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0화(120/547)
(120) 오스트리아여, 리볼리로 달려라
질척한 땅, 급속히 늘어난 유량, 흔들리는 다리.
가을비가 내린 후라, 아디제 강의 물결이 거세다.
이곳은 아르콜, 전설의 전투가 본래 벌어졌을 장소다.
바로 나폴레옹이 선두에 서서, 적군을 향해 다리를 선제돌파했다고 유명해진 곳.
그러나 실상 나폴레옹이 괜히 선제돌파했다면, 무수한 부관들이 죽어 나갔을 것이다.
원역사에서는 뮈롱이 죽고, 베르디에와 란은 부상을 당했으며, 오주로도 간신히 살아남는다.
지금, 그 위험한 장소를 기마로 달리는 이들이 있다.
“빌어먹을! 정말, 여기를 기마로 주파해야 하는 거냐, 유진 여단장!”
문득 유진의 바로 옆에서, 흔들리는 강을 달리며 쥐노가 외쳤다.
하지만 지금 가장 곤란한 것은 오히려 유진이다.
기마솜씨로 따지면, 유진은 그리 탁월한 편이 아니다.
오직 진두지휘를 해야 병사들이 따른다는 란의 말을 인상 깊게 받아들였을 뿐이다.
괜히 선두에 나섰다고 생각하며, 유진이 소리쳤다.
“좋아서 달리는 거 아니거든요! 수류탄이나 제대로 잡아요. 떨어뜨리면 끝장입니다!”
“물에 떨어져서 내가 끝장나게 생겼어!”
“다리 돌파만 해요! 그렇게만 되면!”
유진은 전방을 노려보며 단언했다.
“수류탄 한 번에 적이 와해될 테니까!”
그저 장담하는 게 아니다.
만토바 군단은 내부인이나, 혹은 원역사를 아는 자가 아니면 모르는 약점이 있다.
전염병이다.
호수 한복판에 있는 만토바 요새는 공략도 어렵지만, 지키는 쪽도 출입이 어렵다.
그 상황에서 여름의 습기까지 가득했으니, 전염병이 돌 수밖에 없다.
2만 남짓인 수비군 중 1만 정도만 북행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나마 행군이 가능한 병력이긴 하겠지만, 다들 신체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여기에 아군이라 생각했던 대포가 포격해온다.
-쾅! 쾅! 쾅!
물론 그 포격은 다리를 달려오는 1천, 기마척탄병 여단에도 밀어닥쳤다.
“맙소사, 샤슬루프가 포격을 멈추지 않아!”
“일부러 그러라고 했어요!”
“포탄이 쏟아지는 데 돌입하라는 거야?”
비명을 지르는 쥐노에게 유진이 호통쳤다.
“아니면, 기병이 보병을 어떻게 이깁니까! 닥치고 나만 따라와요!”
저 멀리 란 기병대는 우회도강 후 돌입 중이다.
게다가 유진은 위험을 감수하는 비법이 있다.
백은문자의 알림, 실로 간만에 무수히 떠오르는 중이다.
수십, 수백, 수천의 백은 문양이 허공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위험, 즉사, 안전. 위기, 전진가능.]물론 유진이 모든 위험을 다 피할 수는 없었다.
가끔 유탄에 맞아 튕겨나가는 기병들도 존재했다.
허나 이번 전투는 희생을 각오해야만 이길 수 있고, 또한 그럴 가치가 있는 전투다.
이유가 뭘까?
이 전투에서 이기면, 적군을 코너로 몰 수 있기 때문이다.
“척탄병이여!”
문득 선두에서 마침내 다리를 건넌 유진이 고함쳤다.
“오늘 이 척탄으로 적군을 부수자!”
“부수자!”
“던져라, 수류탄을!”
아직 성년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유진의 목소리는 날카롭게 퍼졌다.
뒤를 따르던 척탄기병들도 화답하며 달렸다.
문득 쥐노가 돌팔매 하듯 이를 악물며 [유진수류탄]을 던졌다.
-쉬이익, 쾅!
마치 신호가 터진듯, 일제히 척탄기병들이 수류탄을 날렸다.
“흩어진다!”
연이어 터지는 수류탄에 만토바 군단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흩어졌다.
여기에 이미 덮치고 있던 란의 기병대는 아예 보병대 대열을 돌파해 버리는 중이다.
화약이 도래한 이후, 기병이 보병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은 상식.
그 상식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순간이었다.
물론 포병을 빼앗겼다는 쇼크가 가장 컸을 것이다.
쥐노가 놀라 흩어지는 보병대를 보며 입을 쩍 벌렸다.
“정말 도망가잖아? 이걸 어떻게 알았냐?”
유진은 숨을 헐떡였다.
마탄의 사수로 이탈리아 군단 전체에 이름을 날린 유진이지만, 지금은 총 하나 쏠 힘이 없다.
