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3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36화(136/547)
(136) 공포의 마왕 나폴레옹이 빈으로 오다
빈은 공포로 들끓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또 지고, 지고, 진데다, 이젠 수도 앞까지 빼앗기다니!”
그 누구보다 두려운 자는 단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다.
왜냐면 프랑스의 왕이 죽었기 때문이다.
비록 자결했다고는 하지만, 유럽 각국 왕실은 루이 16세가 정말 스스로 죽었다 믿지 않는다.
틀림없이 혁명정부가 죽음을 강요했을 거라 여긴다.
때문에 프랑스 군대가 목전에 들이닥친 상황에서, 황제 프란츠 2세는 공포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렇잖아도 명민한 대신 유약한 성품이다.
당장 빈으로 혁명군이 밀어닥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온몸이 떨려 멈추질 않는다.
그때 프란츠 2세를 전쟁위원회 의장, 발리스 백작이 붙들었다.
“폐하, 고정하소서. 지금 카를 대공께서 달려오고 계십니다.”
“그래. 카를은 어디까지 왔지? 지금 프랑스의 반란군이 수도를 위협하고 있다. 당장, 막아야 한다!”
“곧 오실 겁니다. 뮌헨에서 전력을 끌고 달려오신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빈의 겨울 궁전, 호프부르크에서 대귀족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 대공 전하가!”
“다행이군. 무도한 프랑스 놈들을 무찔러 주시리라!”
“우리가 조금만 버티면 되겠군요! 다행입니다, 폐하!”
그 순간, 황제 프란츠 2세가 외쳤다.
“전력이라고? 그래봤자, 고작 5만 정도 아닌가? 라인에서 병력을 모두 끌고 오라고 해라. 아니, 헝가리 쪽에서 병력을 편성해! 투르크를 막고 있는 국경 병력을 모조리 소집하라!”
대귀족들이 입을 다물었다.
황제는 동생, 카를 대공을 중시하지만 동시에 질시한다.
전쟁에 뛰어들 수 없고, 그럴 능력도 없는 황제로서는 친족이자 뛰어난 장군인 카를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카를이 활약할수록, 황제는 광채를 잃게 된다.
다만 황제의 판단은 또한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카를 대공이 이끌고 올 병력은 5만 내외다.
물론 나폴레옹이 이끄는 원정군도 비슷한 규모지만, 이미 수 차례 나폴레옹은 동등하거나 더 많은 오스트리아 군을 전멸시킨 바 있다.
같은 병력이라면 나폴레옹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게 당연하다.
그렇기에 황제는 국경군을 수도로 소집하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발리스 백작이 쩔쩔매다 고개를 조아렸다.
“투르크 방면군은 사실상 없습니다, 폐하.”
“뭐라고? 왜 그쪽에 병력이 없어. 투르크와 전쟁을 치렀던 게 고작 5년 전인데! 선황 폐하께서도 그래서 돌아가신 거 아닌가!”
“바로 그 전쟁에 투입된 병력이 모두, 라인과 이탈리아로 갔습니다. 폐하.”
5년 전, 그러니까 1790년에 오스트리아는 엉뚱하게도 투르크와 싸우는 중이었다.
바로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었는데도 말이다.
제국이 얼마나 혁명을 심각하지 않게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당시 제국의 황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빠인 요제프 2세였다.
요제프 2세는 러시아와 함께 이빨 빠진 동방의 늑대, 투르크를 공략했다.
프랑스가 혼란에 빠진 틈에 동유럽을 정리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이었달까.
그런데 오스트리아 군대끼리 야간 오인사격을 펼치는 엉뚱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른바 카란세베스 전투가 바로 그 사태다.
심각한 손실은 없었지만, 군의 사기는 땅바닥을 쳤고, 투르크가 기세를 탔다.
물론 시대는 이미 18세기 말.
투르크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16세기에서 거의 300년 가까이 흐른 시절이다.
