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9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92화(192/547)
(192) 넬슨이 드디어 이집트 앞바다에 왔다
본래 평화롭던 알렉산드리아 바다는 요 근래 연일 전열함으로 가득하다.
-철썩! 철썩! 철썩!
파도가 뱃전에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낙조가 멀리 수평선을 벌겋게 드리우는 시간.
쇠락한 알렉산드리아 항구 앞에는 거대한 전열함과 조금 작지만 역시 큰 프리깃함이 맴돈다.
보통은 평시에는 배를 운용하기 위해, 최소 인원만 태우고 운행하는 배들이다.
하지만 지금 알렉산드리아 앞을 지키는 프랑스 지중해 함대는 완편으로 운항 중이다.
그때다.
-텅!
함선, [정복자] 호에 타고 있던 함장, 캉토움이 모자를 내던지며 외쳤다.
“대체 언제까지 고강도 경계 태세를 취해야 하는 거지? 우리가 애새끼 부하야?”
그 옆에서 후방 함선, [기욤 텔], 영어식으로는 윌리엄 텔 호를 타고 가던 함장이 대꾸했다.
“너무 그러지 마시오, 캉토움 함장. 영국 함대가 올 가능성은 언제든 있는 거 아니오?”
“이봐, 빌뇌브. 당신은 기분 나쁘지도 않나? 이제 고작 16살 꼬마야. 그런데 쟁쟁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고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게 말이 돼! 게다가 오긴 뭘 온단 말이야?”
“물론 지브롤터에서 1차로 교전이 벌어지긴 할 거요. 하지만.”
빌뇌브는 우렁차면서도 떠는 목소리로 답했다.
“난 대서양 방면에서 충분히 경험했소. 영국 함대는 운용능력 자체가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소.”
범선은 전적으로 인간이 바람과 파도를 이용해 조종하는 배다.
때문에 범선의 항속과 회선, 운행은 전부 선원의 능력에 달려 있다.
아무리 뛰어난 항해사가 장교로 임용되어도, 선원이 부족하면 배 자체가 느려진다.
그런데 당대 영국 해군은 함장급, 장교급, 그리고 수병급 모두가 최상위 레벨에 도달해 있다.
아주 간단한 이유다.
거의 전 지구의 바다에서 영국이 싸우고 있는 탓이다.
대서양에서 카리브해 전투를 벌이고, 북태평양에서 에스파냐와 싸우며, 인도양에서는 프랑스의 잔존 세력을 몰아낸다.
여기에 네덜란드가 몰락하면서 동남아시아 일대도 영국 해군이 접수 중이다.
특히 이 시대에 바타비아라 불리는 원역사 현대 인도네시아 방면에 영국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중해 따위는 영국 해군의 작전권역에 비춰볼 때, 아주 작은 바다에 불과하다.
게다가 혁명이 프랑스 해군에 미친 악영향도 있다.
아무리 유진이 지중해 함대와 장교진을 지켜냈어도, 해군 귀족장교들의 망명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현재의 프랑스 지중해 함대는 영국 카리브해 함대와 함대 운용능력에서 절대적인 격차가 있다.
캉토움이 선수에 선 채 낯을 찡그리다 외쳤다.
“좋아, 그래도 사람이 쉬어가면서 해야지. 그거 알아? 우리 한 달 만에 이탈리아 반도를 횡단한 후, 다시 지중해를 건넜어!”
“함대는 분명히 그렇게 기동했지요. 베네치아도 제압했고.”
“기껏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더니, 다시 고강도 경계 태세야. 그것도 3달 동안!”
캉토움은 자신의 뒤에서 움직이는 수병들을 돌아보며 부르짖었다.
“이러다, 경계 태세 때문에 수병들이 죽어! 육군 땅개 놈들은 모르겠지만!”
범선이 인력으로 움직인다는 건, 운행 자체가 사람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그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수병들 전부가 지친다.
햇살과 파도와 바닷바람에 피부는 쉽게 상하고, 식량은 자주 썩으며, 가끔 쥐들이 창궐한다.
육상이 아무리 가까워도 상시로 배를 띄워대면 회복할 틈도 없다.
