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4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42화(142/547)
(142) 위대한 프랑스를 노래하다
이 순간, 파리 전체가 한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죽어가는 적이여, 우리의 성공과 영광을 목격하라-!”
서기 1796년 2월 초, 프랑스 혁명력으로 방토즈(바람)의 달.
승전 공식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시민들이 곳곳에서 축배를 들고 있었다.
아마 파리가 아닌 프랑스 전역에서 똑같은 풍경이 벌어지는 중일 것이다.
다만 군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는 곳은 파리와 마르세유 정도가 아닐까?
자택에서 예복을 갖춰 입던 총재, 당통이 창밖을 보다 혀를 찼다.
“정말 다들 신났군.”
“당연한 거 아닙니까, 총재 각하? 무려 제국 해체입니다, 제국 해체! 이건 역대 프랑스 왕들도 해내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 혁명이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죠!”
“데글란틴, 자네 그렇게 감이 없어서 어찌 지금껏 정계에서 살아 남았나? 혁명이 이겨? 아니야. 이건 보나파르트가 이긴 거야.”
당통파의 측근 의원, 데글란틴을 질책하며 당통이 고개를 저었다.
“보나파르트가 단독으로 싸웠고, 보나파르트가 제국을 이겼고, 보나파르트가 전쟁을 종결했어. 그게 진상이야.”
순간 폭음이 울렸다.
-펑!
당통이 깜짝 놀라 창밖을 보자, 밖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깜짝이야. 뭐, 누가 화약까지 허가한 건가? 아무리 전쟁이 끝났어도, 초석이 얼마짜리인데!”
“아마 오인 총재분 중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 총재가 허가하셨을 겁니다.”
“쯧! 사람이 쉽게 흥분해 가지곤. 그래서야 다음 임기 때 재선할 수 있겠나? 형의 후광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데 말이야.”
공화국은 심지어 귀족공화국인 베네치아조차도 임기와 선거가 있다.
종신제가 아닌 이상, 임기가 끝나면 선거에 따라 모든 권력자가 재선출되어야 한다.
하원 격인 오백인의회, 상원격인 원로회의, 그리고 정부 격인 오인총재 전부가.
로베스피에르가 죽게 된, 마라의 [상퀼로트 반란] 때만 해도 긴급한 상황이라 헌법 투표만 시행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전쟁도 끝나고, 임기 종료도 다가오니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된 것이다.
속물인 동시에 권력을 탐하지만, 또한 상식적 정치인인 당통은 선거를 피할 생각이 없다.
그때다.
“그래도 수입자유화로 물가 급상승과 아시냐 폭락으로 이어진 걸, 다들 잊는 효과는 있지 않소? 총재 각하.”
당통은 문간에 온 손님을 보다 눈을 휘둥그레 떴다.
“바라스? 거기에 프레롱까지 왔군. 무슨 일인가?”
한때 툴롱의 공안위원회 파견의원을 지냈던 바라스, 그리고 프레롱이 방문한 것이다.
예전 로베스피에르 휘하에서 공포 지방통치를 행한 장본인들이랄까.
해서, 당시의 책임을 물어 정권 주류에서는 밀려난 의원들이기도 하다.
특히 진짜 문제는 당통의 반대파였다는 거다.
그러나 바라스는 두꺼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당통에게 다가왔다.
“공화국의 승리를 축하하러 왔다고 말하면, 너무 위선적인 소리가 되겠지요. 각하.”
“각하 소리는 집어치워.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하게. 나도 사실 한가한 것 같지만, 곧 [추모식]에 참가해야 하거든.”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리셉션’이 아니라?”
당통이 어깨를 으쓱였다.
“다들 승리로 잊고 있지만, 에스파냐 피레네 방면군에선 사령관이 죽었다네. 뒤고미에 장군이 사망했지. 그 아들, 자크가 시신을 들고 파리로 곧 도착하거든.”
그러니까 당통의 예복은 리셉션, 곧 연회를 위한 게 아니라 추도식을 위한 거였다는 얘기다.
한때 툴롱을 탈환한 총책임자였고, 이후에 에스파냐 국경군 사령관이 된 장군.
