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5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54화(154/547)
(154) 알루미늄 전기분해로 돈을 복사하자
오늘도 피렌체 토스카나 궁전은 소란하다.
“맙소사, 우리 3달 만에 만난 거 알아? 게다가, 그전에는 반년 가까이 보지 못했어! 그런데 또 어디로 간다고?”
새로 태어난 플로랑스의 울음도, 분통을 터뜨리는 나폴레옹도, 신경질을 자주 내는 조세핀도 아니다.
항상 웃으며 화를 눌러 참는 타입의 소녀.
마리 테레즈가 새빨갛게 낯을 물들인 채, 유진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유진은 바삐 군복을 입다, 머리를 긁적이며 멈췄다.
“그야, 피렌체는 토스카나 공화국 문제 때문에 잠시 온 거니까. 이제 빨리 돌아가야 해.”
“대체 왜! 여기서 좀 더 머물러도 되잖아! 플로랑스도 태어났고, 어머님도 여기 계신데! 오르탕스도!”
“그러니까 더 열심히 일해야 하지 않겠어?”
유진은 마리의 어깨를 붙들고 간명히 말했다.
“어머니, 오르탕스, 플로랑스, 그리고 마리 너까지 책임지려면.”
마리의 낯이 다른 의미로 붉게 물들었다.
폴린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다.
유진도 일단 ‘고모’에게는 선을 긋고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마리는 폴린과 달리, 유진의 울타리 안에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유진은 사실 조금 다른 의미로 말한 얘기다.
‘난 책임이 있지. 마리와 그 일가에.’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를 죽게 만든 책임.
마리와 앙투아네트, 루이 전 왕세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하지만, 그 책임은 늘 유진의 머릿속에 있다.
그렇기에 유진은 어떤 형태로든 마리의 인생을 책임질 생각이다.
“게다가, 마리 넌 나랑 같이 가야 해. 우리 공주님이 내게 필요하거든.”
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진이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화가 났던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했기 떄문이다.
그런데 함께 돌아간다니 화낸 게 오히려 부끄러워져 낯이 빨개질 지경이다.
하지만 이제 막 성년에 다다른 소년에게 소녀가 필요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세 번째로 다른 의미로 낯을 붉히며, 마리가 말을 더듬었다.
“왜, 왜, 왜? 내, 내가 어, 어디에 필요한데?”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잊었어? 넌 보아르네 카르텔의 [파트로네]야. 상징적 의미에서.”
“응?”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마리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이게 뭐야?”
“제노바로 가면, 만나야 할 사람들 목록이지. 피렌체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만, 제노바가 내 입장에서는 더 편하거든.”
“그리말디, 도리아, 피에스키. 이 사람들 다 제노바 귀족들 아냐?”
그 이름을 안다는 것부터, 마리가 특별한 이유다.
유진의 주변인, 혹은 나폴레옹의 측근 집단에는 제노바의 구귀족들을 아는 사람 자체가 없다.
물론 군사력을 쥐고 있으니, 나폴레옹의 장군들이나 유진에게도 고개는 숙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열고 비즈니스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구 부르봉 왕가의 공주, 마리 테레즈는 이런 귀족들과 소통할 때 아주 유용하다.
“이제는 구귀족들이지. 그런 사람들과 만나려면, 우리 공주님이 필요해.”
가만히 유진을 보다 마리가 활짝 웃었다.
오히려 좋아한다는 거보다 역할이 있다는 게 더 기껍다.
유진이 앞으로 해나갈 일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말은 살짝 삐져서 나오는 것까진 어쩔 수 없었다.
“흥, 이용만 한다는 거지? 참 나쁜 남자야.”
“대신 사업 미팅 성과가 날 때마다, 이익의 1프로를 줄게.”
“뭐야, 10프로도 아니고. 전쟁으로 많이 버셨잖아요, 유진 장군님?”
그 모습을 지켜보는 눈길이 있었다.
“흐응, 제노바로 안 따라갈 거야? 폴린?”
재기발랄한 소녀, 로르 페르몽이 궁전 복도 뒤에서 속삭였다.
유진과 마리가 깔깔대는 게 재미있어 보이는지 눈을 아주 반짝거린다.
물론 옆에서 함께 보는 폴린은 썩 즐겁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폴린이 마리와 유진을 보다 코웃음을 쳤다.
“흥, 저건 내가 도울 수 없는 거야. 어쩔 수 없지.”
“그럼? 이대로 포기?”
“아니.”
폴린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우리 오라버니의 군대 장교들은 마리가 소통할 수 없어.”
마리가 유진의 사업을 돕는 걸로 쓸모를 찾았다면, 폴린도 질 수 없다.
나폴레옹의 측근들과 장교들, 모두 폴린의 매력에 도취된 뒤다.
이쪽은 폴린이 먼저 차지할 것이다.
유진이 군문으로 돌아올 때까지.
***
그러나 제노바 산 조르조 궁전이라고 조용한 것은 아니다.
“애석하게도, 우리 카르텔 전부가 잘못하면 곧 파산할 수도 있습니다. 파트로네.”
