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4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43화(143/547)
(143) 궁전 의상실에서 이탈리아의 운명을 정하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의 핵심부, 이탈리아는 어떻게 될까?
“사르데냐 영역은 섬을 제외하고, 모두 프랑스 영토로 병합됩니다. 단, 안정화될 때까지 10년 간 군정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군정 사령관은?”
“당연히 보나파르트 장군이십니다.”
나폴레옹 [클럽]의 부관, 마르몽이 협정 결과를 고했다.
이곳은 쇤브룬 궁전, 의상실이다.
연회가 시작되기 직전에 나폴레옹이 예복을 갈아입던 장소다.
이토록 중대한 사안을 보고할만한 곳은 아니지만, 반대로 의장실에 있는 [멤버]는 중대 논의를 할만하다.
유진, 마르몽, 쥐노, 뒤로크, 그리고 이폴리트.
파리 치안군 사령관 마르소를 제외하면, 파리에서 결성된 나폴레옹 클럽 멤버들이다.
나폴레옹으로서는 기밀 의사결정을 논의할 수 있는 참모집단이랄까.
잠시 예복의 장식을 확인하던 나폴레옹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칫 이탈리아에 발이 묶일 위험이 있군. 곤란한 자리야.”
사르데냐 군정사령관 직.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방면을 총괄하게 될 지위.
이탈리아의 일인자, 혹은 총재 정부의 일인자가 사실상 나폴레옹임을 공인받는 자리다.
그런데, 이 자리가 족쇄가 될 수 있다고 나폴레옹은 본 것이다.
유진이 그 모습을 보다 미간을 좁혔다.
‘설마, 나폴레옹이 [그곳]을 벌써 꿈꾸나?’
그러니까, 이집트 얘기다.
이집트, 현지어로는 미스르라고 불리우는 지중해 남서쪽 끝의 나라.
본래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원정 직후, 출진하는 곳이 바로 이집트다.
허나 프랑스에서 동떨어진 곳이라 별다른 보급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저 유명한 넬슨에게 지중해 함대가 통째로 날아가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현재 코르시카에 주둔 중인 지중해 함대 사령관, 브뤼에의 죽음과 함께 말이다.
그야말로 나폴레옹의 대삽질 중 하나다.
당연히 유진은 나폴레옹에게 권유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나폴레옹이 원정 직후, 프랑스로 귀국하는 데 성공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가히 러시아 대원정 참사만큼이나 실패작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직이 거추장스러울 이유가 있을까?
그때 나폴레옹이 말했다.
“향후, 나도 선거에 출마해야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전쟁이 있을 수도 있어. 이탈리아에 발이 묶이면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은 나폴레옹의 머릿속에 이집트 원정이 자리 잡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뭔가 대안이 없다면, 다음 원정으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를 일.
조금 빨리 대책을 생각해야겠다 판단하며 유진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다른 인사를 추천할까요?”
나폴레옹은 고개를 모로 꼬았다.
“하지만 기반이 안정화되기 전에 다른 사람을 앉히면, 그자가 배신할 우려가 있지. 우리 [클레브] 사람을 부사령관으로 삼아야겠어. 마르소는 어때?”
순간, 모두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애초에 마르소는 나폴레옹과 만나기 이전, [보아르네 방크]의 부행장이었다.
그러니까, 나폴레옹 클럽 내에서 굳이 따지자면 유진 계보인 셈이다.
마르소 인사 문제에서 유진의 의중이 중요한 이유다.
나폴레옹도 유진을 돌아볼 찰나,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충성스럽긴 하죠. 다만 저는 다른 분이 더 낫다고 봅니다.”
“누구?”
“세뤼르에 사단장입니다. 충성스럽고, 고결하며, 또한 수성에 능력이 있습니다. 이걸 이 자리에서 꼭 말씀드려야 할지 조심스럽긴 하지만요.”
이 자리는 본래 협정 결과를 정리 보고하는 자리가 아니다.
실은 리셉션, 그러니까 종전 축하 파티 전에 나폴레옹이 의상을 확정하는 자리다.
그런데 정작 의상 전문가는 하나도 없고, 나폴레옹 클럽 멤버인 직속 부관들만 자리했다.
사단장들조차 미처 오지 못한 자리다.
