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6화(126/547)
(126) 오주로가 유진을 구하다
교란, 소수병력이 다수를 농락하는 작전을 말한다.
“이대로, 리볼리 협곡으로 들어간다. 목표는 라우돈 [사단]이다!”
문제는 아군이 소수라는 점이다.
언제든 적군에게 반격당하거나 포위당해 궤멸당할 가능성이 있다.
유리한 점이 있다면 지형이 험하고, 아군은 기병이라는 것뿐.
그러나 유진이 이끄는 기병은 산지에 익숙한 피레네 기병대가 아니다.
주로 방데나 툴롱 출신으로 북이탈리아에서 활약해온 이들.
고지대와는 거리가 먼 기병들이다.
방금 전 고원지대에서 자비에르와 싸울 때와 달랐다.
-타다닥!
협곡으로 내려서는 기마들이 서투르기 그지없다.
당장 지휘관인 여단장 유진부터 조심스럽다.
이폴리트가 옆에서 뒤따르다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헉, 헉! 또 싸워? 방금 전까지 총기병들하고 싸웠잖아!”
리볼리 협곡, 북동쪽.
유진 여단이 달려가는 방향이다.
방금 전까지 유진 여단이 맞섰던 쪽은 적군 총기병대, 프린츠(군주) 자비에르 부대다.
적을 상대로 고속기동과 기만을 걸어, 유진은 자비에르 기병대를 멈추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자비에르와 합세한 브라벡 보병대까지 진군을 멈췄다.
적군의 진군에 제동을 건 유진은 곧바로 북동부 라우돈 방면으로 달려온 것이다.
아무리 기병이라도 10분의 1쯤 되는 병력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
이게 가능한 근본적인 이유는 유진의 능력 덕분이다.
[자비에르 기병대 정지, 브라벡 보병대 정북방향 접근 중, 라우돈 사단급 병력으로 북동 근접.]레이더가 없는 시대다.
하지만 백은문자의 알림은 유진에게 유일무이한 [시야]를 주고 있었다.
바로 위험을 알리는 능력답게 적군 근접 상황을 알려온 것이다.
그럼에도 적군은 많다.
유진이 간신히 협곡으로 흑마를 몰며 외쳤다.
“생각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탄약 장전이나 해!”
“총탄도 모자라잖아!”
“그럼 죽은 적병의 총기와 탄약을 들어! 전장식 머스킷을 쏠 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
유진이 전방을 주시하며 외쳤다.
“사령관이 오실 때까지 버터야 해!”
그러니까, 유진이 위험을 감수한 이유는 나폴레옹과 똑같다.
5만의 대군, 알빈치 군단의 포위망을 부수는 방법은 하나다.
각개격파.
이게 가능해지려면 적군은 흩어지게 만들고, 아군은 집중시켜야 한다.
만약 란의 피레네 기병대가 있다면, 적군은 흩어지는 대신 서로 뭉치려 들 것이다.
반면 기마척탄병 여단은 숫자도 적고, 우선 위압적이지 않다.
혹시 수류탄이라도 던지기 전에는 말이다.
당장 지휘관부터 소년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들 체구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때 전방에서 정찰기병으로 달리던 주베르가 외쳤다.
“라우돈 사단이 보인다!”
유진을 비롯한 기마척탄병들이 몸을 바짝 숙였다.
반대편, 북동에서 진군 중이던 라우돈 장군의 사단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기병들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황급히 연대장들이 외쳤다.
“뭐야, 기병대? 혹시, 리프타이 장군을 궤멸시킨 부대인가!”
“전열을 펼쳐라! 사격 준비!”
“놀랄 것 없다! 여긴 평지가 아니야. 보병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장이다!”
그러나 연대장들이 외치는 독일어를 언뜻 들은 유진이 코웃음을 쳤다.
“그래. 하지만 포병이 없을 때, 불리한 건 기병만이 아니지!”
라우돈, 후일 원역사에서 오스트리아 최고 원수가 되는 자다.
그러나 특별한 업적을 쌓은 적은 없다.
정석을 정확히 지키고, 실수가 없어 얻은 지위.
게다가 젊은 나이에 고속 승진한 터라, 변칙에 약하다.
프린츠 자비에르와 똑같다.
