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5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56화(156/547)
(156) 베어링이 신대륙 거래를 제안하러 오다
1796년 9월, 밀라노 옆에 위치한 작은 마을 몸벨로가 소란스러워졌다.
-쩔렁, 쩔렁, 쩔렁!
이곳에 본래, 밀라노 점령 당시 프랑스 군단 주둔 숙영지다.
본래는 구 사르데냐 왕국령이 프랑스 영토가 되었으니, 토리노로 모두 돌아갔어야 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아주 단순한 이유로 이곳에 아직 숙영지를 유지하고 있었다.
유사시 북이탈리아 어디로 군대를 보내든, 가장 편리한 장소가 밀라노란 거다.
당연히 밀라노 구귀족들은 이곳을 두려워하며 감히 오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몸벨로에 앞다투어 구귀족들이 달려왔다.
세상에 없던 진기한 [귀금속]이 탄생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제일의 화학자로 유명한 남자, 라부아지에가 쇼맨쉽이 넘치는 태도로 외쳤다.
“자, 보시죠! 이것이 바로 진흙에서 탄생한 은! 알루미늄입니다!”
한때 질량보존의 법칙 하나를 밝히려, 다이아몬드도 태웠던 라부아지에다.
과학 실험에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주 잘 안다.
특히 세상에 새롭게 귀금속을 소개할 때는 더욱 그렇다.
-부글! 부글! 부글!
라부아지에의 옆에서 커다란 보크사이트 용해액이 끓는 가운데, 나트륨이 쏟아부어진다.
이른바 나트륨 공법이다.
이 공법으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나트륨이 있어야 알루미늄을 얻을 수 있다.
알루미늄을 고난이도 공정으로 획득된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은이다! 은이야! 맙소사, 은광을 찾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거의 지표면에 있는 돌이라면서? 은보다 더 가볍고 더 반짝여!”
“아냐! 저 비싼 나트륨을 저렇게 쏟아붓는다고? 그렇다면!”
밀라노 최고 유력자, 세르벨로니 공작이 부르짖었다.
“저건, 더 비싼 거야!”
나름 어설프게 지식이 있는 쪽이 이럴 때는 더 좋다.
나트륨은 소금에 잔뜩 있는 물질이지만, 추출은 이 시대 기술로는 꽤 어렵다.
때문에 나트륨 공정 자체가 무척 비싸게 먹힌다.
물론 아예 교양이 없다면 모를 일이지만, 세르벨로니 공작은 이 사실을 알 정도의 교양이 있는 귀족이었다.
세르벨로니 공작의 호들갑에 너나 할 것 없이, 밀라노 구귀족들이 열광했다.
잠시 후, 숙영지에서 멀찍이 쇼를 구경하던 유진에게 라부아지에가 달려왔다.
“대성공이야! 이제 프랑스와 이탈리아, 심지어 구 제국령으로 알루미늄이 퍼질 거야!”
“알루미늄 코인 100개가 벌써 선물로 나갔습니까?”
“그래! 참가한 모든 밀라노와 피렌체, 심지어 베네치아 쪽 유력자들까지 받아갔네!”
그러자 부관 이폴리트가 코인 수량 체크를 하다 말고 놀라 물었다.
“베네치아는 지금 반란 중 아니야? 그쪽에서 어떻게 사람이 온 거야?”
현재 베네치아는 분명 대프랑스 반란을 일으킨 상태다.
해서, 쥐노와 뮈라가 진압군으로 출동한 바 있었다.
한데 정작 유진의 알루미늄 발표 쇼에 베네치아의 귀족들이 몰려왔다는 것이다.
유진이 냉소적으로 대꾸했다.
“그만큼 반란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진다는 거지.”
“설마, 테라 페르마에서만 벌어지는 건가?”
“그래. 베네치아 본국, 아니 구 베네치아 수도는 아주 냉담해. 오히려 새로운 신체제에 적응하려고 우리 쪽에 선 대는 상류층이 수도 없어.”
가볍게 알루미늄 코인 하나를 들어 올리며 유진이 입가를 비틀었다.
“그렇다고 알루미늄 코인까지 구경하러 올 줄은 몰랐지만.”
나라가 망해도 자신은 살려는 상류층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천년 공화국 베네치아도 다를 바 없었다.
특히 프랑스는 사유재산을 철저하게 인정하는 법제를 갖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되려 구 프랑스 귀족들은 혁명 초기에 추방되면서 재산을 빼앗긴 경우가 많은데, 정복당한 이탈리아 귀족들은 사유재산을 보존 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반란 중인 베네치아 귀족들까지 알루미늄 코인을 확인하러 온 것이다.
