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5화(125/547)
(125) 유진이 10배의 적을 멈춰 세우다
고지는 모든 군대가 먼저 차지하고자 하는 위치다.
우선 방어가 쉽다.
다음 적군 동향을 파악하기도 편하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 저지대로 돌격하기도 좋다.
정석을 중시하는 알빈치가, 리볼리 북부 몬테발도 산맥에 본진을 둔 이유다.
그러나 고지에는 문제도 똑같이 있다.
“유사시 고립되어 포위된다는 거지. 그래서, 고지대에 있는 군대는 적극적으로 기동해야만 해!”
유진은 리볼리 고원 위를 달리며 외쳤다.
그러나 유진의 뒤를 따르는 병력은 고작 1천기, 기마척탄병 여단이 전부다.
3천에 달하는 피레네 기병대는 동남쪽, 로셀미니를 격파하기 위해 간 뒤다.
불안한 얼굴로 유진을 뒤따르던 이폴리트가 소리쳤다.
“그렇다고 꼭 란 장군을 보내야 했어? 우리도 지금 싸울 상대는 많잖아!”
“어쩔 수 없었어! 그래야 나폴레옹 장군이 적군 전부를 부술 수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유진이 고원의 절벽 바로 앞에서 기마를 잡아채며 대꾸했다.
“알빈치가 만드는 포위망에 구멍을 내야 해. 그래야, 적을 각개격파할 수 있어!”
문득 유진의 갈색말이 울음을 터뜨렸다.
-잇히이이잉!
이곳은 리볼리 고원 북서부, 몬테 가조 산맥 방면.
동남으로 달려간 란과 정반대다.
알빈치는 이곳으로 선발대에 해당하는 기병대를 급파했다.
총기병대 프린츠 자비에르 소장의 부대다.
당연히 프랑스 군은 그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다.
원래는 그렇다는 얘기다.
[프린츠 자비에르 폰 호엔촐레른-헤힝겐. 총기병 3천 기 서북 방면 접근.]새하얀 백은문자가 유진의 눈앞에 뜬다.
바로 위험과 선택을 알리는 유진만의 능력.
마치 레이더라도 되는 것처럼, 깜깜한 전장을 밝히는 불빛이랄까.
아직 숲속을 통과중인 듯, 시야에는 잘 보이지 않는 적이다.
유진은 망원경으로 숲의 흔들림을 살피는 척 하다, 이폴리트에게 말했다.
“북서는 총기병대야.”
“뭐? 그게 보여? 너 시력 왜 이렇게 좋냐?”
“타고 난 거지. 이로써 적군 상황은 명확히 드러났어.”
유진이 전방을 주시하며 외쳤다.
“서북방향 총기병대, 정북방향 보병대, 그리고 동북방향 보병과 기병 합동부대.”
서북은 자비에르 총기병대 3천 기.
정북은 브라벡의 사단급 보병대 1만 명.
동북은 가장 젊은 장군, 라우돈 남작의 보기 합동 부대 1만 명이다.
적군의 진입 방향과 숫자는 유진의 척탄기병들이 발로 뛰며 알아낸 정보다.
여기에 유진에게 쉴 새 없이 뜨는 알림을 조합하면, 적군의 작전을 알아낼 수 있다.
포위섬멸전.
알빈치가 노리는 바다.
“휴, 우리는 고작 1천 기인데 저걸 어떻게 막아? 몇 명이나 되지?”
쥐노가 유진 뒤에서 혀를 찰 순간,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막을 필요 없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는 단지 시간만 끌면 돼요. 적군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도록.”
일순, 유진의 시선이 동남쪽을 향했다.
“나폴레옹 장군님이 적을 하나씩 격파할 때까지 말이죠.”
전생에서 본 원역사의 기록.
정찰기병들의 보고.
백은문자의 알림.
이 모든 것이 유진의 머릿속에서 조합되었다.
마치 [전투 맵]이라도 보듯, 적군과 아군의 행군 상태를 파악한 것이다.
최소한 4개 방면으로 오스트리아 군이 몰려오고 있다는 상황도.
“알빈치의 작전은 간단해요. 리볼리 고원에 프랑스 군을 고립시켜서, 포위섬멸하는 겁니다.”
“그럼 우리는 역이용하면 되는 건가?”
“그래요, 쥐노. 란을 보낸 이유죠. 적이 포위망을 완성하기 전에, 하나씩 적을 각개격파해야 해요. 그것도 최대한 빨리.”
이게 바로 나폴레옹이 현재 리볼리에서 시도하는 각개격파 전법이다.
결국 알빈치가 나폴레옹을 포위하려면 병력을 분산시켜 진격시켜야 한다.
