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19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195화(195/547)
(195) 나일의 승장, 넬슨이 죽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적을 이기는 방법이 뭘까?
-쾅! 쾅! 쾅!
포격이 마치 노래하듯 서로 오간다.
유진 양동함대도 일제히 대포를 쏘아댔다.
비록 프리깃함 위주의 함대라고 해도, 2척이 하나처럼 움직이면 최소 100문의 대포가 된다.
물론 영국 함선들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양동함대 특유의 이점이 있었다.
늦게 도착했다는 거다.
때문에 침착하게 외곽에서 포격을 쏘며 진입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유리한 구도임에도 유진 함대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
문득 배멀미에 비틀거리던 이폴리트가 혀를 내둘렀다.
“맙소사, 이 상황에서 재포위를 하다니. 저게 배야, 말이야?”
마치 기마라도 몰 듯, 후위 지휘함장 밀러가 배를 몰아치고 있었다.
현재 아부키르 만 서편, 프랑스의 좌현이자 영국의 후위 대열은 이렇다.
밀러와 후드, 웨스트콧이 지휘하는 전열함 10척이 프랑스 좌현을 직격했다.
그 상황에서 유진의 프리깃 양동함대가 서쪽에서 밀고 들어왔다.
그런데 후위 지휘함장, 밀러가 이 상황에서 반대로 유진 함대를 재포위하며 다가온다.
실로 놀라운 함선 운행 솜씨가 아닐 수 없다.
그 순간, 굉음이 일었다.
-콰르릉!
로슈자클랭, 쉬르쿠프, 샤일라가 놀라 소리쳤다.
“뭐야, 대체!”
“중앙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저, 저거?”
“오리앙 호입니다! 맙소사, 브뤼에 제독!”
유진도 경악해 화염이 솟구치는 곳을 보다 물었다.
“브뤼에는 마리 루이즈 호에 탄 거 아니었나?”
“아닙니다. 이번 해전에서는 마리 루이즈 호는 후방에 있습니다. 오리앙 호가 브뤼에 제독이 탔던 배입니다.”
“맙소사.”
유진이 비틀거리며 뱃전을 잡았다.
적함이 언제든 총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호루즈 선상도 결코 안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유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를 악물며 전열함을 노려 보았다.
순간, 유진의 손이 뱃전을 후려쳤다.
-텅!
모두가 흠칫 놀랄 찰나, 유진의 목에서 절규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준비했는데, 대체 왜!”
브뤼에가 죽었다.
툴롱에서 구했고, 카르텔을 함께 했고, 코르시카를 점령하는 수훈을 세웠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브뤼에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도 몰랐던 게 아니다.
해서, 영국을 교란시키고, 신병기를 투입하고, 심지어 양동작전까지 펼쳤다.
그럼에도 브뤼에의 기함, 오리앙이 불타오르는 중이다.
아부키르 만이 시뻘겋게 물들 정도의 거대한 화염덩어리가 된 채로.
문득 유진의 어깨를 누군가 붙들었다.
붕대를 휘감은 갈색 피부의 남자, 로슈자클랭이었다.
“파트롱. 이러실 때가 아닙니다.”
“······알고 있어. 포격 시작해.”
“예. 샤일라 함장, 전력으로 쏘아 주시오!”
샤일라가 이를 악물다 함포 포대 쪽으로 달려갔다.
“알겠습니다! 전 함대! 이것은 복수다, 브뤼에 제독의 핏값을 갚게 해주자!”
눈에 핏발을 세운 호루스 수병들이 대포에 달라 붙었다.
호루스도 1급 전열함.
게다가 100문의 대포 전부가 신형포로 구성된 상태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고는 선수에 설치된 포, [대구경] 보아르네식 후장식 작열대포다.
대구경 대포의 포문이 전면을 향했다.
-끼익, 끼익, 끼익!
샤일라의 포격 명령이 떨어졌다.
“쏴라!”
일제히 1백 개의 포탄이 허공을 날아 쏘아졌다.
-쿵! 쿵! 쿵!
본래 포격 속도는 영국 함대가 훨씬 빠르다.