시간을 초 단위로 쓰는 나폴레옹답게, 이 자리를 최측근 [클럽회의]로 바꾼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전후 인사문제를 사실상 결정하는 회의가 되어 버린 셈이다.
어쩐지 어색한 얼굴로 부관들이 서 있는 이유기도 했다.
문득 나폴레옹이 피식 웃었다.
“하긴, 마르소는 우리 아들을 보좌해야지. 후후. 좋아, 다음은?”
물론 유진은 세뤼르에가 적당한 인선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사실 원역사에서도 세뤼르에는 이탈리아 주둔군을 맡는다.
다만 러시아의 유명한 명장 수보로프가 쳐들어오면서, 패배해 포로가 된다.
허나 아예 마세나 급의 장군이 남아있는 게 아니라면, 어차피 수보로프가 이끄는 러시아 군대는 막기 어렵다.
유진은 만약 다시 이탈리아가 침략당한다면, 그냥 나폴레옹이 막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로 가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문득 유진의 상념을 깨고, 마르몽이 복잡한 협정문을 들여다보며 요약했다.
“밀라노와 베네치아, 토스카나 영역은 각각 3개의 공화국이 탄생할 예정입니다. 롬바르디아 공화국과 베네토 공화국, 그리고 토스카나 공화국입니다.”
“볼로냐, 페라라, 모데나, 그리고 로마냐는? 롬바르디아나 베네토에 흡수되나?”
“아뇨, 프랑스 영토에 역시 병합됩니다. 10년 간 군정 실시 계획이며, 사르데냐 군정사령부가 총괄할 예정입니다.”
이것은 원역사와 전혀 다른 대목이다.
본래 탄생하는 공화국은 키살피나 공화국, 롬바르디아를 중심으로 볼로냐와 페라라 등을 합병한 나라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완승한 점도 있지만, 유진이 슬쩍 개입해 협정문을 바꿨다.
통합보다 분할이 향후 프랑스가 이탈리아를 지배할 때, 훨씬 쉬울 테니까 말이다.
나폴레옹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여전히 웃으며 대꾸했다.
“멜치 데릴이 아주 슬퍼하겠군. 이탈리아 통일과는 정반대가 아닌가? 마르몽?”
이탈리아 통일론자로, 열렬한 프랑스 지지파인 멜치 데릴도 아마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일반 주민들은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원래 통치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데다, 나폴레옹이 신실한 가톨릭교도들을 위해 교황을 우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탈리아의 지식인 사회에 많은 통일론자들을 배려한 정책도 있었다.
유진이 슬쩍 끼어들었다.
“대신 각 공화국은 연합 회의기구에 참여하게 됩니다.”
“아, 내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지. 생각나는군.”
“회의 명칭은 [이탈리아 집정회의], 의장은 역시 ‘아버지’십니다.”
아버지, 아직 친자를 얻지 못한 27세의 나폴레옹에게는 생경한 단어.
그러나 나폴레옹은 오히려 감격한 듯 눈을 슬며시 감다 떴다.
빙그레 웃으며 나폴레옹이 단추를 잡아맸다.
“좋아. 그럼 문제는 나폴리 왕국이군.”
이탈리아 남부, 그리고 지중해에서 두 번째로 큰 시칠리아 섬을 장악한 왕국.
지중해 제해권을 차지하려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나라다.
단지 이 시대에는 지중해보다 대서양과 인도양 무역이 활발해, 중요성이 떨어졌을 뿐이다.
게다가 이 나라에는 문제가 있다.
마르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폴리의 페르디난트 왕은 유명한 혁명 반대자죠.”
“종전협정은 오스트리아와 체결된 거지. 본국에선 별다른 훈령이 없나?”
“없습니다. 다만 에스파냐와는 정전협정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참, 뒤고미에 장군이 돌아가셨다는군요. 정전 직전 전투에서 불의의 기습을 당하셨다고 합니다.”
순간, 나폴레옹도, 유진도, 쥐노도, 뒤로크도 모두 멈칫거렸다.
툴롱에서 뒤고미에 장군에게 이 자리의 모두가 크게 신세를 졌다.
게다가 란을 보내온 이도 뒤고미에가 아닌가?
나폴레옹이 숙연하게 말했다.
