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8화(128/547)
(128) 리볼리의 태양이 뜨다
포탄이 쏘아지는 가운데, 이제 전투가 끝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 멀리 동이 트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프랑스 군이 바라보는 정면 시야는 북서쪽 방면.
해가 뜨는 것은 등 뒤에서 벌어질 일이다.
나폴레옹도 그 시각, 정면을 주시할 뿐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야간 포격 때문에 돌격이 어렵습니다!”
“총검돌격은 자제한다! 연락병들을 각 사단에 급파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총격만 가하라고! 그리고, 횃불 부대를 편성하라!”
“예! 연락병, 어디 있나!”
부관, 수우코프스키 대위가 바삐 달려나갔다.
본래 나폴레옹 클럽의 일원이었던 부관들은 현재 모두 지휘관급이 되었다.
그 때문에 호위병이었던 수우코프스키가 임시부관으로 발탁된 것이다.
하지만 원래 나폴레옹 클럽 멤버들 만큼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모든 것을 일일이 나폴레옹이 지시해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유진이나 마르소가 있었다면! 벌써 알아서 했을 텐데. 빌어먹을!”
나폴레옹이 이를 갈며 전방을 노려볼 찰나였다.
“각하! 일단, 전략목표는 달성한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추는 게 낫지 않을까요?”
문득 참모장 베르티에가 물어왔다.
상황 전모가 다 보이지는 않는다.
허나, 적군이 궤멸 상태로 패주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특히 라우돈 사단이 전원이 항복해, 적군의 포위망은 이미 붕괴된 상태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은 고개를 단호히 저었다.
“아니, 곧 태양이 뜬다! 그때까지 전력을 다해 쏴라. 태양이 뜨는 순간, 적진으로 진군한다!”
병사들이 지쳤고, 아직도 어스름이 가득할 찰나다.
오히려 한밤중보다 적 진영에 있던 모닥불마저 꺼진 탓에, 넘어지는 병사들이 속출했다.
사격하다 말고 눈을 부비다, 화약이 눈에 들어가 비명을 지르는 병사들도 있었다.
프랑스 군도 한계 상황이다.
나폴레옹이 직할 기병대를 뮈라에게 맡겨 돌격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베르티에 말처럼 잠시 멈추고 병사들을 쉬게 해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왜?
여기서 멈췄다가 혹시 오스트리아 군을 놓치기라도 하면, 처음부터 다시 싸워야 한다.
그것도 알프스 산맥 안에서 혈전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
물론 나폴레옹은 뮈라의 성과를 모르고 있긴 하다.
오스트리아군 사령관, 알빈치를 죽였으니까.
그럼에도 아마 나폴레옹은 알았다 해도, 계속 공격하라 명령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적장이 아니라 적군의 군사력 그 자체니까.
허나 병사들 입장에서는 이미 야간 내내, 곧 12시간 이상 전투를 벌인 뒤다.
게다가 오히려 동트기 직전이 시야는 오히려 어둡다.
“헉, 헉, 헉!”
병사들이 지쳐 숨을 헐떡였다.
특히 선두에서 앞장서 싸워온 마세나 사단이 가장 지친 상태다.
마세나는 이를 악문 채 자신도 총검을 휘둘러댔다.
시야를 밝히던 모닥불도 어느새 꺼져, 피아가 잘 구분되지 않았다.
“빌어먹을! 어디 횃불 없나! 밤새 그렇게 잘 타더니, 다 어디갔어!”
그때다.
-화르륵!
저 멀리, 리볼리 고원에서 거센 불길이 일었다.
모든 병사들이 잠시, 멈춰섰다.
세르보니 준장이 마세나를 향해 급히 외쳤다.
“고원에 불이 붙었습니다!”
마세나가 입을 쩍 벌렸다.
꼭 자신의 얘기를 듣기라도 한 것처럼 불길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
잠시 후, 마세나가 껄껄 웃으며 소리쳤다.
“프라이슈츠는 정말 작전의 귀재로군! 이 순간에 고원에 화재를 내서 등대로 삼다니!”
전직 밀항꾼답게 마세나는 리볼리 고원의 불길을 [등대]로 지칭한 것이다.
하지만 그 비유는 실로 적절했다.
