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7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73화(173/547)
(173) 유진이 이집트로 간다
사실 이집트 원정은 원역사에서, 놀랍게도 총재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언뜻 생각해 보면 총재들이 나폴레옹보고 이집트로 가라고 부추겼을 것처럼 여기기 쉽다.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를 이기고, 이탈리아 통제권을 얻었고,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국왕을 쓰러뜨리고 국가의 권력을 잡은 공화국 정치인들에게 아주 위험해 보이는 존재다.
그러나 동시에 나폴레옹은 프랑스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는 존재기도 하다.
프랑스 육군이 유럽대륙에서 무적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원정군이 움직이기 전에는 일진일퇴를 반복했던 게 현실이다.
물론 카르노의 국가 총동원령 이후, 프랑스의 군사 동원력이 현저히 달라지긴 했다.
꼭 나폴레옹이 아니라도 오슈, 모로, 주르당, 하다못해 피슈그뤼와 같은 뛰어난 장군집단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
사실은 아직 총재들이 모를 뿐, 후일 나폴레옹의 26원수가 된 마세나나 란, 다부 같은 명장도 있다.
그렇지만 나폴레옹처럼 완벽하게 외적을 압도한 자는 프랑스사에 이전에도 이후에도 전무하다.
요컨대 당통 입장에서는 나폴레옹을 특별한 존재로 여길만 한 셈이다.
혁명정부의 [수호신]이라고 호칭할 정도로.
유진이 상념에 잠겨 있을 찰나, 당통이 유진에게 삿대질을 하며 외쳤다.
“이전에도 극단적이었지, 자네는! 선거 대책이랍시고 플로리다를 가져오질 않나! 이탈리아를 지키라 보냈더니 아예 정복을 하고! 옛날엔 왕비를 살린다고 재판을 엎었지!”
생각해 보니 당통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
그러나 사실 이집트 정복 자체는 완전히 나폴레옹만의 새로운 생각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 왕조 시절, 1777년부터 프랑스에는 이집트를 식민지화한다는 계획이 논의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왕정이 뒤집히고, 혁명이 일어나고, 유럽 전체와 싸운 이 시국에 이집트 원정이라니 기상천외하게 들릴 뿐이었다.
게다가 당통이 말한 바는 꼭 유진이 한 일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쩐지 제 ‘아버지’가 하신 일이 섞인 것 같습니다만.”
“뻔하지! 보나파르트 장군의 책사가 바로 도박신동이라는 것, 파리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그 증거로 하는 짓이 전부 다 도박이야! 이집트는 아주 결정판이구만!”
“아일랜드보다는 낫겠죠, 총재님.”
당통이 찔려 입을 다물 찰나, 옆에서 지켜보던 오귀스트가 물어왔다.
“왜 이집트요, 유진 장군? 군부에서 아일랜드 원정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은 알겠소. 하지만 이집트는 더 위험하지 않소?”
오귀스트, 데물랭, 거기에 살리체티조차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다.
나아가 라파예트도 기가 막힌 듯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들 모두가 아일랜드 원정이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일단 극단적인 제안을 던져놓고 타협안을 제시하며 협상하는 게 정치적 해결방식이다.
오백인 의회의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너무 강한 힘을 갖게 된 나폴레옹을 제약하는 정치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예 전멸 가능성이 높은 이집트 원정을 들고 나오니,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 유진은 아주 여유롭게 또 다른 의회의 [신유력자]를 돌아 보았다.
“무슈 탈레랑께 물어보시죠.”
탈레랑은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유진을 돌아보았다.
작년, 곧 1796년만 해도 탈레랑은 런던에 머무는 망명자였다.
허나 특사의 명목으로 귀국한 후, 플로리다 매수 건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의회의 유력자로 뛰어 올랐다.
이제 피슈그뤼 쿠데타의 혼란으로 신뢰를 상실한 다른 총재들보다 오히려 신망받는 의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일랜드 원정론을 처음 꺼낸 작자, 탈레랑이 뻔뻔하게 물었다.
“갑자기 날 들먹이는 이유는?”
“말도 안 되는 아일랜드 원정을 들고 나온 게 당신이니까요.”
“흐음, 말이 안 될 건 없지요. 우선 보나파르트 장군과 유진 프라이슈츠 장군의 활약으로 지중해 함대가 무사히 남았습니다. 또한, 아일랜드는 현재 반란 직전이고 말이죠.”