피렌체의 외항, 리보르노 항구에서 배를 타면 하루면 제노바로 올 수 있다.
그렇지만 산 조르조 궁전에 짐을 풀자마자 마리가 듣게 된 이야기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당연히 방크 이탈리아의 신임 행장, 콜로가 보고하러 온 쪽은 유진이긴 하다.
허나 연인이 파산할 거라는 말에 놀라지 않을 여자는 없다.
황급히 마리가 콜로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콜로?”
“지금껏 보아르네 카르텔이 전쟁에 퍼부은 돈은 총 3천 5백만 프랑에 달합니다. 그중 선납금 1천 5백만 프랑은 밀라노 점령 후 회수했고, 5백만 프랑은 교황청에서 받은 돈으로 충당했습니다. 나머지 1천 5백만 프랑은 아직 미회수금이죠.”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 벌었어요? 세상에.”
산 조르조 은행, 집무실에서 마리는 새삼 유진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유진의 키가 벌써 마리보다 한뼘 이상 커진 게 보인다.
처음 봤을 때는 분명 조그만 아이였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애라고 할 수 없는 소년이 된 셈이다.
물론 키보다 더 큰 것은 유진이 다루는 [힘]의 크기일 것이다.
3천 5백만 프랑을 다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유진이 구 왕실 기준으로도 대부호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마리가 자랑스러워할 틈은 없었다.
“많이 벌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1천만 프랑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게 중요하죠. 그런 상황에서 다시 1천만 리브르, 요새 시세로 거의 3천만 프랑을 투입해 이탈리아 방크를 세웠습니다.”
새삼 집무실의 빛바랜 장식이 비싸게 보였다.
이 은행 값이 무려 3천만 프랑이란 얘기다.
마리도 물가를 잘 모르긴 하지만, 약 30프랑 정도면 서민 가구가 한달 살 돈이라는 것 정도는 안다.
잠시 막대한 돈을 헤아려보던 마리가 진저리를 쳤다.
“맙소사, 그럼 벌써 파산 아니에요?”
그때 콜로가 가져온 서류를 들여다보던 유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콜로, 과장하지 말아요. 엄밀히 말해 이탈리아 방크에는 아직 실지급액을 투입한 게 아닙니다. 1천만 리브르를 투입하겠다는 약속이죠.”
“그게 그거죠, 파트롱.”
“달라요. 또한 마르세유 공장에서 이탈리아 주둔군에 장기 병기공급 계약을 체결했잖아요? 밀라노 통조림 회사에서는 프랑스 군대 전체에 식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여기에 급한 돈은 밀라노 방크에 입금된 밀라노 부호들의 자금을 이용할 수 있어요.”
복잡한 얘기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유진의 보아르네 카르텔은 현재 금융, 군수, 무역업을 하고 있다.
이중 군수사업에서 미수금 펑크가 발생했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이 아직 미수금을 다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진은 이탈리아 방크 설립을 위해 1천만 리브르를 쓰기로 했다.
다만 아직 그만한 은을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고, 일종의 보증서를 쓴 것이다.
파산 직전이었던 이전 은행법인, 산 조르조 은행이 파산을 면한 이유다.
그러나 일정기간 내에 실제로 돈을 투입하지 않으면 당연히 은행은 파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진 카르텔은 이탈리아 주둔군의 군납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 원정 도중에 밀라노에 세운 밀라노 방크에서 예금으로 들어온 돈이 있다.
물론 고객의 돈이지만.
충실한 은행가 콜로가 낯을 찡그렸다.
“그건 예금 유용입니다, 파트롱.”
“천만에, 원래 은행은 지급준비금 말고는 예금을 써도 돼요. 단지, 유사시 예금과 이자를 돌려주겠다는 약속만 지키면 되는 거죠.”
“위험천만하군요. 당장 베네치아 반란 진압과 나폴리 점령이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카르텔은 파산합니다.”
베네치아 반란과 나폴리 왕국 점령.
마리도 피렌체에서 언뜻 들었던 얘기다.
지금 베네치아에서는 공화국 폐지를 시도하는 프랑스 군에 반란을 일으켰고, 프랑스와 아직 싸우는 중인 마리의 먼 친족, 나폴리 왕가로는 라하르페 사단이 출동했다.
그런데 이 반란 진압이나 왕국 점령이 유진 카르텔과 무슨 상관일까?
“그건 왜 그래요?”
마리의 질문에 콜로가 간명히 계산해 설명했다.
“왜냐면 보나파르트 사령관께서 원정 후 1천 5백만 프랑의 미수금을 처리하기로 하셨기 때문이죠. 베네토 공화국에서 받을 배상금, 그리고 나폴리 왕국 점령 후 뜯어낼 배상금으로.”
순간, 마리는 고개를 끄덕이다 파뜩 놀랐다.
아주 심상히 말하지만 반란과 점령은 결국 군사행동이다.
자칫 민간인들이 죽기 십상이고, 나아가 아무리 온건하게 싸워도 병사들은 죽는다.
