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1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18화(118/547)
(118) 쌍두독수리를 잡으러 적의 병참고를 약탈하자
2개의 군대를 하나의 군단으로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좋아, 유진. 정보 보고하도록.”
파도바 나폴레옹 군단 사령부, 출진 직전 회의가 열렸다.
모든 행군 준비는 끝났다.
허나 최종 작전은 아직 미정 상태다.
전략 방침은 정해졌지만, 세부 전술 단위에서는 변경이 가능하달까.
아직, 수석부관인 유진이 나폴레옹의 명령을 받고 시선을 돌렸다.
“아르망, 밀라노의 고미에게서 온 소식을 전달해.”
오늘도 온통 먼지를 뒤집어 쓴 청년, 아르망이 군모를 고쳐썼다.
군 경험은 이제 막 1년이 채 될까 말까다.
허나 그 어떤 군인보다 위험한 전쟁터 사이를 돌파하고 있는 아르망이었다.
물론 혼자 다니는 것은 아니고, 역전의 우편연대 병사들과 함께 다니긴 했지만.
밀라노 방크의 퇴역 대위, 고미의 서신을 아르망은 보고했다.
“예! 현재 알빈치는 이탈리아 전역에 파발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합스부르크 왕가나 친족이 공작으로 있는 공작령과 교황청, 그리고 나폴리 왕국이 대상입니다.”
“움직인 자가 있나?”
“아직은 미온적입니다. 특히 군대를 지원했다가 전멸한 나폴리 왕국은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득 아르망이 서신 하나를 교체하며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만토바 성문은 열렸습니다.”
바로 유진이 보고한 만토바 수비대, 칸토 장군의 기동이다.
알빈치가 보낸 전령, 라데츠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러나 나폴레옹 군단 입장에서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결과, 만토바 군의 이동이 문제다.
“이동 속도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현재, 아디제 강을 넘었다고 합니다.”
“목표는 베로나인가?”
다음 서신을 보던 아르망이 고개를 모로 꼬았다.
“그, 그게 정확하지 않습니다. 베로나로도, 바사노로도, 혹은 이곳 파도바로도 올 수 있는 위치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문제다.
나폴레옹 군단이 잘못 움직이면, 자칫 알빈치 군단과 만토바 군단의 협공을 당할 수 있다.
그게 최종 회의를 나폴레옹이 열게 된 연유다.
가볍게 지도를 두들기던 나폴레옹이 북쪽 바사노를 가리켰다.
“오주로 장군과 교전했으니, 알빈치는 바사노에 있겠지. 그렇지?”
참모장 베르티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라면, 파도바에서 우리 군이 움직일 때까지, 지켜볼 겁니다.”
“그래. 알빈치는 자네랑 비슷한 거 같아. 아주 느리고 굼뜨지, 거위!”
“거위 같이 생겼는지는 모르겠군요. 중요한 것은 보급선입니다. 적군은 보급선을 알프스 이북에 두고 있습니다. 철저히 알프스 방면을 지키는 형태로 움직일 겁니다.”
그 순간, 나폴레옹은 확신한 듯 입가에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럼, 만토바 수비군과 합류하려 굳이 기동하지 않겠지. 우리가 나오지 않는 한.”
이미 나폴레옹은 결정했다.
만토바 수비군을 먼저 잡는다.
오로지 확신을 갖기 위해 회의를 개최해, 다른 의견을 들어본 것이다.
그런데 베르티에가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 입을 열었다.
“쌍두독수리 작전 관련,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사령관 각하.”
“뭔가, 베르티에?”
“식량이나 병기 수리, 마필은 모두 파도바에서 확보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품목은 최대한 확보했지만, 좀 모자랍니다.”
베르티에의 말을 들은 순간, 나폴레옹의 눈이 커졌다.
“화약입니다.”
당연히 다른 모든 사단장들도 흠칫 놀랐다.
그중 가장 놀란 쪽은 단연 오주로다.
왜?
바사노 전투에서 급히 후퇴하느라, 대부분의 보급품을 놓아두고 왔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투를 벌이기 위한 화약도.
