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5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53화(153/547)
(153) 나폴레옹이 꽃의 도시에서 딸을 얻다
보석 같은 삶이 태생이었던 사람도 이 자리에 있다.
“와, 오늘도 파티야. 이젠 지겨워! 안 그래요, 마리 언니?”
문득 마리는 오르탕스의 말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바로 옆에서 13살 소녀, 오르탕스가 시큰둥한 얼굴로 서 있었다.
사실 그간 조세핀이 참석한 파티에 오르탕스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나름 나폴레옹의 수양딸이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쩐지 신경 써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며, 마리가 미소지었다.
“앞으로 더 많은 파티에 참가하게 될 텐데, 벌써부터 지겨우면 어떡해? 오르탕스?”
“왜요? 이제 의회 개원축하 파티는 여기가 마지막 아니에요?”
“이탈리아에서는 그렇지만. 파리에 가면 또 달라.”
오늘 피렌체에서 열린 연회의 이름은 이렇다.
토스카나 공화국 의회 창설기념 리셉션.
그간 나폴레옹이 만든 위성공화국들이 하나씩 선거를 치르고, 의회를 개원했다.
롬바르디아, 리구리아, 베네토를 거쳐, 이제 토스카나 공화국의 차례가 된 것이다.
물론 베네토에서는 사실 반란이 일어났지만, 마리나 오르탕스는 거기까진 모른다.
다만 본래 부르봉 왕가의 공주였던 마리가 아는 것도 있다.
권력자의 파티는 끝나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혹시 권력에서 퇴출 된다면 모를까.
“보나파르트 장군도 나중에 파리로 개선하실 거야. 그때 너도, 마담 보나파르트도 돌아가게 될 텐데, 그때부터 오히려 파티 시작일걸?”
“칫! 마담 보나파르트라는 말 싫어요. 왜 보나파르트 장군이 우리 엄마 남편이람?”
“두 분이 좋아서 결혼하셨잖아. 게다가.”
문득 파티의 중심에 선 조세핀을 돌아보며 마리가 눈을 찡긋거렸다.
“이제 곧 동생도 생기잖니?”
오르탕스도 조세핀을 돌아보다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드레스 디자인을 펑퍼짐하게 만들긴 했지만, 부른 배를 전부 감출 수는 없다.
조만간 조세핀은 아이를 출산하게 될 것이다.
다름 아닌 나폴레옹의 아이다.
그럼에도 오르탕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또 있다.
“난 저 사람들과 가족이 되는 것도 싫은걸?”
순간 마리는 오르탕스가 가리킨 쪽, 보나파르트 가문의 여자들을 보다 입술을 꾹 다물었다.
엘리자, 카롤린, 그리고 폴린.
거기에 보나파르트 일가와 친밀한 페르몽 가문의 소녀, 로르도 함께 연회장을 누빈다.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나파르트 일가의 여자들은 오르탕스와 마리, 그리고 조세핀을 싫어했다.
유진이 꽤 공을 들였음에도 여전히 그렇다.
조세프나 레티치아와 달리 이해를 공유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리는 저 여자들과 더 친해질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나도 그렇네, 그건.”
마리는 폴린을 보다 시선을 슬쩍 돌렸다.
얼마 전, 마리는 빈에서 돌아왔다.
마리에게 빈 여행은 일가 친척들을 간만에 만날 기회였지만, 일부러 오래 머물지 않았다.
정복자 보나파르트 장군과 함께 온 이상, 어떤 뒷소문이 돌지 몰랐다.
그렇다고 파리로 돌아가지도 않았다.
유진이 귀환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돌아온 후에는 마리 나름대로 무척 바빴다.
왜냐면 임산부 조세핀의 수행원으로 마리가 따라붙게 되었던 탓이다.
옛 왕실의 공주가 이를테면 조세핀의 수행시녀가 된 셈이랄까.
물론 마리 입장에서는 유진의 모친과 친해진다는 점에서 더 좋은 기회였다.
그렇게 바삐 지내다 보니 잊고 있던 게 오늘 다시 생각난다.
폴린을 다시 본 순간부터.
밀라노, 출정의 현장에서 유진에게 딥 키스를 퍼붓던 그 모습이.
그때다.
“어머, 언니. 엄마가 비틀거려요!”
순간, 마리는 부리나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담 보나파르트, 일단 쉬시러 가셔요. 저랑 같이.”
임산부 보나파르트 부인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일.
마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임무다.
한때 파리의 파티에서 항상 주인공이었던 옛 공주, 마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
그러니까, 보석같이 살려면 단 한 순간도 쉴 수 없다.