허나 갑작스러운 일격, 영국 깃발 때문에 일어난 오인 혼동, 여기에 호루스 함의 숙련도가 더해졌다.
실로 간발의 차로 호루스의 포격이 먼저 [장엄호]를 직격했다.
-쾅!
장엄(마제스틱) 호가 터져 나가는 광경이 해상 위로 펼쳐졌다.
“격중했다!”
“포탄이 뱃전 자체를 파괴했어. 저걸 봐, 폭발이야!”
“어, 저거. 드러난 구멍을 봐! 화약고 같은데?”
그 순간, 유진이 대구경 대포에 달라붙었다.
“내가 직접 쏜다!”
백은문자의 알림이 떠오른다.
적 함장, 웨스트콧.
프랑스 전열함 3척을 이미 부숴버린 자다.
유진은 대포의 포신을 돌리다, 심지에 불을 붙였다.
-쉬익, 쾅!
거센 반동과 함께 포탄이 허공을 날아 장엄호의 화약고를 때렸다.
-콰르릉!
방금 전, 저 멀리 알렉산드리아 앞에서 펼쳐졌던 광경이 똑같이 재현되었다.
장엄호가 폭발하고, 그 서슬에 옆에 있던 열광(질러스)호까지 휘말린 것이다.
영국 선원들이 저마다 바다 아래로 뛰쳐드는 광경을 차갑게 보다, 유진이 명령했다.
“전속 전진! 목표는 단 하나다!”
18세기 말,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명장이 두 명 있다.
육지에는 나폴레옹, 바다에는 넬슨.
이 두 사람을 이길 방법은 뭘까?
유진은 알고 있다.
죽이는 거다.
“빅토리 호다!”
호루스 호를 필두로 13척의 양동함대가 중앙 돌파를 시작했다.
***
알렉산드리아 앞, 빅토리(승리)호도 전속 전진 중이다.
“적 기함이 부서졌다! 이대로 전열을 돌파해서, 적들의 후위를 철저히 격멸한다!”
넬슨은 호탕하게 웃으며 외쳤다.
사실 넬슨도 그리 멀쩡한 상태는 아니다.
만약 원거리 포격전만 벌였다면, 아무런 피해도 없었을 것이다.
허나 돌파전을 불사했기에 빅토리 호도 이곳저곳이 파손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넬슨도 피격되어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문득 역시, 머리에 붕대를 휘감은 부제독, 보올이 물었다.
“제독, 우리 쪽 후위에 있는 적군 양동함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게 뭐! 어차피 프리깃함 위주의 함대야. 저들은 후드와 밀러를 돌파하지 못해!”
“알겠습니다! 빅토리, 오리온, 테세우스! 적함 후위 대열을 섬멸한다! 깃발 신호를 보내라!”
문자 그대로 전위대로 기함이 나선 셈이다.
-펄럭! 펄럭! 펄럭!
빅토리 호에서 기수가 수기 신호를 보낼 찰나, 반대편에서는 강토움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맙소사! 온다, 적 함대가!”
프랑스 지중해 함대는 이번 해전에서 효과적으로 싸우지 못했다.
당장 주요 함장인 강토움, 데크레, 그리고 빌뇌브가 모두 아직도 후열에 있는 상태다.
왜?
영국함대가 너무 빠르고, 혁신적이며, 무모했기 때문이다.
일단 프랑스 함대 쪽은 당연히 전통적인 전열을 갖췄다.
한데 영국 함대는 어처구니 없게도 이중 포위전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본래 이런 전법을 쓰면 전열 포격에 휘말려 전멸하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속사와 충격 전술로 영국은 이 무모한 작전, 곧 [넬슨의 터치]를 성공시켰던 것이다.
이 상황을 후열에서 보았던 자들 중, 빌뇌브가 있었다.
후일 원역사에서 트라팔가에서도 결국 도주해 살아남는 자다.
“피해야 해.”
“빌뇌브! 뭐하는 건가! 거기서 왜 움직이지 않아!”
“이대로 가면 전부 전멸한다. 어쩐다?”
강토움이 비명을 지르고, 데크레가 얼결에 맞서는 와중이다.
