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7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74화(174/547)
(174) 마탄의 사수는 사방대원정을 기획한다
사막 한복판, 상상만 해도 뜨거워지는 장소다.
“야, 대체 왜 너 혼자 이집트로 간단 말이야!”
모든 군사 원정은 당연히 기밀이다.
그래서 유진의 이집트 원정 소식에 가장 먼저 펄펄 뛰어야 할 마리나, 조세핀은 찾아오지도 않았다.
그 대신, 부관 이폴리트가 펄펄 날뛰었다.
지금까지 이집트 원정을 간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나폴레옹의 문제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유진이 직접, 그것도 나폴레옹 없이 간다니 대충격을 받은 것이다.
파리 치안사령부 구석에 마련된 원정군 임시 작전사무실.
한쪽 책상에서 유진이 지도를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우선 너가 아니라 내가 가는 건데 왜 난리야? 이폴리트?”
“그게 그거지! 부관이 사령관 가는 곳 안 가면 어디 가는데!”
“설사 그렇다 해도 난 사령관이 아니라고.”
유진이 작전계획서를 펼쳐 들며 대꾸했다.
“오슈지.”
오슈, 작년까지만 해도 프랑스 혁명군의 삼대 장군으로 불리던 군인이다.
또한 네덜란드 정복에 성공한 실적을 거둔 인물이기도 했다.
물론 유진의 입장에서는 조세핀의 전 애인으로 유진과 특별한 관계라는 게 중요했지만.
만약 나폴레옹이 없었다면, 지금쯤 국민영웅은 오슈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유진은 꽤 절묘한 인선을 한 셈이다.
이집트 원정은 국가적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전쟁이다.
아무리 유진이 이탈리아 원정에서 탁월한 공적을 세웠어도, 고작 16살의 나이에 사령관이 되기는 어렵다.
나아가 다른 장군들이 원정군 사령관이 되었다가는 자칫 나폴레옹의 경쟁자가 되기 쉽다.
원역사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가장 신경쓰는 것도, 경쟁 대상이 되는 장군들이다.
하지만 오슈라면 나폴레옹도 안심하고, 국민도 사령관감으로 인정하며, 무엇보다 유진이 조종하기 쉽다.
물론 이폴리트는 다른 이유로 혀를 내둘렀다.
“너무한 거 아니냐? 혼자 죽지 않겠다는 심산인가? 오슈도 이제 막 신혼생활 즐길 타이밍인데, 사막에 데려간다고?”
“이집트는 신혼여행지로 딱 좋은 곳이거든.”
“그거, 오슈 앞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야?”
사막, 그 자체만으로 아주 어려운 전장이다.
과연 오슈는 달가워할까?
그때 사무실 밖에서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어째서 날 이집트 원정군 사령관으로 추천한 거냐? 유진?”
오슈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분명 지난 피슈그뤼 쿠데타 때, 잠시 파리에 오긴 했던 오슈다.
그렇지만 플랑드르 방면군 지휘가 바빠 다시 돌아가지 않았던가?
유진이 반갑게 뛰쳐나가 오슈를 맞이했다.
“뭡니까, 이제 완전히 파리로 복귀한 거예요? 아직 개선식도 없었는데?”
“난 그런데 집착하지 않아. 게다가 당통이 서신을 보냈거든. 오라고.”
“왜죠?”
오슈가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아일랜드로 갈 수도 있다더군. 총재 선거가 끝나면 결정될 일이었지만.”
그러니까, 원래 당통은 이중으로 아일랜드 원정을 준비했던 것이다.
혹시 나폴레옹이 거절하면 오슈에게 맡기기 위해서.
원역사에서도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나폴레옹은 아일랜드 원정을 거절했고, 오슈에게 순번이 돌아간다.
그리고, 오슈는 처참하게 실패한다.
유진이 쓴웃음을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오슈 당신도 견제 대상이었군요. 전직 총재들과 의원들에게.”
“내가? 난 딱히 야심도 없고, 그리 놀라운 전공도 세운 바 없는데? 네덜란드, 아니 바타비아 공화국에서 자금을 많이 뜯어온 것도 아니고.”
“그건 상관없어요. 명령에 따르는 군인들이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유진이 지도를 가리키며 웃었다.
