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7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78화(178/547)
(178) 이집트함대가 폴린과 함께 출진하다
이 순간, 이집트로 갈 원정군이 이탈리아 끝자락에 도달했다.
-철컥, 철컥, 철컥!
기망과 고속행군, 그리고 전격적 기동.
후일 나폴레옹 군단을 역사에 남긴 요체다.
그렇지만 오늘 브린디시에 모인 병력이동만큼 그 단어에 어울리는 행군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5만에 달하는 병력을, 별다른 통신기기 없이, 분산 행군시켜 브린디시까지 집결시켰으니까.
“좋아, 브린디시까지 성공적으로 병사들이 모였군! 수고했어, 마르소 장군.”
오슈가 껄껄 웃으며 칭찬하자, 마르소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 않았습니다. 사령관 각하.”
“우리 사이에 무슨 존대인가? 평어로 해.”
“지금은 공식적 자리니까요. 유진 참모장께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래 구왕실 시절 근위대 병사와 하사관이었던 두 사람이다.
이제 오히려 오슈가 승진이 빨라 사령관이 되었지만, 친분은 여전히 깊었다.
사실, 유진이 특별히 오슈와 마르소를 선택한 이유기도 했다.
총지휘부가 하나로 뭉쳐야, 원정을 성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진이 지휘권을 공식적으로 갖지 못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
여기에 이집트 원정군의 각 사단이 가진 이질성 문제도 있다.
우선 유진은 직계 기마척탄병 사단, 마르세유 우편 연대, 그리고 파리 치안군에서 사단을 편성했다.
다음으로, 사령관 오슈는 플랑드르 군단에서 직할 사단을 뽑았다.
여기에 클레베르는 당연히 마인츠 사단이고, 드제는 라인 군단에서 직할 사단을 데려왔다.
유일하게 쥐노만 이탈리아 군단에서 직할사단을 편성했다.
그러니 이 중에서 실제로 손발을 맞춰본 장군들은 유진, 마르소, 쥐노 정도다.
다른 장군들은 대규모 전쟁은 처음 치러보는 경우가 많다.
문득 클레베르가 혀를 차며 유진의 옆을 보았다.
“이거, 오히려 옛 적수가 가장 친숙할 정도군. 오랜만이오, 로슈자클랭.”
쉬르테의 수장, 로슈자클랭이 쓴웃음을 머금으로 고개를 숙였다.
“간만입니다. 클레베르 장군. 이번 원정,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 유진이나 마르소도 클레베르와 함께 방데 반란 때 싸우긴 했다.
허나 대부분 독립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에, 손발을 맞춘 적은 적다.
반면 로슈자클랭은 클레베르의 맞상대로 싸웠으니, 전술이나 투지를 오히려 환히 꿰뚫을 정도다.
그런데 로슈자클랭은 왜 이집트 원정에 따라왔을까?
이폴리트가 로슈자클랭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쉬르테는 놔두고 와도 되는 건가?”
“어차피 쉬르테의 실질은 엘리 대령이 맡고 있습니다. 저는 ‘주군’을 수행하는 게 낫죠. 이집트에 정보망을 구축하는 작업도 해야 하고.”
“흐음, 알아서 해요. 단, 유진의 부관은 나라는 건 잊지 말고.”
슬쩍 텃세를 부리는 이폴리트에게 로슈자클랭은 예의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이폴리트 장군.”
그 모습을 유진은 흘깃 돌아보다 다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이폴리트와 로슈자클랭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았지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특히 이제 만날 사람은 후세 원역사에서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유명해지는 남자다.
유진이 한 발 나서 마지막 사단장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드제 장군. 반갑습니다. 유진 보나파르트입니다. 일전, 모로 장군의 숙영지에서 뵌 적이 있죠.”
루이 샤를 앙투안 드제.
1768년생으로 아직도 20대인 청년 장군.