어쨌든 이탈리아 정복자, 나폴레옹의 양자와 프랑스 최고 화학자가 발표하는 쇼였으니까.
그런데 콜로가 문득 급히 달려와 유진에게 보고했다.
“파트롱, 아무래도 은의 10배 정도로 시세가 정해질 것 같습니다.”
“그걸 벌써 알아요? 어떻게?”
“교황청에서도 사람이 왔습니다.”
유진은 숙영지에서 고개를 내밀다 눈을 크게 떴다.
붉은 추기경 모자를 쓴 낯익은 성직자가 멀리서 눈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루이지 치아라몬티, 곧 이몰라 추기경이다.
원역사에서 향후 비오 8세가 되는 교황청 최고 실세도 몸벨로에 온 것이다.
콜로가 유진의 옆에서 이몰라 추기경을 보며 속삭였다.
“추기경 예하께서 새로 교황청 은행으로 이탈리아 방크를 선임하고 싶으시답니다. 첫 계약금은 저 알루미늄 코인을 [인준]해주시는 걸로 시작하자는군요.”
예로부터 금융 거래를 인준하는 것은 교황청의 권한 중 하나였다.
왜냐면 금융은 결국 신뢰에 기반하는데, 유럽 사회의 신뢰는 [교회]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꽤 오랫동안 교회는 자주 파산하는 왕이나 영주보다 더욱 믿을 수 있는 거래처였다.
신의 이름으로 이자나 빚을 갚도록 강요하는 것은 덤이랄까.
신교 개혁이 일어났고, 종교 전쟁이 벌어졌고, 대혁명까지 터졌어도 여전히 가톨릭 교회는 강한 신용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난생 처음 등장한 금속에 거래 신뢰를 부여할 정도는 된다.
유진이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중세는 아니지만, 아직 교황청의 신용도는 무시할 수 없죠. 좋아요. 응?”
그때 유진의 눈이 커졌다.
이몰라 추기경의 옆, 모자를 눌러쓴 한 남자가 보였다.
그 남자의 얼굴을 유진은 아주 잘 안다.
정작 남자 쪽은 유진이 커서 그런지, 몰라보는 눈치였지만.
“콜로, 비밀 면담장으로 추기경 예하의 옆에 계신 분, 저분을 모셔와요.”
“예? 누굽니까?”
“다마스가 있다면 알았겠죠? 파리에 있는 게 아쉽군요. 한때 당신이 거래했던 거래처의 최고 물주입니다.”
유진의 말에 한때 베어링스 뱅크의 바지 사장이었던 콜로가 화들짝 놀랐다.
“프랜시스 베어링. 베어링스 브라더스 뱅크의 실질 오너.”
영국의 유력 은행가, 베어링이 직접 이탈리아로 달려온 것이다.
***
진정한 금융가는 피아도, 국적도, 연령도 가리지 않는다.
실로 프랜시스 베어링이 그렇다.
“이야, 정말 볼 때마다 신사업일세? 훌쩍 큰 만큼이나 사업 규모도 거창해졌군. 미스터 보아르네.”
이제야 유진을 알아본 베어링이 호들갑을 떨며 껄껄 웃었다.
유진도 간만에 본 베어링이 무척 반가웠다.
만약에 베어링이 없었다 해도, 유진이 군인으로 성장할 수는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레카미에를 통해 베어링과 만나지 못했다면, 유진 카르텔은 탄생조차 할 수 없었을 게 분명하다.
그 점에서 베어링은 유진에게 나름 은인인 셈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엄연히 프랑스와 싸우는 적국, 영국의 은행가란 거다.
유진이 몸벨로의 옛 합스부르크 가문 궁전 깊숙한 [비밀방]으로 베어링을 초대한 이유다.
“이제는 미스터 보나파르트라고 불러주시죠, 미스터 베어링. 반갑습니다.”
“후후, 그래. 장군의 아들이라 이거지? 아니, 이제는 아예 장군이었던가? 준장? 소장?”
“파리에서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아서요. 새로운 의회가 수립되고, 총재들이 바뀌면 정식으로 승진 발령될 겁니다. 사단장으로.”
1796년 9월, 프랑스에서는 곧 의회 선거가 있다.
하지만 바라스가 지적한 대로 왕당파가 우세한 상황이다.
당통이 황급히 성직자 관리법을 폐지하며 유세몰이를 하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그래서 현재 파리는 혼란 직전의 상태다.
아직까지 군공 포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유진의 입장에서는 사업 토대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었지만.
