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6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64화(164/547)
(164) 가짜 왕당파 로슈자클랭이 쿠데타를 파헤치다
여기, 파리의 모든 정파가 주목하는 한 남자가 있다.
“오랜만이군, 장군. 그간 편지만 주고 받았는데, 이제야 직접 대면하게 되었구만.”
나폴레옹?
아니다.
뱅상 드 보블랑, 국왕을 프랑스로 돌려놓자고 외치는 아주 위험한 자다.
41세로 생 도맹고 출신에 루이 16세의 군인, 혁명정부 제헌의회 의원, 그리고 국왕을 살리자고 주장했던 극소수파였던 정치인.
이제는 왕당파의 수장이 된 의원 보블랑이 손님을 환대했다.
응접실 소파에 앉은 [장군]은 그럼 누굴까?
샤를 피슈그뤼, 올해로 36세가 된 장군이 장년의 의원을 보며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축하드립니다, 다시 의원님이 되셨군요.”
“그게 축하할 일인가? 우리 파벌은 고작 90명 남짓이야. 5백인 의회에서 과반은커녕 3분의 1도 차지하지 못했어.”
“크크큿, 비주류란 건 원래 그런 거지요. 그래도 플로리다 광풍이 선거판을 휩쓸었는데, 선전하지 않았습니까?”
피슈그뤼의 말에 보블랑이 낯을 찌푸렸다.
“그래, 갑자기 당통이, 아니 보나파르트가 플로리다를 들고 오는 바람에. 아주 난리였지. 선거판을 완전히 망쳐놨어. 그 코르시카 촌놈이!”
아직 이탈리아 정복만 성공했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
사실 전쟁의 승리란 높은 사람들에게만 좋은 것이다.
군인 대부분이 월급이 없는 징병 상태고, 전시 체제로 물자를 전선에 우선 공급하는 상황에, 무역도 봉쇄된 처지였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집권파에 좋을 수가 없었다.
이 불만과 국왕에 대한 그리움, 가톨릭 사제들의 불만을 합쳐 왕당파가 급부상했다.
그런데 갑자기 당통이 플로리다 구매 건을 들고 나온 것이다.
외교는 오직 집권자만이 쓸 수 있는 정치 카드다.
덕분에 왕당파는 순식간에 쪼그라 들었고, 과반을 넘보던 수치에서 5분의 1만을 겨우 당선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고작 총재 5인 중 1명만 올릴 수 있는 상황이랄까.
문득 피슈그뤼가 묘하게 웃었다.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절실하시겠군요.”
“그래, 해서, 좋은 인물을 하나 영입했지. 현재 정국을 뒤집을만한 거물 인사야.”
“그래요? 누굽니까? 바르텔레미 의원입니까?”
보블랑이 찡그린 낯을 풀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 정도가 아니야. 오늘 오기로 했으니, 곧 올 걸세. 한데, 자네는 어쩐 일로 나를 직접 보러 와줬나? 북방군의 군무가 바쁠 텐데?”
현재 피슈그뤼의 지위는 프랑스 북부군 사령관.
곧 플랑드르 주둔군 사령관인 오슈의 뒤를 받치는 지원부대 지휘관이다.
한때는 브뤼셀을 정복하기도 했던 피슈그뤼로서는 일종의 한직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전부대를 손에 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예전부터 보블랑은 피슈그뤼와 긴밀한 사이였다.
이른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가 펼쳐질 무렵, 피슈그뤼의 구명으로 보블랑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또한, 피슈그뤼는 은연중에 왕이 돌아와야 한다는 의향을 펴는 군인이기도 했다.
해서, 보블랑도 피슈그뤼와 교류하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이다.
문득 피슈그뤼가 손을 튕기며 웃었다.
“저도, 좋은 인물들을 소개하려 왔지요.”
보블랑이 눈을 크게 뜰 찰나, 보블랑의 자택 문이 열렸다.
-뚜벅, 뚜벅, 뚜벅.
초대한 적 없는 불청객, 세 명이 한꺼번에 들어오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보블랑 백작님.”
옛 구왕실 시절의 작위를 부르며 뻔뻔하게 생긴 한 남자가 웃었다.
보블랑은 갑작스런 불청객의 침입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허나 불청객들은 오히려 보블랑이 반가운 듯 웃을 뿐이었다.
인사를 건넸던 남자, 바라스가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
“제헌의회 때 보고 처음인가요? 이제 다시 의회에서 보겠소이다?”
그 순간 격분한 보블랑이 벌떡 일어났다.
“바라스? 아니, 프레롱과 탈리앵까지! 너희들이 감히, 나를 찾아와?”
함께 따라온 프레롱, 그리고 탈리앵이 서로 머뭇거렸다.
프레롱은 과거 바라스와 함께 프로방스의 처형자로 활약했던 바로 그 파견의원이다.
