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2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29화(129/547)
(129) 이탈리아가 나폴레옹의 발 아래 놓이다
리볼리, 요충지이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알프스 산맥 아래 시골일 뿐이다.
그러나 1795년 10월 8일, 모든 게 달라졌다.
북이탈리아의 운명을 정한 리볼리 회전.
전투 결과를 이탈리아 반도의 모든 세력이 고작 3일 안에 듣게 되었다.
나폴레옹의 완전 승리.
얼마 전까지 시골이었던 장소가 이탈리아의 모두, 혹은 유럽 전체가 기억할 이름이 된 셈이다.
이제는 북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전역이 프랑스의 시야 안쪽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나폴레옹의 가시권 안으로.
그 증거가 지금 모습을 드러낸다.
-끼이익!
호수 한복판, 만토바 요새.
지금껏 북이탈리아 전역을 나폴레옹이 휩쓸고 다녀도, 굳건했던 문이 열린다.
내부를 지키던 자들은 이미, 아르콜에서 절반 이상이 궤멸된 뒤다.
그래도 딱 하나 희망을 갖고 버텨왔다.
알빈치 군단이 나폴레옹을 돌파하고 구원하러 올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알빈치조차 죽어버린 지금, 만토바 요새에는 절망 뿐이다.
요새를 지키던 장군이 걸어 나오다 고개를 푹 숙였다.
“항복합니다. 프랑스 군에.”
41세, 장군으로서는 꽤 젊은 편이지만 나폴레옹 군단에서는 중견인 남자.
라하르페가 노인에 가까운 만토바 요새측 지휘관을 예의바르게 맞이했다.
지금껏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은 포로를 거의 잡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패권을 잡은 이상, 적의 항복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귀관들의 명예로운 항복을 수락하오. 귀관의 이름은?”
“페르디난트 민크비츠 소장이오. 만토바 수비대의 부지휘관이오.”
“지휘관께서는 어디 계시오?”
라하르페의 질문에 민크비츠는 씁쓸히 웃으며 대꾸했다.
“아르콜에서 당신들에게 돌아가셨지.”
바로 유진이 활약한 아르콜 전투 얘기다.
라데츠키의 위조 명령서를 믿고 진격한 만토바 수비군단 지휘관, 칸토는 아르콜에서 패사했다.
간신히 민크비츠는 만토바로 돌아와 알빈치의 승리를 기다렸다.
허나 결국 일말의 기대는 무너지고, 나폴레옹 휘하의 사단이 만토바에 도래한 것이다.
나름 호수에 둘러싸인 요새지니 싸우고자 한다면 버텨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군대 수는 1만 남짓에 요새포도 대부분 아르콜에서 잃은 상태다.
패배결정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민크비츠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라하르페는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감이군.”
“전투에서 졌으니 어쩔 수 없지요. 우리가 항복절차를 밟았던 것도 아니고.”
“이제 더 이상 싸울 일은 없을 거요.”
민크비츠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되물었다.
“그건 모를 일이지만, 최소한 북이탈리아에서는 그럴 것 같군. 우리에게만 온 것은 아니겠지요?”
만약 만토바만 항복했다면, 민크비츠의 책임은 더욱 커진다.
혹시 항전했을 때, 전세를 바꿀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빈]에서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
물론 다행스럽게도 그렇지 않았다.
리볼리 회전의 결과가 너무 명백했기 때문이다.
라하르페가 무거운 어조로 일렀다.
“굴욕감을 느낄 건 없소. 이미 베네치아, 파르마, 토스카나가 항복을 선언했으니까. 토스카나 대공은 탈출해서 나폴리로 도주 중이라더군.”
“정말 북부 이탈리아 전체가 프랑스의 손에 넘어갔군요. 아니, 보나파르트 장군의 손인가?”
“비꼴 것 없소. 보나파르트 사령관도, 우리도 모두 공화국의 장군들일 뿐.”
민크비츠는 처음으로 코웃음을 쳤다.
“흥, 그렇게 끝나지 않을 건 잘 아실 거요. 장군 성함은 뭐요? 독일어를 잘 하시는군.”
스위스 ‘홀르’ 출신으로 프랑스어권에서 태어난 라하르페다.
하지만 4개 국어를 하는 스위스 연방의 귀족답게, 독일어도 꽤 능통한 편이었다.