“너무 아름다우셨어요, 어머님.”
부른 배가 도드라진 드레스 차림으로 조세핀이 방 안에 걸어 들어왔다.
비록 임산부지만 조세핀은 파티가 열리면 아직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나폴레옹이 참석하는 ‘연회’가 벌어질 때면 더욱 그렇다.
아직도 밖에서는 나폴레옹과 유진이 토스카나의 유력자들과 부인들을 맞이하느라 난리다.
그래도 임산부라, 조세핀은 내부에 마련된 휴게실로 온 거였다.
옆에서 칭찬하는 마리 테레즈를 보다, 조세핀이 생긋 웃었다.
“역시, 로즈 베르탱의 솜씨가 제일인 거 같아. 이게 다 마리 덕분이야.”
“저야 그저 베르탱을 소개시켜 드렸을 뿐인 걸요. 마담 베르탱의 실력이라면, 아마 피렌체에서도 통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 봤지? 피렌체의 귀부인들이 기가 죽는 거!”
그때 먼저 휴게실에 들어와 쉬고 있던 한 소녀가 말했다.
“그래봤자, 배 나온 임산부잖아요. ‘새언니’도 참, 꼭 이럴 때 파티에 나가야겠어요?”
역시 로즈 베르탱의 드레스를 입은 채 누워있는 소녀다.
폴린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여동생.
또한 이제는 조세핀의 시누이다.
나이가 꽤 차이 나는 시누이를 조세핀이 흘깃 볼 찰나, 마리가 먼저 나섰다.
“폴린, 어머님께 그게 무슨 무례죠? 사과하세요.”
“어머님은 무슨, 벌써 결혼한 것처럼 굴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뭐라구요?”
문득 누워 있던 폴린이 몸을 일으키며 비웃음을 머금었다.
“우리 새로운 ‘조카’랑 약혼한 것도 아니잖아? 빈의 황궁에서 춤 한 번 췄다고, 모든 게 끝난 것처럼 구는 건 삼가 줬으면 좋겠어. 자칫, 우리 ‘조카’의 미래까지 막을지도 모르잖아.”
바로 빈에서 열렸던 승전 기념 연회를 말하는 모양이다.
그때 유진은 파트너로 폴린이 아닌 마리를 골랐다.
사실 촌수로 따지면 숙모와 조카 사이니 폴린은 애초에 적당한 파트너도 아니었다.
또한 합스부르크의 피를 이은 마리는 빈에서 주목하는 인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폴린은 꽤 섭섭했던 모양이다.
조세핀이 그런 폴린을 보다, 입술을 뗐다.
“폴린.”
폴린이 조세핀을 힐끗 보다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뭐죠? 훈계라도 할 거라면 그만둬 주세요. 꼴 사나우니까.”
“설마요. 나도 젊었을 때는 폴린처럼 남자들 많이 만나고 다녔어요.”
“예?”
당황한 폴린을 향해 조세핀이 생글생글 웃으며 일렀다.
“그런 걸로 훈계 같은 걸 할 처지가 못 되어요. 다만,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는 건 귀한 일이란 걸 말해주고 싶네요. 최고의 남자는 건 더 힘들고.”
빈에서 폴린이 홧김에 다른 남자들과 춤을 춘 것을 보았기에 하는 말이다.
게다가 꼭 그게 아니라도, 폴린은 프랑스 군대 장교들과 연애를 부지런히 하고 다니는 중이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자유연애를 하고 있어도 폴린도 아직 16살 소녀다.
마음에 상처가 있을 것이다.
특히 좋아하던 유진이 다른 소녀와 춤을 추는 광경을 봤다면.
입술을 꾹 깨물던 폴린이 턱을 세우며 물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진지하게 아드님께 달려들어야 할지도 모르는데요?”
“우리 유진은 아직 어린 것 같은데. 꼭 그래야 한다면, 말리지는 않을게요.”
“여기, 전직 공주님은 어쩌구요?”
조세핀은 폴린, 그리고 마리를 보다 묘하게 웃었다.
“내가 선택한다면 둘 다 안 골라요.”
마리의 낯이 창백해졌고, 폴린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조세핀은 굳이 이 둘에게 거짓말을 할 생각이 없었다.
거짓을 꾸며대는 것은 남자들이나 파티의 귀부인들에게 하는 것으로 족하다.
“하나는 구 왕실의 공주라, 혁명가들이 싫어할 테죠. 다른 하나는 내 남편의 친족인 데다, 성격이 나랑 잘 안 맞아요. 차라리 아예 귀족 가문이나 다른 혁명가 집안과 정략혼을 선택하는 게 유진에게 더 좋지 않을까요?”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정략에도 무지한 것은 아니다.