나폴레옹이 낯을 잔뜩 찡그리다 캐물었다.
“이런 망할! 베네치아 공화국 병기고에는 화약이 없나, 베르티에?”
“병기고가 이 파도바에는 없습니다. 베로나에도 딱히 화약은 없었던 것 같더군요. 베네치아의 육군 전통인 모양입니다.”
“아니, 이 작자들은 전쟁 준비도 안 하고 뭘 한 거야! 프랑스 대적 동맹국이 아니었나!”
베네치아는 대프랑스동맹, 정확히 말하면 [반] 프랑스 동맹국의 일원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오기 전까지, 프랑스는 베네치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았다.
해서,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전시 체제로 돌입하는 모양이지만, 이미 육상은 늦은 뒤다.
덕분에 나폴레옹은 다른 모든 것을 현지보급해도 단 하나는 현지보급할 수 없었다.
화약을 말이다.
베르티에가 냉정하게 보고했다.
“진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둘 중 하나밖에 못 잡습니다. 현재 화약은 회전 한 번을 치를 정도입니다. 알빈치 군이든 만토바 군이든 선택해야 합니다.”
기가 막힌 나폴레옹이 하늘을 보며 한탄했다.
“맙소사. 기동력도, 병사 숫자도 아니고, 화약량 때문에 작전을 시작도 못하다니!”
“이렇게 되면, 역시 알빈치에게 집중하는 게 옳습니다.”
“어이, 라하르페. 그걸 우리가 모르나? 그럼 만토바 군은 어쩌려고? 우리가 이번에는 포위당할 판이야!”
고지식한 라하르페가 충언을 올리다, 나폴레옹에게 면박을 당할 찰나였다.
“적군의 화약을 탈취하면 어떻습니까?”
모두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마치 이 상황을 예측했다는 듯, 유진은 싱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마세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게 뭔 소리야, 프라이슈츠? 화약이 어디 있다고 탈취해?”
“알빈치는 지금 정석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보급선을 지키고, 군대를 기동시키는 거죠. 틀림없이 베로나에도 수비군을 남겨놨을 겁니다.”
“어, 그래? 그럼 베로나 화약을 탈취하자고? 이야, 거기 괜히 빼앗겼네? 베시에르?”
그러나 유진은 비꼬듯 말하는 마세나를 향해 웃으며 일렀다.
“아뇨. 잊으셨군요. 알빈치는 정석대로 판단하고, 알빈치의 머릿속에 있는 우리 이탈리아 군단은 모두 파도바에 있습니다.”
마세나가 흠칫 놀랐다.
변칙에 능숙한 마세나답게 유진의 말을 알아차린 것이다.
유진은 가볍게 지도 위에 백묵을 긋기 시작했다.
베로나, 파도바, 바사노.
그 사이를 잇자 삼각형이 그려진다.
-슥, 슥, 슥.
유진은 그중 베로나와 바사노를 잇는 길을 툭툭 쳤다.
“그러니까 베로나와 바사노를 잇는 선. 이 사이에 적군의 병참이 존재합니다.”
“화약을 그런 곳에 둔다고?”
“모든 물자를 보급로 상에서 확보하며 행군하자면, 이건 필수적인 겁니다. 우리야 군대와 함께 전부 이동식으로 후방에서 움직이지만요.”
문득, 유진이 한 곳을 지목했다.
“저라면, 이 중간 지점에 병참고를 놓겠습니다.”
빌라노바.
아주 작은 문자 그대로 소도시.
가만히 그 광경을 보던 마세나가 야릇한 미소를 머금었다.
“우리 프라이슈츠는 그냥 마탄을 쏘지 않지. 뭔가, 이유가 있겠지?”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맞습니다. 마세나 사단장님.”
“정보라도?”
“밀라노 방크의 우체부들이 이 근방에서, 병사들이 주둔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유진은 빌라노바를 가리키며 확언했다.
“알빈치는 이유 없이 군을 도로에 뿌려둘 자가 아닙니다.”
오주로가 낯을 찌푸렸다.
당장 유진에게 구원받은 처지다.
