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7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71화(171/547)
(171) 보나파르트 장군은 이집트 정복을 꿈꾼다
모두가 동상이몽을 꾸는 리셉션, 곧 승전기념 파티가 열렸다.
“하하하! 보나파르트 사령관, 이게 대체 몇 년 만이오? 구국의 영웅을 이제야 모시다니, 우리가 참 소홀했구료!”
이곳은 퇼르리 궁전, 구 왕실의 버려진 궁이자 혁명 정부의 궁전이다.
당통이 혁명정부를 대표해 푸둥푸둥한 얼굴을 튕기며, 잔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런데 정작 나폴레옹은 잔은 받는둥 마는둥 하며 주위를 연신 돌아 보았다.
영문을 몰라 당통과 다른 총재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찰나, 나폴레옹이 분통을 터뜨리듯 외쳤다.
“그보다, 뤼시앵이 혼인을 했다구요?”
“응? 그게 무슨. 아, 얼마 전에 결혼을 했다지? 의장께서?”
“내 허락도 없이 결혼을 하다니! 뤼시앵! 어디 갔어!”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일단 동생이 결혼을 한 사실도 몰랐다는 데 놀랐다.
다음으로 이런 승전축하 파티에서 화를 낸다는 데 더 놀랐다.
그럼에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자신들에게 놀랐다.
순간적으로 파티에 참석한 총재정부 최고위자들이 모두 실감했다.
이 자리의 권력자는 실로 나폴레옹이다.
그때 나폴레옹의 옆에서 말리듯 조세핀이 어루만졌다.
“진작에 도망갔어요. 나폴레오네.”
나폴레옹은 씨근덕거리다, 이번에는 유진을 노려보며 외쳤다.
“아니, 명문가의 귀공녀와 결혼해도 내가 허락할까 말까인데. 뭐? 여관집 딸내미와 결혼을 해? 그것도 어머니와 조세프 형, 내게 사후 통지를 하다니!”
“예, 아버지. 뤼시앵 [숙부]님은 혁명가에게는 어울리는 결혼이라고 하더군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녀석, 자기가 브루투스니 어쩌니 할 때부터 알아봤어!”
사실 원역사에서는 조금 더 빨리 일어나는 일이다.
뤼시앵은 본래 1794년에 자신이 거주하던 여관집 주인 딸, 크리스틴과 결혼한다.
당시 나폴레옹은 이제 막 툴롱에서 승리해 장군이 되던 시점이라, 뤼시앵의 독단적인 결혼에 펄펄 날뛴다.
후일에 권력자가 된 후로는 아예 이혼을 강요한다.
그러나 뤼시앵은 무시하고 혼인을 유지했고, 이게 뤼시앵과 나폴레옹이 틀어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는 유진이 뤼시앵을 조금 일찍 출세시켰다.
그래서 크리스틴과 결혼할 시간이 없었는데, 잠시 유진이 바빠서 신경을 못 쓴 사이 혼인해 버린 모양이다.
지금은 툴롱 때보다 나폴레옹이 더욱 출세한 상태다.
파리에 와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나폴레옹이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프랑스 최고위 정치가들 앞이라도 말이다.
당통이 헛기침을 하며 나폴레옹을 일단 말렸다.
“험! 장군,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지 않겠소?”
어쨌든 사적인 문제로 나폴레옹이 날뛰는 꼴은 곤란하다.
현재 파리의 정국은 시간을 낭비할 틈이 없다.
무엇보다 총재가 나폴레옹의 눈치를 보느라 선출되지 못한 상태가 아닌가?
나폴레옹이 숨을 몰아쉬며 거친 프랑스어로 답했다.
“후우. 높으신 분들을 맞이해서, 제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가정사가 복잡하다 보니.”
“그러고 보니 이탈리아에서 결혼에, 아이까지 얻으셨다구요?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여기 마담 보나파르트까지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총재님들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이탈리아에 간 것도, 또한 제가 순조롭게 아내와 이렇게 자식까지 얻은 것도.”
나폴레옹이 제법 예의바르게 답하자, 당통은 눈을 굴리다 승부수를 던졌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피슈그뤼를 어찌할지 결정하셨습니까?”
우선, 나폴레옹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나폴레옹이 파리로 오기 전, 사실상 피슈그뤼의 처우는 정해진 상태다.
유진과 살리체티, 오귀스트가 협의해 오백인 의회에 보고한 바가 있다.
신대륙에 많은 인재들이 필요한 상태라고.
왕당파나 쿠데타 반란군을 보내자는 암시다.
그렇지만 정작 나폴레옹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나폴레옹이 무뚝뚝하게 답했다.
“이미 의회에서 정한 바가 있지 않습니까? 따르겠습니다.”
“하면, 다른 왕당파들의 처리도?”
“역시, 해외로 보내는 게 가장 깔끔하지 않겠습니까. 멀리 보낼수록 좋은 일이고.”
