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6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65화(165/547)
(165) 명탐정 비독이 페르젠 백작에 주목하다
항상 음모를 꾸미는 이들은 발아래를 보지 못하기 쉽다.
“흥, 높으신 분들이 뭘 하든, 결국 입만 떠드는 거지.”
비독은 프랑스 북부, 아라스의 하층민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사기와 절도를 일삼았고, 감옥을 빈번히 드나들었다.
그러다 혁명이 시작되자 당시 젊은이들이 흔히 그랬듯, 군에 투신했다.
군에 투신해서는 얌전히 지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군 입대 후 무려 15명의 동료와 펜싱 결투를 벌였고, 그중 2명은 죽었다.
그래도 뛰어난 군인이긴 해서 발미에서도 공적을 세웠다.
그러나 천성은 버리지 못해, 결국 탈영했고 다시 릴의 감옥으로 들어갔다가 탈옥했다.
이 무렵부터 가명을 쓰며 본격적인 범죄를 저질렀는데, 당연히 다시 잡혀서 감옥에 갔다.
마지막 감옥이 유진에게 발견된 브레스트 감옥이다.
때문에 비독은 실로 프랑스 대도시의 뒷골목에 아주 능통하다.
각지를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으니까.
당연히 귀족 출신 군인인 쉬르테 수장, 로슈자클랭에게는 썩 기분 좋은 거리는 아니었다.
파리, 생 제르맹 거리의 뒷골목을 돌다 로슈자클랭이 투덜거렸다.
“그렇다고 이런 뒷골목을 돌아야 하나?”
“이런, 귀족 나으리. 뭘 모르시는군. 본래 정보란 책상이 아니라 이런 골목에서 나오는 법이라오.”
“대체 골목에 무슨 정보가 있다는 거야? 그리고 이제 귀족은 없다고.”
혁명 후 귀족이 사라졌음을 로슈자클랭이 주지시키려 할 찰나였다.
“어이, 오랜만이야. 세자르 에르보!”
순간, 뒷골목에서 뭔가 밀거래를 하던 한 남자가 흠칫 고개를 들었다.
고객으로 보이는 노인은 황급히 도망치듯 사라졌다.
손에 들린 것은 담배다.
이 시대 기준으로는 귀중품이자, 밀수품으로 유명한 물건이다.
남자, 에르보가 이쪽을 보다 입을 쩍 벌렸다.
“헉, 비독? 자네 감옥에서 나왔나?”
“그래, 너 때문에 감옥에 갇혀야 했지. 심지어, 너만 도망가고 난 그대로 갇혀 있어야 했고!”
“아, 너무 그러지 말게! 자네도 날 팔아넘긴 건 똑같잖아!”
그 순간, 로슈자클랭이 에르보의 팔을 꺾어 벽으로 밀어 붙였다.
-쿵!
에르보가 비명을 지르고, 로슈자클랭은 냉정한 눈으로 비독을 돌아 보았다.
“컥, 사, 사람살려!”
“비독, 적인가?”
“이, 이 사람 누구야? 우, 우리 계통 사람이 아닌데?”
비독은 입맛을 다시다 고개를 저었다.
“아이고, 누가 귀족 군인 아니랄까봐. 이봐요, 무슈. 이 친구는 날 배신한 동업자이지만, 또한 우리 귀중한 정보원이라오. 도망 안 갈 테니 놔줘요.”
파리 뒷골목의 범죄자.
비독의 브레스트 감옥 동기.
또한 함께 [위조범죄]를 저질렀다가 혼자 도망쳐 나온 남자, 에르보.
원역사에서는 결국 단두대에 목이 날아가는 범죄자다.
그러나 운 좋게, 정확히는 비독을 유진이 빼 온 덕에 혼란이 일어나 현재는 살아남은 상태였다.
비독이 끌려간 사이 파리 뒷골목을 홀로 장악한 거물 범죄자, 에르보가 로슈자클랭에게서 풀려났다.
“아이고, 죽겠다. 이 새끼가, 정말! 당장 육포를 떠줄까, 엉!”
“어이, 세자르. 이 친구 부하들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관둬.”
“뭐?”
세자르 에르보가 고개를 돌릴 찰나다.
-척, 척, 척.
모두 평범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다.
허나 그들의 몸놀림만큼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수년 동안 전쟁터에서 굴렀던 군인들만이 보일 수 있는 절도있는 풍모.
특히 그 선두에 있는 이는 얼굴에 흉터가 있는 선장, 니콜라스다.
그러니까 로슈자클랭은 혼자 파리에 온 게 아니다.
쉬르테의 요원들이자, 본래 방데 출신의 왕당파 병사들이 함께 온 것이다.