한데 이런 사람들의 죽음이 이 자리에서는 [은화]로 계산되고 있는 거다.
마리가 시선을 돌린 순간,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안심시키듯 답했다.
“뭐, 예정 시간에 맞춰 진압과 점령이 이뤄지긴 할 거야. 너무 걱정할 건 없어.”
마리는 빤히 유진을 보다 입술을 뗐다.
“이젠 정말 군인이 다 됐구나, 유진.”
“너무 걱정하지 마. 죽는 사람은 최소한으로 줄여볼게.”
“난 너만 걱정할 거야.”
마리는 슬픈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들까지 걱정하기엔, 벅차.”
유진은 마리를 뚫어져라 보다 마주 웃었다.
“그래. 일단, 옷부터 갈아입고 올래? 전쟁을 줄이려면 비즈니스가 더 성공해야 할 테니까.”
“응? 만날 사람이 있어?”
“리스트 봤잖아? 제노바의 유력자들을 만나야 해.”
피렌체에서 마리에게 준 리스트.
곧 제노바의 구 지배집단.
그리말디 가문을 비롯한 과두 귀족들이다.
“이제 이탈리아 방크에 단기간 필요한 자금을 예금으로 유치해야 하거든.”
이들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게, 이탈리아 방크의 단기 생존 과제기도 했다.
***
물론 정반대 이유로 온 손님도 있기 마련이다.
“하하하! 오노레 드 그리말디 후작이라고 합니다. 공주님, 예전에 베르사유에서 뵌 적이 있죠. 하하핫!”
오노레 드 고욘 그리말디.
본래 제노바의 통치가문 중 하나인 그리말디 가문을 외가로 승계한 일족이다.
사실 이들은 엄밀히 말해 제노바 귀족이라기보다 프랑스 귀족에 가깝다.
특히 유진은 이 사람들을 다른 이유로 안다.
모나코 대공위(프린스).
원역사 현대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모나코의 통치 가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은 유진에게 줄 게 없다는 거다.
“그리말디라고 해서 불렀더니, 이게 뭐지? 콜로?”
옆에 있는 콜로에게 유진이 다그치듯 속삭였다.
고욘-그리말디 가문은 프랑스 혁명 직후, 모나코 대공령을 전부 상실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고욘 가문의 영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모든 재산을 프랑스 정부에게 빼앗겼다는 뜻이다.
사유재산을 보유한 제노바의 구귀족과는 거리가 멀다.
“죄송합니다. 손님 명단을 관리하다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쫓아내.”
“예.”
그때 고욘 그리말디와 환담을 나누던 마리가 깔깔 웃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머, 그런데 그건 뭔가요?”
“아, 일종의 담보물로 가져온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집안이 현재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지를 되찾기 위해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이탈리아 방크에서 빚을 빌려야 하거든요. 은행은 원래 돈을 빌려주는 곳 아닙니까?”
“그렇지만 이건 담보가 안 되지 않을까요? 어때, 유진?”
유진은 시큰둥하게 응접실에서 고욘 그리말디 후작이 꺼내드는 돌을 보다 눈을 크게 떴다.
특별히 유진이 암석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적갈색의 돌은 눈을 사로잡는 뭔가가 있었다.
전생의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이 시대 기록 중 하나다.
그리말디, 적갈색 암석,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금속.
문득 그리말디 후작, 정확히는 전임 후작이 돌을 보이며 말했다.
“제 옛 영지 중, [보]라는 지역이 있는데, 그곳의 특산 암석입니다. 아직, 그쪽에 있는 광산은 제 것이거든요. 이 암석에는 철이 있을 거라 짐작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후작님.”
“어떻습니까? 그 광산을 담보로 해서, 제게 돈을 좀 빌려주시는 게?”
유진은 바로 달려가 암석을 잡았다.
“사죠.”
“예?”
“그 광산, 사겠다구요. 3백만 프랑을 드리겠습니다.”
모두가 놀란 가운데, 그리말디 후작이 부리나케 나섰다.
“바로 싸인하겠습니다. 양도증도 갖고 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가져왔던 모양이다.
서류를 콜로가 바삐 처리하는 가운데, 마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다가왔다.
어쩐지 유진은 묘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마리는 유진에게 행운의 여신이 아닐까?
조세핀이 나폴레옹에게 그랬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마리 입장에서는 유진이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돈이 모자란다고 난리더니, 정체 모를 적갈색 암석에 3백만 프랑을 쓴 셈이니까.
“대체 왜 저 돌을 사는 건데?”
“저건 보크사이트야.”
“보크, 뭐?”
프랑스 남부, 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돌.
그 돌은 기본적으로 산화철이니 철광석이라 얘기한 그리말디 후작의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 돌에는 특별한 다른 금속이 숨어 있다.
“저기서 [알루미늄]을 뽑아낼 수 있어. 전기만 있다면, 대량으로.”
바로 19세기 한정으로 은보다 비싼 금속.
원역사 현대 사회의 ‘쌀’이라 불리는 알루미늄이 유진의 손에 들어온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