사실 기수로서의 실력은 웬만한 보병 병사 수준이나 마찬가지기도 하다.
간신히 숨을 고르며, 유진이 답했다.
“헉, 헉. 아마 처음부터 사기가 바닥이었을 거예요. 게다가 예상치 못한 비와 포격에 정신을 못 차린 거죠.”
“그건 그렇고 포격은 멈춰야 되는 거 아냐?”
“예? 이런!”
문득 갑자기 떠오르는 백은문자의 경보를 보다, 유진이 황급히 말에 박차를 가했다.
-쾅!
간신히 피한 유진은 식은땀을 주르륵 흘렸다.
포탄이 스쳐 지나간 자국이 커다랗다.
조금만 늦었어도 저세상으로 갔을 상황이다.
그러나 전쟁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두려움을 억누르며, 유진이 이폴리트에게 명령했다.
“일단 강가로 물러난다! 포병 쪽에 우회해서 전해! 포격 중지하고 기병대와 합류하자고!”
“저 포격을 뚫고 가라고?”
“그럼 내가 가리?”
이폴리트가 투덜거리며 포탄의 사이로 달려갔다.
“아, 난 여단장처럼 운이 좋지 않단 말이야! 으아아!”
대신 아주 잽싸게 멀찍히 돌아가는 이폴리트를 보다,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이미 적군 대열을 돌파한 란이 달려오고 있었다.
란의 뒤편으로 완전히 붕괴해 도주 중인 적군이 보인다.
“이봐, 소년여단장! 이제, 어쩔 거지? 적을 추격해야 하나?”
유진은 칸토 군단이었던 군중을 보다, 란을 향해 물었다.
“란, [몰이]할 수 있겠어요?”
“몰이라고? 무슨 사냥이라도 해?”
“그래요. 사냥이 어울리는군요. 잡지 말고, 몰아붙이는 거죠. 패잔병들을. 할 수 있어요?”
사실 유진은 이곳이 아니라 빌라노바에서 만토바 군을 잡으려 했다.
이후 나폴레옹의 본군과 합류해 바사노 방면의 알빈치 군단과 싸우는 게 유진의 복안이었다.
허나 아르콜에서 적군을 깬 상황이다.
어쩌면, 원역사의 결정적인 회전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눈을 깜박이던 란이 부지휘관 베시에르를 돌아보았다.
“피레네에서 우리가 자주 하던 짓이지. 안 그래, 베시에르?”
“전 아닌데요. 장군님은 자주 하셨을지도 모르지만.”
“아, 맞장구 좀 쳐줘! 하여간 가능한데, 뭣 때문이지?”
란이 혀를 차며 유진에게 물을 찰나,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군을 가르다 호수 티롤 루트로 몰아주세요.”
“티롤 루트가 어디야? 잠깐, 가르다 호수 동안 쪽 말이야? 거긴 왜?”
“그곳을 점거당하면 브렌네르 고개가 뚫려요. 알프스를 넘는 가장 낮은 언덕이죠.”
문득 유진의 눈이 번뜩였다.
“바이에른 공국 방면, 뮌헨 직격이 가능해진다구요. 빈도 사정권 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보급광 알빈치가 어떻게 움직일까요?”
이것은 원역사에서, 우연히 벌어지는 상황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과 알빈치가 서로 바사노부터 칼디에로까지 힘겨루기를 벌인다.
그 와중에 알빈치는 만토바와 합류하기 위해, 가르다 호수로 향한다.
여기서 나폴레옹이 알빈치를 막기 위해 기동하다 양군이 마주친다.
가르다 호수 동안의 길목, 리볼리에서.
그런데 리볼리는 뚫리는 순간, 알프스로 가는 길이 열리는 장소였다.
때문에 양군은 사력을 다해 충돌하게 된다.
지금, 유진은 이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유인책]을 쓰려는 것이다.
역사는 몰라도 유진의 말은 알아들은 란이 말에 박차를 가했다.
“당장 몰이 시작하지! 가자, 베시에르! 주베르! 샹포!”
후사르 지망생 삼인조 중 2인을 란이 끌고 갔다.
그야말로 질풍처럼 피레네 기병대가 쉴 틈 없이 칸토 군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홀로 남은 라살이 휘파람을 불다 유진을 보았다.
“그럼, 전 본대로 갑니까?”
“아니, 라살 대위는 내 호위로 가야지.”
“어, 그럼 본대에는 누가 갑니까? 아르망 소위는 현재, 본대에 있는데요.”
순간, 유진이 피레네 기병대를 따라갈 기세이던, 한 곱슬머리 대령을 향해 외쳤다.
“뮈라!”
“뭐? 내가 왜? 난 영광의 전장으로 가야 한다고!”
“우리는 몰이를 하러 가는 거고, 진짜 영광은 사령관 곁에서 보게 될 거다. 어때?”