그런데 알빈치는 빠른 진격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프랑스 나폴레옹 군단이 리볼리 고원으로 모두 들어와야, 포위망이 의미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적이 리볼리 고원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진군해와야 한다.
반면에 나폴레옹 측은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
만약에 포위망이 완성된다면, 외부에서 공격하더라도 소모전이 될 뿐 격파가 어려워진다.
알빈치 군단은 5만의 대군.
아무리 나폴레옹이 날고 긴다 해도 한곳에 뭉친 5만 명을 간단히 격파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포위망 한쪽에 구멍이 생기면 상황이 달라진다.
합쳐진 5만이 아니라, 분산된 1만을 각기 3만 이상의 나폴레옹 군이 처리할 수 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그럼, 우리는 어떡해야 하는 거야?”
쥐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이폴리트는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지 눈만 깜박일 뿐이다.
이것은 공간구상력의 차이다.
유진처럼 정보를 조합해, [배틀맵]처럼 지형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이해가 된다.
그게 안 되면 각개격파 개념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달까.
지도에 익숙한 쥐노와 익숙치 않은 이폴리트의 격차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다, 쥐노를 응시했다.
“일단, 눈앞의 총기병대를 세우죠. [유진수류탄]을 모두 써서라도.”
우선 충격파로 적을 멈춰 세운다.
이게 유진이 생각해낸 해법이다.
***
포위는 공격자에게 까다로운 기동을 요구한다.
“다행히 숲에는 아무도 없군.”
자비에르 장군은 나무를 헤치며 중얼거렸다.
기병은 평지에서만 싸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장은 평지에 국한되지 않고, 자비에르도 고원과 협곡에서 자주 싸워봤다.
그러니 구릉에 펼쳐진 숲을 통과하는 일 정도는 숙련된 총기병대인 자비에르 연대에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만약 누군가 매복을 했다 해도, 준비된 총탄을 퍼부어 쫓아냈을 것이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추격이나 정찰이 아니라, 포위전이라는 거다.
“연대장님, 기병으로 포위전에 나서보신 적 있으십니까?”
문득 자비에르 옆을 따르던 부관, 슬렌 중령이 물었다.
“아니, 기병의 역할은 추격과 정찰이야. 포병의 도움 없이 앞서나가는 건 무리한 기동이지.”
“그럼 왜 장군님은 이런 역할을 수락하신 겁니까?”
“적군 전위대가 기병밖에 없다는 귀중한 정보가 들어오지 않았나?”
귀족 신사, 자비에르가 차분히 부관에게 설명했다.
“게다가 우리 군은 정북방향으로 보병대가 지원하고 있어. 유사시에도 브라벡 장군과 합세하면 문제없네.”
자비에르는 제국의 명가, 호엔촐레른 가문의 방계다.
또한 군문에서 출세한 부친의 차남으로, 일찍부터 역시 군에서 운명을 개척해왔다.
38세의 나이로 군에서 보낸 시간은 벌써 20년.
나이는 오스트리아 기준으로는 젊은 편이지만, 군 경험은 풍부하다.
그렇기에 기병을 출격시킨 알빈치의 의도를 완벽히 이해했다.
기동성 있는 기병으로 전위에 나서되, 함부로 움직이지 말 것.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뒤를 받쳐주는 브라벡 보병대와 합세한다.
이게 자비에르의 총기병 운용 방침이다.
다만 상대는 변칙의 대가, 나폴레옹의 전술을 모범으로 삼는 유진이다.
문득 전방을 달리던 정찰기병이 달려 왔을 때, 자비에르는 그만 당황해 버렸다.
“연대장님! 정면, 적 출현! 기병입니다!”
“숫자는? 몇 명인가?”
“대략, 1천 기 남짓입니다!”
적 기병의 출현은 예측했던 바다.
하지만 1천 기만 나타난 것은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프랑스측 기병대는 전체 숫자가 적은 만큼, 접전에서는 전력을 다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급히 눈을 굴리던 자비에르가 풍부한 경험에 비춰 판단을 내렸다.
“그럼, 적군은 총 5천 기 정도라고 했으니, 우회 기동으로 습격할 가능성이 있군. 대열을 지키고, 적군이 근접하기를 기다려라. 정찰 기병도 내보내도록!”
완전히 오판한 것이다.
일단 5천 기라는 숫자부터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설사 4천 기라 해도, 적군 5만이 다가오는 데 3천 기가 다른 방면을 지원하러 나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변칙전술로 펼친 유진의 기만작전에 자비에르는 넘어가 버렸다.
“총기병대, 사격 준비! 모두 장전!”