“그 군사적 명망, 이집트에 가서 쓰자구요.”
불안한 정치 상황, 명성 높은 장군, 충성심 강한 병사들.
흔히 현대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쿠데타 위험이 높은 장군이라고.
오슈라면 그럴 위험이 없는 남자다.
그러나 당통이나 다른 의원들이 알게 뭔가?
오히려 휘하 부대가 파리에서 가깝다는 점에서, 나폴레옹보다 더욱 불안해할지도 모른다.
오슈는 사람은 좋지만 바보는 아니다.
유진의 말을 알아들은 오슈가 껄껄 웃다 물었다.
“하하하! 좋아. 그럼, 보나파르트 사령관은 뭘 하시게 되지? 여전히 문제가 남잖아. 총재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될 텐데?”
“그거야 이탈리아 원정군 주력을 다 남길 테니까, 장군들과 함께 잘 막아 내시겠죠. 다만 명목상 총사령관의 임무는 프랑스의 대외원정 총괄지휘입니다.”
“뭐? 이집트만 가는 게 아니란 말이야?”
지금까지 계획서를 한창 쓰고 있던 유진이 씩 웃으며 문서를 들어 올렸다.
“천만에요. 이집트는 시작일 뿐이죠. 사방 대외원정 기획안이 있습니다.”
사방대원정 기획안.
-척!
컴퓨터나 타자기가 없는 시대, 기획안은 결국 펜으로 팔 아프게 써야 한다.
유진은 이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 며칠 동안 사무실에서 보내야 했다.
이제 막 완성되었을 때, 오슈가 온 것이다.
“먼저 동쪽, 이집트입니다. 만약 성공시 인도 원정까지 향하는 대기획이죠.”
“이걸 내가 너랑 간단 말이지. 아주 쪄 죽겠군.”
“다음, 서쪽 신대륙입니다. 결국 영국과 싸우게 될 거고, 새로운 우리 영토인 플로리다를 지키기 위해, 대서양 원정군을 보내게 될 겁니다.”
여기까지는 오슈도 이해했다.
영국이 피슈그뤼 쿠데타를 사주한 마당이다.
이집트 공략으로 인도 무역을 방해하고, 신대륙에 새로 차지한 영토를 지킨다.
프랑스 혁명정부 입장에서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사방]이라고 했을까?
유진이 지중해가 펼쳐진 지도를 계획서 옆에 펼치며 말했다.
“이번에는 남쪽입니다.”
“설마, 에스파냐라도 공략할 셈인가?”
“비슷하군요. 목표는 지브롤터, 에스파냐어로 [히브랄타르]라 불리는 곳이죠.”
순간, 유진이 가리킨 [지브롤터]를 본 오슈가 놀라 외쳤다.
“맙소사, 거긴 아일랜드보다 더 무모한 곳이야. 영국이 항상 수비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영국 지중해 무역의 최일선이야! 게다가, 너도 알잖아? 이미 15년 전에 프랑스도, 에스파냐도 실패했어!”
지브롤터, 곧 이베리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해협 이름이자, [곶]의 명칭이다.
옛 에스파냐 왕위승계 전쟁 때부터, 영국은 이 곶을 차지했다.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나가는 해협을 장악해 버린 것이다.
그 후로 지중해에만 항구를 지닌 국가들은 대서양 접근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영국이 해양 패권을 장악하게 만든 중요한 요충지다.
당연히 에스퍄냐는 이곳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거듭 기울였다.
심지어 15년 전, 그러니까 미국 독립전쟁 때도 에스파냐는 이곳을 포위해 공격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영국은 지브롤터 수비에 성공했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요새로 구축한 상태다.
나아가 만약 에스파냐가 봉쇄한다 해도, 건너편에 있는 모로코 술탄국에서 물자를 공급받으면,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유진은 태연히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니까 의미가 있는 거죠. 게다가, 지브롤터에서 싸움이 붙어야 우리가 이집트로 무사히 간다구요.”
이를테면 양동작전이란 얘기다.
지브롤터에서 교전이 벌어지면, 영국 해군은 지브롤터에 신경써야 한다.