나폴레옹과 유진의 툴롱 함락을 치켜세우며, 탈레랑이 빙그레 웃었다.
“여기에 우리 육군은 유럽 최강임을 입증했습니다. 이 세 가지가 결부되면, 아일랜드 원정이 꼭 무모한 것만은 아닙니다. 나아가 영국을 봉쇄하는 최고의 위성국가가 탄생하겠지요.”
이게 원역사에서 프랑스가 아일랜드 원정을 실행한 이유다.
다만 실제로 아일랜드로 결국 갔던 사람은 나폴레옹이 아니다.
바로 오슈가 그 희생양이 된다.
물론 정작 나폴레옹은 이집트로 가버렸기 때문이지만.
유진은 빤히 탈레랑을 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이집트도 똑같은 이유입니다. 의원 여러분.”
프랑스 육군은 나폴레옹의 지휘 하에 유럽 최강임을 입증했다.
지중해 함대가 살아 있으니 지중해를 건너는 게 대서양을 건너는 것보다 더 쉽고, 가능하다.
나아가 이집트도 엄밀히 말하면 오스만 술탄에 대한 반역 상태다.
할 말이 없어진 탈레랑을 내버려둔 채, 유진이 당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영국이 가장 우선하는 대외 교역지가 어디죠? 신대륙? 유럽대륙? 아니면 아일랜드?”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영국이야 해상무역국가니, 굳이 따진다면 인도가 핵심이겠지.”
“바로 그겁니다. 인도!”
유진은 눈을 빛내며 지도를 펼쳤다.
“이집트는 인도로 가는 육로 길목입니다. 또한, 이곳에는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지협]이 존재합니다. 이른바, 수에즈 지협이죠!”
지금껏 유진이 면밀히 살핀 지중해 지도가 의원들 앞에 펼쳐졌다.
사실 유진은 원역사의 미래를 안다.
해서, 수에즈 지협에 운하가 생기는 게 19세기 후반의 일이란 것도 예측한다.
다만 18세기 말 기술로도 가능한 지점이 있다.
바로 이게 원역사에서 결국 총재정부가 이집트 원정을 찬동한 이유다.
나아가 나폴레옹이 원대한 야심을 품고 이집트 공략에 나선 이유다.
그렇지만 동시에, 실은 이집트 원정이 결정적으로 실패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문득 지도를 뚫어져라 노려보던 탈레랑이 입을 열었다.
“여긴 뚫을 수 없소.”
“당연히 어렵죠. 하지만 양쪽 끝에 항구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무슈 탈레랑?”
“지중해와 홍해에 각기, 항구를 만들고 육로를 뚫는다?”
탈레랑은 눈을 크게 떴다.
사실 역시, 원역사에서 이집트 원정론에 가장 찬동하는 사람도 탈레랑이다.
탈레랑은 가망 없는 신대륙 대신 아프리카 진출론을 주요 정치적 주장으로 삼았다.
이집트 원정은 탈레랑이 가장 관심 있을 곳이다.
만약에 현실적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 유진이 탈레랑에게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확실히 탈레랑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그러나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실은 이 방책도 역시 탈레랑이 생각해내는 해법이다.
총재정부는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수에즈 운하를 뚫어 버리는 대안까지 허락한다.
결과적으로 나폴레옹와 이집트 원정군은 운하를 포기한다.
가서 보니 기술적으로도 어렵지만, 지중해와 홍해 사이에 해운 격차가 크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관측 오류였지만, 그게 밝혀지는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의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중해 함대가 격파당하고, 이집트 원정이 난항을 겪자, 결국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유진은 쓴웃음을 숨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총재들을 속여서라도 설득할 때다.
“만약 이집트를 정복한다면, 인도로 가는 최단 해로가 뚫리는 겁니다. 여기에, 원래 우리 프랑스의 동맹국이었던 인도의 제후들을 포섭하면 어떨까요?”
“마이소르!”
“그래요. 마이소르도 있죠. 충분히 영국의 인도 패권을 흔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현재 웰링턴이 싸우는 나라가 바로 마이소르다.
뭔가 가능한 ‘시나리오’가 나오자, 의원들도 흥분했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성공하려면 이집트에서 이겨야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은 불가능해 보이던, 이탈리아 원정을 성공시키지 않았던가?
