 그건 또 왜!”
“이 팜플렛을 보십시오. 이 팜플렛을 보고, 자코뱅 동조자 놈들이 반란을 일으킨 겁니다!”
바로 방금 전까지 콘타리니가 보던 팜플렛을 흔들며 미니스칼기가 부르짖었다.
“이대로 가면, 시청부터 먼저 점령당합니다!”
그때서야 바탈리아도, 이 팜플렛의 진짜 목적을 깨달았다.
단순히 파도바 위협을 위해 뿌린 게 아니다.
혁명은 지금 유럽의 지식인 계층 전부를 흔들고 있는 이슈다.
파도바 대학의 학생들쯤 되면, 귀족이 지배하는 이 공화국 체제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학생 대부분은 귀족이 아니라, 그저 관료 계층이 될 뿐이니까.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게 부르주아인 것처럼, 이탈리아에도 부르주아들이 있다.
그들에게 봉기를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게 이 팜플렛의 목적인 것이다.
힘없이 웃으며 바탈리아가 말했다.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보나파르트는 악마보다 더 무서운 자라고.”
결국, 콘타리니는 두 손을 들었다.
“항복한다. 이대로 싸우는 건, 자멸하는 짓이야.”
물론 최소한 옥쇄의 각오로 싸운다면 조금쯤 시간을 벌 수는 있다.
그러나 콘타리니도, 바탈리아도, 베네치아 귀족 누구도 그럴 결기가 없었던 것이다.
***
그러나 패자가 된다는 것은 운명을 승자의 손에 넘긴다는 뜻이다.
“우선, 파도바 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할 거요.”
나폴레옹은 파도바 정청을 장악한 후, 전임 총독 콘타리니에게 선언했다.
바탈리아도, 미니스칼키도 참담한 얼굴로 서 있다 경악했다.
그냥 공화국도 아니고, 파도바 공화국이라니 놀랄 수밖에 없다.
우선, 파도바를 베네치아에서 분할시킨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귀족 지배체제인 베네치아를 민주공화정으로 바꾼다는 의미다.
마지막, 공화국의 사실상 지배자는 프랑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써 힘을 내 콘타리니가 반문했다.
“예?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베네치아의 각 도시는 본래 베네치아의 것이 아니었지. 오랜 독립의 전통을 갖고 있고, 그걸 베네치아가 힘으로 정복했을 뿐이 아닌가?”
“버, 벌써 4백 년 전 얘기입니다. 장군.”
그러나 나폴레옹은 차갑게 콘타리니를 쏘아보며 대꾸했다.
“우리 프랑스는 시민의 자유를 중시하오. 파도바는 시민들이 봉기하여, 우리에게 항복했소. 마땅히 그 의사를 중시해 독립 공화국을 선포할 것이오!”
싸울 의지가 없었던 콘타리니와 파도바 귀족들은 힘없이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나폴레옹의 뒤에 서 있던 부관과 사단장들은 엄숙히 그 광경을 보았다.
천년 공화국 베네치아.
이제는 프랑스의 말발굽 아래 짓밟힐 순간이 다가온 셈이다.
문득 안면 있는 바탈리아를 눈여겨 보던 살리체티가 유진에게 속삭였다.
“저거, 일부러 그런 거지?”
“예. 베로나, 베르가모, 그리고 오스트리아가 점거 중인 브레시아에도 포고령이 날아갈 겁니다. 베네치아의 모든 옛 독립 도시들은 독립 공화국이 될 거라고.”
“롬바르디아에 안 좋은 영향이 가겠군. 쯧.”
롬바르디아까지 각 지역이 독립운동을 벌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혁명이란 시민들을 들끓게 만드는 이벤트니까.
허나 유진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대신, 알빈치는 기어 나올 수밖에 없게 되겠죠.”
알빈치가 이끄는 5만 대군이 전멸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차피 결국 대세를 결정하는 것은 군사력인 시대다.
이탈리아의 도시 공화국들이 다시 프랑스의 손아귀에 들어올 게 뻔하다.
문제는 알빈치를 격파하는 거다.
그때 나폴레옹이 사단장들을 돌아 보았다.
“마세나, 오주로, 라하르페!”
나폴레옹의 휘하 주력 사단장들이 한 걸음 나설 찰나, 나폴레옹이 단호히 명했다.
“그대들은 이제, 테라 페르마의 완전 제압에 나선다. 철저히 베네치아를 제압한다!”
테라 페르마, 곧 베네치아 공화국의 육지 본토령.
이곳 전체를 독립시키고 프랑스의 영향력 하에 넣는다.
마치 베네치아 공화국 전체를 정복할 기세로.
이를테면 유인작전이지만, 유인 치고는 범위가 국가단위인 셈이다.
문득 마세나가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기한은 언제까지입니까, 장군?”
나폴레옹은 마주 입가를 비틀며, 대꾸했다.
“알빈치가 베로나에서 나올 때까지다.”
이것은 국가 단위 유인 작전책이다.
알빈치를 끌어내서 완전히 격파하기 위한 유인책.
나아가 신성로마제국의 군단 주력 절반을 날려버리는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