꼭 등대처럼 마지막 남은 어둠을 완전히 불길이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륀이 달려와 부르짖었다.
“사단장 각하, 명령을! 병사들은 모두 준비됐습니다!”
마세나는 턱을 쓰다듬다, 재차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지! 어이, 랑퐁!”
몬테노테의 돌격장, 랑퐁 대령이 다시 돌진할 시간이 온 것이다.
***
아직, 불꽃이 피어오르기 직전의 일이다.
-탕! 철컥, 키릭. 저벅저벅. 탕!
리볼리 지역 전체가 격전을 벌이는 그 시각.
정작 리볼리 고원은 평화로웠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행군 소리를 듣다,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야, 오주로 장군도 대담한걸.”
오주로 사단은 멈추지 않고, 역시 야간 진격에 동참한 것이다.
그것도 멈춰서 사격하는 것도 아니고, 총검돌격도 아닌, 야간행군 사격전을 펼치는 중이었다.
오히려 아군 오인 사격이 벌어질지도 모를 상황이다.
하지만 오주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적군 섬멸을 택한 거였다.
그때 유진의 부상을 돌보던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우리는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거야?”
“충분히 싸웠잖아. 우리 기병들도 쉬어야지.”
“어, 저기 엎어지는 기병도 보이는데? 란의 기병대인가?”
고원 위에서는 달빛이 비춰, 아래가 꽤 잘 보이는 편이다.
란의 기병들이 달려가다가 낙마 사고가 벌어지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얼핏 란이 지휘를 잘못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말은 기본적으로 밤눈이 어둡다.
그 때문에 특히 야간 기동은 기병에게 기피 대상이다.
그럼에도 란도, 그리고 나폴레옹도 기병대마저 야간 공세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다.
유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야간 총공세라니, 정말 사령관 각하도 대담한 짓을 하시는군.”
아마도 오늘 전투는 프랑스 군이 이탈리아 원정 사상 가장 많이 죽어 나가는 날일지 모른다.
어쨌든 야간 공세는 공격자에게도 많은 피해를 줄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전방을 뚫어져라 보던 이폴리트가 말했다.
“저거, 아무래도 놓칠 거 같아.”
“자비에르 총기병대?”
“그쪽만 그런 게 아니라, 브라벡 부대도 후퇴하고 있어. 지금 오주로 사단이나, 마세나? 동남에서 온 사단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양인데?”
유진은 눈썹을 치뜨다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애초에 나폴레옹 군단이 알빈치 군단보다 특별히 개별 전투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오로지 적군의 약점을 찌르고, 아군의 강점은 극대화해서 지금껏 압도적으로 이겼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야간 상황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결국 각개 전투다.
아무리 오스트리아 군이 야간 기습으로 당황했더라도 개별 병사들의 전투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프랑스 군은 징집병이고, 오스트리아 군은 엄연히 직업군인들이기도 하다.
가만히 아직 어두운 협곡을 주시하던 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우리가 불을 붙여야겠군.”
“뭐? 이제 곧 해가 뜰 거 아냐? 굳이 불을 붙일 필요가?”
“그 전에 다 놓치겠어. 게다가 브라벡 쪽 부대는 아직 멀쩡해. 자칫 반격할 가능성도 있지.”
기계가 아닌 사람이 싸우는 시대다.
특히 마세나 사단만 해도 아마 어제 낮부터 행군을 했을 것이다.
밤새도록 쉬지 않고 싸웠으니, 병사들의 체력은 바닥을 칠 게 뻔하다.
반면에 브라벡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군 지휘관들은 후퇴만 하고 있다.
체력 면에서는 오스트리아 병사들이 되려 우월할지도 모른다.
“쥐노!”
유진의 부름에 아예 누워서 별을 보고 있던 쥐노가 고개를 들었다.
“왜?”
“우리도 내려가죠.”
“뭐? 다들 완전히 뻗었는데? 너도 정상 상태는 아니잖아?”
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고원 주위, 풀숲을 손으로 휘젓듯 가리켰다.
“싸우자는 게 아니에요. 불을 질러요. 고원 전체로 아래를 비춰버리죠.”
쥐노는 눈을 깜박이다 유진과, 협곡 아래, 그리고 다시 숲을 보았다.
불을 지른다.
