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9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93화(193/547)
(193) 유진이 로제타로 작렬탄을 들고 간다
곧 19세기가 다가오는 1797년, 아직도 정보는 사람이 직접 수집해야 한다.
그러나 오직 단 한 사람, 예외가 있다.
백은의 문자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유진은 본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
[적함 알렉산드리아 앞, 출현.]동시에 유진이 말했다.
“지금, 출격하죠.”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의 바다.
쇠락한 수준이 아니라, 아예 흔적만 남아 있는 유적지 앞바다에 프랑스 함대가 떠 있다.
그 위, 호루스 호에서 유진을 향해 아르망 샤일라 함장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지금 가도, 정말 되는 겁니까?”
“물론이죠, 샤일라 함장. 우리도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출발하는 겁니다.”
“차라리 영국 함대가 아직 오려면 멀었다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우리가 도착한 직후에 나타난다면, 그게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곳은 알렉산드리아 서쪽, 메르사 마트루다.
본래 프랑스 이집트 원정함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전열함 33척, 프리깃함 22척, 수송함 4백여 척.
그중에서 수송선 4백여 척은 모두 저 멀리 동쪽 다미에타에 있다.
한데 영국 지중해 함대를 맞이한 함선은 전열함 32척, 프리깃함 10척이다.
넬슨은 그 상황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수송선이야 피신시켰을 거고, 전열함은 20척 모으기도 힘든 비싼 물건이며, 프리깃함은 자주 폭풍에 흩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은 전열함 1척과 프리깃함 12척은 모두 메르사 마트루에 피신했던 것이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번영했던 항구지만, 지금은 흔적만 남은 장소.
허나 대규모 함대가 숨어서 잠시 정박하기에는 적당한 바다다.
이 함대의 실제 지휘를 맡은 자는 아르망 샤일라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일 해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적함을 격파하는 인물이다.
유진은 바로 이 인물을 골라 데려왔다.
서쪽 양동함대의 지휘관으로 삼기 위해서.
샤일라의 우려에 유진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
“상관없어요. 어때, 로베르. 해류는?”
문득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남자, 로베르 쉬르쿠프가 나서며 씩 웃었다.
“충분합뉘다! 이 시기에 남지중해의 해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합지요. 아침이 오기 전에 알렉산드리아 앞바다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요!”
그 뒤에는 역시, 온몸에 붕대를 휘감은 또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
바로 툴롱함대를 부르러 갔던 쉬르테 수장, 로슈자클랭 장군이다.
로슈자클랭은 면목없는 얼굴로 유진을 보다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주군. 만약, 저희가 툴롱 함대를 제대로 끌고 오기만 했다면······.”
유진이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정신차려, 로슈자클랭.”
“군법에 따라 달게 처벌받겠습니다.”
“헛소리 그만 하라고!”
로슈자클랭의 어깨를 쥐며, 유진이 눈을 번뜩였다.
“그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툴롱 함대 몰살은 내 책임이다. 내가 군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시원하겠어?”
역사에 몰타 해전으로 기록될 전투.
프랑스의 제2지중해 함대인 툴롱 함대는 전멸했다.
전열함 17척을 비롯해 귀중한 전력이 되었을 함선들이 소멸해 버린 것이다.
허나 구원군을 부르러 갔던 로슈자클랭과 쉬르쿠프는 살아남았다.
브린디시로 갈 수도 있었지만, 로슈자클랭은 바다 위에서 이집트를 선택했다.
마침 배가 부서져 오히려 가벼웠고, 덕분에 영국 함대보다 조금 빨리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름 아닌 이집트의 항구, 라시드로.
그 덕에 유진은 이런 또 다른 양동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된 셈이다.
문득 이폴리트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 도박에서 판돈 다 잃었다고, 죽을 수는 없는 거지.”
순간, 유진이 미친 듯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핫! 그래, 이번 원정은 모든 게 도박이지. 이집트 이동도, 정복도, 나아가 영국 함대와의 해상전도. 첫 번째 판은 넬슨이 이미 이긴 거야! 빌어먹을!”
“우와, 패배를 왜 이렇게 자신있게 말해? 우리 파트롱?”
“닥쳐, 이폴리트. 하지만 아직 겜블은 끝나지 않았어!”
유진은 격정적으로 샤일라, 쉬르쿠프, 로슈자클랭에게 소리쳤다.
“이제, 우리의 조커가 나갈 차례다. 전함대에 전해! 건방진 영국의 물개들을 사냥하러 간다고!”
일순, 샤일라가 선두로 거수경례를 취했다.
“위(Oui). 카피탄 보나파르트!”
영어 식으로 말한다면 이렇게 번역될 것이다.
예스, 캡틴 보나파르트.
동시에 전함대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급 전열함 호루스와 프리깃함 12척, 그리고 반파 되었지만 아직 운행 중인 툴롱 함대의 전열함, 헤르쿨레스다.