또한 나폴레옹에게 란과 뮈라, 베시에르를 5천 기와 함께 보내 이탈리아 승리에 일조한 장본인.
허나 피레네의 험한 산지에서 거듭 진두지휘를 하다 결국, 유탄에 사망한 것이다.
바라스도 툴롱에 있었기 때문에 뒤고미에를 안다.
“안타까운 일이군요. 뒤고미에 장군도 루시용 영토 수복에 공헌했는데, 잘 알려져 있지 않죠.”
“카탈루냐를 정복했다면 얘기가 다르겠지. 그거 아나? 원래, 뒤고미에 장군은 카탈루냐 공략이 목표였어.”
“에스파냐 북동부 전체 아닙니까? 꿈은 컸군요.”
가볍게 죽은 뒤고미에의 꿈을 무시하며, 바라스가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면, 다음 선거 준비는 나중에 얘기할까요?”
데글란틴의 도움을 받아 장식을 메던 당통의 손이 멈췄다.
“무슨 말인가, 그게?”
“9월, 혁명력으로 포도를 수확하는 방데미에르의 달, 오백인 의회 선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거에서 총재께서는 질 겁니다.”
“뭐?”
문득 옆에서 초조한 얼굴로 서 있던 프레롱이 끼어들었다.
“물가는 급상승, 식량은 부족, 이탈리아에서 끌고 온 금과 밀로 간신히 해결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이 틈을 지금 노리는 이들의 정보가 있습니다.”
본래 나폴레옹의 여동생, 폴린을 노리던 프레롱이다.
허나 폴린은 프레롱에게 붙잡히기에는 너무 자유분방했다.
또한 원역사보다 나폴레옹이 일찍 이탈리아에서 성공한데다, 유진에게 관심이 살짝 쏠린 것도 있어 폴린은 밀라노로 떠나 버렸다.
그 사이 프레롱은 총재정부 산하에서 비주류 의원이 되어버린 터다.
승자 나폴레옹과 인연을 맺을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당통에게 달려온 것 자체는 당통도 이해한다.
하지만 승전을 거둔 총재정부 집권파, 곧 [당통파]가 패배한다니 그게 무슨 말일까?
당통이 미간을 찌푸리다 물었다.
“라파예트인가?”
“아니오. 왕당파입니다.”
“뭐? 라파예트가 왕당파 아니야?”
프레롱은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라파예트는 구 입헌군주파입니다. 또한 군주가 없는 지금은 지롱드파에 가깝죠. 평화주의와 온건개혁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 과반의 생각은 파리와 다릅니다. 가톨릭을 신봉하고, 왕을 그리워하죠.”
이를테면 오를레앙 공작과 루이 17세를 주장하는 프로방스 백작, 혹은 아르투아 백작 얘기다.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구 방데 반란군이나 툴롱의 왕당파만이 아니다.
되려, 시골 농민 중에 왕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현재 로베스피에르가 만든 헌법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평민 남자에게 시민권이 있다는 거다.
왕당파는 이 틈을 파고 들려는 것이다.
당통이 입맛을 다시다 고개를 끄덕였다.
왕과 가톨릭을 신봉하는 유권자들이라면, 파고들 틈이 있다.
“대책을 세워야겠군. 아무래도 성직자 관리법을 폐지해야겠어.”
“마침 보나파르트가 교황을 무탈히 남겨놨죠.”
“쯧! 또 보나파르트 신세를 져야 하나? 하지만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지. 결국 성직자들이 움직이는 후보들이 당선될 거란 거 아닌가? 교황의 친서라도 받아내겠네.”
선거 반년 전, 아주 유용한 정보다.
당통이 입가를 비틀었다.
바라스와 프레롱은 스스로 제법 쓸모 있는 자들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한데, 이렇게 온 걸 보니 자네들은 나와 손잡겠다는 뜻인가?”
바라스는 말하며, 프레롱은 말없이 고개를 조아렸다.
“허락하신다면, 기꺼이.”
프랑스 혁명전쟁이 사실상 승리로 끝난 2월.
