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6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62화(162/547)
(162) 쉬르테의 첫 임무는 쿠데타 적발이다
쉬르테, 그 단어는 멋스럽게 들리지만, 사실 무시무시한 용어다.
본래 프랑스에도 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이 있다.
허나 쉬르테는 문자 그대로 국가보안을 담당하며, 반란자를 추적하고, 나아가 중대범죄 조직을 박살내는 일종의 경찰 내 군대다.
이미 파리에 있는 치안군과도 또 다른 의미다.
원역사에서는 푸셰가 경찰장관이 되면서, 처음 만들어지게 된다.
요컨대 비밀경찰 조직이랄까.
아직 당연히 만들어지지 않은 조직의 이름이다.
유진이 일부러 이 이름을 고른 이유기도 했다.
방데 우편 연대, 밀라노 방크 직원, 퇴역 군인들.
지금껏 유진이 이탈리아 원정군에서 운용하던 정보조직의 집결체.
그게 바로 보르도 요새 [하우] 성채의 지하실에 있는 이곳, [쉬르테]의 정체다.
문득 로슈자클랭이 자신들을 쉬르테라 소개한 사람을 뚫어져라 보다 물었다.
“당신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방데의 전장이었던가요?”
“맞습니다. 제 이름은 자코프 엘리, 툴롱 부대의 퇴역 군인이지요. 방데 전장에서는 아마, 유진 장군의 뒤에 서 있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보니 반갑군요. 적으로 싸우던 게 참 엊그제 같은데.”
엘리, 유진과 함께 신대륙 마르티니크로 떠났던 세 명의 병사 중 하나다.
투르네가 유진의 경호대장으로 활약하고, 고미도 기마척탄병 여단에서 활약하는데 비해, 엘리는 조금 일찍 퇴역했다.
이후에 밀라노 방크의 우체부 조직을 담당하며, 이탈리아 원정에서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지금 쉬르테를 사실상 움직이고 있는 인물도 엘리다.
유진의 최측근 엘리를 보며, 로슈자클랭은 이제야 알겠다는 듯 유진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분들이 보나파르트 장군의 정보원들이군요.”
유진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로슈자클랭.”
“저도 정보원으로 쓰시려는 겁니까?”
“그 정도가 아니지. 자, 주목!”
유진이 쉬르테의 모든 정보원들을 향해 손뼉을 쳐 주의를 환기시켰다.
“여기, 이 친구가 누군지 다들 알 거다. 방데의 반역자이고, 신대륙 전장의 영웅, 국왕의 기사 로슈자클랭이다.”
사실 유진의 정보원들 핵심은 애초에 툴롱과 방데의 왕당파다.
전직 왕당파들을 우편연대와 지원병으로 편제시킨 게 유진의 직할부대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방데의 왕당파는 병사로 직접 뽑기 어려워, 주로 밀라노 방크의 우편부로 활용하곤 했다.
그러니 로슈자클랭을 아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 그 점을 상기시키며 정보원들에게 물었다.
“특히, 방데 친구들 다 알지?”
“물론이죠! 하하핫!”
“우리 사령관이었던 분 아닙니까. 뭐, 지금은 꼬마 사수에게 충성을 맹세했다지만!”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쉬르테의 정보원들에게 명령했다.
“좋아. 지금 이 시간 부로, 로슈자클랭은 우리 [쉬르테]의 수장이 된다. 이상, 모두 업무로 돌아가도록!”
로슈자클랭이 경악해 눈을 크게 뜰 찰나, 모든 요원들이 박수를 쳤다.
-짝짝짝!
그때서야 로슈자클랭은 깨달았다.
이것은 사전에 모두 얘기가 되었다는 거다.
오직 로슈자클랭만 처음 듣는 이야기랄까.
그렇지만 로슈자클랭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난데없이 정보조직의 수장이라니, 너무 급격한 발탁 아닌가?
“잠깐, 장군. 수장이라뇨?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조직 아닙니까? 게다가 전 방첩부대 같은 건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 다들 그대보다 정보원으로서의 경험은 훨씬 많아. 대신 다들 출신 계급이 낮지. 군인 시절의 직급도.”
“그게 무슨 말씀이죠?”
유진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다시, 정보 분석에 몰두하는 정보원들을 보며 일렀다.
