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8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83화(183/547)
(183) 지중해 추격전이 펼쳐지다
본래 유럽인에게 중요한 바다는 3개다.
지중해, 북해, 그리고 대서양.
유진은 이 중 두 개의 바다를 이미 겪어봤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대서양을 건넜으니 바다는 무서울 게 없다고도 확신했다.
그 모든 판단은 틀렸다.
아직 유진은 지중해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거다.
-부우웅!
문득 갑자기 제쳐진 돛을 보며 선장, 로베르 쉬르쿠프가 부르짖었다.
“피해! 돛이 엎어지기 직전이다!”
유진의 함선, 호루스의 선원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돛줄을 잡았다.
문자 그대로 폭풍을 만난 것이다.
온난한 바다 같지만 지중해에서도 조난 사고는 꽤 많이 일어난다.
4백여 척의 수송선과 함께 이동 중인 호루스가 난파당할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 해도 선원이 튕겨나가는 일은 꽤 빈번했다.
실제 원역사에서는 넬슨 함대가 나폴레옹을 추적하다, 폭풍우에 휘말리기도 한다.
문득, 선실 앞에서 해도를 보던 사령관 오슈가 혀를 찼다.
“아니, 어째 몰타까지 가는 것보다, 몰타에서 카이로까지 가는 게 더 어렵군.”
“당연하죠! 거리가 더 머니까!”
“으, 파도 다 뒤집어 쓰겠어. 그래, 누가 온다고? 넬슨?”
유진이 파도를 피하다 밧줄을 급히 붙들며 답했다.
“예. 영국이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죠. 지금으로선!”
본래 작전회의는 함대의 사령관 기함, 오리앙에서 해야 한다.
허나 오리앙에는 여군으로 편제된 병사 애인이나, 학자들 같은 민간인이 너무 많다.
해서, 유진이 일부러 사령관을 호루스로 부른 것이다.
그렇지만 폭풍이 심각하니, 아무래도 당분간 오슈도 호루스에 머물러야 할 판이었다.
오슈가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지도를 보다 물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집트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앞으로 한 달. 과연 그 사이에 지브롤터를 돌아, 우리 함대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죠, 당연히.”
“그럼, 뭘 걱정하는 거야? 으허억!”
위엄을 지키려다 비틀거리는 오슈를 향해, 유진이 밧줄을 꽉 쥔 채 대꾸했다.
“윽, 진짜 흔들리네. 도착한 후를 걱정하는 거예요, 오슈. 결국, 영국 함대가 이집트 앞에서 우리와 마주치게 될 그 순간을!”
사실 원역사에서 넬슨은 정말 빠르게 이동한다.
일단 나폴레옹보다 한달 늦게 출발했음에도, 오히려 일주일 정도 더 빨리 도착하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빨리 도착한 탓에, 나폴레옹이 어디로 갔는지 도리어 놓쳤다.
해서, 나폴레옹을 찾으러 동지중해를 떠돌다, 이집트 상륙을 막지 못한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유진은 영국을 속이기 위해 세 가지 작전을 펼쳤다.
지브롤터, 위장함대, 그리고 아일랜드 공략이다.
그럼에도 넬슨이 지중해로 직격한다면, 분명 이집트 해안가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다.
일전에 브린디시 항구를 떠나기 전, 인사를 올리던 함장들을 유진은 떠올렸다.
과연 프랑스 지중해 함대가 넬슨의 [형제들]을 이길 수 있을까?
어렵다.
물론 유진도 대비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때 오슈와 유진의 뒤에서 누군가 양철을 갈랐다.
-딸칵!
바로 마르소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통조림을 단검으로 깐 것이다.
풍랑이 심한 와중에도 식사를 거르지 않는 모습이다.
어이없는 눈으로 보는 유진과 오슈를 향해 마르소가 어깨를 으쓱였다.
“냠,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그래서 결론이 뭐야?”
“이 와중에 빵이 목에 들어가요? 마르소?”
“난 대서양도 건넌 남자야. 이딴 게 뭐? 그리고 이건 통조림이라고, 냠냠.”