물밑에서는 이미 그 다음 권좌를 향한 정치인들의 계산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파리 시민들은 그것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열광한다.
승리, 그 자체에 대해서.
“영광의 날이 왔도다! 위대한 나라, 프랑스여!”
승전보가 드높이 파리를 뒤덮은 날이었다.
***
아직 국민국가 시대가 아님에도, 전쟁 승리는 국민에게 실로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됐어! 이제, 밀라노의 이권은 모두 우리 손에 들어오는 거야!”
밀라노 마르세유 방크 사무실에서 콜로가 펄쩍펄쩍 뛰며 외쳤다.
물론 이미 지금까지도 밀라노의 가장 큰 은행은 단연 마르세유 방크였다.
승장 나폴레옹의 최측근인 양자 유진이 만들었으니, 이를 신뢰하고 유력자들이 앞다투어 예금을 맡겼기 때문이다.
허나 이제는 밀라노 정도가 아니라, 이탈리아 전체가 마르세유 방크의 영업 대상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실로 막대한 이권이 [유진 카르텔]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는 거다.
문득 소식을 갖고 온 [전령], 아르망 가네가 군복의 먼지를 털며 물었다.
“휴, 서신 전달도 힘드네요. 근데 원래 밀라노 이권은 다 잡은 거 아니었어요?”
“후후, 잠정적인 거랑 확정은 또 달라! 게다가 이젠 밀라노를 중심으로 베네치아, 제노바까지 손에 넣을 수 있지! 특히 제노바가 중요해!”
“그래요? 제노바를 장악하면 뭐가 좋은데요? 유진 파트롱도 제노바로 뭘 해야 한다고 했던 것 같긴 한데.”
그때 은행장 사무실로 무뚝뚝하게 생긴 청년이 들어오며 대신 말했다.
“마르세유, 툴롱, 그리고 코르시카를 잇는 이 서지중해 교역을 모두 장악할 수 있지요. 이젠 밀수가 아니라 정말 무역이 가능해집니다. 무슈 가네.”
니콜라스 쉬르쿠프, 유진의 사업체에서 밀수를 담당하던 선장이다.
동생 로베르는 현재 코르시카 방면 지중해 함대에 참여하고 있기도 했다.
밀라노 마르세유 방크 은행장, 콜로가 반갑게 니콜라스를 맞이했다.
“오, 니콜라스. 자네도 여기까지 왔나?”
“제노바 공화국 장악이 이뤄지면, 이쪽 교역을 담당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벌써? 파트롱이 직접 명령을 내린 거야?”
살짝 놀란 콜로에게 니콜라스가 무뚝뚝하게 설명했다.
“빈에서 파리로 가는 길이 더 가깝습니다. 게다가 다마스 사장님은, 한동안 밀라노를 비워야 한다고 하더군요.”
빈에서 밀라노를 거쳐 파리에 소식을 전하는 것보다, 당연히 직통이 더 빠르다.
이탈리아 지배권 확보를 앞두고, 유진이 급히 니콜라스를 소환한 이유다.
향후 제노바 항구가 프랑스 손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콜로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어째 빈에서 이쪽 사정을 더 빨리 아는 것 같군. 그건 그래. 참, 다마스는 언제 로마에서 돌아오는 거야? 우리 쪽 일 좀 도우라 그래.”
그 순간 가네가 고개를 저었다.
“어, 다마스 사장은 못 와요. 다른 곳에 가야 하거든요.”
“응? 아니, 밀라노 방크 이렇게 열어놓고 나 혼자 놔둔다고? 내 본업은 마르세유 사업 관리인거 모르나? 총괄 사장이 이제는 밀라노 맡아야지!”
“다른 명령이 있어요.”
또 다른 서신을 꺼내며, 가네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 마담 보나파르트와 파트로네께서 곧 빈으로 가셔야 해요. 이건 보나파르트 장군의 직접 명령이라구요.”
본래 이 자리에 없는 다마스의 임무는 유진 카르텔 사업 총괄이다.
그런데 다마스가 밀라노까지 오게 된 이유는 뭘까?
밀라노 사업 때문이 아니다.