“그럼, 보나파르트 장군은 이 위업을 이루기 위해 직접 대원정을 떠나는 거로군!”
나폴레옹 열광팬, 오귀스트가 흥분해 외쳤다.
그러나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럴 거였다면, 굳이 유진이 설명하러 오지도 않았다.
“누가 나폴레옹 총사령관님이 직접 간다고 했죠?”
이게 바로 유진이 의원들에게 직접 이집트 원정을 설명하러 온 이유다.
***
파리, 옛 파제리 부인의 저택 응접실에서 나폴레옹이 유진을 맞이했다.
“설명하고 왔느냐, 유진?”
파제리 저택은 원래 아르투아 백작의 저택이었지만,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예전에 살롱을 개최하는 용도로야 나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권력자에게 어울리는 곳은 아니다.
슬슬 총사령관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거처를 찾아봐야겠다 생각하다, 유진이 물었다.
“지도를 보고 계셨습니까?”
“그래. 서구 문명의 요람, 이집트지. 프랑스의 동인도 무역을 부활시키고, 영국의 동인도 무역을 파괴할 장소! 티푸 술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곳이지!”
“예, 우리가 소통할 때까지 살아있다면 말이죠.”
응접실 한쪽에 펼친 지도를 보며 흥분해 외치던 나폴레옹이 고개를 들었다.
유진의 대답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물론 유진은 그저, 마이소르의 군주 티푸가 1799년에 죽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한 말이지만 말이다.
나폴레옹은 유진에게 다가와 어깨를 붙들었다.
“왜 그렇게 시큰둥한 거냐? 이제, 네 아버지가 알렉산드로스가 되는 건데? 아니, 내가 필리포스고 네가 알렉산드로스가 될지도 모르지!”
유진은 하마터면, 알렉산드로스는 33세에 죽었다고 쏘아붙일 뻔했다.
어째서 나폴레옹은 되도 않는 원정에 집착하는 걸까?
사실은 그게 도박사들이 항상 벌이는 짓이긴 하다.
다만, 이번만은 유진은 나폴레옹에게 승산없는 도박을 권유할 생각이 없었다.
“정말로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
나폴레옹이 눈을 깜박일 찰나, 유진이 준비해온 문서를 건넸다.
“이게 뭐냐?”
“베어링에게 실토받은 자백서입니다. 영국이 프랑스 정부를 전복한 후, 프랑스로 공격해 들어오려는 내용이 적혀 있죠.”
“뭐라고?”
황급히 자백서를 들여다보던 나폴레옹이 놀라 물었다.
“러시아가 오스트리아와 결탁해 쳐들어와? 이게 정말이냐?”
물론 자백서는 유진이 프랜시스 베어링에게 강요해 받아낸 가짜다.
허나 이 가짜는 동시에 진실을 담고 있다.
바로 원역사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진은 아주 간명히 거짓말로 거짓을 덮었다.
“사실입니다. 쉬르테를 통해 재차 확인했습니다. 오스트리아 황실이 러시아 황실과 뭔가, 밀서를 주고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들이! 기껏 살려줬더니, 프랑스를 이렇게 농락해?”
“아직 영국의 계획일 뿐, 현실화 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프랑스에 계셔야 합니다. 이집트로 떠나는 순간, 이 음모는 진실이 될 겁니다.”
나폴레옹이 이를 악물다, 한탄하며 외쳤다.
“하지만 이집트는! 이건 진실로 놀라운 정복 기획인데! 역사를 바꿀 수 있어!”
역사가 바뀌긴 한다.
망해서.
오히려 그 덕에 나폴레옹은 쿠데타를 일으켜 통령이 된다.
그렇지만 굳이 그런 길을 갈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프랑스에 남아 있어도 권좌는 결국 나폴레옹의 손에 들어올 텐데 말이다.
유진이 복잡한 구도를 풀어 설명하는 대신, 간명히 대꾸했다.
“가면 됩니다.”
“지금 내가 가면 안 된다며?”
“보나파르트가 갈 수 없다면, ‘쁘띠’ 보나파르트가 가면 되는 거 아닙니까?”
심호흡을 하며, 유진은 자신의 카드를 던졌다.
“제가 가겠습니다, 이집트로. 오슈와 함께.”
그러니까 유진이 이집트로 간다는 카드다.
나아가 이게 바로 이집트 원정을 찬성한 유진의 진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