당연히 표준어가 제정된 시대가 아니니, 인근 오스트리아에서 쓰이는 고지 독일어 얘기다.
라하르페는 굳이 자신의 사연을 얘기하는 대신, 자신이 누구인지 밝혔다.
“아메디 에마누엘 프랑수아 라하르페요. 보나파르트 장군의 사단장이지.”
공화국의 군인.
그러나 동시에 나폴레옹의 사람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이미 라하르페만이 아니라 이탈리아 군단의 일원이라면, 장군에서 사병까지 모두 똑같은 생각이다.
영광의 전장, 이탈리아에서 그들은 나폴레옹의 군인이 된 셈이다.
리볼리의 태양과 함께.
프랑스 군대 편제를 제법 아는 민크비츠가 휘파람을 불었다.
“소장급 장군이 직접 오셨으니, 나로선 영광인가. 보나파르트 장군은 어디로 가셨소? 천년 공화국 베네치아인가?”
“베네치아는 쥐노 준장이 갈 예정이오. 이번 리볼리 고원에서 탁월한 업적을 달성한 장군이지.”
“소장조차도 아니고? 이거 참, 내가 정말 영광을 얻었군.”
리볼리 회전 승리는 새로운 장군들을 탄생시켰다.
특히 쥐노, 마르몽, 뒤로크를 비롯한 나폴레옹 클럽 멤버들이 준장 승진을 하게 되었다.
한데 승진하자마자 나폴레옹은 베네치아 진군을 명령한 것이다.
이제 베네치아 공화국도 프랑스의 발 아래 놓이게 된 셈이랄까.
반대로 말하면 준장급을 보낸 베네치아보다, 만토바 공략을 나폴레옹은 중시한 셈이다.
원역사에서는 만토바에 마세나를 보낼 정도니, 무척 중시한 게 맞다.
그렇지만 나폴레옹이 직접 올 만큼 중시하지는 않은 셈이다.
어쩐지 아쉬운 기분을 느끼던 민크비츠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대체 보나파르트 장군은 어디로 갔단 말이오? 피렌체?”
신중하고 예의바른 장군, 라하르페는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
“가셔야 할 곳으로 가셨지요.”
굳이 사령관의 거취를 적장에게 알릴 필요는 없으니까.
***
베네치아, 바다 위의 도시로 유명한 천년 도시국가다.
-쏴아아!
때문에 외부에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항상 배가 필요하다.
한데 나폴레옹 군단은 모두 육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코르시카를 공략한 브뤼에 제독 함대가 있긴 하지만, 베네치아까지 오려면 무려 시칠리아를 거쳐야 한다.
그럼 쥐노는 어떻게 베네치아로 입성할 수 있었을까?
문득 쥐노가 그 유명한 제트 모양의 대운하를 구경하다,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정말 장관이군요. 이렇게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고맙소. 메세르 바탈리아.”
프란체스코 바탈리아, 베로나의 민병대 지휘관이자 베네치아의 귀족이다.
지난 파도바 함락전에서 바탈리아도 프랑스의 포로가 되었다.
본래 베로나를 지켜야 했지만, 알빈치의 요구로 파도바에 협력을 구하러 갔다가, 잡히게 된 것이다.
이후 프랑스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베네치아로 안내하는 향도가 되었다.
미리 베네치아로 진입해 나폴레옹의 요구를 전한 파도바 총독 알비제 콘타리니처럼.
바탈리아는 침울한 표정으로 배 위에 서 있다가 고개를 숙였다.
“공화국은 프랑스와 보나파르트 사령관에게 완전히 협력할 겁니다.”
“흐음, 베로나, 파도바, 브레시아의 독립도 모두 협력한다는 거요?”
“그렇습니다. 오직 베네치아 본국만 유지시켜 주신다면, 본토 도시들이 자체적으로 독립을 결정한다 해도 막지 않겠다고 원로원에서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파도바 점령 후, 임시조치로 선포한 포고령을 가리킨다.
당시 나폴레옹은 베네치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파도바 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했다.
베네치아 육지 영토를 구성하는 각 도시들을 분할 독립시키기 위한 책략이다.
이제는 알빈치를 이긴 이상,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될 약속이다.