유진이 카르텔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길잡이로 붙여준 니콜라스 쉬르쿠프와 함께 말이다.
어쨌든 사복 병사들을 알아본 에르보가 몸을 떨며 슬쩍 한 발 물러났다.
“어, 아주 살벌하군. 라, 라인이나 플랑드르, 아니면 이탈리아 쪽 군인들인가?”
“더 무서운 친구들이야. 신대륙에서 흑인이나 모기들과 싸우다 왔거든.”
“시, 신대륙? 어, 잠깐.”
순간, 에르보가 휘파람을 불며 로슈자클랭을 가리켰다.
“당신, 혹시 로슈자클랭? 방데의 왕당파 수괴!”
로슈자클랭은 눈썹을 치떴다.
사실 로슈자클랭의 얼굴은 이미 파리 신문에 널리 알려진 상태다.
사진이야 없는 시대지만 초상화를 삽화로 그려 인쇄하는 경우는 무척 많은 탓이다.
플로리다를 획득한 영웅, 로슈자클랭은 최근 인기 삽화 소재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런 뒷골목 남자가 알아보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그만큼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일까?
비독이 낄낄 웃으며 에르보의 어깨를 쳤다.
“신대륙의 영웅이기도 하지. 자, 전직 왕당파들에게 찢겨 죽기는 싫겠지? 이 친구들 독기가 아주 올라 있어. 우리 뒷골목 계통 범죄자하고는 질이 달라. 수틀리면 패는 게 아니라 죽인다고.”
“뭘 원하는 거야, 대체?”
“아는 걸 털어놔. 요새, 파리의 높으신 분들이 이상한 짓 하는 거 모르나? 이를테면, 전직 북방군 장군, 피슈그뤼라든가.”
이미 피슈그뤼에게 사람을 붙여놓은 상황이다.
허나 제대로 된 게 나오지 않자, 비독이 뒷골목을 돌며 정보를 캐기 시작한 거였다.
특히 옛 범죄 동료인 에르보는 비독이 가장 기대하는 정보원이다.
과연, 에르보는 피슈그뤼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눈치였다.
“흥, 피슈그뤼 따위가 뭐 대단한 걸 하겠어?”
“피슈그뤼 장군을 너 같은 범죄자가 안다고?”
“오우, 이런. 신대륙 영웅께서는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는군. 나도, 여기 비독 이 친구도 모두 군인 출신이라오. 크크큭!”
로슈자클랭에게 대꾸하다, 문득 에르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수상한 높으신 분이라. 전직 왕당파 분들이 관심 있을 일이 있긴 하지. 해상으로 밀입국하는 친구가 있거든.”
그러면서 에르보는 슬쩍 손을 내밀었다.
이런 정보는 당연히 공짜가 아니다.
비독이 피식 웃다 주머니를 던졌다.
에르보가 주머니를 받아들고 모자란다는 듯 입을 삐죽 내밀 찰나였다.
니콜라스가 불현듯 한발 나섰다.
“밀입국? 그게 무슨 소리지?”
“억, 이 친구는 또 누구야? 어,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아, 거물 밀수꾼 출신이니. 본 적이 있겠군. 니콜라스 쉬르쿠프라네. 이름은 알지?”
에르보가 입을 다시 쩍 벌리다 혀를 내둘렀다.
“아니, 대체 어떤 일이길래, 이런 거물급들을 데리고 오는 거야? 그러고 보니 쉬르쿠프 당신도 관심이 있겠군. 모시는 분이 전직 공주님이라며?”
니콜라스 쉬르쿠프, 해상 밀수업자로 다름아닌 유진 카르텔의 밀수업을 총괄하던 선장이다.
당연히 밀수업은 범죄다.
그렇기에 밀수업 범죄자들 사이에서 니콜라스의 명성은 대단했다.
사실 니콜라스나 유진 입장에서는 그저 무역업을 했을 뿐이지만, 밀수업의 측면에서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이었던 것이다.
원역사 현대로 따지면, 일개 범죄조직과 대기업을 비교하면 당연히 대기업이 수백, 아니 수천 배쯤 더 많이 거래한다.
단지 그 품목이 정식 무역이 안 되는 담배, 커피, 코코아 같은 것이었을 뿐이다.
어쨌든 에르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거물들만 눈앞에 나타난 상황이다.
결국 조금 모자라는 눈치였지만, 에르보가 정보를 털어 놓았다.
“그럼, 페르젠 백작도 잘 알 테지?”
“뭐, 무슨 백작?”
“아, 몰라? 옛날에 왕비하고 붙어먹었다는 바로 그 친구! 컥!”
