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8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86화(186/547)
(186) 피라미드 위에서 폭탄을 투하하라
문자 그대로 기병의 물결이 밀어닥쳐 온다.
“비상! 비상! 비상! 적군 기병 대군이 돌격해온다!”
사막은 전투에 좋지 않은 요건을 모두 갖춘 장소다.
타오르는 태양, 푹푹 빠지는 모래밭, 급변하는 바람.
그래서 원역사에서 사막을 횡단하던 나폴레옹은 행군 자체에서 난항을 겪는다.
반면 지금 오슈 이집트 원정군단은 알렉산드리아 바로 앞에서 기다리던 중이다.
물론 적군은 착각할 것이다.
알렉산드리아는 자기네 영토니, 프랑스 군이 낯선 적지에서 준비 안 된 상태로 싸운다고.
헛소리다.
이집트 맘루크도 사실 알렉산드리아를 잘 모른다.
왜냐면 워낙 쇠락한 도시라 맘루크 군사귀족들이 이곳에 부임하지 않는 한, 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형 조건은 사실상 양군이 동등하다.
아니, 정확히는 사막을 건너 달려온 이집트 맘루크가 더 지쳤다.
그럼에도 낙타가 뒤섞인 6천 기의 기병은 분명 압도적이었다.
“각 사단, 출진 준비하라. 전군 종대 진군!”
오슈가 전군에 명령을 하달하자, 이집트 원정군 보병 5개 사단이 출진했다.
-척, 척, 척!
5개 사단, 곧 5만 명의 전열보병들이 위풍당당하게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저 멀리 달려오는 기병의 파도에도 일점 동요도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집트 맘루크는 직업군인이고, 프랑스 전열보병은 징병된 병사다.
그럼에도 프랑스 전열보병들은 한 가지 장점이 있었다.
바로 1년 전까지, 죽고 죽이는 대프랑스동맹 전쟁에서 싸우던 실전파 군인들이란 거다.
문득 후방에서 상황을 관찰하던 유진에게, 경호대장 투르네 대령이 말했다.
“우리 기마척탄병 여단이 저렇게 도망쳐 오는 건 처음 보는군요. 평소에는 적군을 격파하고 신나게 회군해 왔던 것 같은데.”
가장 선두에서 도망쳐 오는 쥐노를 망원경으로 보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이곳에서는 자주 보게 될 거야, 투르네 대령.”
“어째서 그렇습니까? 적군은 언뜻 보기에도 구식 병기와 편제를 갖추고 있는데요.”
“기병접전에서는 오히려 유리해. 게다가 사실 저들이 들고 있는 총은 화승총이 아니라 영국제 머스킷이거든.”
맘루크 군단이 자신있게 알렉산드리아까지 [유인]당한 이유다.
사실 맘루크의 지배자들, [베이(수장)]들도 바보는 아니다.
프랑스 기병들이 일종의 유인책을 펼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왔다.
그럼에도 진격한 이유는 이곳이 맘루크령이란 점이나 유진의 [삐라]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이 인도 무역을 위해 공급해준, 기병용 머스킷을 믿었기 때문이다.
모두 말 위에서 기병총을 장전하는 훈련까지 받고 온 상태다.
투르네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럼, 우리가 불리한 거 아닙니까?”
“이탈리아에서 우리가 그랬듯, 저들이 수류탄이라도 던진다면 그렇겠지.”
“그건 다행이군요. 어떻게 대응하면 됩니까?”
유진은 망원경을 내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 전투는 우리가 크게 애쓸 필요가 없어. 클레베르, 드제, 그리고 마르소가 대신해줄 거다.”
방데의 클레베르, 라인의 드제, 그리고 나폴레옹이 발탁한 마르소.
유럽 최강으로 불리기 시작한 프랑스 육군에서도 일류로 인정받은 사단장들이다.
특히 드제는 라인 전선에서 실로 죽고 죽이는 보병전을 경험했다.
기병 파도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전위 사단을 맡아 굳세게 행군을 진행 중이었다.
그때 유진의 옆에서 오슈가 말을 탄 채 사령부로부터 나오다 휘파람을 불었다.
“이야, 기병의 파도가 몰려오는데? 어쩐지 우리도 숫자가 적은 건 아닌데, 무지 초라해 보이는군.”
“겉보기만 대단한 거죠, 오슈.”
“언제는 저 녀석들도 영국식 기병총으로 무장했다며?”
결국 유진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풉! 그래서, 영국군과 싸울 때 기병 돌격하는 자들이 있던가요?”
화약 병기가 발달한 전열보병의 시대.
기병은 보병을 이길 수 없다.
유럽에서는 실로 군사적 상식이다.