탈리앵은 당시 푸셰 대신, 리옹에서 반혁명파 학살을 진행했던 장본인이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혁명 초기에 공포정치 일각을 담당했던 자들이 왕당파 수장의 집에 온 것이다.
그러나 뻔뻔한 바라스는 천연덕스럽게 되물었다.
“이거, 왜 이러시오? 한때는 당신도 쥐드폼의 서약에 참가한 혁명파였으면서.”
그 순간 보블랑이 격분해 외쳤다.
“닥쳐! 국왕 폐하를 시해하는데 동의한 적은 없다! 비록, 자기 부인까지 외국 귀족에게 빼앗기는 멍청이였어도!”
루이 16세, 멍청한 왕이라 보블랑은 생각한다.
나아가 혁명 당시만 해도, 이 썩어빠진 프랑스 체제가 뒤집어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혁명이 시작되자, 보블랑의 생각은 바뀌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처형 당했다.
필요 없는 전쟁이 더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그럼 프랑스가 그 대가를 치르고 훨씬 더 나은 나라가 되었을까?
영토는 확장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정 자체는 여전히 도탄에 빠져 있다.
정복을 통해 들어온 전리품으로 재정이 버티고 있지만, 내년만 되어도 다시 재정파탄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이런 혼란을 끝내려면, 차라리 왕이 돌아오는 게 낫다.
보블랑은 그렇게 확신했다.
그런데 바라스와 프레롱, 탈리앵은 모두 국왕시해에 동의했던 자들이 아닌가?
비록 왕이 자결했다지만, 국왕시해자들과 손잡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때다.
“이거, 제가 잘못 찾아온 겁니까?”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저택 문으로 쏠렸다.
갑작스런 불청객에 어쩔 줄 몰라하는 하인들 사이로 한 청년이 보였다.
적도의 태양에 타버린 갈색 피부가 도드라지는 남자다.
순간, 바라스가 휘파람을 불었다.
“오호, 로슈자클랭 백작! 드디어 돌아왔군! 파리로!”
그러자 피슈그뤼가 보블랑을 돌아 보았다.
“저자가 설마, 의원님이 말한 그 [카드]인 겁니까?”
여전히 불쾌한 기색과 자랑스러운 기색이 뒤섞인 기묘한 얼굴로, 보블랑이 대꾸했다.
“그래! 플로리다 신대륙의 영웅이자, 방데의 영웅! 로슈자클랭이 우리 파벌에 가담하기로 했네!”
바로 구 방데 반란군 수장 로슈자클랭이 보블랑이 영입한 카드였던 것이다.
***
아주 묘한 조합이다.
전직 왕당파 반란군, 현직 혁명군 장군, 왕당파 처형자들.
로슈자클랭은 쓰게 웃었다.
처음, 비독의 요구를 들었을 때, 로슈자클랭은 펄쩍 뛰었다.
「나보고 왕당파에 접근하라고? 그게 말이 되나? 난 이미 전향했어!」
전직 왕당파 반란군 사령관이었던 로슈자클랭이다.
그러나 유진에게 항복했을 때, 이미 왕에게 바치던 충성의 대상도 바뀌었다.
이제와서 존재하지도 않는 왕에게 충성하란 말인가?
비독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 다그쳤다.
「지금 피슈그뤼가 당통도, 라파예트도, 당연히 보나파르트파 의원들도 안 만난다는 거 모르쇼? 만날 사람은 이제 왕당파밖에 없소!」
「그런 희박한 가능성만 믿고, 위험한 왕당파 안에 뛰어들라고?」
「당신은 위험하지 않지. 왕당파는 세력이 약하고, 당신은 스타고, 또한 구 왕당파의 상징이었으니까!」
죄수, 비독의 말은 맞았다.
어쨌든 왕당파 수장 보블랑이 의심 없이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하는 사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몇 번 방문하고, 식사를 하니 일사천리였다.
그렇다고 이렇게 피슈그뤼가 만나는 날, 초대가 겹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커피를 들이키며 로슈자클랭이 표정을 숨길 찰나였다.
그때 북방군 사령관 피슈그뤼가 손뼉을 쳤다.
-짝!
아직도 격분해 씩씩대던 보블랑이 고개를 돌렸다가, 소스라쳐 멈칫거렸다.
피슈그뤼 장군이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적이 적어도, 일군을 지휘하던 장군이다.
일개 의원이 그 기세를 견디기 어려웠다.
살벌한 눈빛으로 쏘아보던 피슈그뤼가 입가를 틀어 웃었다.
“자, 싸우라고 부른 거 아닙니다. 의원님.”
“피슈그뤼 장군! 누, 누가, 저자들을 부르라 했나! 당장 돌려보내!”