조세핀 보나파르트 부인과 카르텔의 파트로네, 마리가 밀라노로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수행하는 게 다마스의 현재 제1임무랄까.
그런데 조세핀과 마리가 빈으로 와야 한다는 소환명령이 내려졌으니, 다마스도 빈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콜로는 미간을 찌푸리다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마르세유 사업까지 콜로가 모두 전담해야 할 모양이었다.
“그분들을 모셔야 하면 어쩔 수 없긴 하지. 한데 왜 빈으로 가? 보나파르트 장군이나 우리 파트롱도 밀라노로 올 거 아냐.”
가네가 어깨를 으쓱이며 설명했다.
“아뇨, 승리 확정 ‘리셉션’을 빈에서 연다던데요. 그 자리에 두 분이 필요한 거죠. 사령관의 부인과 부르봉의 전직 공주가.”
콜로는 눈을 깜박이다 크게 떴다.
파티에 사령관 부인과 부르봉 가문의 전임 공주를 부른다.
그것도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된 합스부르크의 수도, 빈으로.
이것은 합스부르크와 프랑스, 그리고 유럽에게 한 가지를 보여주려는 나폴레옹의 저의가 있는 게 틀림없다.
눈치 빠른 금융가, 콜로가 눈을 빛냈다.
“과연, 프랑스의 일인자가 나폴레옹 장군이란 걸 보여주려는 거군.”
그때 승전 축하를 알리는 축포가 밀라노 밖에서 요란하게 터졌다.
-펑! 펑! 펑!
이탈리아도, 프랑스의 승리를 모두가 알게 되는 날이었다.
***
이 순간, 거세게 달리는 마차도 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로마에서 밀라노로 가는 1천 기의 기병이 달린다.
호위로 에워싸듯 달리는 기병 자체는 그리 빠르지 않다.
다만 중심에 있는 마차는 아주 거세게 몰아치듯 질주하고 있었다.
문득 마차 안에 있던 앙투안 다마스가 고개를 내밀며 외쳤다.
“뒤마 장군! 마차를 좀 더 부드럽게 몰아주십시오! 보나파르트 부인께서는 임산부십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하루빨리 빈으로 가야 합니다. 자칫 승리 연회 일자에 맞추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 애를 잃으면 무슨 소용입니까!”
마차 안, 임신한 조세핀이 거센 외침을 듣다 피식 웃었다.
이제는 꽤 부른 배가 도드라져 보인다.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문득 조세핀의 손을 누군가 붙잡았다.
오르탕스인가 했는데, 다른 사람이다.
바로 마리 테레즈다.
“괜찮으세요, 부인?”
조세핀은 마리를 보다 미소를 띠었다.
“괜찮아요. 옛날 유진을 품었을 때는 임신한 채로 대서양을 건너기도 했는걸요.”
“예? 정말요?”
“농담이에요. 하지만 마차는 많이 탔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 공주님 생일이라고 떠들썩했는데.”
아직, 부르봉이 건재하던 시절을 떠올리는 조세핀을 보다, 마리가 생긋 웃었다.
“빈에 가면 드디어 유진이 기다리겠네요. 어머님. 아차.”
왕가의 기억은 마리에게 썩 달가운 추억이 아니다.
혁명이 모든 것을 파괴했고, 부친이었던 왕도 죽었다.
그래서 말을 돌리려던 것인데, 실수로 조세핀을 어머니라 부른 것이다.
그때 조세핀이 마리를 보다 미소지으며 일렀다.
“어머님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예? 정말요?”
“그래요. 다만 그렇다고 아직 허락한 건 아니랍니다, 공주님?”
그러니까 유진과의 혼사 문제다.
이제 19살이 된 마리가 낯을 빨갛게 물들일 찰나였다.
자고 있던 13살 소녀, 오르탕스가 벌떡 일어나 마리를 껴안았다.
“흥, 난 마리 언니가 좋아. 내 새언니 할래!”
일순, 밖에서 말이 울음을 터뜨렸다.
-잇히이이잉!
1796년, 나폴레옹과 유진이 승자가 된 시간.
이제 승자의 연회가 펼쳐질 패자의 도시 빈에 조세핀과 마리가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