자연히 이집트로 향하는 프랑스 함대를 막을 수 없게 된다.
뚫어져라 기획서를 보던 오슈가 침중하게 말했다.
“그럼, 북쪽은 아일랜드로군.”
바로 실패할 게 뻔하다고 유진도 평가한 그 원정이다.
“그래요. 한 번은 시도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아일랜드에서 반란이 터질 테니까.”
아무리 원역사에서 실패했더라도, 프랑스가 시도는 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나폴레옹도 휘하 직계 장군들을 파리 치안사령부로 불렀다.
“이 정도로 대규모 스케일로 전쟁을 벌인다면 어쩔 수 없지. 총사령관인 내가 일개 전역에 몰두할 수 없게 돼.”
현재 파리 치안사령부 사령관은 마르소다.
그러나 마르소는 단연 나폴레옹 클럽의 멤버로 나폴레옹의 최측근으로 꼽히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직 정식으로 프랑스 전군총사령관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파리에서 군사 작전을 논의할 때, 사저나 혹은 치안사령부를 이용하는 중이다.
그런데 정작 나폴레옹의 설명을 듣던 마르소가 반론을 제기했다.
“정말 유진의 생각을 따르실 겁니까, 사령관 각하?”
“왜 그래, 마르소? 자네야말로 가장 먼저 우리 아들과 함께 이집트로 가겠다고 했다며?”
“그건 제가 아드님께 개인적인 은혜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집트만 공략한다고 생각했죠. 한데, 이렇게 대대적인 전쟁이라니.”
하지만 나폴레옹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자네도 속았나? 틀려. 실제로 움직이는 건 사실상 이집트 원정군 뿐이다. 나머지는 외부 자원을 이용하게 될 거야. 베르티에!”
참모장 베르티에가 한 걸음 나서, 작전 기획서를 들었다.
원역사에서도 이집트 원정에 대해 정확히 알았던 인물은 군부대에는 딱 4명 뿐이었다고 한다.
사령관 나폴레옹, 이집트 조언자였던 학자 몽쥬, 나폴레옹의 부관 노릇을 했던 장군 외다리 카파렐리, 그리고 참모장 베르티에다.
이번에도 베르티에는 작전 계획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마르소가 아직 모르는 것조차도.
“일단 작전 구상을 설명하겠습니다. 이집트 원정군은 오슈 장군과 유진 프라이슈츠 장군이 갑니다.”
“플랑드르 원정군이 주력이오?”
“맞습니다, 오주로 장군. 다만 방데진압군과 이탈리아 원정군 중 유진 장군의 직속부대가 포함됩니다.”
오주로의 질문에 간단히 원정군 편성을 요약한 베르티에가 다음 원정을 설명했다.
“다음,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신대륙, 플로리다는 현지 군을 이용합니다.”
“아니, 잠깐. 피슈그뤼와 북방군을 보내는 게 아니었나?”
“가는 건 지휘관과 일부 반란 가담자 뿐입니다, 마세나 장군. 실제 병력은 이미 현지 파견된 방데봉기군과 투생 루베르튀르의 흑인 노예군단을 이용합니다.”
이 부분은 나폴레옹의 장군들도 예측하지 못한 내용이다.
“맙소사, 그자들은 반란군 아닙니까?”
란이 깜짝 놀라 물었다.
투생, 그러니까 생 도맹그의 전직 반란군 지휘관이자 현직 군벌.
비록 혁명정부가 투생을 인정했다지만, 투생이 정말 프랑스 군인이라 여기는 자는 파리에 하나도 없다.
그저 전직 흑인 노예로 토벌이 어려운 존재라 여길 뿐이다.
나폴레옹이 코웃음을 쳤다.
“나라고 좋아서 반란군, 그것도 흑인 노예들을 쓰고 싶은 줄 아나? 란?”
“아니, 일단은 노예해방령이 선포되긴 했습니다. 란 장군. 그리고 사령관 각하.”
“오주로, 그렇게 법률까지 읊을 필요 없어. 이유는 간단해, 사람이 없잖아! 사람이! 거기까지 가겠다는 병사가 누가 있겠어!”
열혈 공화파로, 역시 노예해방도 지지하는 오주로가 끼어들었지만, 나폴레옹은 손사레를 쳤다.