오히려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베네치아 육지 영토를 프랑스에 합병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베네치아는 외교에 능수능란한 공화국답게, 나폴레옹의 포고령을 역으로 이용하려 드는 셈이다.
책략에 썩 능숙하지는 않지만, 나폴레옹의 하명을 듣고 온 쥐노는 피식 웃었다.
“뭐, 차차 얘기해 봅시다. 일단 당장은 모든 전함이나 갤리선의 해체만 해도 되니까.”
“예?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프랑스 혁명정부와 협력한다는 증거로, 모든 해군 전력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게 내가 여기 온 이유기도 하고.”
문자 그대로 경악한 바탈리아에게 쥐노가 간단히 일렀다.
“뭐, 듣기 싫으면 안 들어도 상관없어요. 난 그 대답을 갖고 다시 보나파르트 장군에게 돌아가면 그뿐이거든.”
쥐노가 끌고 온 병력은 1개 중대, 고작 1백 명 내외의 보병이다.
이 병력이 베네치아에 상륙한다 해도 점령은 불가능하다.
허나 쥐노의 뒤에는 이탈리아를 정복한 나폴레옹 군단이 있다.
그럼에도 해군 해체는 너무 중대한 요구다.
이를 악물던 바탈리아가 물었다.
“우리 원로원은 보나파르트 사령관께 직접 서신을 보내길 원할 겁니다. 혹시, 사령관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밀라노입니까? 아니면, 피렌체로?”
라하르페와 달리, 쥐노는 숨기지 않았다.
“로마요.”
이 순간, 나폴레옹은 천년의 도시로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
그 시각, 먼저 로마로 향하는 육두마차가 있다.
-두두두!
1795년, 18세기 말의 이탈리아는 통합되어 있지 않다.
당연히 도로가 정비되려면 백 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는 치안도 마찬가지라 굳이 적국 병사가 아니라도, 도적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육두마차를 감히 건드릴 도적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무려, 1천 명에 달하는 호위대가 함께 달리고 있으니까.
그것도 푸른 군복, 곧 지금 이탈리아를 위압하는 프랑스 혁명군의 병사들이다.
문득, 마차 옆을 달리던 검은 얼굴의 남자가 외쳤다.
“곧, 로마에 도착합니다. 마담!”
그러자 마차 안에서 새하얀 얼굴의 미녀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며 화답했다.
“고마워요, ‘뒤마’ 대령.”
대령, 뒤마는 경례를 취한 후 바삐 호위 수행을 위해 다시 앞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보던 미녀, 조세핀은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급해 달려왔지만, 확신이 없다.
“정말 나폴레오네가 로마로 올까요?”
조세핀이 자신도 모르게 질문을 던질 찰나, 마차 안에 있던 다른 여자가 대꾸했다.
“올 게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세요? 밀라노로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그 아이라면 로마에 입성하는 영광을 놓칠 리 없어.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주목받는 일은 절대로 피하지 않는 아이였으니까.”
나폴레옹을 아이라고 부르는 여자, 레티치아가 마주 앉은 조세핀을 정시했다.
“게다가 네 아들도 가고 있지 않니? 난 전쟁은 모르지만, 지금 로마에 입성하는 게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건 알아. 네 아들, ‘우리’ 유진이 그 정도는 조언하지 않았을까?”
유진, 조세핀의 아들이자 레티치아가 아끼는 전직 하숙생이다.
물론 현재 이탈리아 반도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말이다.
마탄의 사수, 사령관들을 족족 죽음으로 인도한 사신이라고.
무시무시한 아들의 별명을 모르는 조세핀은 키득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겠네요. 유진이라면, 가족보다는 공적인 일이 늘 우선인 애니까요.”
그 순간, 굳어 있던 레티치아의 얼굴도 웃음기를 띠었다.
“그건 우리 애랑 똑같구나.”
“풋, 공통점을 처음으로 찾았네요.”
“달가운 얘기는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앞으로 잘 지내보자꾸나.”
일순, 레티치아의 시선이 조세핀의 배를 향했다.
“그 아이를 사생아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조세핀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부른 배를 어루만지며 미소를 머금었다.
“예, 어머님.”
로마로 두 여자가 달려가고 있었다.
나폴레옹의 약혼녀와 모친이.
1795년 10월 초,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제패한 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