그래서 이 고원 전체를 일종의 횃불처럼 만든다.
그러자면, 일단 기마척탄병 여단도 고원을 떠나야 한다.
문득 쥐노가 웃음을 터뜨리며 벌떡 일어났다.
“이야, 스케일 큰데! 좋아! 어이, 다들 일어나! 불 피울 줄 아는 놈 있나!”
곧이어, 리볼리 고원 전체에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
실로 거대한 불꽃을 보다, 나폴레옹이 미소지었다.
“유진이군. 역시, 무사했나.”
리볼리 고원에 있을 부대는 2개다.
하나는 유진의 기마척탄병 여단, 다른 하나는 오주로 사단이다.
그곳에 쥐노나 바이알, 베르디에와 같은 지휘관도 있다.
그러나 이 급박한 상황에 갑자기 계책을 쓸 사람은 단연 유진이다.
나폴레옹은 이제야 한숨 돌렸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등 뒤, 곧 해가 떠오를 동쪽을 향해서.
“이제야 동녘이 밝아오는군.”
리볼리, 고원과 협곡 전체에 드리워졌던 어스름이 걷혀간다.
밤새 벌어졌던 격전.
완승이지만 동시에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의 손실도 이번 원정에서 가장 컸다.
그럼에도 전원이 열광적으로 뛰고 있었다.
승리가 코앞에 있다는 것을 장군, 장교, 사병 모두가 직감했기 때문이다.
마치 햇살이 어둠을 뚫듯, 곳곳에서 사단별로 승전보가 다다랐다.
“사령관 각하! 적 사령관, 알빈치의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뮈라 대령의 돌파 성공입니다!”
“오주로 사단이 마세나 사단과 함께 브라벡 방면군을 격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적군, 전부 흩어져 달아나는 중입니다!”
“자비에르 기병대, 도주 중! 란 장군의 제13 피레네 기병대 보고! 추격한다고 합니다!”
순간, 나폴레옹이 긴급 명령을 내렸다.
“밀라노에 전령을 보내라. 세뤼르에가 도주하는 자들을 모두 잡으라고 해!”
이제 밀라노를 지킬 필요가 없다.
세뤼르에의 군단도 전부 기동해, 패잔병들을 잡아들일 차례다.
보고를 수집하던 참모장 베르티에가 외쳤다.
항상 침착하던 모습마저 허물어질 정도로 격동에 차서.
“장군, 승리입니다. 완벽한 승리입니다!”
나폴레옹은 전방을 보다 빙그레 웃었다.
“내 아들이 보이는군.”
리볼리 고원 방면에서 일단의 기병대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햇살이 비춰져 기병대의 선두, 유진이 눈부시게 빛난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그 해는 나폴레옹의 등 뒤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그 순간, 달려오던 유진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혁명의 태양!”
그 기분은 유진만 가진 감상이 아니었다.
“비바 프랑스! 비바 라볼루숑! 비바 보나파르트!”
“이겼다! 우리가 이겼어! 오스트리아를 이겼다고!”
“승리다!”
리볼리 전역에서 프랑스어 함성이 울려 퍼졌다.
“비바 나폴레옹! 우리의 꼬마 하사관!”
유진은 기억한다.
방데에서 3천 명의 왕당파를 구했을 때 울려퍼졌던 외침을.
그들은 대부분 신대륙으로 떠났지만, 그때 함께 그 광경을 보았던 나폴레옹 툴롱 우편연대는 이곳에 있다.
이제 툴롱 연대만이 아니라 이탈리아 군단 전체가 외친다.
비바 나폴레옹, 곧 나폴레옹 만세라고.
“사령관 각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유진이 나폴레옹의 앞에 멈춰, 말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서전에서 제법 잘했다. 아들.”
나폴레옹이 유진의 어깨를 붙들며 치하했다.
직접 보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얼마나 유진이 맹활약을 펼쳤을지.
문득 나폴레옹이 리볼리 고원 전체를 향해 포효했다.
“이제, 이탈리아는 정말로 우리의 것이다!”
1795년 10월 8일.
리볼리 회전이 끝났다.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카드, 알빈치의 프리울리 5만 대군이 궤멸하는 결과로.
도합 15만,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방면군 전부가 궤멸했다.
이제, 나폴레옹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혁명의 [태양]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