나폴레옹은 기본적으로 노예해방에 아무 관심이 없다.
사실은 신대륙에도 플로리다쯤 되면 모를까, 히스파니올라 섬은 관심 밖이다.
다만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써버리는 게 나폴레옹의 방식이다.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통령 집권 후, 투생을 그냥 배제하고 직접 신대륙 공략에 나서려 하다 실패한다.
하지만 지금은 프랑스도, 나폴레옹도 그럴 여유가 없다.
그 결과 투생을 정식으로 [사령관]에 임명해 기용하자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물론 총지휘관은 투생도, 피슈그뤼도 아닙니다.”
“그럼 설마 투로? 그 자는 학살 전력이 있는데.”
“그쪽도 아닙니다, 란 장군. 여기, 로슈자클랭 장군이 추천했죠. 레스퀴르 장군이 임명될 겁니다.”
베르티에 참모장의 옆,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이 조용히 서 있다 고개를 숙였다.
“예, 수비에 있어서는 달인입니다. 그 점은 믿으셔도 좋습니다.”
레스퀴르, 전직 후작으로 로슈자클랭의 참모장 역할을 한 자다.
원역사에서는 방데에서 벌써 죽었을 인물이지만, 유진의 개입으로 살아나 플로리다까지 갔다.
이제 플로리다 원정군의 사령관이 되어 작전권을 부여받게 될 것이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세했다.
“자, 다음은 여기야. 지브롤터. 여긴, 당연히 에스파냐가 주력이다.”
그때 로슈자클랭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기울였다.
“영국 함대가 진지하게 밀려들 겁니다. 우리 해군도 그렇지만, 에스파냐 해군은 역부족입니다. 신대륙에서 몇 번이나 패배하는 걸 봤습니다.”
“그래, 로슈자클랭 장군. 자네의 판단이 맞겠지.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제, 에스파냐도 더 이상 중립을 지킬 수 없다.
프랑스와 동맹을 맺은 상황인데, 프랑스가 영국과 싸울 판이다.
에스파냐는 원역사에서도 결국 프랑스의 요구에 의해 영국과 싸운다.
특히 고도이는 심약해서 프랑스의 압박에 꽤 쉽게 넘어가는 편이다.
게다가 에스파냐에게 지브롤터는 백년 가까이 영국에 빼앗겨온 숙원의 땅이다.
이를테면 원역사 현대의 한국이 일본에게 독도를 빼앗긴다면, 딱 지브롤터와 같은 상황이 된다.
결국, 고도이와 에스파냐는 이 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로슈자클랭이 지적한 문제가 있다.
현재 수량 기준으로 세계 3위의 함대를 지닌 에스파냐는 의외로 약하다.
영국함대에게 그야말로 족족 당할 것이다.
신대륙에서 그랬고, 원역사에서도 그랬으며,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서도 그럴 거라 모두가 예측한다.
나폴레옹도 해전은 모르지만 그 정도는 안다.
다만 애초에 나폴레옹은 승리를 목적으로 지브롤터를 공략하는 게 아니다.
“영국 함대를 이 지브롤터에 묶는 게 우리 목적이야. 그래야 이집트 원정군이 무탈히 진격해서, 다시 인도로 가는 영국 무역 경로를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지.”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
영국의 로열 네이비가 지브롤터에 묶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이집트 원정은 방해없이 치러질 수 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찰나, 나폴레옹이 지도 한쪽을 가리켰다.
“마지막, 아일랜드 원정은 라인 방면군을 쓴다.”
“모로 말씀이십니까?”
“그래. 가장 믿을 수 없는 녀석이지. 또한, 공화국 정부가 명령하면 들을 거다.”
가장 실패할 게 뻔한 전장에, 가장 신경쓰이는 ‘모로’를 보낸다.
나폴레옹의 악의적인 계책이랄까.
그러나 사실 혁명정부 입장에서도 나폴레옹과 오슈가 없다면, 모로 말고는 카드가 없다.
그런데 적국인 영국 바로 옆, 아일랜드에서 반란이 일어날 게 거의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원정군을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아일랜드 원정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진행될 수밖에 없다.