동시에, 뮈라가 아주 온순한 양처럼 잽싸게 기수를 돌렸다.
“냉큼 가겠습니다요, 여단장 각하!”
다시,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가르다 호수 동쪽, 리볼리로 [몰이]를 위해서.
***
영광에 목마른 기병의 질주는 빨랐다.
“뭐라고? 그런 전투를 왜 독단적으로 내 ‘아들’이 혼자 치른 거냐!”
파도바에서 베로나로 가는 길은 남로와 북로가 있다.
북로는 비첸차로 가는 길로 평탄하지만, 바사노에 너무 가깝다.
남로는 조금 험하지만 길목을 잘 잡으면, 대군의 기동이 가능하다.
소사노, 남로의 소도시 인근을 지나던 나폴레옹 군단을 뮈라가 따라잡았다.
뮈라는 숨 하나 돌리지 않은 채, 신나게 나폴레옹에게 외쳤다.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각하. 당연히 사령관님의 허락이 있었어야!”
“이겼나, 졌나?”
“예? 그야 이겼으니까 제가 온 것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무모한 작전이니······.”
그러나, 나폴레옹은 결과를 중시하는 남자다.
“제멋대로 행동한 건 나중에 처리하지. 좋아, 그럼 이제 우리가 상대할 자는 하나군!”
어차피 만토바 군단을 잡는 게 나폴레옹의 목표였다.
그런데 유진이 기책을 썼든, 적군이 약했든, 혹은 운이 좋았든 만토바 군단을 잡았다.
그러면 다음 상대, 또 다른 독수리를 잡아야 할 때다.
참모장 베르티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빈치군요.”
“자, 말해봐. 거위. 우리가 알빈치를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바사노로 직격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나폴레옹이 코웃음을 쳤다.
“그럼, 우리 정석을 좋아하는 알빈치는 단연, 바사노 산골짝으로 기어 들어가겠지!”
사실 바사노로 직격할 거였다면 진작에 올라갔을 것이다.
허나 알프스 바로 남쪽인 바사노는 대규모 작전이 어려운 곳이다.
서로 산발적인 교전을 벌여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다.
단번에 회전으로 적을 때려 잡아야 하는 나폴레옹 군단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장소다.
마세나가 사령부 막사에서 이야기를 듣다 고개를 까딱였다.
“바사노 방면에서 고지전이 벌어지면 골치 아프죠. 적지에 가깝기도 하고, 우리는 지형을 잘 모릅니다.”
“오호, 마세나. 웬일로 소극적 소리를 하나? 오주로가 당하는 거 보고 겁먹었나?”
“설마요. 적에게 달려가 싸우는 것보다, 끌어내 싸우는 게 훨씬 쉽더라구요? 사령관 각하가 하시는 걸 보니. 후후.”
어쩐지 마세나의 아첨하는 듯한 말에, 나폴레옹이 기분이 좋아진 듯 웃었다.
“푸하핫! 그래. 알빈치를 끌어내야 해. 그것도 꽁지가 빠지도록 달려오게 만들어야지!”
그때 눈을 깜박이던 뮈라가 곱슬머리를 긁적이며 끼어들었다.
“어, 지금 소년여단장, 아니 프라이슈츠, 아니, 그것도 아니고. 하여간 보아르네 여단장은 지금 가르다 호수로 추격전을 벌이러 갔습니다.”
나폴레옹도, 마세나도, 베르티에도 눈을 크게 떴다.
본군에 합류하는 대신, 가르다 호수로 간다?
만약 유진 혼자라면 경험이 적어 실수했다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벌써 수년 간 전쟁을 치러본 란도 함께 가지 않았던가?
나폴레옹이 미간을 찡그리다 뮈라에게 다그쳤다.
“보나파르트 준장이라고 해! 하여간, 가르다라고?”
“예! ‘쁘띠’ 보나파르트 준장은 지금 가르다 호수 쪽, 리볼리로 가고 있습니다.”
“리볼리? 거기가 어디지? 이유가 뭐라던가?”
쁘띠, 그러니까 ‘리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기분을 뮈라가 재빨리 살핀 셈이다.
그러나 눈치와 달리 전략적 안목은 없는 뮈라는 눈을 굴리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길 잡으면 브렌네르 루트를 잡을 수 있다던데요?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폴레옹은 눈을 부릅뜨다, 사령부 부관 중 한 명을 찾았다.
“바클레르, 지도를 갖고 와!”
루이 알베르 바클레르 달베 대령.
나폴레옹이 파리 전쟁부 지형부에서 데려온 인재다.
특별히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클레르는 특이한 재능이 있다.
지도 제작 전문가라는 거다.
파리에서 무수한 지도를 섭렵했고, 이탈리아 지형도도 숙지한 바클레르가 지도를 펼쳤다.