순간, 로슈자클랭이 다시 전장에서 단련된 근육질 팔로 에르보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 페르젠 백작이, 이 시국에 파리에 올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에르보는 숨통이 막힌 채로 절규했다.
“켁, 진짜라고! 정말 페르젠 백작이었단 말이야! 그자가 피슈그뤼를 만난다고!”
유진 카르텔의 모두가 놀랄 정보가 나와버린 순간이었다.
***
그렇다면, 왜 전직 왕당파 로슈자클랭은 페르젠 백작을 싫어할까?
“페르젠, 그 망할 놈이 파리로 오다니. 염치도 없지!”
페르젠, 이른바 [왕비의 남자]였던 스웨덴 귀족이다.
스웨덴의 주 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어 왔다가, 마리 앙투아네트와 바람이 났다.
당시 루이 샤를이 페르젠의 아들이란 소문이 돌 정도였다.
사실은 유진도 이 소문을 이용해 루이 샤를의 왕위계승권을 박탈한 것이기도 하다.
펄펄 날뛰는 로슈자클랭을 보다, 비독이 니콜라스에게 물었다.
“아니, 로슈자클랭 장군이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거요?”
“글쎄, 나도 장군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하지만 페르젠 백작이면 왕비의 명예를 실추시킨 자 아닌가?”
“뭐, 왕비가 사건 일으킨 게 한 두 개요? 자기 시동생하고도 불륜한다고 소문났던 거 같은데.”
시동생, 그러니까 국왕의 둘째 동생이었던 아르투아 백작.
원역사에서 샤를 10세가 되는 남자다.
유진이 시동이던 시절, 겜블 선수로 자주 썼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자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상당히 친밀했는데, 당연히 바람이 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앙투아네트가 썩 정숙한 왕비는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로슈자클랭은 그런 왕실 스캔들 때문에 화를 내는 게 아니었다.
로슈자클랭이 대저택의 뒤편, 문자 그대로 뒷골목에서 오물 가득한 벽을 치며 외쳤다.
“그런 문제가 아니네! 그건 거짓이지만, 스캔들 같은 건, 왕실에서 늘 있었던 일이야. 진짜 문제는 페르젠의 멍청한 탈출 시도야!”
“탈출 시도? 아, 국왕 말이오?”
“그래! 만약, 페르젠만 아니었어도 국왕 폐하는 돌아가시지 않았을 걸세!”
바로 이게 로슈자클랭과 구 왕당파가 페르젠에게 질색하는 이유다.
사실 굳이 로슈자클랭이 아니라, 이를테면 왕당파 수장 보블랑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페르젠이 무리한 탈주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혁명 의회는 굳이 왕을 죽이려 하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나아가 국왕이 자살하는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을 터다.
그때 비독이 코웃음을 쳤다.
“큿, 하지만 왕비는 살아있지. 그래서 온 건가?”
로슈자클랭이 흠칫 놀랄 찰나, 비독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주 간단하잖아. 우리 [파트롱]이 어릴 때 무슨 변론을 했다며? 그때 공주의 기사가 어쩌구 하며 난리였는데. 덕분에 왕비는 살았고.”
“그래서?”
“페르젠은 아주 유명하잖아. 왕비의 남자로. 남자가 여자를 보러 파리로 밀입국한 거야. 어때, 내 추리가?”
보통 제정신인 귀족이라면, 혁명 정국인 프랑스에 구 왕실 왕비를 보러 올 리가 없다.
하물며 사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스캔들은 혁명 원인 중 하나다.
왕비가 대내외 귀족들과 놀아난다는 음란소설이 민심을 악화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페르젠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러니까 외국귀족 주제에 왕과 왕비를 탈주시키려 한 것이다.
로슈자클랭이 낯을 찡그리다 답했다.
“특색은 별로 없는 추리지만 맞을 가능성이 높군. 한데, 그게 우리 임무와 무슨 상관이지?”
정신 나간 페르젠이 파리로 잡입할 수는 있다.
허나 그게 피슈그뤼가 꾸미는 일이나, 혹은 배후와 무슨 상관일까?
설마 페르젠이 다시 왕비를 탈주시키기 위해 피슈그뤼와 손을 잡았다는 뜻일까?
비독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야 잘 모르지만, 페르젠도 스웨덴에선 고위인사 아냐?”
“페르젠 가문은 스웨덴 왕실보다 더 부유하고, 수많은 광산을 보유했고, 귀족의회 지도자 집안이기도 하지.”
“그럼, 혹시 스웨덴이 배후일 수도 있잖아?”