해서, 웬만해서는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허나 너무 위험하다.
별다른 정보도 없이 그저 선을 그어서 보급창이라 판단하다니, 문자 그대로 도박이다.
“너무 희박한 가능성인데.”
“아니, 난 가능성 있다고 봐, 오주로.”
“란, 그렇게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야. 알빈치와 직접 부딪쳐본 내 경험상, 알빈치는 보통 장군이 아니라고.”
그런데 엉뚱하게 오주로의 친구, 기병대장 란이 눈을 반짝였다.
“위치.”
“뭐?”
“알빈치 실력 같은 건 접어둬, 오주로. 자네가 어디서 알빈치와 싸웠지? 알프스 산골짝이 코앞인 바사노야. 왜, 바사노에서 싸웠나?”
오주로가 당황할 찰나, 란이 확신을 갖고 외쳤다.
“오직 적의 보급 때문이야. 자네는 운 나쁘게 그곳에 간 거고. 그자는 보급에 미쳐 있는 보급광이라고, 오주로! 모르겠나!”
란은 빌라노바를 찍어내며 발을 굴렀다.
“그러니까, 알빈치는 보급창 없이는 베로나에서 바사노까지 가지 않는다고!”
“아, 그건!”
“그런데 보급광이 어디에 보급창을 놓겠어? 중간 지점이지. 기왕이면 적지에서 가장 먼 곳! 그게 바로 여기야!”
삼각형의 대각선 방향이다.
물론 사실 유진은 그 때문에 빌라노바를 찍은 것은 아니다.
원역사 때문이다.
훨씬 더 복잡한 기동전이 벌어지는 원역사에서도 알빈치는 빌라노바에 보급창을 둔다.
그런데 지금은 베네치아 서북면을 알빈치가 장악한 상황이다.
빌라노바 같은 요지를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유진이 그저 말 없이 웃기만 할 때였다.
나폴레옹이 유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약탈전은 많은 병력을 내줄 수는 없다.”
“기병이면 충분합니다. 저와 란 장군이 다녀오겠습니다.”
“응? 잠깐, 나는 왜?”
유진이 당황한 란을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그야, 이번 작전은 확신을 가진 쾌남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요. 불확실한 도박이니까.”
란은 용감하지만 무모한 자는 아니다.
허나 유진의 말을 들은 순간 란의 눈이 가늘어졌다.
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다음 순간, 란이 한 발 나섰다.
“좋아! 가지!”
나폴레옹도 결단을 내렸다.
“허락하지. 그리고 우리도 출격한다.”
“예? 사령관 각하, 화약이 확보된 다음에.”
“그렇게 기다리면 늦어, 베르티에! 게다가 기병대가 화약을 수레에 끌고 파도바까지 오기라도 하라는 건가!”
전장은 격동의 장.
언제나 작전은 변할 수 있다.
아무리 만토바 군이 약하고, 그렇기에 먼저 잡겠다고 결단했어도 그렇다.
나폴레옹이 팔을 거세게 휘두르며 선언했다.
“우리 본군도 움직인다. 바사노에서 알빈치를 끌어내! 그래서, 필요하다면 알빈치부터 잡는 거야!”
만약 바사노에서 알빈치가 움직인다면, 알빈치부터 잡는다.
쌍두독수리 사냥 작전이 시작되었다.
***
기마척탄병과 엽기병대가 움직이지만, 속도는 조금 느리다.
“전군, 종대로 진군한다!”
왜냐하면 이 작전은 기병습격전이 아니라, 엄연히 화약 약탈전이기 때문이다.
해서, 화약을 싣고 올 공병대 전문가들이 마차를 타고 동반했다.
도강할 일이 적어 할 일이 없는 부대, 샤슬루프 준장의 공병연대다.
문득 선두에서 속보를 말을 움직이던 뮈라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이번에야말로 내 장기가 발휘될 시간이군. 내가 그간 밀라노에서 보여준 약탈전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할 때다!”
그러자 기마척탄병 여단 부지휘관, 쥐노가 뜨악한 얼굴로 물었다.
“밀라노에서 약탈전을 펼쳤다고? 그건 사령관이 허락한 바가 아닌데?”