“브렌네르가 어디지?”
“여깁니다.”
“알프스 한복판이군. 여길 거치면.”
바클레르가 정확히 지목한 브렌네르 고개를 나폴레옹이 뚫어져라 응시했다.
“오스트리아로군. 이거, 내 아들은 내 생각보다 정말 똑똑한데?”
물론 이곳이 알프스에서 해발이 가장 낮은 길목이라는 건, 나폴레옹은 모른다.
허나 유진이 브렌네르를 잡기 위해 움직인 이유는 그걸 몰라도 알 수 있다.
제국 수도, 빈으로 가는 길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나폴레옹은 결심하면 행동이 아주 빠른 남자다.
“리볼리로 간다.”
“알빈치가 알아먹을까요?”
“이런, 거위 같은 소리! 그놈이 그것도 모를 정도로 무능하다면 좋지!”
참모장 베르티에의 질문에 나폴레옹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오히려, 정말 빈 직격을 하면 그만이야. 파리에서도 그걸 원하지 않나?”
파도바에 남은 살리체티가 들으며 경악할 소리다.
살리체티를 남기고, 밀라노도 버려두고, 빈 직공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니까.
그러나 나폴레옹은 확신했다.
“하지만, 알빈치는 반드시 온다!”
기마포병대의 대포도 요란하게 방향을 바꾸는 가운데, 나폴레옹 본대가 다시 움직였다.
-쿠르릉!
나폴레옹 본대도 리볼리를 향해 진로를 바꾼 것이다.
***
차라리 소식을 몰랐다면, 알빈치는 바사노에서 움직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칸토, 이 멍청한 놈!”
하지만 바사노까지 살아서 돌아온 기병이 있었다.
평소 늘 무표정하고 침착하며 차가운 남자.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 같은 군인.
알빈치는 전에 없이 감정을 드러내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냉정한 사람은 금방 냉정을 되찾는 법이다.
화를 억누른 알빈치가 살아 돌아온 기병을 노려 보았다.
“자네는 또 살아왔군, 라데츠키.”
“예. 면목 없습니다.”
“그래, 면목이 없어야지. 칸토가 멍청했으면, 자네라도 똑똑했어야 하지 않나?”
그때 이번에도 살아 돌아온 생존자, 라데츠키를 향해 참모장 베이로데르가 물었다.
“칸토 원수님은 어디로 갔지, 라데츠키? 왜 자네만 온 건가?”
그러고 보니, 칸토가 없다.
전장에서 죽은 걸까?
라데츠키는 면목이 없는 듯, 몸을 떨며 답했다.
“적군 기병대가 추격해와서, 뿔뿔이 흩어진 상태입니다. 대열을 갖출 틈도 없었습니다. 살아 계신지 여부도 알 수가 없습니다.”
“패배에, 군 집결도 할 줄 몰라? 정말 농성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군.”
“그것만이 아닙니다.”
칸토를 향해 빈정거리는 베이로데르에게 라데츠키가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적들이 가르다 호수 동편, 트람바소르 고원 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화를 간신히 억누르며 참고 있던 알빈치가 눈을 크게 떴다.
묵묵히 듣고 있던 라우돈 남작도, 침울하던 리프타이 소장도, 라데츠키를 동정하는 눈으로 보던 로셀미니와 슈비르츠도 눈을 크게 떴다.
트람바소르 고원, 그곳은 리볼리 인근의 고원지대다.
요컨대 알프스로 가는 길, 브렌네르 루트의 초엽이다.
바이로테아가 황급히 사령관을 돌아 보았다.
“거긴 우리가 지나온 길입니다.”
“알아.”
“설마, 그 미친 놈들이 뮌헨으로 직격하려는 건 아니겠죠?”
순간, 결국 참지 못한 알빈치가 책상을 내리쳤다.
-꽝!
얼마나 세게 내리쳤는지, 나무 책상이 부서져 버렸다.
“체크메이트 직전이군.”
“사, 사령관 각하.”
“아니, 아직 체크메이트는 아니야. 하지만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군.”
알빈치가 이를 악문 채, 창백한 얼굴로 뇌까렸다.
“브렌네르 루트가 뚫리면, 우리 모두 황제 폐하께 해임이야. 어쩔 수 없다.”
본래 알빈치는 완벽한 준비 없이는 움직이기 싫어한다.
허나 지금은 준비 없이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
만약 브렌네르 루트를 빼앗긴다면, 나폴레옹에게 지지 않는다 해도 사령관 교체다.
“전군, 트람바소르 고원으로 향한다. 가장 빠른 속도로!”
1795년 10월 4일.
아르콜 전투 발발 3일 후.
알빈치도 결국 리볼리로 향하게 되었다.
나폴레옹과 알빈치가 싸우게 될, 이탈리아 전역 결전 전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