근대화 측면에서 뒤쳐진 투르크 군대는 오스트리아 제국군을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오스트리아가 우세한 구도로 전황은 바뀌었다.
허나 말라리아로 많은 병사들이 죽었고, 경제적 침체가 심각해졌으며, 심지어 선황 요제프 2세마저 전장에서 질병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대프랑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때 싸웠던 군대가 라인과 이탈리아 전선에서 싸운 오스트리아 제국군이다.
“남은 군대는 전부 프랑스에게 전멸당한 상태입니다. 그 야만적인 놈들이 포로조차 제대로 남기지 않은 탓에!”
노원수, 미하엘 요한 폰 발리스 백작이 피눈물을 흘리며 토로했다.
사실 18세기의 전쟁은 이를테면 [신사]들의 전쟁이다.
전쟁에도 일정한 룰이 있고, 이 룰을 지키며 전쟁을 수행한다.
승패가 나면 항복 선언을 할 시간을 주고, 다시 항복을 수락해 포로를 잡았다가, 포로교환을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오스트리아 제국군은 이 룰을 대체로 지켜, 라인 방면에서 잡힌 포로들을 신사적으로 대우하는 중이다.
물론 프랑스 혁명군도 포로를 개차반처럼 취급하진 않는다.
나폴레옹이 북이탈리아 전역에서 적에게 항복할 시간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
실로 오스트리아 인들이 원한을 품을 상황이지만, 반대로 적의 전력은 확실히 부쉈다.
당장 수도 빈을 방어할 병력이 없을 정도니까.
황제 프란츠가 다시 부르르 떨며 되물었다.
“발리스 백작, 그럼 우리 빈을 지키는 병력은 없단 말인가?”
그때 제국 국무수상, 요한 아마데우스 폰 투구트가 부르짖었다.
“그렇지는 않사옵니다, 폐하. 빈에는 현재 20만의 주민이 살고 있사옵니다. 병력 자원이 될 수 있는 성인 남성은 무려 8만!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민병을 소집 중이옵니다!”
이 시대 신성로마제국은 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오스트리아가 지배하는 동부 독일과 헝가리 일대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빈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만은 달랐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공을 들여 육성한 탓에, 무려 20만 인구가 사는 대도시였던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훈련된 병사가 아니다.
군대란 당연히 지원병이나 용병이라 여기는 제국군 입장에서는 총알받이밖에 안 된다.
황제도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민병이라, 정말 시간 끌기밖에 안 될 병력이로다. 어떻게, 고작 5년 전만 해도 30만을 자랑하던 본 제국이 이러한 상황이 되었단 말인가?”
특별히 황제나 제국이 잘못한 일은 없다.
오히려 영국과 프로이센이란 오랜 적국을 동맹으로 삼았고, 라인에서 전황을 우세하게 이끌었으며, 유능한 원수들을 뽑아 전선에 배치했다.
만약에 북이탈리아도 라인처럼 교착만 되었어도, 말라죽는 쪽은 오히려 프랑스였을 것이다.
현재 영국의 주도하에 프랑스의 대외교역은 방해받고 있다.
전선에 투입되는 물자와 재물, 화약은 막대하다.
그렇기에 조금만 더 버텨도 승리는 대프랑스동맹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이탈리아 전역이 모든 상황을 뒤바꿨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수상, 투구트가 부르짖었다.
“대공 전하가 오실 때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아니. 곧 오십니다!”
프란츠 황제는 낯을 찡그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카를은 질투의 대상이고, 나폴레옹은 공포의 대적이다.
아무리 카를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 해도, 우선 외적을 물리치는 게 먼저다.
일단, 항복할 수 없으니 성문을 닫고 버텨야 한다.
“옥쇄를 각오하지. 한데, 어째서 적은 우리 앞에서 공격해오지 않는가?”
“예?”
“최소한 포격이라도 가해야 하지 않나? 이상한 일이군.”
잠시 이상한 기분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던 황제는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저들도 카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그럴 리는 없겠지?”