전력을 다해 대열을 펼치며, 자비에르는 총격 준비에 나섰다.
-슥, 슥, 슥!
총기병들이 일제히 머스킷을 꺼내 장전에 착수했다.
유진 여단은 그대로 달려오고 있었지만, 자비에르 총기병대에 당황한 기병은 없었다.
만약에 유진 여단이 피스톨을 쏜다 해도, 그 사정거리는 당연히 머스킷보다 짧을 테니까.
“놈들이 달려옵니다!”
“침착하라! 먼저 장전한 기병들은 총격 준비를 하라! 전위는 돌격을, 후위는 장전을 맡는다!”
“예! 불나방들에게 총기병의 무서움을 보여줘라!”
그때다.
-두두두!
거의 사격 사정거리에 다다랐을 찰나였다.
유진 기마척탄병 여단이 일제히 수류탄을 꺼내 들었다.
비행 소리가 요란하게 숲을 뒤흔들었다.
-쉬이익!
순간, 경험이 풍부한 장군답게, 적의 전법 정보를 숙지한 자비에르가 고삐를 잡아챘다.
“이런, 놈들의 수류탄이다!”
동시에 유진수류탄이 땅에 격발되어 폭발했따.
-쾅!
비록 수류탄이 터져 나갔지만, 다친 기병은 거의 없었다.
아예 사정거리 밖에서 위협용으로 던진 수류탄이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때까지 침착하게 사격 준비를 하던 총기병들은 당황해 날뛰기 시작했다.
기병보다도, 우선 기마들이 먼저 날뛴다.
수류탄 폭발음에 놀라버린 것이다.
20년 경력의 기병대장, 자비에르는 기마들이 날뛰는 모습을 보다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적군이 척탄으로 돌진해오면, 당해내지 못할 테니까.
“회피 기동한다! 일단 뒤로 후퇴하라!”
“연대장님! 전위 일부는 장전이 완료된 상황입니다. 돌격하며 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니,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
자비에르가 또 다시 쇄도하는 척탄기병들을 가리키며 외쳤다.
“보이는 적의 4배가 넘는 기병이 저들에게 있다! 일단, 브라벡과 합류한다. 그 후에 다시 진군하자!”
자비에르 총기병대는 잘 훈련된 정예병들답게 재빨리 기수를 돌렸다.
3천의 기병이 숲 속을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쾅! 쾅! 쾅!
앞을 향해 달리며 자비에르는 확신했다.
자신의 빠른 결단이 총기병대 전체를 구했다고.
***
당연히 자비에르의 생각은 헛소리다.
“됐어! 적군이 후퇴한다!”
이폴리트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환호했다.
실로 간발의 차이였다.
유진 여단은 일단 수류탄을 그리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간 파비아에서 가져온 수류탄을 거듭된 전투에서 전량 소모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비에르 기병대가 도주한 것은 천행이었다.
그런데 유진이 기수를 돌리며 외쳤다.
“멈출 시간이 아냐! 다시, 달린다!”
“응? 어디로? 설마 추격전을 하자고?”
“아니!”
유진은 고원을 향해 쇄도하며 설명했다.
“이제 자비에르는 보병대와 합류할 거야. 수류탄에 발을 데었으니까! 가장 가까운 부대는 브라벡의 전열보병대!”
정북측, 브라벡 전열보병대.
숫자는 약 1만에 달한다.
새하얀 얼굴로 변해버린 부지휘관 쥐노 대령이 물었다.
“그럼 전열보병과 싸워야 하는 건가?”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브라벡 부대는 아니에요. 그쪽도 멈춰버릴 테니까.”
“뭐? 대체, 왜?”
유진은 싱긋 웃었다.
“공포는 전파돼요. 적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겁먹고 들어왔던 거예요. 리프타이가 전멸했으니까.”
요컨대 자비에르는 처음부터 기가 꺾인 채로 진군했을 것이다.
신중을 가장해 공포를 숨겼달까.
심리가 작전을 왜곡시킨 셈이다.
“이제 잠시 멈춰서 상황을 주시할 겁니다. 그 틈에 우리는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북동으로 가야 해요! 그곳에서 진입하는 라우돈 사단을 멈춰 세워야 합니다!”
유진이 전 여단을 향해 명령했다.
“가자, 오늘 우리 척탄병의 임무는 5만 알빈치 대군을 정지시키는 거다!”
1천 기의 기마척탄병여단이 우회 질주하기 시작했다.
10배의 군대, 1만 명의 보병과 3천 기의 총기병을 정지시킨 업적을 이루고서.
하지만 리볼리 회전의 진짜 전투는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