문득 호루스 함 위에서 전면을 주시하던 이폴리트가 뒤를 돌아보았다.
“참, 유진. 저 [괴물]은 작동하긴 하는 거야?”
유진은 뒤에 놓인 [괴물]을 돌아보다 콧방귀를 뀌었다.
“당연하지. 오직, 이 순간을 위해서 가져온 건데.”
대구경 작렬탄 대포, 통칭 [보아르네포]로 불리는 물건.
-쿠르릉.
그 대포가 파도의 요동에 밀려 쇳덩이 울음을 토했다.
방향은 로제타, 목표는 아부키르 만으로 향하는 함대 위에서.
***
그러나 유진의 예측보다 [나일 해전]은 더 빨리 시작되었다.
“회선하라!”
사실 후세에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가 나일 전투로 명명된 것은 이상한 일이다.
왜냐면 알렉산드리아는 나일강 하류보다도 서쪽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는 심지어 알렉산드리아 앞도 아니었다.
아부키르, 곧 알렉산드리아 서쪽으로 움푹 들어간 [만]이 전투 무대다.
초승달 형태의 만으로 영국 함대의 분견대가 일순, 치고 들어갔다.
동시에 전면에서는 기함 빅토리 호에 탄 넬슨이 명령했다.
“밀러에게 전해! 질러스와 골리앗을 배후로 추가로 보내라고!”
“제독, 지금 벌써 돌입 중인데 그걸 어떻게 전합니까?”
“깃발을 휘두르든 직접 가든, 어떻게든 하란 말이야!”
부제독 보울에게 후방 지휘관 밀러에 대한 명령을 무책임하게 던지며, 넬슨이 포효했다.
“우리는 정면으로 놈들의 전면을 향한다!”
빅토리 호를 중심으로 15척의 전열함이 정면 항진했다.
-쉬이익!
돛이 거세게 펼쳐지고 아침맞이 [해풍]을 받아 영국 함대가 밀려 들어갔다.
“프랑스 함대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갑니다!”
기함 함장, 에드워드 베리가 외쳤다.
넬슨은 외눈을 가늘게 떴다.
현재 구도는 이렇다.
프랑스 함대는 아부키르 만을 두고 전열을 펼쳤고, 전면에는 넬슨의 본대가 있다.
그 배후로 넬슨의 우현으로 사무엘 후드가 지휘하는 분견대가 쏟아져 들어간다.
여기에 밀러의 후위함대가 역시 좌현으로 돌고 있다.
바꿔 말하면 지금 프랑스 함대 함포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쪽은 넬슨의 본대다.
그것도 대포가 도열한 측면 정면으로 밀고 들어가는 중이다.
문득 부제독 보울이 달려와 소리쳤다.
“포격을 명령해 주십시오!”
“좀 더 기다려!”
“제독!”
넬슨은 아직 멀쩡한 오른손을 내저었다.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
보올도, 기함 함장 베리도 초조하게 넬슨을 쳐다보았다.
프랑스 함대가 미숙하다 해도, 어디까지나 영국군과 비교할 때 얘기다.
나아가 정면으로 배가 다가가는데 대포도 겨누지 않을 리가 없다.
포신이 움직이는 게 이쪽 함선에서도 보일 정도다.
정선 후 포격을 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때다.
“항구에서 대포가 움직입니다!”
문득 망루에 올라가 있던 선원의 외침과 함께 포성이 들려왔다.
-쾅!
빅토리 호, 바로 옆에서 포탄이 물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 넬슨이 탄성을 질렀다.
“프랑스 놈들이 제법 잘 준비했군. 해안포를 쏠 수 있다니. 하지만 사정거리가 짧아!”
“감탄할 때가 아닙니다. 놈들이 지금 포신을 우리 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빅토리 호가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이제, 포격을 준비해!”
해안포의 상황을 확인한 넬슨이 입가를 비틀어 웃었다.
“어차피 우리가 더 빨라.”
명령이 떨어진 순간, 영국 수병들이 일제히 대포에 달라 붙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포탄이 장전되고, 포구가 뱃전 밖으로 나왔다.
한 순간, 배가 재빨리 선회하며 옆면을 프랑스 함대 쪽으로 향했다.
-쉬익, 철컹. 키릭!
상대방, 프랑스 함대도 대포를 발사하려는 찰나 베리가 명령했다.
“부싯돌 점화!”
순간, 병사들이 일제히 포 점화구에 부싯돌로 불을 붙였다.
-치이익!
프랑스 함대의 대포와 영국 함대의 대포는 차이가 있다.
육군과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대포를 심지점화식을 사용한다.
시간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고, 숙련자가 아니라도 안정적인 포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은 좀 더 원시적이지만, 속도가 빠른 방식을 택한다.
부싯돌로 바로 불을 붙여 버리는 것이다.
-쾅! 쾅! 쾅! 쾅! 쾅!