유진이 출현한 정면을 바라보던 라우돈에게 후방 연대장이 달려왔다.
“장군님! 뒤에서, 적 기병이 출현했습니다!”
“뭐? 무슨 말인가, 우리가 행군할 때 아무도 없지 않았나?”
“저, 저, 정확히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적군이 있을 리가 없으니!”
바로 배후 기습이 펼쳐진 것이다.
라우돈이 달려온 북동방면, 산기슭에서 매복해 있던 기병들이 나타났다.
그간 먼저 선행해 달려가 숨어 있던 기병 지휘관, 오노레 바이알 대령이었다.
-다다다!
숫자는 고작 3백 기.
그렇지만 기마척탄병 여단 총원이 1천 기니, 유진으로서도 지극히 위험을 감수한 셈이다.
만약 적을 죽이지 못하면, 소수의 아군은 그대로 몰살당할 테니까.
“매복은 기습전에만 쓰는 게 아니지. 전원 사격 개시!”
바이알이 침착하게 명령을 내리자, 3백 기의 기병들이 피스톨을 쏘아댔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모두 뇌홍으로 격발되는 [마르소캡] 총탄이다.
다만 이 총탄은 유진 여단에게도 그리 많지 않았다.
남은 총탄을 모조리 써버리는 격전이다.
이것은 정면에서 들이닥친 유진 직속 기병대도 마찬가지였다.
“유진! 나, 벌써 10발 쐈어!”
이폴리트의 고함에 유진이 다시 고삐를 잡아챘다.
“후퇴합니다! 쥐노, 신호를 보내요!”
“알았어! 퇴각! 리볼리 고원으로 올라간다!”
“퇴각! 퇴각! 퇴각!”
쥐노의 명령에 일제히 기병들이 양측으로 갈라져 회선하듯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황한 라우돈은 전열을 황급히 갖추며 멈출 뿐이었다.
빈틈을 노려 유진도, 쥐노도, 바이알도 라우돈 군을 제치고 달렸다.
유진이 선두에서 달리며 고함쳤다.
“더 빠르게 달려라! 적들에게 뒷덜미를 잡히면 안 돼!”
“저 녀석들에게 잡힐 것 같지는 않은데?”
“아니! 전방에 우리가 기망하고 달려온 기병들이 있었잖아, 이폴리트! 자비에르 총기병대!”
물론 자비에르가 과감하게 갑자기 재돌격을 할 가능성은 낮다.
신중하게 정찰기병을 보내 상황을 탐색중일 것이다.
그러나 기마로 달리는 유진은 불안감을 느끼며 전방을 주시했다.
“게다가, 뭔가 걸려.”
“왜?”
“······직감이야.”
왜냐하면 백은문자가 사방에 뜨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험, 위험, 위험.]하지만 다른 부대와 달리, 이 위험성은 구체적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자비에르, 브라벡, 라우돈과 다른 점이라도 있는 걸까?
그때다.
-탕!
갑작스런 총격에 유진의 기마가 앞발을 들어올렸다.
“유진!”
이폴리트가 놀라 외쳤지만, 한 발 늦은 뒤였다.
-콰당!
유진은 말에서 떨어져 바닥에 처박혔다.
낙마.
그 순간, 패잔병처럼 보이는 병사들이 산등성이에 나타나 부르짖었다.
“저기, [프라이슈츠] 유진의 기병대가 있다아!”
백은문자가 구체적인 부대명을 대지 못한 이유.
리볼리에 오스트리아군 패잔병들이 들어섰던 것이다.
***
한때 패배를 몰랐던 장군은 이제 비정규군의 지휘관이 되었다.
“뷔름제르 원수 각하의 복수다!”
바할릭스 폰 바하자르, 그렌츠 보병 연대장.
카스틸리오네에서 뷔름제르의 휘하로 부임해, 나폴레옹 군단과 싸웠던 남자다.
로셀미니나 슈비르츠가 부대를 수습해 알빈치와 합류한 것과 달리, 바하자르는 복귀하지 못했다.
달미티아 출신 보병대, 그렌츠 연대를 규합하기 위해서다.
동향 병사들을 잃었다는 죄책감, 상관을 지키지 못한 회한, 적에 대한 분노.