그러니까, 전쟁 없이 고강도 경계 태세만으로도 사람이 죽어 나간다는 거다.
“차라리 우리 함대 중 절반은 쉬게 하고, 절반만 경계를 취하게 하든가! 이게 뭐야!”
“수송선들은 모두 다른 곳에 가 있지 않습니까? 절반은 다미에타, 또 절반은 어디였죠? 참 먼 곳으로 갔죠.”
“메르사 마르투. 거기야말로 정말 어촌이었지. 아니, 배라는 건 항상 정비를 해줘야 한다고! 이대로 있으면 배도 다 썩어 가라앉을 판이야!”
빌뇌브도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바다 저편으로 돌렸다.
“그래도 대신 초계는 어선들이 대신해주지 않습니까. 응?”
저 멀리 알렉산드리아 앞바다에서 어선들이 돌아오는 게 보인다.
이 항구는 매우 작지만, 대신 어업은 아직도 활발하다.
유진은 여기에 착안해, 초계 임무를 현지 어부들에게 맡긴 거였다.
알렉산드리아 주둔 함대가 경계나 탐색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 셈이다.
물론 전문 군인이 아닌 어부들에게 빌뇌브도, 캉토움도, 다른 함장들도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어선 하나가 깃발을 높이 드는 게 보인다.
-펄럭, 펄럭, 펄럭!
깃발을 보며 캉토움이 시큰둥하게 중얼거렸다.
“오늘도 깃발 신호인가? 참, 저 어부들도 열심이군.”
“잠깐, 뭔가 이상한데요.”
“뭐가?”
순간 경계심 많은 남자, 빌뇌브가 눈을 부릅떴다.
“적색 깃발, 영국군?”
동시에 빌뇌브는 누구보다도 빨리 뛰어가, 미친 듯이 [호종]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뎅! 뎅! 뎅!
역시, 상황을 알아차린 캉토움도 정복자 호의 선원들에게 고함쳤다.
“비상! 전 함대에 경계 태세를 갖추라고 신호를 보내라! 영국 함대가 온다!”
마침내, 영국 지중해 함대가 아부키르 만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
사실 아부키르 만은 정상적인 항로에 위치한 장소가 아니다.
“호오라, 전열함 30척 정도인가.”
망루에서 외눈으로 망원경을 들여보다, 넬슨이 씩 웃었다.
레이더도, 인공위성도 없는 시대.
적군의 출현은 인간의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망망대해도 마찬가지라 선원의 초계임무는 배의 가장 높다란 곳, [망루]에서 이뤄진다.
물론 그렇다고 함장 혹은 [제독]이 직접 오르는 경우는 없다.
아래서, 부제독 보올이 펄쩍 뛰고 있었다.
“어서, 내려오십시오! 제독! 위험하게 뭐 하는 겁니까!”
“왜? 망루에서 직접 적을 봐야, 제대로 작전을 짤 수 있지.”
“헛소리 말고 내려와서 지휘하십시오! 지금 적함 조우 직전인데!”
넬슨은 낄낄 웃으며 망루에서 밧줄을 타고, 한달음에 내려왔다.
물론 아래서 내려다보는 함장이나 장교들은 숨을 죽여야 했다.
해양 안전 사고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
자칫 교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함대 총지휘관이 낙상사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외눈박이 주제에 멋들어지게 땅 위에 내려선 넬슨이 주위를 둘러보며 일렀다.
“직전이라니? 해 안 보여? 곧 밤이야, 보올.”
해가 아부키르 만 서편에 노을을 드리우고 있다.
그 만에는 별다른 항구가 일절 보이지 않는다.
본래 18세기 말, 이집트의 주요 항구는 2개다.
하나는 나일강 삼각주 동쪽에 위치한 다미에타, 다른 한쪽은 [라시드]라는 항구다.
이 라시드라는 항구에 서방인들이 붙인 별명이 있다.
로제타.
원역사에서 로제타 석이 발견돼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반면 라시드 서쪽, 알렉산드리아는 이 시대에는 버려진 항구다.