물론 이것은 국제정세 따위는 모르는 평민 비독의 생각이다.
구귀족으로 외교 정황을 아는 로슈자클랭은 고개를 저었다.
이 시대 스웨덴은 더 이상 북방의 강국도 아니고, 러시아가 최우선 과제다.
결코 프랑스 공화국 정치에 개입할 상황이 아니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그때다.
“쉿!”
비독이 순간 로슈자클랭의 입을 틀어막았다.
로슈자클랭의 부하들도 숨을 죽였다.
대저택, 그러니까 피슈그뤼의 파리 저택 뒤로 마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마차에서 사람들이 내리더니, 은밀히 문으로 들어갔다.
한 사람은 로슈자클랭이 안다.
페르젠이 맞다.
로슈자클랭이 미간을 찡그렸다.
“정말 페르젠이 피슈그뤼를 만나는군. 대체 무슨 속셈이지?”
그런데, 엉뚱하게 니콜라스가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째서 무슈 베어링이 이곳에?”
로슈자클랭과 비독이 니콜라스를 멀뚱히 보았다.
페르젠 옆에서 같이 피슈그뤼 저택으로 들어간 자.
유진의 영국 거래 상대인 프랜시스 베어링이었던 것이다.
로슈자클랭은 그 얘기를 듣고서 미간을 좁혔다.
“이건, 보고할 가치가 있어.”
어쩌면 음모의 배후가 생각보다 거대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
유진은 제노바에 있지 않았다.
“피슈그뤼가 페르젠, 그리고 베어링을 만났다?”
파리에서 보르도까지는 약 580킬로미터다.
알프스를 감안하면, 제노바까지 가는 거리의 딱 절반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유진은 항구도시 보르도에 머무르며, 쉬르테와 밀라노 방크 우체국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는 중이었다.
로슈자클랭과 비독이 달려와 보고를 올린 것도 보르도의 성채, [하우]였다.
비독이 이죽거리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뭐, 페르젠이란 한량은 왕비를 만나러 왔을지도 모르죠?”
“마리가 이 자리에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
“하지만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어린 주인장?”
유진은 가볍게 머리를 두들기다, 품 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던졌다.
-쉭!
비독은 잽싸게 받아들다 히죽 웃었다.
주머니 안에 은화가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로슈자클랭이야 충성심으로 움직이지만, 비독과 같은 범죄자는 항상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
문득 비독이 주머니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난 알루미늄 은화 안 줍니까?”
“그건 다음에 더 가치있는 정보를 가져오면 주지.”
“흥, 이 정도면 진짜 대단한 정보 아뇨?”
로슈자클랭도 다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젠이 피슈그뤼를 만나고, 피슈그뤼는 왕당파를 만났습니다. 또한, 영국의 은행가 베어링까지도.”
“그래, 베어링이 플로리다 거래를 제안한 것 자체가 이상하긴 했지. 동인도회사는 그냥 플로리다를 줄 자들이 아닌데.”
“역시, 쿠데타일까요? 피슈그뤼라면 북방군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방군은 파리에 가장 가깝죠.”
유진이 문득 쉬르테의 부지휘관, 혹은 실세 자코프 엘리를 돌아 보았다.
“치안군보다 가깝진 않아. 아마, 다른 확실한 뒷배가 없다면, 피슈그뤼가 이렇게 움직이진 않겠지. 지금 자칭 루이 17세가 어디 있지? 자코프 엘리?”
“예? 그건, 아마 가장 최신 정보에 따르면 런던에 가 있을 겁니다.”
“그래, 국왕은 런던행이라. 이거 알아? 원래 페르젠은 영국 유학파야.”
베어링, 페르젠, 그리고 피슈그뤼.
이 셋을 연결하는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 뿐이다.
영국.
프랑스의 숙적이자 가장 강대한 부를 갖고 있는 상업국가.
유진은 눈을 가늘게 뜨다 시립해 있던 전령, 아르망 가네를 보며 웃었다.
“역시, 영국이 뒤에 있군. 아르망, 움직여 줘야겠다.”
“예, 말씀하십시오.”
“마르소에게 서신을 보내. 그리고, 이폴리트. 마리가 어디에 있지?”
유진의 부관 이폴리트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마, 유진 네 사촌들하고 노닥거리고 있을걸? 왜?”
“파리로 보내야겠어.”
“뭐? 이런 상황에서?”
유진은 입가를 틀며 싱긋 웃었다.
“스캔들이 필요해. 그러자면, 마리가 직접 가는 게 최고거든.”
이 순간, 유진은 기막힌 음모를 떠올린 것이다.
자신의 연인, 마리까지 이용하는 스캔들 음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