유진이 혀를 차다, 해도를 들었다.
“휴, 좋아요. 지도를 잘 봐요. 지금, 서지중해는 상당 부분 프랑스의 권역이에요.”
프랑스와 이탈리아, 그리고 에스파냐가 하나의 세력이 되었다.
그러니 영국이 평소 이용하던 에스파냐나 나폴리 쪽 항구를 이용하기 어렵다.
범선은 기항지 없이 장거리 원양항해를 하기 어려운 법.
때문에 넬슨도 원역사보다 더욱 큰 장애물을 돌파해야만 한다.
“이 상황에서, 영국이 지중해를 건너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지브롤터에서 사르데냐와 시칠리아를 이용하는 거죠.”
“상당히 쉽지 않겠군. 중간 기착지가 없는데? 발레아레스 제도를 빼앗으려나?”
“둘째는 몰타를 빼앗는 거죠.”
그러자 오슈가 쓴웃음을 머금은 채, 저 멀리 떠다니는 몰타기사단의 합류 선박들을 보았다.
“기사단을 놔두고 올 걸 그랬나?”
“그래봤자, 영국 함대에 항복했을 겁니다.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럼, 결국 이집트로 오는 걸 막을 수는 없겠군.”
아무리 프랑스가 원정을 숨겨도, 결국 원정은 드러난다.
지극히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공화국 정부는 국민에게 전쟁을 발표해야만 한다.
비밀전쟁 따위를 했다가는 유권자에게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게 뻔하다.
원역사에서도 결국 영국은 프랑스 신문을 입수해서 이집트 원정을 알게 된다.
아무리 서로 전쟁에 항구 봉쇄를 시행해도 밀수선 정도는 오가니까.
게다가 넬슨의 전략적 목표는 애초에 나폴리 왕국 탈환이다.
어떤 이유든 지중해로 진입할 것은 분명하다.
“그래요, 결국 이집트에서 해전을 펼치는 게 불가피합니다. 다만, 그건 우리가 이집트의 주요 도시를 장악한 이후여야 해요. 다행히, 이집트의 주된 영역은 나일강 하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이집트의 수도권은 나일강 하류 삼각지, 북쪽 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수도 카이로는 삼각지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다.
나폴레옹도 원역사에서 이집트 장악 자체는 꽤 빨리 해낸다.
문제는 그 직후, 영국 함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순, 그때까지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제독 브뤼에가 입을 열었다.
“그럼, 그때 우리의 [비밀병기]를 쓰는 겁니까, 유진 프라이슈츠 장군?”
너무 조용해서 유진도 브뤼에의 존재를 이제야 깨달았을 정도다.
사실 영국 함대와의 교전은 처음부터 예상 범위 내이긴 했다.
또한 유진도 영국과 싸우기 위해, [유진 카르텔]의 비밀병기 중 2개를 들고 온 상태다.
작렬포탄과 무연화약.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원역사에서 넬슨은 명백한 화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함대를 격멸했다.
해상전술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요. 다만, 비밀병기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 뭔가 비책이 있습니까?”
“이건 누군가 용감한 항해자가 필요한데.”
골똘히 생각하던 유진이 막, 한숨 돌리며 달려오던 선장을 붙잡았다.
“로베르, 혹시 툴롱으로 되돌아갈 수 있겠어?”
로베르 쉬르쿠프는 눈을 깜박이다 거수경례를 취했다.
“물론윕니다! 명령만 하쉽시오!”
“좋아, 하지만 로베르가 할 수 있는 건 영국함대의 감시망을 뚫는 것 뿐이지. 로슈자클랭!”
“예? 저 말입니까? 주군?”
선실 안에서 대기하던 로슈자클랭이 깜짝 놀라 물었다.
유진은 로슈자클랭을 돌아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 부담은 있지만, 로슈자클랭 카드를 써야 할 모양이다.
“툴롱에 위장용 함대가 있어, 알지?”