조세핀은 파리에서 살롱을 운영하던 여주인이었다.
단연 마리는 물론이고 폴린도 유진에게 딱 들어맞는 신부감이 아니란 것 정도는 확실히 안다.
동시에 그 사실을 마리도, 폴린도 둘 다 알고 있었다.
사색이 된 두 소녀를 보다 조세핀이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푸훗! 걱정 마요, 유진은 내가 아니니까. 자기가 끌리는 대로 선택할 거예요. 그 아이는 늘 그랬어요.”
항상 비상했던 아이다.
또한 만사를 도박처럼 대하는 소년이다.
아마 혼사도 카드를 선택하듯, 느낌대로 정하지 않을까?
아기 때부터 보아온 아들을 생각하며, 조세핀이 몸을 잠시 일으켰다.
“그래, 항상 그랬지. 응.”
순간, 눈앞이 핑 돌며, 배가 아파와 조세핀은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어머님!”
마리의 비명 속에 조세핀이 의식을 잃었다.
***
비명이 피렌체의 옛 대공 궁전을 뒤흔들었다.
“아아악!”
분명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화려한 축하파티가 가득했던 궁전이다.
하지만 이제는 산모 한 사람이 지르는 비명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아무도 불평하지 못했다.
파티가 제멋대로 중단되고, 모두가 쫓겨나듯 집으로 가야 했음에도.
왜냐하면 이탈리아 제일의 권력자 부인이 비명의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문득 비명을 듣다, 바로 그 권력자가 핏발 선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괜찮겠지? 설마 조세핀이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 어떻게 생각하냐, 유진?”
“최고의 외과의가 들어가 있어요. 소독도 철저히 시켰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레이는 절단 전문이라고! 더 걱정이 되잖아!”
물론 유진도 출산에 대해서는 별 지식이 없다.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인데다, 이 출산은 원역사에 없는 사건이다.
그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몰라 나폴레옹과 함께 임시 출산실이 된 휴게실 앞을 맴돌 뿐이었다.
어쩐지 닮은 꼴인 두 사람이 한참을 우왕좌왕 돌 때였다.
“부인과 의사도 같이 있었습니다, 장군.”
땀으로 흠뻑 젖은 나폴레옹 군단 군의관, 라레이가 출산실 밖으로 나왔다.
“나왔나? 산모는? 애는?”
“하나씩 말씀하시지요. 산모는 무사합니다. 아이도 잘 울고 있군요.”
“들어가도 되나!”
순간, 라레이가 나폴레옹을 막아섰다.
“안 됩니다. 미생물 질병 유발설이 맞다면, 외부에서 온 군인은 가장 세균이 많이 붙어 있을 종자입니다. 씻고, 닦고, 철저히 준비한 뒤에 만나세요.”
그때 출산실의 문이 빈틈을 열듯 열렸다.
-덜컹!
나폴레옹은 홀린 듯 빈틈 사이를 보았다.
“조세핀.”
완전히 땀으로 젖어버린 듯한 조세핀이 힘없이 나폴레옹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침대에서 쾌락에 젖어 있을 때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조세핀이 나폴레옹을 응시했다.
“만져보지는 말고, 보기만 해요. 딸이에요.”
뚫어져라 아기를 멀찍이 떨어져서 보던 나폴레옹이 미소를 머금었다.
“우리 딸, 장미를 닮았군. 당신처럼.”
“풋, 로즈라고 붙일 생각인가요?”
“글쎄, 그보다는.”
문득, 나폴레옹이 두 팔을 들어올리며 외쳤다.
“이 도시가 꽃의 도시라고 하지 않았나? 플로랑스가 좋겠어. 플로랑스 보나파르트!”
그 모습을 보던 이폴리트가 유진의 옆구리를 쳤다.
“저래도 돼?”
“애 이름 짓는 거야 부모 마음이지. 물론 나라면, ‘아버지’에게 작명을 맡기진 않았을 거야.”
“하긴, 네 괴상한 별명도 나폴레옹 장군이 지었지?”
유진은 피식 웃다, 옆에서 바들바들 떠는 또 다른 동생을 보았다.
오르탕스, 유진의 여동생.
눈물을 흘리던 여동생이 유진의 손을 꽉 잡았다.
묘하게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그때 마리가 유진의 옆에 다가서 속삭였다.
“이제, 동생이 둘이 됐네. 축하해.”
서기 1796년 5월 23일.
나폴레옹의 딸, 유진의 동생, 조세핀의 아이.
플로랑스 보나파르트가 탄생했다.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