“그럼, 보나파르트에게 모든 걸 내줄 겁니까?”
문득 보블랑은 입을 다물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탈리아 주둔군 사령관.
사실 직함만 보면 일개 군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반도가 사실상 나폴레옹의 손아귀 안에 들어간 상태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 획득한 전리품이 현재 프랑스 정부의 재정난을 해결했다.
이로 인해 굳이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정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이다.
막강한 군사력, 영향력, 거기에 이탈리아 반도 장악을 통한 재력.
공화제 지지자든, 부르봉 왕당파든, 누구라도 위험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군부 실력자이지만, 보나파르트를 비롯한 삼대장군에게 밀려난 피슈그뤼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지켜보던 로슈자클랭 입장에서는 귀가 번쩍 뜨일 상황이기도 했다.
“이대로 가면 정권은 사실상 보나파르트의 손에 들어갑니다. 국왕 폐하가 돌아올 길은 없어지고,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추방당하겠죠. 다들, 보나파르트와 썩 좋은 관계는 아니죠?”
바라스는 이미 툴롱에서 나폴레옹과 틀어진 바 있다.
프레롱은 나폴레옹과 친해지려다 밀려난 상태다.
탈리앵의 경우에는 원역사에서는 사실 조세핀을 통해 나폴레옹과 친해지지만, 현재는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권부의 외곽에 머무르는 의원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권력 주변에 머무는 자들이다.
소수파인 왕당파 지도자 보블랑도, 옛 로베스피에르 파벌인 바라스 일당도, 그리고 한때 플랑드르 정복자였던 피슈그뤼도.
게다가 사실 로슈자클랭도 객관적으로 보면 나폴레옹에게 원한이 있다.
피슈그뤼의 시선에 로슈자클랭이 짐짓 낯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나도, 부하들을 잃고 신대륙의 가혹한 섬으로 추방당해야 했지요.”
이 시대 기준으로 서인도제도는 유럽인들에게 지옥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그곳 출신인 조세핀이나, 보블랑은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 본토 출신인 피슈그뤼나 바라스, 프레롱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역전을 노리는 남자, 피슈그뤼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는 정계와 군계가 모두 모인 상태입니다. 여기에.”
문득 마지막 불청객이 문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
“우리 구 프랑스 동인도회사 상인들도 있소.”
한때 당통에게 프랑드 동인도회사 존속을 애원하던 노상인.
기욤 드 사바티에가 그곳에 있었다.
비록 동인도회사는 망했지만, 본래 은행가인 사바티에의 재산은 여전히 상당히 있다.
이제 정치인에, 군사력에, 자금까지 모인 셈이다.
보블랑은 미간을 좁히다 물었다.
“정말 모두 비주류들이군. 이렇게 모여서 뭘 하자는 건가, 그럼?”
피슈그뤼가 여전히 입가를 튼 채, 보블랑에게 일렀다.
“세상을 다시, 뒤집는 겁니다. 보나파르트가 그랬듯이.”
바로 프뤽튀도르의 달, 마라의 반란을 뒤집고 나폴레옹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현 총재정부의 요인들이 권력자가 된 것처럼.
***
당연히, 이 모든 이야기는 바로 비독에게 전해졌다.
“성공하셨구만! 무슈 로슈자클랭!”
“대단하십니다, 장군님!”
“맙소사, 왕당파가 피슈그뤼와 정말 손을 잡았군요!”
파리 보아르네 방크 카페, 밀실.
비독과 쉬르테 요원들이 환성을 질렀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 정보를 가져온 로슈자클랭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물었다.
“이제, 이걸 어떻게 처리하면 좋은 거지?”
“어디까지 들었소?”
“구체적인 얘기는 못 들었네. 은밀한 이야기는 자기들끼리 더 나눌 모양이었어. 일단, 내게는 지금 공식적으로는 부하들도 없고.”
일단 로슈자클랭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대기발령 상태다.
또한 허술한 보블랑과 달리, 피슈그뤼는 로슈자클랭을 완전히 믿는 상태가 아니다.
비록 보블랑이 데려왔으니, 설득하는 자리에는 참여 시켰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가만히 정보를 분석해보던 비독이 입가를 비틀었다.
“일단, 피슈그뤼 뒤에 누가 있는지 캐봅시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말요. 원래 북방군 병사였거든. 그런데 내가 아는 피슈그뤼 장군은 그렇게 대담한 자가 아니란 말요.”
순간, 전직 탈영병 비독의 눈이 번뜩였다.
“뭔가, 더 큰 게 피슈그뤼 뒤에 달라붙어 있을 거요.”
왕당파 정치가와 북방군 사령관의 부적절한 만남.
분명, 이 두 가지가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쿠데타.
유진의 정보요원들이 파리의 새로운 쿠데타 음모와 직면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