그러나 빌뇌브는 망설이다 결심했다.
도망치기로.
원역사에서도 나일 해전에서 빌뇌브가 저지르는 짓이다.
“그래, 피하는 게!”
그때 빌뇌브의 후위로 갑자기 전열함 1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슈우욱!
깜짝 놀란 빌뇌브가 뒤를 돌아보았다.
설마 영국 전열함이 밀어닥친걸까?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예측하지 못한 전열함은 맞았다.
본래 죽은 브뤼에 제독이 운영하던 전열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마, 마리 루이즈 호? 대체 누가?”
마치 유령전함을 보는 듯 빌뇌브가 떨고 있을 순간, 마리 루이즈 호 선상에 누군가 섰다.
“나요, 빌뇌브 함장!”
루이 조세프 카파렐리 드 팔가, 곧 외다리 장군이 그곳에 서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카파렐리는 육군이란 거다.
기가 막힌 빌뇌브가 고함쳤다.
“아니, 카파렐리 준장. 당신이 왜 여기 있소?”
“난, 본래 해군 출신이오! 우리 집안도 그렇고. 후방 독전대를 맡아 이곳에 왔소!”
“독전대라고?”
카파렐리가 눈을 번뜩이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렇소! 설마 도망치시려는 건 아니겠지, 빌뇌브 함장!”
빌뇌브는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원역사에서 빌뇌브가 도망치는 진짜 이유는 정말 패배했기 때문이다.
오리앙 폭파를 시작으로 완전히 전열이 무너져 싸울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방을 돌아보던 빌뇌브가 이를 악물었다.
아직 양동함대를 중심으로, 교전이 벌어지는 와중이다.
이 상황에서 도주한다면, 보나마나 본국에 돌아가서 전패의 책임을 뒤집어쓸 판이다.
“그럴 리가 있나! 비, 빌어먹을. [기욤 텔] 호! 전속 전진!”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진을 지시하던 빌뇌브가 하늘을 우러러 한탄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끝장이야! 응?”
아직 싸우고 있다는 거지, 이기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또한 넬슨의 전술 실력은 이미 뼈저리게 본 뒤다.
해서, 완전히 빌뇌브가 절망한 채 돌격할 찰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빌뇌브의 시야에 들어왔다.
“뭐야, 저게.”
문자 그대로 [폭발]이 전면에 펼쳐지고 있었다.
-콰아앙!
바야흐로 보아르네포 1백문이 발사되는 순간이었다.
***
거센 충격이 빅토리 호를 뒤흔들었다.
“뭔가, 방금 폭음이!”
넬슨이 비틀거리며 배의 기둥을 붙들었다.
사실 넬슨은 해군 명장의 명성과 별개로, 뱃사람으로서는 이류다.
배멀미를 심하게 겪는다는 게 그중 하나다.
지금도 계속 선회를 하다 현기증이 났을 때, 포격을 맞이한 것이다.
문득 기함 함장 베리가 달려와 보고했다.
“포격을 맞았습니다, 제독 각하!”
“나도 알아! 그게 아니라, 지금 이건 단순한 피탄 상황이 아니야! 폭발이다!”
“예? 하지만 후미에는 화약고가 없는데······.”
넬슨이 고개를 세차게 젓다, 눈을 부릅떴다.
“지금, 포탄이 터지고 있어?”
사방 곳곳에서 폭발하는 포탄이 작렬하고 있었다.
-콰릉! 콰릉! 콰르릉!
잘 조준된 일점포격은 아니다.
오히려 문자 그대로 사방으로 쏘아대며 속행하는 모습이다.
보통은 이렇게 분산된 포격은 그만큼 위력이 약해 공격효과가 매우 적다.
그러나 포탄이 닿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니 상황이 달라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선체가 곳곳이 부서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오리온, 그리고 태세우스가 반파되는 모습을 보다 부함장 보울이 중얼거렸다.
“저놈들 그 뭐냐, 육군에서 쓰는 ‘폭발탄’이라도 쓰는 거 아닙니까?”
“말도 안 돼. 그건 사정거리가 짧아! 게다가 자칫 중도에 터져 버린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데요!”