물론 나폴레옹 군에는 이유가 있다.
공성포가 없다는 것.
그러나 빈에는 이 객관적인 사실을 꿰뚫어볼 인재가 없었다.
그게 빈의 운명을 갈랐다.
***
18세기 말, 빈은 예술의 도시다.
황제와 대귀족들이 막대한 부를 자랑하고, 이 부를 소비적인 예술에 투자했다.
위신, 명예, 영광을 위해 세운 대저택이 곳곳에 자리했다.
그 저택에서 울려 퍼지는 것은 화려한 음악이다.
때문에 궁정악사들을 중심으로 빈에서는 음악이 크게 발달했다.
비록 궁정에서 일하지 못하는 음악가도, 귀족의 후원을 받으며 음악 활동에 몰두하기도 했다.
그중 귀족을 싫어하는 한 청년이 지금, 빈에 있었다.
“들었나, 루트비히? 지금 성문이 모두 봉쇄되고 있다고 하네.”
산발한 머리로 피아노를 두들기던 청년이 힐끗 친구를 돌아 보았다.
“나도 귀 있어, 요한.”
“그래? 그럼 이것도 아나? 빈에서 18세 이상 50세 미만 남자들을 대상으로 민병을 모집하고 있다는 거?”
“뭐? 그건 몰랐군. 나도 총을 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귀족들을 위해서?”
청년, 루트비히는 눈을 부릅뜨다 피아노를 내리쳤다.
“말도 안 돼! 차라리 이 빈을 떠나겠어! 문이 다 닫혔나?”
친구, 요한 안드레아스 슈트라이허가 혀를 찼다.
왜냐하면 저 피아노는 슈트라이허가 직접 만들어준 물건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친구라 돈도 안 받고 선물했는데, 보아하니 별로 소중히 여기는 것 같지 않다.
물론 청년 루트비히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 품안에 있어도, 격분하면 부술만한 성품이긴 했지만.
당장 뛰쳐나갈 기세던 루트비히를 슈트라이허가 붙들었다.
“닫혔지, 당연히. 프랑스 군이 코앞에 와 있는데.”
“코앞? 내 코앞에는 자네밖에 안 보여.”
“이미 빈 바로 앞이라고! 다행히, 카를 대공도 오신 모양이지만 말이야.”
그때 열린 문틈 사이로 호각 소리가 울렸다.
-삐이익! 삐이익! 삐이익!
군인들이 바삐 돌아다니며 외치고 있었다.
“비상! 비상! 비상! 교전이 시작되었다! 민병들은 자기 위치로!”
아직 루트비히까지는 순번이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빈은 계급차별은 심했지만, 동시에 예술가를 존중하는 도시이기도 했다.
제법 상당한 명성을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는 징병 후순위로 알아서 빼준 걸까.
거리를 달려가는 민병들을 보다, 슈트라이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휴, 결국 보나파르트라는 그 괴물이 이 빈을 침략하겠군. 카를 대공 전하만이 우리의 희망이야.”
“희망은 무슨! 황제의 동생에 애송이일 뿐 아닌가? 잠깐, 보나파르트라고?”
“왜, 음악밖에 모르는 자네가 들어봤나?”
루트비히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들어봤지. 오페라의 고향, 이탈리아에서 귀족들을 몰아낸 영웅이라고!”
물론 루트비히는 ‘오페라’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정확히는 가벼운 유희풍의 이탈리아식 오페라가 마음에 안 든다.
그렇지만 오페라 자체는 극과 음악이 결합되어 루트비히가 원하는 음악상을 그려낼 도구라 여겼다.
이를테면 혁명의 영웅을 그려내는 오페라라든가.
후일 평생 단 한 곡의 오페라만 남긴 남자, 루트비히가 눈을 빛내고 있을 찰나, 슈트라이허가 입을 쩍 벌렸다.