한때는 왕당파로 지목받은 적도 있지만, 혁명전쟁의 수훈으로 오명을 직접 씻은 자다.
또한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목숨을 구하고 죽는 인물이기도 하다.
루이 드제가 담담한 얼굴로 손을 맞잡으며 답했다.
“저야말로 반갑습니다. 프라이슈츠 장군. 저 같은 패장을 이런 영광의 원정에 불러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패장이라뇨. 장군의 수훈이 없었다면, 모로 장군이 전멸당할 뻔했음은 프랑스 군인 모두가 압니다.”
“제가 좀 더 잘했다면 그런 위기 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이른바 대프랑스 동맹전쟁의 바이에른 공방전에서 모로가 전멸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당시 모로는 라인에서 승리를 거두고, 바이에른 공국 정복 직전까지 치달았다.
허나 카를 대공의 반격에 휘말려 오히려 패전하게 된 것이다.
이때 전멸 위기에 몰렸던 모로 군단의 후위에서, 용감히 싸워 나머지 군부대를 탈출시킨 자가 드제다.
다만 드제 본인은 결국 카를에게 붙잡혀 포로생활을 해야 했다.
전쟁이 승전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어쩌면 감옥에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드제는 나폴레옹과 유진에게 꽤 고마움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유진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그보다 더 잘하실 수는 없었겠죠. 이집트에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위기탈출, 이게 드제의 장기다.
바이에른이든, 이집트 원정이든, 원역사 최후가 된 마렝고 전투든 모두 위기 상황이다.
그때마다 드제는 순발력을 발휘해 위기를 돌파해 버린다.
후일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드제를 높이 평가한 사유가 여기에 있다.
유진도 그 점 때문에 드제를 특별히 불러낸 것이다.
철저히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이집트에서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유진도 모르니까.
그때다.
저 편에서 사령관 오슈가 클레베르 사단을 끌고 온 장군을 격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쪽이 그 유명한 외다리 카파렐리 장군이시군. 원래 해군이셨다고 했지요?”
“그렇습니다! 클레베르 장군 휘하에서 마인츠 공방전에 참전했습니다!”
“클레베르 장군이 아주 극찬을 했지요. 마인츠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모두 당신 덕이었다고.”
루이 조세프 카파렐리 드 팔가.
외다리가 이채로운 장군이다.
이 장군은 용감하고, 학식도 있고, 공적도 꽤 준수하지만 후세 역사에 남은 이유는 엉뚱하다.
혁명전쟁 중 다리를 잃어 외다리였는데, 이집트 원정에서 외팔이 된 후, 전사하기 때문이다.
이쪽은 유진이 딱히 특채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클레베르가 특별히 뛰어난 부하라고 여겨 데려온 것이다.
카파렐리가 왼쪽 다리의 의족으로 땅을 디디며, 힘차게 외쳤다.
“공성전과 수성전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유진은 눈을 깜박이다 쓴웃음을 머금었다.
원역사에서 카파렐리가 죽는 전장이 지중해의 요새인 아크레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처참하게 실패한 두 번의 공성전 중 하나다.
물론 카파렐리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거의 점령하기 직전에 운 나쁘게 총탄에 맞아 외팔이가 될 뿐이니까.
다만 유진은 혹시라도 아크레에서 싸우게 된다면, 카파렐리를 반드시 후방에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쏴아아!
문득 저 멀리 함대가 항구 안쪽으로 들어섰다.
함대에서 해군 장교들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군단이 함선에 기선할 때가 온 모양이다.
“사령관 각하, 브뤼에 제독이 오십니다!”
툴롱과 나폴리의 위장 함대가 숨기려 했던 진짜 수송 함대.
유진과 나폴레옹이 툴롱에서 지켜낸 프랑스 최고의 해군 집단.
지중해 함대가 온 것이다.
어디서?
베네치아다.
