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1화(121/547)
(121) 드디어 이탈리아 원정 결전전야다
때로 전쟁의 문외한이라도, 결정적인 시기임을 알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들으셨습니까! 만토바 군단이 전멸했습니다!”
밀라노, 세르벨로니 궁전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밀라노 방크에 머무르고 있던 보아르네 카르텔 사장, 앙투안 다마스가 가져온 소식이다.
본래 조세핀만 밀라노로 호송한 후, 파리로 귀환하는 게 다마스의 계획이었다.
허나 이탈리아 전역이 급진전하면서, 다마스도 밀라노에 체류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이런 승전 소식 정보를 가장 빨리 입수하게 되었다.
소식을 듣게 된 보아르네 카르텔의 [파트로네], 그러니까 여주인 마리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맙소사. 천만 다행이네요. 이대로 밀라노까지 뚫리는 줄 알았는데.”
“에이, 보나파르트 장군이 졌다면 모를까. 뒤에 대군을 남겨두고 오지는 진격하는 군대는 없어요, 파트로네.”
“그럼, 이긴 건가요?”
다마스는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닙니다. 알빈치가 남았어요. 다만, 알빈치만 이기면 북이탈리아 전역은 끝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마리는 눈을 깜박였다.
군대의 문제는 마리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유럽 왕실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안다.
현재 신성로마제국 오스트리아의 황제는 프란츠 2세.
프랑스 전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카다.
그러니까 마리 테레즈에게는 사촌오빠인 셈이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의 군주는 북이탈리아를 포기할 수 없다.
“왜죠? 프란츠 오라버니는, 아니, 오스트리아 황제는 포기하지 않을 텐데요?”
“포기해야 합니다. 지금 오스트리아 군대는 총 30만 남짓이에요. 그런데, 보나파르트 장군과 싸우다 10만을 날려 먹었어요. 이 상태에서 또 지면, 전쟁 수행이 어렵습니다.”
“10만 명이요? 세상에, 그렇게 많이 죽었어요?”
깜짝 놀란 마리에게 다마스가 난처한 듯 웃었다.
“전쟁이니까요, 파트로네.”
“원래 전쟁은 포로로 잡히면 살려주는 거 아닌가요?”
“그건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나파르트 장군은 포로를 잘 잡지 않는 것 같더군요. 아니, 항복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는 게 정확하겠죠.”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도 제법 포로를 붙잡는다.
하지만 유진이 일부 신병기를 도입하고, 나폴레옹도 방데에서 회전을 경험한 터라, 이탈리아 군단은 원역사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그 덕에 프랑스 군은 신속하게 적을 섬멸할 수 있었다.
문제는 18세기에는 항복도 일종의 예법이 있다는 거다.
지휘관이 항복 사절을 보내고, 적 지휘관이 이를 수락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나폴레옹과 싸운 적군은 이런 절차를 거칠 틈이 없었다.
게다가 도망칠 틈도 없이 몰아붙이니, 패전이 곧 궤멸로 이어진 것이다.
근세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의 80프로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다.
문득 마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무시무시하네요. 유진은 그런 전장에 있는 거군요.”
패배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전투라고 한다.
유진이 얼마나 목숨을 걸고 싸우는지, 새삼 자각하게 된다.
마음이 아파, 마리가 잠시 입술을 깨물 찰나였다.
세르벨로니 궁전의 또 다른 거주자가 불쑥 복도 전편에서 다가와 물었다.
“유진과 나폴레옹이 정말 괜찮은 거 맞니?”
“어머! 마담 파제리, 쉬셔야죠. 지금 움직이시면······.”
“그냥 있으면 더 불안하기만 해. 대체 얼마나 바삐 움직이길래, 그렇게 편지 보내기 좋아하던 나폴레옹조차 편지를 보내오지 않는 거지?”
마리도, 다마스도 함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마담 파제리, 그러니까 조세핀이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파리에 있을 때만 해도 수백 통의 편지를 받았다.
한데, 오히려 밀라노에 오니 편지를 받지도 못하고 있다.
나폴레옹의 기동이 너무 빨라지고, 전황이 급박해진 탓이다.
과연 나폴레옹, 그리고 유진은 무사할까?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때다.
-철컥.
궁전의 절반을 가르는 문이 열렸다.
마리는 깜짝 놀랐다.
왜냐면 저 문 동쪽에는 조세핀을 원수로 여기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나파르트 일가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나타난 사람들은 보나파르트 가족만이 아니었다.
밀라노를 지키는 장군, 세뤼르에가 있었던 것이다.
세뤼르에가 마리, 그리고 조세핀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들 계셨군요.”