“영웅이라니? 우리 신성로마제국을 침략하는 침략자 아닌가?”
“제국은 무슨! 그런 게 어딨어. 게다가 예술가에게는 자유가 전부야. 보나파르트는 그 자유를 귀족에게 압제 받는 신민들에게 전했지!”
“이 사람, 함부로 그런 얘기 떠들지 말게. 헌병에게 잡혀갈 걸세!”
그때다.
“아이쿠, 아직도 이곳에 있었나? 베토벤?”
회색 머리의 우아한 중년 남자가 중절모를 쓴 채 들어오고 있었다.
어쩐지 영국식 복장이 도드라지지만, 남자의 모습은 완연한 게르만인이다.
루트비히는 자신의 성을 부르는 옛 ‘스승’을 보다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황실 악장님?”
“스승이라고 꼬박꼬박 부를 때는 언제고. 참, 건방진 친구야. 하여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당장 이곳을 떠나게. 나도 떠날 예정이니.”
“예? 이유가 뭡니까?”
황실악장, 요제프 하이든이 건방진 옛 제자, 루트비히 판 베토벤을 향해 외쳤다.
“황제 폐하의 군대가 지금 프랑스 반란군에게 지고 있네. 이대로 가면, 빈이 함락될 걸세. 자네가 건방지지만, 프랑스 군인 놈들에게 죽어선 안 되지!”
베토벤이 눈을 크게 떴다.
혁명의 영웅 보나파르트가 제국군과 싸운다.
나아가 이기고 있다.
역사적 순간이 베토벤의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기분으로 베토벤은 결국, 문으로 뛰쳐 나갔다.
“안 되겠군, 직접 봐야겠어!”
“어딜 가나, 베토벤!”
“역사를 보러 갑니다!”
이 말은 실은 괴테가 발미 전투에서 했던 말이기도 하다.
-쉬이익, 쾅!
포성이 울리는 가운데, 베토벤은 성벽으로 간신히 올라갔다.
빈 앞에 펼쳐진 전장이 베토벤의 시야를 가득 덮는 순간이었다.
***
아무리 미래의 명장이라도, 처음에는 모두 애송이일 뿐이다.
“전군 대열을 펼쳐라. 적군이다!”
카를 대공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빈의 코앞에서 프랑스 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카를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달려오긴 했다.
적이 일종의 양동을 펼쳐 빈 직공을 숨길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허나 빈의 코앞, 프레스바움에 도착했을 때, 대공과 라인 군단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알프스를 관통해, 빈까지 먼저 와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부관 케르펜 장군이 경악한 얼굴로 말했다.
“적군을 보십시오. 산을 이제야 내려온 병사들이 아닙니다.”
“최소한 10일 이상 기다린 듯한 모습이군. 완전히 정비되어 있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올 수 있었던 걸까요?”
바로 나폴레옹 군단의 행군 속도 때문이다.
물론 카를은 그 사실까지는 몰랐지만, 상황 파악은 빨랐다.
수도 빈은 아직 멀쩡하다.
포격 한 번 받지 않았는지, 성벽도 굳건해 보였다.
아마도 프랑스 군은 한 가지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희망, 카를이 꺾이는 광경을 제국에 보여주는 거다.
의도를 알면서도 카를은 낯을 찡그리며 명령했다.
“횡대로 대열을 펼쳐라! 각 연대, 포진하도록! 최대한 넓게 대열을 펼쳐서 화력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포병대는 지원 포격 준비를······.”
그때였다.
-두두두!
카를 대공은 전면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보다, 다시 경악했다.
“기병 돌격? 저 놈들이 미쳤나?”
그 순간, 프랑스 기병들이 전면에서 총을 들었다.
선두에 선 남자는 피레네 기병대 연대장, 란.
란이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쏴라!”
순간, 프랑스 엽기병대가 먼저 선제 사격을 쏘았다.
-철컥, 탕!
후장식 소총, 퍼거슨 라이플의 일격으로 프레스바움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