“예, 그 함대가 진짜라고 소문을 퍼뜨리고 다닌 게 쉬르테 첩자들이니까요.”
“그 함대를 직접 끌고 와줘야겠어.”
유진이 로슈자클랭의 어깨를 붙들며 일렀다.
“왕당파 출신 귀족 장교들을 이끌려면, 당신이 필요해. 무슨 말인지 알지?”
툴롱에 정박한 위장함대도 엄연히 해군이다.
단지 전쟁 준비가 실제로는 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또한 처음부터 유진이 심복시킨 브뤼에 휘하의 지중해 함대와 달리, 반혁명 해군귀족들이 많다는 문제도 있었다.
허나 본래 왕당파의 영웅이었던 로슈자클랭이라면 어떨까?
위장함대의 구귀족 장교들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다.
자칫 로슈자클랭이 이끄는 위장함대가 넬슨에게 요격당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시간이다.
로슈자클랭은 두 번째 문제를 지적했다.
“시간을 맞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어차피 여기 당신이 머물고 있어도 해전에 도움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만약 툴롱의 함대가 오면 두 가지 용도로 쓸 수 있지.”
“어떻게 말입니까?”
유진은 잠시 주위를 살피다 낮게 말했다.
“시간을 맞추면 양동으로, 혹시 못 맞추더라도 우리 원정군의 수송함대로.”
만약 로슈자클랭의 귀환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면, 넬슨 함대와 2배의 전력으로 싸울 수 있다.
혹시 시간이 아예 안 맞는다면, 로슈자클랭 함대가 이집트 원정군의 귀환함대가 된다.
물론 로슈자클랭이 중도에 전멸 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알겠습니다, 주군.”
“자신있나?”
“저를 누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문득 로슈자클랭이 미소를 머금었다.
“전, 신대륙에서 영국 함대의 포위를 뚫고 수송작전을 펼쳤던 사람입니다.”
해전이 아닌 도주라면, 로슈자클랭도 일가견이 있다.
물론 함께 움직일 밀수선장 출신, 쉬르쿠프도.
***
지브롤터 외곽에서 포성이 요란하다.
-쾅!
그러나 철벽요새, 지브롤터는 굳건하기 그지없었다.
육군의 힘만으로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미국 독립전쟁 때, 에스파냐가 그 틈을 이용해 돌격하면서 스스로 증명한 바다.
하지만 정작 지브롤터에 정박 중이던 영국 지중해 함대 사령관, 넬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브롤터를 공격하러 와야 할 해군이 딱 한 부류만 보인다.
에스파냐 함대다.
“흥, 프랑스 함대가 전부 툴롱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제독. 수상하죠?”
“가짜겠지, 전부.”
넬슨이 함선 위에서 에스파냐 함대를 노려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상하군. 분명 놈들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어. 그런데 지브롤터로 오지도 않고, 툴롱에서 대기한다?”
눈앞의 에스파냐 함대도 모두 전열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코 쉽게 볼 적은 아니다.
허나 넬슨은 현재 지브롤터 요새 사령관인 찰스 오하라 장군으로 충분하다고 보았다.
후세 항복의 아이콘으로 남긴 했지만, 수비 지휘는 뛰어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넬슨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것은 프랑스의 진짜 움직임이다.
부제독 알렉산더 보올이 어깨를 으쓱였다.
“영국 해군 정보부에 따르면, 나폴레옹은 그냥 파리에 있답니다.”
“설마 육군 땅개가 툴롱에서 함대를 준비하고 있겠나?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이상하지 않습니까? 차라리 스페인으로 와서 지브롤터라도 공격하면 모를까, 전쟁이 시작됐는데 최고의 카드를 아낀단 말입니까?”
넬슨이 고개를 끄덕이다 눈을 부릅떴다.
“이집트.”
“예?”
“이건, 프랑스가 이집트를 노리기 위해 펼친 함정이야.”
난데없는 넬슨의 발상에 기함 함장 베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난데없이 왜 이집트입니까, 하필?”