영국에서 의회 선거를 지겹게 보아온 베어링은 유진의 말을 쉽게 이해했다.
“그럼 지금이 적국 사업가와 거래를 논할 가장 적기로군. 정권교체기니까.”
유진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정권교체기라고 하니 말인데, 영국 수상은 바뀔 전망이 없나요? 벌써 13년 째 집권 중인 걸로 아는데요.”
“아직 37세밖에 안 된 젊은 수상이라. 죽으려면 멀었고, 물러나기에는 왕의 신임이 엄청나지? 물론 제정신일 때만.”
“발작이 그렇게 심한가요?”
유진의 날카로운 질문에 베어링이 묘한 웃음을 띤 채 되물었다.
“뭐, 가끔 일어나는 정도야. 그건 그렇고 자네도 벌써 그 정보를 입수하긴 했군. 어떤 경로인가? 나랑 직거래가 끊어진지 꽤 되었는데? 혹시 유대인?”
지금 유진과 베어링이 나눈 얘기는 영국 왕실의 비사다.
그러니까 현재 영국을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은 37세의 젊은 수상, 피트다.
24세의 나이로 처음 집권한 이래 13년이나 정권을 지켜왔다.
하지만 영국은 엄연히 군주국가로 명목상 통치자는 조지 3세 국왕이다.
게다가 원역사 현대와 달리, 18세기 말에는 아직 군주가 실제 권력을 상당히 갖고 있다.
그런데 조지 3세에게는 치명적 약점이 2가지나 있었다.
하나는 신대륙의 미합중국 독립을 허용했다는 거다.
다른 하나는 왕이 미쳤다는 거다.
후세 원역사 분석으로는 포르피린 증이라는 특이질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허나 현재 의학으로는 원인조차 알기 어려운 [광증]이다.
영국에는 다행스럽게도 1796년 현재는 가끔, 일시적으로만 발작하는 중이다.
그러나 점점 그 빈도가 높아지는 게 현재 상황이었다.
물론 왕실의 비밀이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였다.
유진이 아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생의 기록을 읽었기 때문이지만.
“뭐, 밀무역을 하다 보면, 루트가 여럿 생기기 마련이죠.”
“후후, 좋아. 굳이 묻지는 않겠네. 그럼 자네도 대강 영국 상황을 안다는 전제하에 거래를 시작해보지.”
“어떤 거래를 제안하시러 온 겁니까? 평화 협상이라면 무리입니다. 퐁디셰리 항구라도 돌려준다면 모를까.”
퐁디셰리, 인도 동부의 항구로, 프랑스의 마지막 남은 식민지였던 곳이다.
그러나 혁명 발발 직후, 인도의 영국군이 퐁디셰리를 점령했다.
이때 프랑스 동인도회사가 마지막 남은 여력으로 인도 제후들을 돕는 바람에, 현재 영국 동인도회사는 인도에서 전쟁 중이다.
그렇지만 프랑스 입장에서는 인도 무역로가 완전히 끊긴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다.
베어링이 감탄하는 듯 눈을 크게 뜨며 휘파람을 불었다.
“유럽에서 전쟁에만 몰두하는 줄 알았는데, 인도 소식도 알고 있나?”
“화약 문제 때문에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 했죠. 덕분에 결국 프랑스 동인도회사는 파산이 확정됐습니다.”
“뭐, 대영제국의 함대는 세계 제일이라네. 굳이 퐁디셰리 함락이 아니라도, 결국 전쟁이 계속되는 이상 프랑스 회사가 버티기 어렵지.”
가볍게 에티오피아산 커피를 마시며 베어링이 말했다.
“하지만 난 은행가야. 정치 얘기를 하러 온 게 아닐세. 돈이 되는 거래를 제안하러 왔지. 여기 오니, 예상치 못한 [은]이 있긴 했지만.”
유진은 알루미늄 코인을 들어보이며 씩 웃었다.
“알루미늄 말이시죠? 가시는 길에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코인 100개쯤.”
“오호, 통이 크군. 보아하니 최소 은의 10배에서 20배 사이로 거래될 것 같던데.”
“그게 계산이 되십니까?”
유진도 이제야 막 세상에 알루미늄 코인을 등장시킨 터다.
물론 베어링이 추기경을 통해 밀입국한 걸 보면, 아마 이몰라 추기경의 얘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은의 20배를 운운하는 것은 놀라운 얘기다.
왜냐면 알루미늄이 거래되던 19세기 초중반, 실거래 가격이 딱 그 정도기 때문이다.
계산 빠른 은행가, 베어링이 껄껄 웃었다.