“무슨 소리야! 우리 군에 저항하는 적에게 물건을 빼앗는 건 당연한 거지! 내가 헌병기병대장인 거 잊었나?”
“아니, 그냥 농민반란자들에게 약탈했단 소리잖아? 그거?”
기가 막힌 쥐노를 향해, 뮈라는 곱슬머리를 쓸어넘기며 으스댔다.
“하! 이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쥐노. 그게 바로 세상의 진리라고!”
기마척탄병 여단, 1천 기의 행군을 지켜보던 유진이 그쪽을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뮈라의 말이 틀린 건 아니죠.”
“어이, 소년 여단장. 벌써부터 약탈에 맛 들이면 곤란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그걸 처음 가르친 건 쥐노 당신이에요. 잊었습니까?”
옛날, 유진과 쥐노가 처음 툴롱에서 만났을 때 얘기다.
쥐노는 유진에게 강제 징발부터 가르쳤다.
그 상황과 지금이 같냐고 쥐노가 항변하기도 전에, 유진이 엄격한 태도로 명했다.
“뮈라, 죄는 공으로 씻는 거다. 사령관의 명령을 어긴 죄, 이번 약탈전에서 유감없이 씻어 보도록!”
뮈라는 흘깃 유진을 보다 껄껄 웃었다.
“물론이오, 여단장! 크큭! 이제야말로 내 실력을 보겠군!”
태도는 건방지지만, 이제 유진을 엄연한 [장군]으로 인정하는 태도다.
사실 유진도 1년 가까이 전투에 임하는 사이, 앳된 기색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다.
키도 훌쩍 커 제법 기마에 한 번에 올라탈 수 있을 정도다.
물론 그래봐야 장신인 뮈라보다는 훨씬 작지만.
그때다.
문득 피레네 엽기병대를 몰아치던 란이 유진에게 다가왔다.
“어이, 소년기수. 날 부른 진짜 이유가 뭐야?”
“아까 말했잖아요? 확신을 가진 도박사가 필요하다고. 이 도박판에는.”
“거짓말하지 마.”
흑색 엽기병 군모를 멋들어지게 누르며, 란이 입가를 비틀었다.
“그곳에 진짜로 화약이 있는 거지? 그럼, 혼자 가도 될 텐데.”
유진은 눈을 슬쩍 크게 뜨다, 피식 웃었다.
확실히 원역사에서도 란은 직감이 뛰어난 편이다.
아마도 유진의 암시를 알아들은 모양이다.
빌라노바, 그곳에 정말 화약이 있다는 암시를.
“어떻게 알았죠?”
“아르망 상사 눈빛이 심상찮더군. 빌라노바라는 곳, 거쳐온 게 아르망이지?”
“그건 그냥 긴장해서 그럴걸요? 아르망은 다른 길로 왔어요. 빌라노바에 화약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유진은 판단을 정정하기로 했다.
직감이 아니라, 아무래도 그냥 찍은 모양이다.
어쨌든 란의 판단은 과정이야 틀렸어도, 결과는 맞다.
아주 낮게, 서북쪽을 보면서 유진이 낮게 일렀다.
“실은 어쩌면 그곳에서 싸울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저보다 당신이 잘할 테니까.”
바로 만토바 칸토 군단 얘기다.
왜 그렇게 판단했을까?
3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만토바에서 바사노 방면으로 진군 중인 칸토 군단의 행군 속도다.
오스트리아 군단치고는 무척 빠르다는 밀라노 방크 보고서가 유진의 품속에 들어와 있다.
다음은 원역사에서도 만토바에서 수비병들이 출격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백은문자의 알림이 있기 때문이다.
[만토바 칸토 군단, 빌라노바로 진군 중.]당연히 유진의 눈앞에 보이는 문자를 보지 못하는 란은 경악해 물었다.
“누구와 싸운다는 거야? 기병만 끌고?”
“기병만은 아니죠. 이번에 저기 같이 가는 분들 있잖아요?”
“아니, 저 사람들은 공병이잖아!”