“이 사람들을 어둠 속에 놓아둘 거라면 상관없어. 사실 엘리나 톨리는 그림자에서 활약하는 걸 좋아하지.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끝까지 내 사조직으로만 놔둘 수는 없거든.”
프란체스코 톨리, 나폴레옹이 원역사에서 베네치아 전복 공작을 위해 파견하는 정보원이다.
안젤로 피코도 마찬가지다.
유진이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구석에 앉아 서기 노릇을 하는 카를 슈마이스터는 더욱 놀라운 인물이다.
원역사에서는 무려 아우스터리츠를 승리로 이끈 이중첩보를 가져오는 자니까.
나름 유진이 심혈을 기울여 모아놓은 첩보 인재집단인 것이다.
로슈자클랭은 분명 유능한 인재지만, 이런 첩보원들에 비하면 정보 기관원으로서는 한참 뒤쳐진다.
그러나 [얼굴마담]으로서는 어떨까?
귀족 출신으로 현직 장군이며 신대륙에서 전공을 세운 영웅.
유진을 제외하면 이 자리에서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명성이 있다.
이를테면 원역사 현대 용어로 [셀럽]이랄까.
“우선은 이탈리아 주둔군 기밀부대로, 향후 정부 공식기구로 만들 거야. 그러자면, 얼굴이 필요해. 누구나 알 수 있는 얼굴이 말이지.”
가만히 유진의 말을 듣던 로슈자클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제가 하겠습니다. 여기, 방데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그게 아니라도 유진의 명령이라면 모두 듣기로 결심한 로슈자클랭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유진은 약속을 지켰다.
5년이라는 시간 내에, 방데 군단에게 대륙으로 갈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그 약속이 정말 지켜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로슈자클랭은 신에게 맹세했다.
이 은혜를 목숨을 바쳐서라도 갚을 것이라고.
하물며 정보조직 수장 얼굴 마담이 되는 것쯤이야 별 것 아니다.
그런데 유진이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좋아. 하지만 그걸로는 수장이 되기 좀 부족하겠지? 우선, 부관부터 하나 붙여주지.”
사실 유진이 로슈자클랭에게 이 조직을 소개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로슈자클랭은 영문을 몰라, 눈을 깜박일 뿐이었다.
***
죄수의 부관으로, 죄수를 고른 것은 꽤 아이러니한 일이다.
“쯧! 이거 놓으라고! 난 명령을 들을 이유가 없어!”
쉬르테가 있는 샤토 드 하우는 과거 고문실로 쓰였던 공간이 있다.
나름 감옥으로 쓰여져온 요새다운 면모다.
그곳에 죄수 한 명이 끌려 왔다.
로슈자클랭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언뜻 보기에 20세를 갓 넘은 청년이다.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저렇게 사슬에 묶여 있는 걸까?
그때 앉아있던 유진이 청년 죄수를 향해 말했다.
“아니, 명령을 들을 이유가 있지. 뒤무리에 장군의 부하, 아라스 출신의 엽기병 외젠 프랑수아 비독.”
그 이름을 만약 현대 프랑스 인이 들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로슈자클랭도, 유진의 뒤에 항상 있는 이폴리트와 투르네도, 사실상 [쉬르테]의 수장 격으로 따라온 엘리도 아직, 그 이름을 모른다.
사실 본인도 몰랐는지, 청년은 흠칫 놀라는 얼굴로 부정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난 루소라고 하오. 고향은 릴이고!”
“아라스가 릴에 가깝긴 하지만, 당신 고향은 아니지. 엽기병 사이에서는 펜싱의 고수로 유명했다더군. 뒤무리에가 진중 반란을 일으킬 때도 탈출에 한 몫 했고.”
“잠깐! 난 반란에 가담한 적은 없어! 그냥 얼결에, 윽.”
청년은 반란자라는 오명은 싫었던 모양이다.
격분하다 실언하고는 비독이란 청년이 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보다, 유진이 싱긋 웃으며 다가섰다.
“그래, 최근에는 가명으로 후사르가 되었다가, 릴의 생피에르 감옥에서 탈옥했지. 최근, 브레스트 감옥에서 또 탈출하려다, 다시 잡혔고.”
그 순간 청년, 비독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감옥에서 내가 뭘 배웠는지, 보여줘? 억!”
아주 빠른 몸놀림.
하지만 그보다 유진의 바로 옆에 붙어 있던 로슈자클랭이 더 빨랐다.