그간 쥐노가 베네치아 반란 제압을 진행할 때, 브뤼에도 베네치아를 진압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런데 이후 함대 대부분을 베네치아에 놓아두고 있다가, 이번 이집트 원정 때 브린디시로 온 것이다.
엄정한 외양의 지중해 함대 제독, 브뤼에가 유진과 오슈 앞에 섰다.
“프랑스 지중해 함대, 모두 도착했습니다.”
“숫자는 어떻게 됩니까, 제독?”
“1만 명의 해군과 선원이 집결했습니다. 전열함 33척, 프리깃함 22척, 수송선은 총 400여척에 달합니다. 유진 참모장 각하.”
원역사 이집트 원정함대는 딱 그 3분의 1 규모다.
전열함은 13척, 프리깃함도 12척.
그나마 툴롱에서 전열함이 불타버린 탓에 신규 건조한 함선을 급히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완벽한 상태의 지중해 함대를 투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어쩐지 4년 전의 고생이 보답받은 느낌에 뿌듯해하던 유진이 눈을 크게 떴다.
“로베르 쉬르쿠프도 왔군요. 응? 그쪽은?”
“안녕하십니까. 피에르 빌뇌브라고 합니다.”
“아, 대서양 함대 해군장교죠? 잘 부탁합니다.”
아주 반가운 태도로 유진은 ‘빌뇌브’와 악수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조금 놀란 브뤼에 제독을 향해 유진이 속삭였다.
“저 작자는 후방으로 뺴요.”
“예? 아십니까?”
“겁쟁이에요. 아르망 샤일라, 오노레 강토움, 데니스 데크레도 왔죠?”
빌뇌브, 이 시대 프랑스 제독 중 가장 유명한 남자다.
왜?
다름 아닌 트라팔가 해전에서 패배하는 프랑스 해군 총사령관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능력이 부족한 것도, 어리석은 것도, 악인도 아니지만 프랑스 함대를 모두 말아먹는 장본인이 된다.
물론 상대가 넬슨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빌뇌브가 겁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유진은 그나마 이집트 함대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을 택했다.
“샤일라를 전위로 쓰세요. 미국 독립전쟁 참전자니 가장 나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로베르의 함선에, 저걸 설치해 주세요.”
마르소가 끌고 온 유진 직계 사단이 가져온 물건이다.
바로 폴리가 개발한 비밀병기.
작렬탄 후장식 대포다.
브뤼에 제독도 사전에 들은 바가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셔야겠군요.”
“무슨 말이죠?”
“저길 보십시오. [파트롱].”
유진은 브뤼에가 갑자기 장군이 아닌 별칭을 사용하자, 멈칫거렸다.
이 호칭은 오직 유진 카르텔 관계자들 사이에서나 쓰는 칭호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 호칭을 쓰는 걸까?
브뤼에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을 때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유진.”
그곳에 마리가 마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
마리는 유진이 떠난다는 얘기를 직접 듣지 못했다.
“여기까지 오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야?”
“작별인사도 하지 않았잖아, 유진.”
“대신 편지를 남겼어. 못 본 거야? 누가 마리를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유진이 화를 내는 게 보인다.
아마도 이번 원정은 기밀이니, 마리를 아예 보지 않고 올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유진도 불안해서 일부러 만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죽음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사막의 대지, 이집트는 굳이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죽음을 각오해야 갈 수 있는 나라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다면 마리를 보았어야 하지 않을까?
마리가 눈물이 그렁대는 눈으로 유진을 노려 보았다.
유진이 어쩔 줄 몰라 머뭇거릴 찰나, 오슈가 낄낄 웃으며 어깨를 쳤다.
“흠! 그러지 말고, 석별의 인사나 하라고. 우리는 먼저 올라탄다?”
“오슈! 이건 그럴 문제가 아니라구요!”
“내가 아니라 마르소가 데려온 거야. 그리고, 엄연히 사령관은 나라고? 총참모장.”
오슈가 눈을 찡긋거리며 배 위로 향했다.