가히 수십초 차이로 넬슨 본대의 포탄이 먼저 프랑스 함대를 직격했다.
“명중했다!”
“놈들의 포탄이 빗나갔습니다!”
“계속 쏴! 분당 1발이 나가도록!”
해상 속사 포격.
18세기 말, 영국함대의 최고 장기다.
프랑스가 최고 수준의 해군 포병이 2분에 1발, 에스파냐는 4분에 1발을 쏘지만, 영국은 1분에 1발이 가능하다.
최소한 해상 포격전에서는 영국이 절대적인 우위를 갖는 이유다.
“프랑스 함대의 중앙을 돌파해서, 후위와의 연계를 끊어야 한다!”
포격과 동시에 다시 넬슨 본대가 전속 전진하기 시작했다.
11자 대열을 갖춰서.
***
아직 작렬탄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대, 배가 불타는 이유는 간단하다.
화약고가 포탄에 맞았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화약은 불꽃을 일으키며 터지기 쉬워진다.
특히 대포에 쓰기 위해 미리 준비해놓은 흑색 화약은 더욱 그렇다.
지금, 프랑스 함대의 기함, 르 오리앙(더 오리엔트)이 처한 상황이 그랬다.
-쾅!
화약고가 터져 난리가 난 갑판 위에서 장교들이 달리며 외쳤다.
“물을 가져와!”
“불을 꺼라, 어서!”
“포탄이 쏟아진다! 맙소사!”
문득 기함 함장, 카사비앙카가 달려와 부르짖었다.
“제독! 놈들의 함선이 아부키르 만 내측을 돌고 있습니다!”
브뤼에가 식은땀을 닦으며 함선 배후를 돌아 보았다.
정면에서 밀어닥치는 넬슨 본대만으로도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그런데 어느새 영국 함대의 일부가 배후로 밀어닥치는 것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프랑스 함대는 아부키르 만에서 앞뒤로 영국 함대에 포위당한다.
갤리선으로 싸우던 중세 시대라면 모를까, 포격전이 벌어지는 근세에는 찾기 힘든 포위전이 펼쳐진 것이다.
문제는 영국 분견대가 돌고 있는 만은 해안 가까이, 곧 수심이 얕다는 거다.
“믿을 수가 없군, 저 수심에서 대체 어떻게 돌고 있는 거지?”
“그렇게 감탄만 하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알겠네. 후열의 빌뇌브와 강토움, 데크레는 뭘 하고 있나? 반격을 개시하라고 신호를 보내라!”
그러나 부관 마르탱이 달려와 비명을 질렀다.
“후방도 공격당하는 중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브뤼에는 함대 후열을 볼 수 있었다.
전면으로 전개한 본대로 따져보면 우측 날개에 해당하는 지점.
그렇지만 아직 전열에 따라 붙지 못한 후열 함대가 있다.
강토움, 데크레, 그리고 빌뇌브가 이끄는 함선들이다.
한데 머뭇거리며 전속력으로 다가오지 못하다, 어느새 영국 분견대의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때서야 브뤼에는 생각해냈다.
빌뇌브가 겁쟁이라고 평가했던 유진의 판단을.
순간, 카사비앙카가 소리치다 넘어졌다.
“이대로 가면, 우리 모두 끝장입니다. 제독! 으악!”
일순, 총성이 요란히 들려왔다.
-탕! 탕! 탕!
장교들이 놀라 고개를 들었을 때, 어느새 넬슨 본대 중 [뱅가드(선봉)]호가 밀어닥치고 있었다.
뱅가드 호의 선수에 선 영국 사격수들이 브라운베스 소총을 일제히 쏘아댔다.
문자 그대로 총격전이 해상에서 펼쳐진 것이다.
“맙소사, 머스킷이 닿는 거리인가!”
“우리도 맞서 쏴!”
“시, 신형 총 어딨어! 억!”
그때 총탄이 멍하니 서 있던 브뤼에에게 쏘아졌다.
-탕!
카사비앙카가 놀라 브뤼에를 붙들었다.
“제독!”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브뤼에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괜찮아.”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당장 치료하러 가셔야!”
“그럴 수가 없는 걸, 잘 알잖나?”
카사비앙카가 이를 악물며 제독을 억지로 옮기려 했다.
“일단, 제독이라도 사셔야 합니다! 엇!”
황급히 선실로 데려가려던 카사비앙카가 멈췄다.
영국 함대 너머, 연기가 자욱한 바다 저편에 뭔가가 보였기 때문이다.
코르시카 출신으로 바다에 익숙하고 시력이 좋은 카사비앙카가 서쪽을 가리키며 외쳤다.
“저기, 함대가 옵니다! 아군, 아니.”
문득 카사비앙카가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모로 꼬았다.
“영국 함대인가?”
분명 프랑스 전열함으로 보이는 일련의 함선들이 서쪽에서 밀어닥치고 있었다.
-펄럭!
기묘하게도, 영국 국기를 펄럭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