유럽 방면에서는 가깝지만, 정작 이집트의 핵심지대인 나일강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후일 이곳에 나일강과 연결되는 [운하]가 뚫린 뒤에야 비로소 활성화될 터다.
반면에 대도시가 없기 때문에 아부키르 만이 딱 좋은 점이 있다.
함대가 초계 상태로 머물기 좋다는 거다.
프랑스 함대가 이곳을 택한 이유고, 반대로 영국군이 찾아온 이유기도 했다.
부제독 보올이 넬슨 옆에 선 채 동쪽을 바라보았다.
“알렉산드리아에 놈들이 오긴 했군요.”
“그래. 아마도 우리를 경계한다고 계속 준비했던 모양이지?”
“차라리 해군을 쉬게 하는 게 나았을 텐데. 함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자가 지휘하나 봅니다.”
문득 넬슨이 까칠한 턱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흐음, 모르지. 프랑스군에 옛날 만났던 용감한 소년이 있을지도.”
보올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용감한 소년이라구요?”
“있어. 내가 해군 밖에서 돌 때, 호위함을 지휘한 적이 있거든. 그때 어린 부자 친구가 자기 엄마를 구한다고 대서양을 건넌 적이 있지.”
“호오라, 엄청난 소년이었군요!”
넬슨은 자신이 젊었던 시절, 겪었던 모험담을 떠올리며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무려 포도탄을 쏴서 이슬람 해적들을 쓸어버렸거든. 후후, 그런 친구가 해군이 되었다면 좀 어렵긴 할 거야.”
그러니까, 유진이 다음 아닌 조세핀을 구하러 갔을 때 얘기다.
당시 민간 선박 호위 일을 하던 호담과 넬슨은 엉뚱한 의뢰인을 만났다.
금융 거물, 프랜시스 베어링의 소개로 만난 한 소년이었다.
바다 너머, 대서양 끝자락에 있는 섬, 마르티니크.
그 섬에 있는 어머니를 구하러 간다던 소년.
일개 아이였다면 당연히 넬슨이 그 의뢰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엄청난 거액을 비용으로 제시할만큼 부자였고, 결국 넬슨도 대서양을 건너는 모험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가끔 기억난다.
바르바리 해적떼를 물리치고, 마르세유에서 헤어졌던 그 소년이 말이다.
혁명의 격랑 속에서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잠시 감상에 빠져 있던 넬슨에게 기함 함장, 에드워드 베리가 다가왔다.
“제독, 적정 파악 완료되었습니다.”
“어떻지?”
“전열함 32척, 프리깃함 10척, 그리고 소형선 수십 척이 정찰로 움직입니다.”
그러나 옆에서 듣던 보올이 콧방귀를 뀌었다.
“소형선은 무슨 얼어죽을. 척 봐도 모르나, 베리? 그냥 어부들 아니야, 어부!”
언뜻 보기에도 보트 수준의 작은 배들이 저 멀리 떠도는 게 보인다.
타고 있는 이들은 한 눈에도 유럽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결국 현지 주민들일 것이다.
넬슨도 느긋하게 그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지인들에게 돈을 많이 뿌렸나 보군.”
“어떻게 할까요? 모두 쓸어버릴까요?”
“됐어. 어차피 서로 출현 상황은 알게 된 뒤야.”
문득 넬슨이 바다 저 편에 도열하는 함대의 대열을 보다 입가를 틀었다.
“게다가 놈들은 알고도 기습을 당하게 될 거다.”
전열함, 18세기 말 바다를 지배하는 최고의 병기.
그것도 무려 32척이나 되는 배들이 항구 앞을 가로막듯 대열을 갖춘다.
주위로 규모는 작지만 역시, 상당한 전력을 갖춘 프리깃함도 날개처럼 운행된다.
반대로 넬슨의 함대는 본래 카리브해 함대를 주축으로 한다.
전열함 17척, 프리깃함 20척, 수송선 20척.
여기에 지난 지브롤터 해전에서 승리 후, 전리품으로 획득한 에스파냐 전열함 5척이 더해졌다.