“이 정도 쇼를 했으면, 그 정도는 얻어야 자네도 수지가 맞겠지. 그간 벌린 사업이 어마어마하다며? 밀라노 우체국에 마르세유 군수공장에, 이제는 제노바에도 새 은행을 세웠다지?”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뭔가 대강인 거 같은데, 저희 [그룹] 사업 전부를 알고 계시는군요.”
“그룹이라? 흐음, 그래. 다종다양 사업을 전개하는 자네에게 딱 어울리는 용어로군.”
마치 점쟁이처럼 말하던 베어링이 정보 출처를 털어 놓았다.
“네이선에게 들었지. 알지? 자네도 지분 투자를 일부 했다던데. 차명인 것 같지만.”
그러니까 나탄 로트실트, 영국식으로는 네이선 로스차일드에게 들었단 얘기다.
유진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후일 원역사에서 피의 경쟁을 벌이는 로스차일드와 베어링 가문이니까.
그럼에도, 독일의 로스차일드와 영국의 베어링이 거래하는 점에서 유진도 새삼 깨달았다.
자본에 국경은 없다.
아직 자본주의란 말도 없는 시대임에도.
“이익에는 국경이 없는 거죠.”
“아주 좋은 말이야. 그래, 금융가에게는 이윤이 진리지. 자, 그러니 우리도 거래를 시작하세. 저 알루미늄 코인을 얻었으니, 자네도 투자처가 필요하지 않겠나?”
“빚 갚느라 아마 한동안 신규 투자는 어려울 것 같긴 한데요.”
문득 베어링이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며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 프랑스가 잃어버린 신대륙에 대한 거래인데도?”
순간, 유진은 눈을 크게 뜨다 미간을 좁혔다.
“이야기를 들어보죠. 어딥니까?”
지도가 유진의 앞에 펼쳐졌다.
***
사실 원역사에서도 베어링은 프랑스, 정확히는 나폴레옹의 신대륙 거래를 돕는다.
단지, 오늘 갖고 온 지도의 지역이 아닐 뿐이다.
“플로리다? 그게 어디야?”
유진 옆에서 귀걸이를 떼던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도 마리는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알루미늄 은괴와 은화를 구경하러 온 구귀족들을 접대하는 데 솜씨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 덕에 드레스와 장신구를 벗을 틈이 없었던 모양이다.
마리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구경하던 유진이 피식 웃었다.
“루이지애나를 제시할 줄 알았는데. 엉뚱한 곳을 제시 받았군.”
“응? 루이지앵? 어머, 어디서 들어봤는데.”
“루이 14세의 땅이란 뜻이야. 옛 누벨 프랑스를 말하지.”
루이지앵, 혹은 루이지애나.
원역사 현대에는 미시시피 주를 비롯한 미국 중앙부다.
그러나 본래는 루이 14세가 전쟁 끝에 확보한 프랑스의 식민지, 누벨 프랑스(뉴 프랑스)였다.
옛 신프랑스라니 이상한 작명이지만, 그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7년 전쟁 때, 프랑스가 영국과 프로이센에게 패배하면서, 퀘백과 함께 모조리 빼앗긴 땅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베어링이 프랑스와 미국 사이에서 중개 거래를 담당하는 땅이다.
그런데 엉뚱하게 베어링이 프랑스에게 땅을 갖다 주겠다고 달려온 것이다.
유진은 베어링이 가져왔던 지도를 펼쳤다.
-촤아악!
마리가 다가오자, 유진이 마리의 뒤에 선 채 일렀다.
“여기야.”
마리는 지도를 빤히 보다 눈을 크게 떴다.
“대서양에 맞닿아 있구나?”
“그래.”
“옛 누벨 프랑스를 되살릴 수 있는 거잖아? 하지만 어떻게 여길 거래한다는 거야?”
유진은 지도를 뚫어져라 보았다.
마리가 드레스를 갈아입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유진이 흥분하는 쪽은 따로 있다.
지도상 표시된 대지.
섬이 아니라 대륙부.
영국과 미합중국이 온통 차지하고 있는 북미대륙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아직, 영미의 땅이 아닌 곳.
에스파냐가 차지하고 있는 플로리다 반도.
물론 이 거래는 도박이다.
그러나 이 땅을 지금 차지할 수 있다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에스파냐 왕실과 거래를 해야겠지. 아마 1500만 프랑이면 충분할 거야.”
서기 1796년.
베어링이 유진에게 엉뚱한 잭팟을 가져왔다.
아직, 플로리다 반도의 가치를 모르는 동인도회사의 제안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