만약 맘루크 군대가 기병총이 아니라, 영국 육군 장교를 교관으로 데려왔다면 어땠을까?
기겁해서 기병 돌격을 멈추게 했을 것이다.
오슈도 피식 마주 웃다, 정색하며 말했다.
“아니, 그럴 리가 있나. 참모장, 명령을 하달하라.”
“예, 사령관 각하.”
“전군 모두 행군을 멈춰라.”
곧이어 오슈의 전투 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사각방진을 펼친다!”
참모장 유진이 오슈의 명령을 전령들을 통해 전파했다.
곧이어 각 사단으로 전령의 임무를 맡은 하사관들이 달려가 고했다.
그러자 종대 진격하던 사단들이 멈췄다.
순식간에 각 보병들이 사각 대열을 이루기 시작했다.
방진.
그것도 전장식이긴 하지만 부싯돌이 아니라 뇌홍으로 격발하는 보아르네식 머스킷이다.
-타다닥!
저 멀리 밀려드는 기병대와 맞서는 보병 방진을 보다 이폴리트가 식은 땀을 닦았다.
“와, 살 떨리는데.”
“이탈리아에서 이 짓 하는 부대를 우리가 많이 몰살시키긴 했지.”
“설마 우리도 당하는 거 아냐?”
유진은 콧방귀를 뀌었다.
“유럽식 군대가 이집트에 있었으면, 이미 투르크 제국이 망했어.”
물론 원역사에서는 이후에 생기긴 한다.
프랑스가 이 전투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두두두!
일순, 기병대가 전열보병의 코앞에 다가왔다.
***
물론 그 기병대는 사실은 프랑스 기병대다.
“히-호! 적을 피해서 뛰고, 달려라! 꽁지가 빠지게!”
선두에서 라살이 신나게 외쳤다.
도주하는 이 순간에도 라살은 항상 유쾌하다.
물론 모두가 그럴 수는 없어서, 함께 달리는 기병 대부분은 미칠 듯이 말을 몰고 있었다.
샹포가 뒤를 돌아보다 분통을 터뜨렸다.
“빌어먹을, 기병 돌격으로 몰살시켜도 모자랄 판에! 달아나다니!”
“뭔 소리야? 저놈들 칼 안 보여? 우리 세이버로는 죽어, 샹포.”
“그럼 총이라도 쏘게 해주든가! [보아르네식] 권총은 뭐하러 가져온 거야?”
그러자 라살이 킬킬 웃으며 보병 방진 앞을 꺾어 선회했다.
“지금은 보병이 활약할 시간이라고, 샹포. 자, 주베르! 빨리 달려! 늦으면 저놈들에게 강간당한다!”
이 살 떨리는 농담은 사실 진짜다.
원역사에서 낙오하거나 붙잡힌 프랑스 군인들은 맘루크 병사들에게 능욕당했다.
게다가 프랑스 기병 뒤에는 정말로 파도처럼 사막에 익숙한 기병들이 몰려오는 중이다.
-두두! 두두두! 두두두두!
26인의 베이들이 대열 곳곳에서 소리쳤다.
“맘루크여, 오늘 적들을 격파할 것이다!”
“와아아!”
“총을 들어라! 마상총격전의 솜씨를 저 프랑크 놈들에게 보여준다!”
이집트 26개 주를 분할 통치하는 맘루크 군사령관, 베이.
그들 모두가 이번 전투에 승리를 기대하며 참전한 것이다.
예전에도 투르크 본국군을 맘루크 전체의 힘을 모아 패퇴시킨 적이 있다.
오늘도 그들은 모두 승리를 장담하며 달려왔다.
“장전!”
2인자, 이브라힘 베이가 외쳤다.
-키릭, 탕!
일순, 맘루크 기병들이 마상 총격을 개시했다.
-탕! 탕! 탕!
6천 발의 탄환이 쏟아졌다.
맘루크 기병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다, 연기가 걷히자 깜짝 놀랐다.
마치 부동자세라도 취하듯, 청색 군복의 프랑스 보병들이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브라힘이 황급히 본진으로 말을 달려오며 외쳤다.
“놈들의 대열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뭐야, 총이 맞지 않았나?”
“원래 마상총격은 명중률이 낮습니다, 베이! 다만 소음 충격으로 대열을 흩뜨리는 건데, 저놈들은 귀가 먹었나 봅니다!”
맘루크의 일인자, 무라드 베이가 이를 악물다 소리쳤다.
“상관없다. 그럼, [킬리지]로 베어줄 뿐이다!”
맘루크 기병들이 일제히 킬리지를 뽑았다.
여기에 맘루크 군단에는 기병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엄연히 6만이 넘는 보병 대군이 배후에 도사리고 있다.