반대로 마리를 몰래 이곳에 데려온 마르소는 모른 척하며 바삐 배로 달려갔다.
유진과 마리의 사이를 아는 이탈리아 군단 출신 병사들이 휘파람을 불며 배로 행군했다.
-휘이익! 휘이익! 휘이익!
물론, 공주의 기사와 구왕실 공주의 이야기는 프랑스 인이라면 다들 아는 스캔들이다.
다른 사단의 군인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을 지켜보았다.
마리는 낯을 새빨갛게 물들였지만, 오히려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많은 병사들과 함께 한다면, 유진도 무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기고, 다시 돌아올 거지?”
“응.”
“그럼, 약속해.”
문득 마리가 유진의 손을 붙잡았다.
“돌아오면, 날 진짜 [파트로네]로 만들어줘. 유진 프라이슈츠.”
그 순간, 유진이 참지 못하고 마리를 껴안았다.
“약속하지, 나의 공주님.”
이제 더 이상 어리다고 할 수 없는 유진과 마리가 입을 맞췄다.
해가 저물어가는 브린디시의 항구에서.
***
이제 이집트 원정군 함대가 출발할 시간이 왔다.
유진의 함선 이름은 [호루스], 곧 이집트의 신화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러니까 이번 원정을 위해 새롭게 만든 배란 얘기다.
새 배의 나무 냄새를 맡던 유진 사단의 지휘관, 마르소가 흘깃 해안을 보다 웃었다.
이제 막 키스를 마치고 [파트롱] 유진이 배로 올라타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저 멀리 항구에서 지켜보는 마리가 보인다.
어쩐지 옛날에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파리에서 처음 툴롱으로 갈 때의 일이었을까.
“이야, 군 사기가 바닥을 치겠군. 자기들은 애인과 헤어졌는데 진짜 사령관이 키스나 하고 있고.”
“그 반대일걸요?”
“왜?”
마르소가 농담하듯 말하자, 이폴리트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이탈리아 원정 때도 유진이 키스를 받고, 모두 이겼거든요. 응? 잠깐. 그때는 공주님이 아니었지. 이런.”
순간, 이폴리트가 뭔가 생각난 듯 말을 흘렸다.
이탈리아 원정에 참전하지 못했던 마르소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시선을 돌렸다.
총참모장이자 실질 사령관, 유진이 함선에 올라타고 있었다.
유진이 배에 간신히 올라타며 물었다.
“휴, 바쁘군. 함대 출발 준비는 됐나요?”
“어, 참모장만 기다리고 있었지. 후후.”
“좋아요. 그럼, 돛을 올려라!”
유진의 명령에 호루스의 함장, 로베르 쉬르쿠프가 씩 웃으며 돛을 펼쳤다.
-펄럭!
곧이어 유진이 경쾌한 명령을 내렸다.
“이제, 전 함대에 신호를 보내, 공표해. 우리 군은 이집트로 간다고!”
“예!”
“와, 그럼 나도 이집트로 가는 거구나? 몰랐어!”
그 순간, 유진이 멈췄다.
명령에 반응하는 말이 아닌 것은 둘째 문제다.
분명히 남자들만 득실거려야 할 이집트 원정함대다.
그런데 분명, 방금 전에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유진은 고개를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폴린?”
이폴리트가 재빨리 뒤로 빠지는 가운데, 이폴리트와 함께 수행해 달려온 기병 중 한 사람이 웃으며 나섰다.
깊이 눌러썼던 군모를 벗자, 길다란 흑단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폴린, 그러니까 나폴레옹의 동생이다.
밀항자 폴린이 눈을 찡긋거렸다.
“어머나, 내가 어쩌다 보니 여기 있네?”
이미 이집트 원정 함대, 4백척이 바다 한복판으로 나왔을 때.
다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순간이었다.
서기 1797년 5월 31일.
유진의 이집트 원정이 시작되었다.
밀항자 폴린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