“생각해봐! 프랑스는 지금 대서양 방면이 모두 막혀 있어. 그럼, 남은 길은 에스파냐와 합작하거나, 혹은 지중해 무역 루트를 뚫어야 하지!”
“어, 잠시만요. 우리 동인도회사가 이집트 교역 루트를 이용하잖아요?”
부관 하디가 놀라 외치자, 넬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벌떡 일어났다.
“바로, 그거야. 이곳에는 초계 프리깃함 3척만 놔둔다. 일단, 시칠리아로 가서, 놈들이 정말 이집트로 갔는지 확인한다! 지중해 함대, 출격 준비를 명해라!”
넬슨의 [형제단] 함장들이 일제히 외치며 뛰쳐 나갔다.
“옛, 제독!”
기함, [빅토리] 호에서 각 전열함으로 일제히 함장들이 조각배를 타고 이동했다.
그때 바삐 달려가려던 보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저 멀리 에스파냐 함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 치들은 어쩌죠? 그냥 수비대에 맡기고 갈까요?”
문득 바다 멀리 보이는 에스파냐 함대를 본 넬슨이 코웃음을 쳤다.
“가는 김에 처리해주고 가지. 3일 후에는 사르데냐에 가 있어야 해!”
마치 동네 마실이라도 가는 듯한 말투다.
지브롤터 해전이 막을 올리고 있었다.
***
아직 넬슨이 에스파냐를 상대하고 있을 시간, 프랑스 함대는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랐다.
“저기, 만이 보이는군.”
해는 뜨지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만의 이름은 아부키르.
고대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도시, 알렉산드리아 항구로 들어가는 입구다.
계몽주의 시대 프랑스 인들에게는 어릴 적 동화로 들었던 전설의 도시.
물론 유진은 알고 있다.
그 전설의 도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저곳에 있는 것은 그저 퇴락한 어촌일 뿐이다.
하지만 저 도시가 이집트 원정의 시발점이자,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원정 실패를 알린 장소다.
문득 망원경으로 보던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좀 작은데? 대도시라기엔?”
유진은 대꾸하는 대신, 이제 막 오리앙 호에 오른 예복의 남자를 돌아보았다.
“어떻습니까, 그랜드마스터?”
몰타기사단의 막대한 재물을 프랑스 군에 헌납한 남자.
넬슨의 귀중한 정보를 알린 정보원.
특히 유진의 휘하로 편제되어 이번 원정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기사.
몰타 기사단장 홈페쉬가 바닷물을 떨쳐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정탐을 다녀온 우리 기사들 말로는, 완전히 방심한 상태요.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껏 몰타 기사단의 주업은 해적질이었다.
바로 이슬람 세력에 대한 해상약탈전이 몰타 기사단의 주된 임무였다는 얘기다.
알렉산드리아도 몰타 기사단에게는 가끔 노릴만한 사냥감이었다.
때문에 홈페쉬는 알렉산드리아로 기사들을 쉽게 보내, 정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진은 가만히 해상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영국이 먼저 저곳에 가야 했겠죠.”
사령관 오슈가 한 발짝 선수로 나서며 물었다.
“위장함대가 효과를 보인 셈인가?”
“예, 하지만 영국 함대가 결국 온다면, 막기 어렵습니다.”
“우리 해군을 너무 과소평가하진 마. 또한.”
오슈가 유진의 어깨를 두들기며 씩 웃었다.
“우리가, 훨씬 빠르게 이집트를 정복하면 되지. 오직, 그것만을 위해 1년을 준비했어.”
물론 유진도 이집트 원정 성공을 위해 비상한 준비를 했다.
허나 전쟁이란 언제나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없는 도박.
한데, 어차피 유진은 도박사가 아니었던가?
문득 유진이 싱긋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좋아요, 상륙합니다. 피라미드를 정복하러! 브뤼에 제독, 발포를 명령해 주십시오!”
함대 제독, 브뤼에가 손을 들었다.
-쉬익, 쿵!
서기 1797년 6월 1일.
프랑스 지중해 함대의 포격이 이집트로 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