그러자 샤슬루프가 눈치를 보며, 보급마차 위에서 외쳤다.
“여, 우리도 뒤처지지 않게 신나게 달려 보겠습니다!”
달려가는 마차를 보며, 란이 혀를 찼다.
반대로 유진은 피식 웃다 기수를 돌렸다.
백은문자의 알림이 있다 해도, 당연히 적과 조우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지금은 아직 18세기 말.
적군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은 정찰뿐이다.
“뭐, 만나면 알게 될 거예요. 어쩌면 아예 안 만날 수도 있고. 적군 속도에 따라서는.”
달려가는 유진을 보다, 란이 혀를 차며 부지휘관에게 명했다.
“수수께끼 같은 말을 하는군. 자, 가자! 베시에르!”
동시에 피레네 기병대도 속보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두두두!
마차, 기병, 그리고 척탄병이 달리는 대열이 진군했다.
오스트리아의 병참을 빼앗아 쌍두독수리를 잡기 위해서.
***
같은 시각, 오스트리아 군의 상식을 깨는 남자도 있다.
“모두, 물품을 버려! 3일치 식량만 챙겨라! 잠도 길 위에서 잔다!”
통칭 만토바 수비군, 1만 명의 병력을 이끄는 자가 있었다.
바로 칸토 야전원수다.
본래 지금까지 천혜의 요새, 만토바에 틀어박힌 채, 숨죽이고 있던 장군이다.
그러나 결국, 결전의 때를 맞이해 만토바에서 기어나오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칸토의 옆에서 참모처럼 행군 중인 젊은 장교, 라데츠키다.
“잘하고 계십니다, 사령관 각하.”
라데츠키가 고개를 끄덕이자, 칸토가 이맛살을 찌푸리다 콧방귀를 뀌었다.
“꼭 이래야 하나?”
“어차피 알빈치 야전원수께서 보급창을 곳곳에 만드셨을 겁니다. 가장 가까운 보급창인 빌라노바까지만 버티시면 됩니다.”
“알겠어. 그런데 정말 황제 폐하의 명령이 있었다고?”
칸토의 질문에 라데츠키가 뻔뻔한 얼굴로 답했다.
“그렇습니다. 명령서를 보여드리지 않았습니까? 이번 원정이 끝날 때까지, 선임 지휘관은 알빈치 장군입니다.”
물론 위조 명령서다.
지금껏 충성스럽고 정직한 군인으로 살아왔던 라데츠키다.
그렇지만 연이은 패배와 도주, 생존의 과정을 거치며 독해진 셈이다.
오스트리아 최고 전쟁위원회 명령서를 위조해, 칸토를 끌어낼 정도로.
뒷일은 생각치 않는다.
요체는 나폴레옹을 잡는 것이다.
그때 군대 부관, 페르디난트 민크비츠가 외쳤다.
“헉, 헉, 헉! 사령관님! 이건 너무 가혹합니다. 일단, 좀 더 쉬었다 가는 것이!”
“민크비츠 대령! 닥치시오! 그런 자세로는 프랑스 군에 이기지 못합니다!”
“자네가 내 상관인가? 대체 왜 빨리 가야 한다는 건가!”
고작 소령에 불과한 라데츠키가 명령하듯 외치자, 민크비츠가 반발했다.
그러나 라데츠키는 확신에 차 있었다.
명령체계를 건너 뛰어서, 노사령관 칸토를 속여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최대한 빨리, 만토바 군단을 알빈치 군단과 합류시키는 일이다.
“그래야, 알빈치 장군과 합류해서 보나파르트를 지옥으로 보낼 수 있으니까. 저 만토바의 대포로 말이죠!”
바로 만토바 요새를 지키던 요새 대포 40문.
이 대포들이야말로 라데츠키가 본 순간부터, 반드시 만토바 군을 끌고 가야겠다 결심한 이유다.
심지어 명령서를 위조해서 말이다.
-쿠르릉!
40문의 대포와 함께, 만토바 수비군 1만이 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유진과 란의 이탈리아 군단 기병대가 역시, 진격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로.
북쪽 오스트리아 거점, 빌라노바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