순식간에 쇠사슬에 묶인 비독을 몰아쳐 벽에 처박으며, 로슈자클랭이 침착하게 일렀다.
“사바테로군. 나도, 배운 적이 있지.”
사바테, 곧 프랑스 고유 무술이다.
주로 18세기에 발달한 선원들의 무술인데, 꼭 복싱과 발차기를 합친 것 같은 무술이랄까.
유진이 함께 있던 니콜라스 쉬르쿠프에게 물었다.
“저게 사바테야? 니콜라스, 본 적 있어?”
“마르세유의 뱃놈들이 가장 잘하지만, 저도 조금 배웠습니다. 훌륭한 솜씨군요.”
“흐음, 신대륙으로 가서 배웠나 보군.”
비독이 눌린 채 울부짖었다.
“크윽! 소, 솜씨가 대단하군. 곱상하게 생긴 게!”
유진은 재미있다는 듯 비독을 모았다.
비독, 프랑스 최고의 괴도이자 탈옥범.
또한 현대 프랑스 경찰의 창시자로 역사에 남은 인물이다.
사실 [쉬르테]라는 명칭도 알고 보면 비독이 만든 것이다.
물론 그 칭호를 공인해준 것은 나폴레옹이지만 말이다.
굳이 유진이 비독을 특채한 이유가 있다.
아직 탈영병이자 탈옥범이던 시절이니, 영입하는 게 별로 어렵지도 않을 터였다.
슬쩍 비독에게 다가간 유진이 물었다.
“비독, 반역자로 쫓기며 살고 싶은가?”
“뭐?”
“지금 뒤무리에가 수배 중인 거 알지? 넌 잘못하면 뒤무리에랑 같이 엮여서 국가반역자가 될 수 있어. 당장 얼마 전에 돌아온 전직 전쟁장관, 뵈르농빌이 이를 갈고 있다구.”
창백하게 변한 비독에게 유진이 속삭였다.
“하지만, 내게 협력하면 오히려, 국가의 영웅이 될 수 있지. 어때?”
아직 22세의 청년, 비독은 결국 유진에게 굴복했다.
***
그렇다면 전직 왕당파와 전직 탈영병을 모아 유진이 찾으려는 것은 뭘까?
“국가 반역 음모라구요?”
바로 라파예트가 알려준 음모다.
물론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
당장 비독부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너무 거창한 거 아냐? 흥, 내 보기에 가장 위험한 건 보나파르트 장군인데!”
“비독, 감히 죄수 주제에 뭐라는 거지?”
“하! 이봐, 전직 왕당파. 정신 차려! 지금 프랑스에서 누가 가장 센가!”
비독이 발끈하는 로슈자클랭에게 소리쳤다.
“여기, 잘나신 마탄의 사수와 그 양아버지 아냐!”
아무래도 탈영병이지만 정보 수집은 이때부터 정확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유진과 나폴레옹이 지금 프랑스에서 최고 권력핵심이란 걸 알고 있으니 말이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독, 확실히 날카롭군.”
“흥, 그래서 날 특채한 거 아냐? 어떻게 날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시야가 좁아.”
문득 유진이 손을 꼽으며 되물었다.
“가장 센 사람이 왜 반란을 일으키지? 반란은 약자의 수단이야.”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도 사실 간단하다.
최고 권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권력을 갖고 있다면, 오히려 합법적인 방법을 택하는 게 안전하다.
그러니 라파예트의 말대로 누군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면, 그 자는 취약한 자다.
로슈자클랭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그럼, 누굴 의심하고 있습니까? 파트롱?”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이번 전쟁에서 영광을 얻지 못한 군인과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혐의가 있어.”
“어이, 그렇게 말하면 설마 모든 장군과 의원을 다 뒷조사하란 말이야? 집어치워!”
“다만, 가장 의심가는 사람이 있긴 해. 비독, 널 특채한 이유기도 하지.”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
“뒤무리에 장군의 친구, 피슈그뤼. 그 자의 뒤를 캐봐.”
한때 플랑드르를 정복했던 영웅.
피슈그뤼가 쿠데타의 주역일지 모른다.
서기 1797년 1월을 코앞에 둔 연말.
유진과 나폴레옹의 스파이 집단, [쉬르테]가 쿠데타 음모를 추적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