카스틸리오네 인근을 떠돌던 바하자르가 간신히 병력을 모았을 때, 리볼리로 적군이 진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치 게릴라처럼 리볼리로 진군하다가, 마침내 잡은 것이다.
그간 오스트리아 군을 괴롭혔던 유진 여단의 뒷덜미를.
협곡 요지마다 흩어진 [산병]들이 머스킷을 기병대를 향해 겨누었다.
문득 부관 프랑요 블라시치가 보고했다.
“다시, 말에 올라탔습니다, 바하자르 장군님!”
바하자르는 핏발선 눈으로 전방을 노려보며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다. 여기는 산지다.”
그렌츠 보병대는 본래 헝가리, 크로아티아, 달마티아와 같은 산지에서 싸우던 병사들이다.
전열을 이루고 돌진하는데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산지에서 흩어져 싸우는 것은 그렌츠 보병대가 전문이다.
머스킷에 남은 화약을 털어넣으며, 바하자르가 중얼거렸다.
“아무리 빠르다 한들, 산지에는 산지의 행군법이 있기 마련이지. 저놈들은 그걸 모르는 게 확실해.”
“우리 병사들도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장군님!”
“상관없어.”
바하자르가 유진이 달려오는 방향을 응시하며 명령했다.
“저놈만 죽이면, 우리는 임무를 다한 거다. 그 후, 이탈한다!”
반대쪽, 유진 기마척탄병 여단은 우왕좌왕하며 달리고 있었다.
지휘관 유진이 낙마한 직후,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황급히 부관 이폴리트가 유진을 말에 태웠지만, 정신이 혼미한지 신음만 내는 중이었다.
다행히 부러진 곳은 없는 듯 했지만, 이러다 적군의 총탄에 맞아 죽을 판이다.
이폴리트가 말을 달리며 유진을 흔들었다.
“유진! 정신 차려!”
“으윽. 전방은 위험······.”
“야, 그럼 어디로 가란 말이야! 지시를 해!”
유진이 흐린 눈으로 앞을 간신히 보았다.
백은문자의 알림이 수없이 떠오른다.
모두 사지다.
딱 한 곳을 제외하면.
“고원, 고원 중심부로.”
그 말을 끝으로 유진은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반면, 고원 중심부를 본 이폴리트는 눈을 부릅떴다.
그렌츠 보병대가 고원 중심으로 가는 길에 흩어져 있는 게 한 눈에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성모에게 저주받을! 저긴 산병들이 설치는 곳인데?”
“뭐해! 이폴리트! 여단장은 뭐라고 했나?”
“어, 그게요.”
뒤에서 달려오던 쥐노에게, 이폴리트가 머뭇거리다 외쳤다.
“고원 중심부 돌파요!”
쥐노는 눈썹을 치뜨다, 피식 웃었다.
“좋아, 내 취향이군! 가자, 라살! 샹포!”
“히-호! 오늘은 공주님 대신 여단장 구하기인가!”
“빌어먹을, 잘못하면 오늘 골로 가시겠는데!”
라살과 상포를 필두로, 쥐노가 유진 대신 돌진하기 시작했다.
-두두두!
그렌츠 보병대가 머스킷을 장전하고 있는 고원 중심부로.
***
고원 중심부로 올라오는 길, 1천 명의 그렌츠 보병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좋아. 모두 장전 완료!”
부관 프랑요가 힘껏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렌츠 병사들도 모두 머스킷을 겨누며 유진 여단이 달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전열보병이 아니라도, 장전된 머스킷이 일제히 쏘아지면 그 위력은 막강하다.
전방에 흩어져 있던 병사들을 제외한 모두가 현재 협곡에서 고원으로 올라오는 길목에 자리잡은 상태다.
이제 적들이 포위망 안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사격전이다.
그때 바하자르가 명령을 내렸다.
“산발사격을 준비해라.”
“예? 좀 더 준비했다가 일제사격을 하시는 게.”
“필요없다, 적을 죽이기만 하면 그뿐이니까. 특히, 원수님의 원수를.”
바하자르의 명령에 프랑요가 고함쳤다.
“사격 준비!”
부싯돌이 점화를 일으킬 위치로 다가갔다.