“세뤼르에 장군님? 무슨 일인가요?”
“일단 준비하셔야 할 것 같소. 보나파르트 가족 여러분도 전부.”
중년의 장군 세뤼르에가 조세핀과 마리, 그리고 보나파르트 일가를 모두 돌아보며 일렀다.
“유사시 탈출 준비를 해야 하오.”
순간, 창백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레티치아가 부르짖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졌나요? 나폴레오네가!”
마리도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밀라노를 나폴레옹의 일가와 약혼자가 탈출해야 한다?
전쟁패배 말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방금 전, 다마스는 승리 소식을 갖고 오지 않았던가?
과연, 세뤼르에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고했다.
“아닙니다. 마담 보나파르트. 오히려 사령관께선 승리하고 계십니다. 다만, 이제 곧 결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전이라구요?”
“그렇습니다. 현재 보나파르트 사령관님도, 오스트리아 군도 가르다 호수 인근으로 기동 중입니다. 전군을 이끌고.”
세뤼르에는 침착하게 엄청난 얘기를 꺼냈다.
“아마도 이번 단판 전투가 원정의 승부를 결정지을 겁니다. 그러면, 결과에 따라서는.”
지금껏 나폴레옹은 계속 이겨왔다.
그러나 만약 단 한 번이라도 패배하면 어떻게 될까?
정복지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특히, 고작 세뤼르에 사단 하나가 지키고 있는 밀라노는 더욱 그렇다.
마리가 숨을 들이키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탈출 준비를 할게요.”
“공주님! 아니, 마드모아젤 마리. 그게 무슨 말인가요!”
“마담 보나파르트, 제 말을 들어주세요. 나폴레옹 사령관님과 유진이 죽지 않는다 해도, 전투에서 패배할 수는 있어요. 전 왕궁에서 몇 번이나 프랑스군이 지는 걸 봤어요.”
마리는 레티치아를 붙들며 설득했다.
“만약 그렇게 되었을 때, 전투의 패배가 전쟁의 패배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인질이 잡혀서는 안 돼요.”
지금껏 늘 이겨온 나폴레옹 군단이다.
설사 패배한다 해도 전멸할 가능성은 낮다.
그렇지만 가족이 인질로 잡힌다면 나폴레옹의 운신은 매우 제약받게 될 것이다.
순간, 조세핀이 다가와 레티치아를 응시했다.
“그 말이 맞아요, 어머님.”
“어, 어머님이라고?”
“그래요. 돌아오면 결혼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조세핀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제 아이의 할머니가 무사히 프랑스로 돌아가는 걸, ‘나폴레오네’도 바랄 거예요. 그렇죠?”
벌써 나폴레옹이 밀라노를 떠난지도 3개월째다.
아직 숨길 수는 있지만,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살짝 부른 배가 보인다.
임신, 그러니까 나폴레옹의 아이를 가진 것이다.
레티치아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 한숨을 내쉬었다.
조세핀에 대한 거부감과 혈연에 대한 애착 중에서 애착이 이긴 것이다.
“그래, 그렇겠지.”
보나파르트 가족들은 저마다 썩 좋지 않은 표정으로 조세핀을 노려보았다.
특히 엘리자와 카롤린이 마뜩찮은 얼굴이었다.
그런데 시큰둥하게 그 광경을 보던 폴린이 입술을 뗐다.
“다들 너무 걱정이 많네.”
마리는 참지 못하고 폴린에게 캐물었다.
“당신은 걱정이 안 되나요, 폴린?”
“응.”
“정말 무심하군요. 유진에게 그런 짓까지 해놓고!”
출진 전야, 키스를 떠올리며 마리가 낯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어떻게 그런 짓을 처녀가 아무렇지도 수많은 병사들 앞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지만 폴린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마리를 힐끗 보다 키득 웃었다.
“오히려 반대지, 공주님. 난 우리 오빠가 질 거라는 생각이 안 들어. 소년기수도 그렇고.”
마리가 흠칫 놀랄 찰나, 폴린이 마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보다 승리 후를 걱정해. 언제 유진을 내게 빼앗길지 모르니까?”
마리는 다시 한 번 이를 악물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모든 것이 어차피 승리 없이는 걱정조차 되지 않을 일이었기에.
***
알빈치 군단도 결코 쉽게 당할 생각은 없다.
“베이로데르 참모장, 트람바소르 고원 인근에서 적을 잡기 좋은 곳을 찾아라. 반드시.”
비록 전장을 강요당하는 입장이지만, 결전 장소는 정할 수도 있다.
알빈치의 지시를 받은 참모장 베이로데르는 사령부 막사에 앉아 고심했다.