“안타깝군. 내 이름으로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서신을 보내라. 위로금도.”
그 위로금은 유진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유진은 얼마쯤이 적당할지 계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대략 금화 10만 닢을 뒤고미에의 아들에게 유산으로 남긴다.
지금은 대략 은화 10만 리브르면 족하다.
그때 나폴레옹이 불쑥 말했다.
“나폴리는 제압해야 해. 영국의 문제가 있다. 총리도 영국인이고, 함대도 사실상 영국의 지중해 함대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육상세력이지.”
이것도 원역사와 달라지는 판단이다.
본래 나폴레옹은 나폴리를 협상으로 누르기만 한다.
다만 나폴리 왕국의 왕, 페르디난트 4세가 나폴레옹이 이집트로 간 사이 반격에 나선다.
한때 수보로프와 함께 승리를 앞두었던 페르디난트는 프랑스에 패배해 달아난다.
이 복잡한 과정 대신, 나폴레옹은 나폴리도 정권을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총재정부가 정해야 할 일이지만, 사실상 이탈리아 사령관으로서 나폴레옹이 정했달까.
당연하다는 듯 다들 고개를 끄덕일 찰나, 유진이 입을 열었다.
“누굴 보내시겠습니까? 다만 한 가지는 생각해두셔야 합니다.”
“뭐지?”
“베네치아에선 반란이 일어날 겁니다, 아버지.”
유진은 그때까지 자기 옷을 멋들어지게 입으려 애쓰던 쥐노를 힐끗 보았다.
“천년 공화국입니다. 이대로 프랑스에게 그냥 굴복하진 않아요.”
“그럼, 쥐노의 몫이 아닌가?”
“아버지, 쥐노는 독자적인 작전은 잘하지 못해요. 제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나폴리 공략 시에는 베네치아 반란 진압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냉정한 평가를 듣고, 쥐노가 눈썹을 치뜨다 피식 웃었다.
“이야, 통렬한 평가구만.”
“물론 내 아래서 훈련 많이 받으면 괜찮아질 거예요. 최소한 총탄을 머리에 맞을 일은 없을 테니까.”
“아, 나도 요새는 그렇게 무모하진 않다니까?”
거짓말이다.
원역사에서 쥐노는 이탈리아 원정 기간 동안, 칼을 두 번 머리에 맞고 총탄은 한 번 맞는다.
유진이 아예 쥐노를 그럴 전장에 데리고 가지 않았기에 무사한 것이다.
사실 독자적 작전역량보다 저 무모함과 극단적인 성격이 문제다.
자칫 베네치아에서 반란이 일어났을 때, 학살을 벌일 수도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포르투갈 반란 진압에 실패한 적도 있을 정도다.
나폴레옹이 유진을 응시했다.
“오주로나 마세나를 보내란 말이냐?”
“그건 안 되죠. 둘 다 아버지 아래 두셔야 합니다. 독립시키면 곤란해요.”
“하긴 너무 역량이 뛰어나지. 특히 마세나는.”
오직 클럽 멤버들 앞에서만 말할 수 있는 평가를 입에 담으며, 나폴레옹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라하르페를 보내지. 문제 없겠지?”
라하르페라면 나폴리 제압을 단독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제가 생겨도 별 다른 지원군을 보낼 필요가 없다.
그렇게 되면 베네치아에서 반란이 일어날 때, 나폴레옹 본군이 직접 기동할 수 있다.
유진이 마주 끄덕일 순간, 나폴레옹이 단추를 모두 잡아맸다.
“이 정도면 인선과 이탈리아 구도를 모두 정한 것 같군. 그럼, 리셉션 때는 이 옷을 입기로 하지. 넌 그 옷이 잘 어울리는구나, 유진.”
유진은 심호흡을 했다.
회중시계 시간으로 고작 10여 분 남짓한 시간.
이 시간 동안 거대한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조망하는 전략안이 결정되었다.
실로 시대의 주역으로 나폴레옹이 떠올랐음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예, 아버지.”
그 증거로 이제 빈에서 나폴레옹을 환영하는 연회가 열린다.
나폴레옹의 가족, 그리고 부르봉 가문의 전임 공주가 도착하는 대로.
프랑스 승전 기념 리셉션 직전, 이탈리아의 운명이 정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