-슥, 샤아악, 키릭!
1천 개의 총이 저마다 기마들을 겨눈다.
바하자르도 총을 들었다.
한때 투크르 병사들을 멀리서 잡던 사격수, 바하자르가 눈을 번뜩였다.
시야에 이폴리트와 유진이 달려오는 게 보인다.
“마침내, 사령관 각하의 원수를 갚는다!”
그때 총성이 먼저 울렸다.
-탕!
총격을 가하려던 병사 하나가 탄환을 맞아 쓰러졌다.
달려오는 유진 기병대 쪽이 아니다.
그렌츠 보병대의 일원이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황급히 배후로 달려갔던 프랑요가 돌아와 부르짖었다.
“연대장님! 큰일났습니다. 프랑스 보병입니다. 숫자는, 적군 편제로 사단!”
바하자르는 눈을 부릅떴다.
“어째서, 놈들이 이곳으로 오는 건가!”
하지만 애초에 그 말은 유진 여단이 했어야 할 말이다.
서로 깜깜한 어둠 속을 헤매다 충돌하는 게 18세기 말, 고지 전투다.
바하자르가 유진의 뒷덜미를 잡았듯, 바하자르의 뒷덜미를 잡아챈 프랑스 군대가 있었던 것이다.
유진의 기마척탄병 여단도 돌격하다 말고 멈춰섰다.
총소리가 요란하게 협곡과 고원 사이를 울렸다.
-척! 철컥, 탕! 척, 철컥, 탕! 척, 철컥, 탕!
이폴리트가 자신도 모르게 멈춰선 채 중얼거렸다.
“느리지만, 진군하며 사격하고 있어.”
이것은 머스킷이 아니라 후장식 라이플이라도 어려운 일이다.
먼저 장전하고, 사격을 실행한 후, 이동을 한 뒤에, 다시 장전을 한다.
이 과정을 대열을 반복하며 진행하는 일.
지휘관이 정석에 충실해 반복훈련을 시켜야 겨우 가능한 행군법.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행군해오던 사단 병력이 그렌츠 보병대를 패주시켰다.
불운하게도 그렌츠 보병대 반대편에는 기마척탄병 여단도 있었다.
쥐노와 라살, 샹포, 그리고 주베르가 날뛰며 적을 척살했다.
그 모습을 구경하던 이폴리트 앞에 사단의 지휘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군, 프라이슈츠 여단장.”
보병 군대에서도 지휘관은 기마를 타는 법이다.
기마 위에 올라탄 지휘관은 꽤나 엄격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문득 파리한 낯으로 유진이 눈을 뜬 채 이폴리트의 말 위에서 웃었다.
“오주로 사단장 각하. 이렇게 다시 만나는군요.”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인가?”
“예? 아, 그건 마음 쓰지 않으셔도.”
이전, 바사노에서 유진에게 구원받은 오주로가 기마를 돌렸다.
“빚은 갚았다. 다음에는 이런 구원은 없어.”
다시, 그렌츠 보병대를 추격하며 진군하는 오주로를 보다 이폴리트가 혀를 찼다.
“무뚝뚝한 분이군. 그냥 격려 한 마디 하지.”
“대신, 뒤통수는 절대 안 칠 장군이지.”
“그건 좋은 점 같은데?”
유진은 가만히 오주로의 등을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결국 길이 달라질지도 몰라.”
철저한 공화파 장군, 오주로가 공주의 기사 유진을 구한 것이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적들이 대항할 수 없는 압력을 밀어붙이면서.
바로 직전까지 유진을 죽일 기세였던 바하자르도 절벽 구석에 몰렸다.
바하자르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날 죽여도, 우리 제국이 반드시 너희에게 복수해줄 것이다!”
오주로는 차갑게 바하자르를 보다 대꾸했다.
“혁명의 이름으로 죽어라, 제국의 개.”
다음 순간, 오주로의 병사들이 머스킷을 겨누었다.
-철컥, 탕!
리볼리 고원을 오주로 사단이 완전 장악한 순간이었다.
포위망은 깨지거나 멈추고, 고지는 프랑스가 손에 넣은 상태.
나폴레옹의 [송곳]이 알빈치의 장막을 찢어발길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