순간, 리셉션에 참가했던 정치인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유진의 제안이 나폴레옹의 생각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보나파르트파 의원들을 제외하면 이제서야 확인하게 된 사살이다.
문득 라파예트가 한 걸음 나서 물었다.
“지금 의회 사정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의장이 동생 분이시니 얘기는 들으셨을 겁니다.”
“흠, 민망합니다만, 본인의 결혼 얘기도 제게 안하는 게 동생 놈이라.”
“그렇다면 이제라도 아시면 되겠군요. 총재조차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살리체티 전 총재도 사령관이 오신 후에나 얘기를 하자고 하고 있지요. 오귀스트 전 총재도 마찬가지고.”
당통을 비롯한 다른 의원들이 살짝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너무 노골적으로 라파예트가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직 장군으로서 푀양파 영수인 라파예트는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용감했다.
나폴레옹의 힘은 인정하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가만히 라파예트를 보던 나폴레옹이 다시,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저야 군인 아닙니까. 이탈리아 주둔군 사령관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뿐입니다.”
그때, 우아한 태도로 탈레랑이 물어왔다.
“그러면 사령관께서는 언제까지 이탈리아에 계실지?”
이제 오백인 의회에서 왕당파 의원들은 모두 제거된다.
또한 피슈그뤼를 중심으로 나폴레옹에게 불만을 가졌던 군부 인사들 상당수가 신대륙으로 쫓겨난다.
그럼 사실상 정계개편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어떤 개편이 이뤄질지는 결국 나폴레옹의 심중에 달려 있다.
새로 선거가 다시 치러질까?
아예 헌법을 바꿀까?
혹시 군부독재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잖아도 프랑스에서 가장 막강한 군단과, 가장 막대한 재정을 보유한 나폴레옹이다.
여기에 쿠데타 음모를 막아내면서, 누구든 반역자로 몰아 날려버릴 위치에 섰다.
쉬르테라 불리는 신설 보안기구가 그 증거다.
엉뚱하게도 쉬르테 수장은 전직 왕당파 반역자인 로슈자클랭이다.
혁명가들의 목숨이 전직 왕당파에게 달린 셈이랄까.
정치인들이 나폴레옹의 거취에 대해 극도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득 나폴레옹이 탈레랑을 빤히 보다 입가를 틀었다.
“하시고 싶은 말이 뭡니까, 무슈 탈레랑?”
굳이 말을 돌리는 대신, 탈레랑은 당통과 라파예트에게 동의받은 제안을 던졌다.
“장군께 프랑스군 총사령관직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물론, 새로 총재정부가 구성된 이후에 확정될 일이겠지요.”
우선 군부 최고위직에 만족해라.
이게 총재정부의 주도자들이 합의한 바다.
물론 합의를 받아들일지는 전적으로 나폴레옹에게 달린 일이지만.
모든 리셉션 참석자들이 나폴레옹의 입을 주시했다.
나폴레옹이 입을 다시 열었다.
“새로운 총사령관이 갈 곳은 어디요?”
리셉션 참석자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찰나, 탈레랑이 침착하게 고했다.
“아일랜드, 영국의 숨통을 틀어쥘 곳입니다.”
그러니까 대영전쟁의 일선에 서라는 얘기였으니까.
***
물론 프랑스는 이제 영국과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탈레랑, 그 여우가 재미있는 제안을 했군요. 하! 아일랜드라니, 배를 타고 가다 다 죽으란 말인가?”
그러나 정치는 잘 몰라도, 전략은 정확히 아는 장군들은 펄펄 뛸 수밖에 없다.
가장 화를 내고 있는 사람은 성격이 가장 급한 란이다.
그간 유진의 요청으로 파리에 먼저 들어와, 쿠데타 정리에 앞장섰던 바다.
특히 마르소가 적들을 속이기 위해 파리 밖으로 나갔을 때, 대신 치안군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런만큼 그 사이 오백인 의회 정치인들의 면면을 잘 알게 된 터다.
란이 보기에 이것은 함정이 확실하다.
다른 장군들도 같은 생각인지, 모두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런데 정작 나폴레옹은 태연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얘기를 꺼냈다.
“우선 인사나 하지. 우리 [클레브]의 일원인 치안군 사령관 마르소야. 이쪽은 오주로와 마세나일세. 란은 이미 인사했지?”
이곳은 바로 옛 마담 파제리의 저택이다.
사실 나폴레옹은 파리에 집이 없다.
그러나 부인인 조세핀의 저택에서 거주할 수밖에 없다.
리셉션이 끝나자마자 장군들은 나폴레옹을 따라 이 저택에 왔던 것이다.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지만, 처음 보는 얼굴도 있다.
이를테면 이탈리아 군단의 주요 멤버들과 치안군 사령관 마르소다.
친화력 좋은 마르소가 웃으며 오주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탈리아 전장의 활약, 잘 들었습니다.”