행군 때는 베이로데르도 작전을 짤 겨를이 없다.
그러니 한밤중에 촛불을 켠 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한정된 전장에서 결전 장소를 바꿀 수 있을까?
문득 막사 안에서 함께 지도를 보고 있던 사령관 직속연대장, 다넨펠트를 향해 베이로데르가 한탄했다.
“어렵군요. 사령관 각하의 명령은.”
“베이로데르, 자네가 작전을 어렵다고 하는 건 처음 보는군. 모든 작전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자네가 아니었나?”
“애석하게도 적은 수학적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다, 다넨펠트 소장님.”
본래 원역사에서 베이로데르는 저 유명한 아우스터리츠 전장 작전의 입안자다.
그만큼 오스트리아 군에서 작전의 명수로 이름 높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베이로데르는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적, 그러니까 나폴레옹 군단은 전혀 수학적 계산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
마치 도박사가 그렇듯, 직감으로 움직이는 것 같이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나폴레옹도 사관학교 출신이다.
행군도 포진도 정석의 기초 하에서 움직일 것이다.
그게 베이로데르를 괴롭힌다.
분명 정석을 알 텐데, 정석을 무시하고 기동하는 점이 말이다.
그때 다넨펠트가 막사 밖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완전한 군대와 불완전한 군대가 부딪치면, 이론상 완전한 군대가 이기기 마련이지.”
“완전한 군대라구요?”
“그래, 우리 프리울리 군단이 바로 그런 군단이야. 보게.”
막사 장막을 다넨펠트가 들추자 말발굽 소리가 요란히 들려왔다.
-다다다!
후사르 경기병과 총기병, 그리고 엽기병대가 주위를 순찰하는 소리다.
밤에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알빈치의 정석적인 경계 태세였다.
가만히 횃불에 비춰진 기병대를 보며 다넨펠트가 일렀다.
“슈비르츠의 후사르, 자비에르 소장의 총기병대, 그리고 브라벡의 엽기병대. 기병 병종을 거의 다 갖추고 있지.”
“그건 확실히 우리 강점이군요. 뷔름제르 원수나 쿠오스다노비치 중장, 아르장토 백작은 기병 병종을 다 갖추지 못했죠.”
“그뿐인가? 포병대도 전부 끌고 가고 있네. 특히, 수송마차를 충실히 갖췄어. 프랑스가 자랑하는 기마포병대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아.”
저 멀리, 아직 야간행군으로 보병들을 따라붙는 중인 포병대의 기동 소리가 들린다.
-쿠르릉!
기마포병대가 없는 대신, 포병을 야간 교대 행군시켜 속도를 맞춘 것이다.
알빈치도 굉장한 각오를 한 셈이었다.
다넨펠트는 여기에 덧붙였다.
“게다가 보병은 또 어떤가? 역전의 로셀미니, 뚝심의 브라벡, 신예 라우돈을 위시해 리프타이, 루카비나의 예비병력까지. 정말 완편부대 아닌가?”
“브라벡 말고는 조금 보병은 처지는군요. 하지만 인정합니다. 모두, 숙련병들이고 갖가지 전투에서 살아남았죠.”
“후후, 전열로 밀어붙이면서 포격을 가한다면 어떻겠나? 누가 우리를 이기겠어? 저 프리드리히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이기지 못할 걸세.”
그러나 수학적으로 전쟁을 계산하는 장군, 베이로데르가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적이 우리보다 더 빠를 거라는 겁니다, 각하.”
다넨펠트가 눈썹을 치뜨자, 베이로데르가 차분히 설명했다.
“적군은 지금까지 믿을 수 없는 속도전을 보여 왔습니다.”
“그건, 놈들이 보급을 무시해서가 아닐까?”
“장기전이라면 모를까, 단기전에서는 결코 단점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놈들이 끌어들이는 전장에 가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보급을 무시하고 달린다고, 오스트리아는 오해한다.
사실, 틀린 말만은 아니다.
원역사 그대로라면 나폴레옹 군단은 현지 징발로 보급을 해결하니까.
비록 지금은 통조림과 보급마차로 보급 문제를 해결하지만.
어느 쪽이든 베이로데르의 판단은 하나다.
적군 속도가 문제다.
일순, 베이로데르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상식적인 상황인 셈이죠. 이 상황을 타개할 수학적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뭐지?”
“포위섬멸전.”
베이로데르의 손에 들린 백묵이 지도 위를 그었다.
“적이 분명히 차지할 최고의 요지를 찾아서, 그곳을 포위해 조여들어 가는 겁니다. 그것 말고는 해법이 없습니다.”