전방을 뚫어져라 주시하던 넬슨이 긴급히 명령했다.
“배를 회선해서, 돌진하라.”
“예?”
“베리, 내 말 안 들리나! 놈들에게 사정거리를 주면 안 돼!”
넬슨은 외눈에 핏발을 세우며 악을 썼다.
“그래야, 피탄 없이 오히려 우리 쪽에서 포격을 가할 수 있다!”
처음부터 화력은 영국해군이 열세였다.
그럼에도 지금껏 프랑스 지중해 함대를 농락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기동력 때문이다.
그야말로 쾌속 항해로 넬슨의 빅토리 호가 프랑스 전열함을 향해 달려들었다.
호루스, 이집트 [신왕]의 이름을 지닌 배를 향해서.
-쉬이익!
그때 넬슨이 선수에 선 소년을 보다 눈을 크게 떴다.
“응? 잠깐, 저 녀석.”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얼굴이다.
하지만 누군지는 모르겠다.
문득 소년의 눈이 넬슨과 마주쳤다.
“미스터 넬슨!”
소년, 유진이 호루스 호의 선상에서 외치는 순간, 넬슨의 기억이 8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설마, 그때 그 꼬마?”
모친을 구하기 위해 대서양에 뛰어들던 소년.
소년과 치렀던 모험은 넬슨에게도 인생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귀부인을 구하기 위해 거대한 대양을 건넜고, 노예반란군에게서 구했으며, 해적과 싸워 이겼다.
그야말로 옛 전설의 무훈담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 아닌가.
한데 이집트 앞에서 저 소년과 만나게 되었을까?
-탕!
넬슨은 눈을 파뜩 떴다.
“이건, 대서양에서 구함 받은 빚의 대가다!”
총탄이 넬슨의 오른 귀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유진은 어느새 넬슨을 겨누고 있었다.
마탄의 사수(프라이슈츠).
그게 유진의 별명이란 사실은 넬슨은 미처 모른다.
허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다시 만난 옛 어린 친구는 이제 넬슨의 적이다.
-탕!
다시, 총탄이 왼쪽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건, 우리 어머니가 보내는 답례 인사다!”
“맙소사, 꼬마! 네가 정말 해군이 됐구나! 놀랍군!”
“닥쳐!”
넬슨은 전장에서 적에게 반가워 할 만큼 대담한 남자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타입은 아니었다.
유진이 지금, 동료 브뤼에의 죽음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보아르네식, 뇌홍식 권총을 겨누며 유진이 외쳤다.
“이건, 브뤼에와 오리앙 호의 복수다!”
황급히 달려온 기함 함장, 베리가 넬슨을 잡아채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 날아온 것은 총탄이 아니었다.
포탄이 넬슨이 있던 선수를 날려 버렸다.
-쉬익, 쾅!
저 멀리 튕겨나간 베리를 제쳐두고 부제독 보올이 달려왔다.
“제독!”
넬슨은 멍하니 자신의 허리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반신이 뜯겨나간 듯 엉망이다.
고통이 지극하면 오히려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문득 넬슨이 쓴웃음을 머금다, 보울에게 일렀다.
“보올, 지휘는 그대가 맡아라.”
“제독, 닥치고 의무병을!”
“이미 끝났어. 신형포는 저 배만 있는 것 같으니, 피해서 다른 배를 부숴라. 그리고 후퇴하도록.”
넬슨의 외눈에 다시 멀어져 가는 호루스 호의 선상이 보였다.
소년, 유진의 모습이 흐려진다.
대서양을 호기 하나로 건너던 8년 전이 떠오른다.
그때는 참 좋았다.
넬슨에게도, 유진에게도.
“하, 그때 그 꼬마가 저렇게 컸군. 이거, 아쉬운데. 술 한 잔 못해본 게. 으윽, 배에 들이붓지는 말고!”
황급히 럼주를 갖고 와 상처에 들이붓는 베리를 타박하다, 넬슨이 허공에 속삭였다.
“엠마, 그대에게 키스를. 당신 남편보단 내가 잘한다고.”
서기 1797년 9월 11일.
넬슨이 나일에서 이기고,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