총 22척의 전열함으로 32척의 전열함을 상대해야 한다.
화력으로 따지면 약 740문의 대포 격차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넬슨은 아주 여유로웠다.
부제독인 보올과 다른 함장들도 마찬가지다.
보올이 신호를 보낼 것을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전 함대, 정선!”
기수가 깃발을 흔들어 수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전직 카리브해 함대, 현직 영국 지중해 함대가 일제히 바다 앞에 멈추기 시작했다.
파도가 요란하게 뱃전, 곧 빅토리 호에 몰아친다.
-철썩, 철썩, 철썩!
문득 파이프를 꺼내 물며, 넬슨이 담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자, 그럼. 해가 뜰 때까지 느긋하게 쉬어 볼까?”
이제 해가 낙조를 넘어 수평선 저 편으로 사라지는 밤이 찾아왔다.
***
밤이 새도록 양측 함대는 일절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 대담하군, 적들은.”
문득 어두운 바다 저편을 보다, 프랑스 함대 제독 브뤼에가 탄식했다.
이미 항구는 프랑스가 점령했고, 적 함대는 먼 바다에서 온 상황이다.
그럼에도 동요 없이 프랑스 함대 앞에서 평온히 멈춰 있는 거였다.
옆에서 부관, 피에르 마르탱 함장이 랜턴을 든 채 불을 비추다 말했다.
“여기까지 왔다는 건, 지브롤터도 몰타도 모두 격파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원군은 없을 거라 봐도 지나치지 않군.”
“아마 프랑스에서 올 함대가 없겠죠.”
유진이 세웠던 작전, 양동작전은 무산되었다는 뜻이다.
아마도 로슈자클랭이나 로베르 쉬르쿠프도 생사조차 알 수 없을 게 뻔하다.
당연히 브뤼에는 이 교전을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적은 왔고, 프랑스 함대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침통한 얼굴로 브뤼에가 명령했다.
“일단, 보아르네 상회에서 보내온 대포를 오리앙 전면에 상비하라.”
“그 폭발하는 대포라는 거,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조심히 다루도록. 어차피 우리 함에 넣을 딱 1백문 밖에 없다. 일종의 과시용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이른바 폭발하는 포탄이 있는 신병기 2백 문.
분명 놀랍지만, 따지고 보면 배 2대 정도를 장비시킬 수 있는 수량일 뿐이다.
무엇보다 애초에 포탄이 도달할지가 문제다.
해상전에서 포술의 정확도는 함선 운용 숙련도와 비례한다.
그야말로 고요히 떠 있는 영국 함대를 보다, 브뤼에는 이를 악물었다.
끊임없이 요동치는 바다 위에서, 저런 정숙성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운용 능력이다.
어쩌면 포탄 한 발도 적함에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브뤼에는 고개를 흔들며 명령을 재차 내렸다.
“곧, 해가 뜨면 교전이 시작될 거다. 각 함선에 경계를 취하도록 알려라. 적이 다가오면 모두 횡대로 맞이하도록!”
그때였다.
-쿵!
굉음에 브뤼에가 고개를 돌렸다.
“뭐지?”
바다 곳곳에서 포성이 울리고, 물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일순, 기함 함장 루크 카사비앙카가 달려와 부르짖었다.
“포격입니다! 적들이 전속 항해하고 있습니다. 아직, 해도 안 떴는데!”
야간 교전은 피하는 게 18세기 말 상식이다.
자칫 배가 암초에 부딪칠 수도 있고, 야간 사고가 벌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아직 새벽이긴 하지만 해는 뜨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국 함대는 먼저 기습적으로 돌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브뤼에가 온몸을 떨며 전율했다.
“실로, 대담한 자다. 넬슨이라고 했나, 적장이!”
일순, 저 멀리 밀어닥치는 영국 전열함선을 보다 브뤼에는 미간을 좁혔다.
“유진 장군의 말이 맞았군!”
저 멀리 아침 해가 새빨갛게 동편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나일 해전, 실은 알렉산드리아 해전이 시작된 것이다.
프랑스 지중해 함대에서 전열함 1대와 프리깃함 12척이 빠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