프랑스 군의 속도는 오스트리아가 당장 따라잡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늦게 도착해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포위전.
문득 막사의 장막이 열렸다.
사령관 알빈치가 차갑게 웃고 있었다.
“좋은 수학적 방법이군.”
“사령관 각하.”
“바로 수립해서 시행하지. 아, 적군이 차지할 요지는 어디지?”
베이로데르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다 보고했다.
“트람바소르 고원, 아니면 그 아래 리볼리 협곡입니다.”
그때다.
-탕!
총격 소리에 알빈치가 다시 사령부 막사 밖으로 뛰쳐 나갔다.
“무슨 일인가!”
청년장군, 라우돈 남작이 달려와 보고했다.
“적군 정찰대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추격할까요?”
“후사르를 보내! 단, 깊게 들어갈 필요 없다.”
“알겠습니다. 슈비르츠 장군님!”
아주 대담한 자들이다.
오스트리아 군단 본영 부근까지 정찰을 나온 것이다.
그런데 알빈치가 낯을 찡그리다 묘한 표정이 되었다.
“이런, 적군도 두려워하고 있군.”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가 포위전을 펼치는 걸 우려하는 거야. 그게 아니면 이렇게 무리하게 정찰을 나올 이유가 없지.”
이 순간, 알빈치는 나폴레옹처럼 도박 같은 결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더욱 두렵게 만들어줘야겠지. 명령을 바꿔! 후사르에게 먼저 트람바소르와 리볼리 협곡으로 가라고 해. 후속부대를 보내겠다! 아니, 전군을 포위 구도로 순차 진격시킨다!”
그 순간 베이로데르는 잠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작전을 베이로데르가 망설였던 이유가 있다.
포위섬멸전은 실패할 경우 오히려 공격자가 각개격파 당할 우려가 있으니까.
그러나, 이미 사령관의 결단은 내려졌고 병력 수는 알빈치 군단이 더 많다.
“예, 사령관 각하.”
이로써 오스트리아 프리울리 군단의 전위대가 리볼리로 먼저 출격하게 되었다.
***
나폴레옹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퍽!
야간, 잠시 눈을 붙이기 위해 펼쳐둔 야전 모닥불 앞.
나폴레옹은 거세게 장작을 걷어찼다.
다행히 별로 단단하지 않은 나무라 나폴레옹의 다리가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기세좋게 분노를 토하는 것을 보니 더욱 확실하다.
“바이알 대령! 그게 사실인가? 적군이 트람바소르 일대로 먼저 진입하고 있다고?”
“본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후사르는 분명, 트람바소르까지 진출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놈들이 이번에는 단단히 준비했군. 모자란 기병을 전격 출격시켰다?”
대담한 정찰기병, 바이알의 보고에 나폴레옹이 미간을 찡그리다 물었다.
“바클레르, 트람바소르 바로 아래가 어디지?”
지도제작자, 바클레르 대령이 바로 지도를 펼치며 보고했다.
“리볼리입니다. 협곡과 산지, 그리고 고원으로 구성된 곳입니다.”
“거길 점거하는 게 관건이군.”
“지형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지도를 뚫어져라 보던 나폴레옹이 문득 시선을 돌렸다.
“적도 그걸 알 거야, 그렇지?”
이번에는 참모장 베르티에 쪽이다.
베르티에는 쪽잠을 자는 나폴레옹과 달리, 자다 깬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베르티에의 두뇌는 냉정하게 돌아갔다.
가만히 나폴레옹의 말과 지도를 보며 계산하던 베르티에가 반문했다.
“함정이라고 보십니까?”
“아닐 이유가 없지.”
“그럼, 진격 속도를 늦출까요?”
나폴레옹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건 거위 참모장의 생각이지. 놈들이 모르는 게 있어.”
“예?”
“유진! 내 아들이 먼저 갔잖아. 란과 함께! 알빈치는 그걸 몰라!”
문득 나폴레옹의 시선이 바이알을 향했다.
“유진을 따라잡을 수 있나? 바이알 대령? 이 작전의 성패가 그대에게 달려 있다.”
오노레 바이알, 본래 플랑드르에서 활약했던 자.
알프스 방면 군 사령관, 켈레르만 휘하에 있다가 보충병으로 달려온 기병지휘관이다.
탁월한 역량은 없지만, 용감하고 차분하며 정확하다.
무엇보다도 본래, 유진과 함께 이탈리아 방면을 통제하는 총독이 된다.
유진과 역사적 인연이 있는 용감한 남자, 바이알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프라이슈츠 여단장을 따라잡겠습니다!”
1795년 10월 6일.
만토바 군단의 궤멸 후 2일.
리볼리로 기병들이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