나폴레옹이 마지막으로 휘하 장군들을 돌아보며 작전 브리핑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우리 이탈리아 군단은 중앙과 이탈리아에 주둔하면서, 유사시 적을 요격하고 내부의 반란을 막는다. 이상!”
장군들이 뿔뿔이 서로 쳐다보며 흩어졌다.
아주 장대한 대원정 계획이라, 오히려 뭐라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실 원역사에서는 러시아 원정이 딱 이렇다.
뭔가 잘 안 될 것 같지만 너무 거대해서 후일 [원수]가 된 장군들이 하나도 반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흩어지는 장군들 사이에서, 나폴레옹의 부관 마르몽이 마르소를 붙잡았다.
“마르소 소장님.”
“왜 그러나, 마르몽 준장?”
“한 가지가 빠진 것 같습니다. 이건 베르티에나 마세나, 란과도 얘기할 수 없는 거죠.”
나폴레옹의 직계 [클럽] 멤버, 부관 마르몽이 치안사령관 마르소에게 물었다.
“추후, 파리에서 사령관 각하는 무엇이 되려 하십니까? 우리 [클레브]는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저 싸우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게 아님을 마르몽은 안다.
자신이 섬기는 사령관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더욱 잘 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장대하며, 위험부담이 큰 원정 뒤에는 진짜 목적이 있을 터다.
이 파리에 남아 나폴레옹이 무엇이 되려 할까?
마르소는 마르몽을 보다 빙긋 웃었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읽어본 적 있나, 마르몽 장군?”
“예?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럼, 읽어보게. 에스파냐와 이집트, 그리고 영국을 원정했던 남자가 누군지 말이야.”
아직 공화정에 대한 애정이 있는 남자, 마르소가 조금 씁쓸한 얼굴로 일렀다.
“그 사람도, 공화국의 영웅이었지.”
그럼에도, 또한 마르소는 자신이 믿는 [상관]을 배신하지 않는 충성스런 남자기도 하다.
원역사에서도 그랬듯이.
***
같은 치안사령부에 있던 아들과 아버지가 만난 것은 한밤중의 일이었다.
“이탈리아 원정 핵심 멤버들에게, 너의 작전 기획안을 공유했다. 유진.”
밤, 치안사령관 집무실에서 나폴레옹이 유진에게 일렀다.
본래 이곳의 주인인 마르소는 진작 귀가한 뒤다.
유진은 나폴레옹을 빤히 보다 물었다.
“왜 그 다음은 묻지 않으십니까?”
나폴레옹이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유진이다.
심지어 나폴레옹보다도 더욱 잘 안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이 결국 이뤄낸 모든 것을 유진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번 원정이 진행된 이후의 계획을 나폴레옹도 궁금해하지 않을까?
나폴레옹이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모든 전쟁은 도박이고, 도박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 다음은 없다. 도박사였던 네가 가장 잘 아는 거 아니냐?”
유진은 나폴레옹을 보다 그만 웃어 버렸다.
이미 나폴레옹은 알고 있는 것이다.
원정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면 죽고 이기면 최고가 될 그런 사건들이 기다릴 것이다.
“알겠습니다. 원정을 성공시키고, 아버지께 다음을 열어드리겠습니다.”
문득 유진은 심호흡을 하며, 가슴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냈다.
“카이사르의 길을.”
에스파냐와 이집트, 그리고 영국을 원정했던 남자.
로마 공화국의 종결자.
그리고 로마 제국을 창시한 사실상의 시조.
카이사르.
애초에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생각한 것은 알렉산드로스 때문이 아니다.
바로 카이사르 때문이다.
순간, 나폴레옹이 유진을 뚫어져라 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우리 아들, 건방지구나.”
“예?”
“그 길은 열어도 내가 여는 거다. 넌 하나만 하면 된다.”
순간, 나폴레옹이 유진의 얼굴을 붙들고 흔들었다.
“이기지 않아도 좋아. 반드시, 무사히 돌아와라. 아니면 오슈든 누구든 다 총살시켜 버릴 테니까.”
유진은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을 느끼다 활짝 웃었다.
“예, 아버지.”
그 순간 유진은 결심했다.
나폴레옹을 정말 황제로 만들어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