본진의 무라드 지휘하에 보병들도 대열을 갖춰 돌격하기 시작했다.
그때다.
“어, 저게 뭐지?”
문득 말을 휘몰아쳐 달려가던 3인자, 아유브가 창공을 보았다.
-부우웅.
뭔가 커다란 구체가 태양을 가리고 있었다.
숫자는 총 10개.
사각형의 상자가 구체에 매달려 있는 기묘한 현상이다.
자신도 모르게 말을 멈추며 아유브가 중얼거렸다.
“하늘에, 뭔가가 떠 있어?”
그 순간, [구체] 아래 상자에서 뭔가가 떨어져 내렸다.
-쉬익.
그게 꼭 화살처럼 생겼다고 생각할 찰나, 낙하한 물체가 터졌다.
-쾅!
굉음에 이번에는 맘루크 기병들이 혼란에 빠졌다.
정확히는 말과 낙타들이 미친 듯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소리의 정체를 깨달은 병사들이 곳곳에서 외쳤다.
“피해라! 화, 화약이다!”
“뭐, 뭐야. 왜 하늘에서 화약이!”
“사람이, 하늘을, 난다!”
바로, 기구부대가 이집트 하늘에 나타난 것이다.
***
기구를 군부대로 편성한 것은 세계에서 프랑스가 처음이다.
“니콜라 자크 콩테! 맙소사, 기구부대가 빵값을 하는군!”
자신도 모르게 클레베르가 퉁퉁한 볼을 퉁기며 고함쳤다.
사실 카르노에게서 콩테를 소개받은 것은 클레베르다.
전직 전쟁장관이 권유하니 어쩔 수 없이 데려왔지만, 당연히 쓸모없을 거라 여겼다.
실은 원역사에서 실제로 기구부대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구부대가 유진의 특제수류탄을 받은 순간, 역할이 생긴 것이다.
원시적인 폭격 부대로.
물론 정작 유진은 망원경으로 기구 부대를 살펴보다 고개를 저었다.
“실전에서는 못 쓰겠는걸. 바람에 너무 흔들려.”
“뭐야. 저게 실전 아니야?”
“이폴리트, 정신차려. 이집트의 전근대적 군대랑 싸우는 게 우리 입장에서 무슨 실전이야? 단지, 사상자 줄이려고 기구부대를 써본 것뿐이야.”
가볍게 부관 이폴리트를 질책하던 유진이 문득 웃었다.
“어쨌든 적의 대열을 깨는 데는 충분히 효과적이군.”
어쨌든 이집트의 기병 대열을 완전히 깨부수는 데는 성공했다.
본래는 보병방진에 밀어닥치는 기병들을 향해, 방진의 보병들이 총격을 가해야 한다.
이것은 일반적인 전열보병의 사격보다 화력 투사량이 작아, 효과적이지 않다.
그런데 이제는 유럽식 보병전법의 꽃, [전열]을 펼칠 기회가 생겼다.
“자, 보병 대열! 이제 횡대를 펼쳐라!”
선두에 선 드제가 드높이 외쳤다.
드제 사단을 필두로 클레베르 사단, 유진 마르소 사단, 쥐노 사단, 그리고 오슈 직계 사단이 전열을 펼쳤다.
알렉산드리아 앞을 마치 병사들의 대열이 가로 막은 것 같은 광경이었다.
이폴리트가 그 광경을 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3열이군. 이탈리아에서는 2열 대열만 본 것 같은데.”
“우리 군 주축은 플랑드르와 라인 군단이란 걸 잊지 마. 씬 레드라인 같은 건 훈련이 안 되어 있어. 블루코트도 없고.”
“이거 아쉬운걸. 마르소 사단이라도 1열 횡대로 바꾸라고 전령을 보낼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됐어. 기구 부대의 수류탄으로 화력은 충분해.”
이른바 영국의 [레드코트]가 펼치는 ‘씬(가는)’ 레드 라인이 무서운 것은 화망 때문이다.
일렬로 펼친 보병들이 쏘아대는 총격의 화력량과 속도가 3열 병력의 3배라서다.
그러나 유진이 준비한 보아르네식 뇌홍 소총의 화망은 충분히 뛰어나다.
-탕! 탕탕! 탕탕탕!
여기에 콩테 대령의 기구 부대가 수류탄을 던져댔다.
-쾅! 쾅! 쾅!
총격과 폭음이 가득한 알렉산드리아의 전장.
저 멀리 피라미드가 기구에서는 보이는 도시.
그곳에서 6천 두의 말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잇히이이잉!
이집트를 지배해온 집단, 맘루크 군단이 끝장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