“반갑소. 오주로요.”
“하핫! 난 벌써 인사 다 끝냈지. 여기 오주로는 친해두면 좋아요, 마르소 장군.”
그때 마세나가 낄낄 웃으며 끼어들었다.
“이야, 방데 전장의 영웅을 이리 보는군! 그 내전 현장에서 로슈자클랭을 잡은 게 당신이지? 어이쿠, 여기 로슈자클랭이 있네?”
살짝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얘기다.
다른 장군들이 슬쩍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 준장의 눈치를 살폈다.
허나 로슈자클랭은 오히려 웃으며 잔을 들어 보였다.
“유진 장군에게 항복하긴 했지만, 마르소 장군에게도 빚을 많이 졌죠.”
나폴레옹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다 주위를 돌아 보았다.
“좋아, 모두 모였으니 얘기를 시작해 볼까?”
이탈리아 군단의 마세나, 오주로, 란.
치안군 사령관 마르소와 쉬르테 수장 로슈자클랭.
본래 클레브 드 나폴레옹의 멤버인 유진, 뒤로크, 마르몽, 이폴리트.
여기에 참모장 베르티에까지, 나폴레옹의 최측근 군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중 장군이 아닌 자는 유진의 부관 이폴리트 뿐이다.
정치인은 심지어 살리체티나 뤼시앵조차 부르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부하 군인들만 모은 자리에서 나폴레옹이 중심에 섰다.
“모두 봤을 거다. 파리의 정치인들이, 우리 이탈리아 군단과 치안군을 두려워하고 있단 사실을.”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북방군이 사실상 해체수순이죠. 라인군단이야 국경을 지켜야 하고. 남은 건 플랑드르 군단 정도인데, 거긴 사령관이 장군님 형의 동서라면서요?”
“그게 아니라도 오슈는 야심가는 아니지. 후후.”
마세나에게 가볍게 나폴레옹이 대꾸할 찰나, 오주로가 정색하며 물었다.
“사령관 각하, 설마 쿠데타를 생각하십니까?”
순간,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러고 보니 이 자리에는 군인들만 있다.
혹시 거병이라도 한다면 당장 파리를 뒤집을 수 있는 막강한 실력자들 뿐이다.
나폴레옹을 막을 자가 있다면 오슈나 모로 정도인데, 둘 다 비정치적인 군인이다.
가볍게 웃으며 나폴레옹이 오주로에게 물었다.
“피슈그뤼 따위도 하는 일을 나는 할 수 없겠나?”
“그건 혁명 정부에 대한 반역입니다.”
“천만에, 혁명을 지키는 일이 될 수도 있지. 물론, 난 쿠데타를 생각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더 큰 구도를 본다.”
오주로는 잠시 안심하다 미간을 찌푸렸다.
혁명 지지자인 오주로 입장에서,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경애하는 사령관과 충돌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쿠데타보다 더욱 거대한 구도란 대체 뭘까?
갑자기 불안한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사실은 다른 장군들도 같은 생각인지 눈을 쉴 새 없이 깜박이고 있었다.
기라성 같은 장군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남자.
나폴레옹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지금 관건은 파리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모두 틀렸어! 진짜 관건은 런던이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애초에 피슈그뤼가 무슨 재주로 쿠데타를 일으켜? 뒤에서 영국 놈들이 손을 썼으니까 이 사단이 난 거 아니야? 애초에 전쟁은 왜 일어났지? 역시, 영국이 돈으로 대륙의 다른 나라들을 지원했으니 일어난 거지.”
나폴레옹이 눈에 불꽃을 튕기며 단언했다.
“영국을 잡아야 해.”
그 순간 침묵을 지키던 베르티에가 너무나 놀랐는지 물었다.
“설마, 정말 아일랜드로 가실 겁니까?”
“내가 미쳤나?”
“그럼 어디로?”
나폴레옹은 빙그레 웃으며 외쳤다.
“난 이집트를 생각하고 있다! 그곳이, 진정 영국의 숨통인 인도를 잡는 길이니까! 알렉산드로스가 그랬듯이!”
이 순간, 모두가 얼어 붙었다.
알렉산드로스, 인도, 이집트.
정복왕과 저 먼 동방에 있을 거대한 반도와 지중해 너머 남쪽에 있는 사막의 땅.
누가 들어도 정신 나간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 원정.
그게 쿠데타도, 정권탈취도 아닌 나폴레옹의 승부처라는 얘기다.
문득 이폴리트가 아주 낮게 유진에게 다그치듯 속삭였다.
“야. 너, 장군이 미쳤다고 왜 얘기 안 했어?”
유진은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 역시 낮게 대꾸했다.
“그건 아니지만, 저럴 줄은 알았지.”
그러니까, 저 유명한 이집트 원정을 나폴레옹이 선언한 것이다.
권력을 잡기 일보 직전인 이 중차대한 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