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0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01화(201/547)
(201) 이제 수에즈 항구를 세워볼까
마치 독립하기라도 한 듯, 환호성이 하늘을 찌른다.
-와아아!
이곳은 카이로, 정확히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 이집트 속주의 정청이 있던 도시다.
나아가 본래 지배자는 동유럽 출신 무장군인 세력인 맘루크 군사귀족들.
그러니 보통 이곳에서 군대를 맞이하며 환호한다면, 투르크 제국의 승리나 맘루크의 승전을 축원하는 행사다.
하지만, 지금 이집트 카이로 60만 시민이 환호하는 대상은 하나다.
프랑스 이집트 원정군, 그중 드제 사단이다.
“프랑크 만세! 미스르 만세! 투르크여, 저주받을 지어다!”
“마침내 미스르 땅이 해방되었다!”
“오늘은 빵 전부 공짜요! 하하핫! 프랑스 군인들에게 커피도 공짜로 드리지!”
선두에 선 프랑스 후사르, 라살 준장이 모자를 흔들며 외쳤다.
“좋아! 그럼 미녀와 같이 커피를 마시지!”
환호하는 시민들을 구경하다, 이폴리트가 시타델 카이로 위에서 입맛을 다셨다.
“어째 축제에 술이 없냐, 참.”
간만에 흑색 장군 예복을 입은 유진이 힐끗 이폴리트를 보다 대꾸했다.
“여긴 이슬람교가 지배하는 세상이잖아. 콥트 교도들이 모여 사는 곳에선, 술 마실 수 있다더군.”
“그쪽에나 가야겠는데? 참, 유진 너도 갈 거지? 흐흐흐. 콥트 교도들 사이에도 미녀가 많더라고.”
“이폴리트,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는 못 놀아.”
가볍게 유진이 이폴리트에게 손짓하며 걸음을 옮겼다.
“개선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특히, [시제품]을 함께 보여야 하거든.”
이폴리트가 투덜대며 유진의 뒤를 따라 사라질 찰나, 두 여자가 복도 그림자 뒤에서 나타났다.
둘 다 청색 군복에 적십자의 마크를 단 게 이색적인 모습이다.
바로 성 요한 기사단 산하 간호부대, 장교들이다.
“어머나, 우리 장군님들은 쉬지도 않나 보네요? 마르소 ‘여단장’님?”
“우리도 못 쉬어요. 보나파르트 ‘대령’님. 오늘 축제 기간에 환자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자칫, 전염병이 발발할 수도 있고.”
“하긴 여긴 페스트가 가끔씩 창궐한다고 했죠? 근데, 우리 쥐 잡는 강아지는 어디 갔더라?”
‘보나파르트’ 대령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아볼 찰나다.
-컹! 컹컹! 컹컹컹!
새하얀 털복숭이 개가 뛰쳐 나와 보나파르트 대령, 그러니까 ‘폴린’에게 달려들었다.
폴린은 키득 웃다 잽싸게 개를 껴안아 들었다.
바둥대는 개를 보며, ‘안젤리크’ 마르소 여단장이 환성을 터뜨렸다.
“꺅! 귀엽네요. 어디서 난 거예요?”
“몰타 기사단에서 얻어 왔어요. 몰타 섬 특산 강아지래요. 쥐를 참 잘 잡는다던데요? 주로 배에서 쓴다고 했어요.”
“이런 깜찍한 애가 쥐를 잡는다구요? 참, 안 어울리네. 어머.”
그때 폴린의 품에서 튕겨 나간 ‘몰타’ 강아지가 복도 한쪽을 향해 달렸다.
-슉!
실로 순식간에 강아지는 복도를 달리던 쥐를 물어 잡아챘다.
배와 같은 좁은 곳에서도, 충분히 솜씨를 발휘할만하다.
황급히 폴린이 몰타 강아지를 따라갈 찰나였다.
복도 끝, 계단 아래 뭔가를 보고 있던 유진이 깜짝 놀라는 모습이 보였다.
개가 쥐를 잡아서가 아니라, 개를 알아본 눈치다.
“뭐야, 말티즈?”
폴린이 쥐를 잘 잡은 ‘몰타’산 강아지, ‘말티즈’를 살짝 안아 올리다 웃었다.
“응? 알아? 참, 너희 집도 강아지 많이 기르지?”
“아니, 내가 아니라 어머니가 기르는 거지. 그리고 그 녀석은 [퍼그]라서 별로 귀엽지도 않아. 사람을 잘 물고.”
“얘는 어때? 키울만하지 않아?”
폴린의 가슴팍에 안긴 말티즈를 보다, 유진은 쓴웃음을 버금었다.
“글쎄, 말티즈는 참을성이 없는 종인데. 뭐, 쥐는 잘 잡겠지. 한참 배를 타고 가야 하고.”
그러니까, 털이 복슬복슬한 이 강아지는 현대의 유명한 견종, [말티즈]의 조상쯤 된다.
몰타 섬에서 시작된 견종이라 이름이 말티즈로 붙었다.
참을성이 별로 없는 걸로 유명하지만, 쥐는 잘 잡는 모양이다.
-으르르!
그때 말티즈를 쓰다듬던 폴린이 말티즈와 함께 유진을 쏘아보았다.
“너, 혼자 갈 생각 하지 마.”
“무슨 말이야, 그게?”
“혹시 먼저 가 버리면, 난 또 밀항하거나, 아니면 추격할 거야. 다 알아, 너 회군 계획 세우는 거.”
그 순간 유진이 뒤에 서 있던 부관을 노려보았다.
“또, 너냐. 이폴리트?”
이폴리트는 기겁해서 손을 내저었다.
“무슨 소리야? 난 절대로 군사기밀은 누출시키지 않아!”
그때 유진과 폴린, 말티즈를 재미있게 구경하던 안젤리크가 멋쩍게 웃었다.
“죄송해요, 저예요.”
유진은 낯을 잔뜩 찡그렸지만, 이쪽에는 화를 낼 수가 없다.
일단 아무리 마르소가 유진의 아래라도, 어쨌든 손윗사람인데다 나름 ‘형’ 같은 존재다.
무엇보다 안젤리크는 그 참혹한 방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회군작전]은 현재 이집트 원정군 최고 군사기밀이다.
아직 사령관과 사단장급만 알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간호부대 임시 여단장이라지만, 부인에게 말한 셈이다.
“마담 마르소. 설마 남편이 알려줬습니까?”
“그게, 프랑수아가 혹시 본국에 돌아가고 싶냐고 해서······. 하지만 난 절대로 옆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죠.”
“정말 마르소도 진짜, 기밀의식이 없군요.”
그 순간 폴린이 코웃음을 치며 유진의 코를 눌렀다.
“그러니까, 날 빼놓고 갈 생각하지 마. 근데 저건 뭐야?”
유진이 자신의 뒤에 있던, 거대한 흑색 쇳덩이를 돌아보다 피식 웃었다.
“뭐, 오늘 퍼레이드를 장식할 물건이지. 설계도는 봤지?”
순간, 폴린은 눈을 반짝였다.
바로 설계도로만 봤던 [증기자동차]였기 때문이다.
***
물론 이 모든 환호에는 이유가 있다.
“와, 무슨 파리에 온 줄 알겠습니다. 왜 이렇게 떠들썩하죠?”
가장 선두에 서서 환호를 만끽하는 라살 준장과 달리, 드제의 부관 생시르는 의문부터 품었다.
이곳은 이집트고, 승리자는 프랑스인데, 왜 카이로 시민들이 환호할까?
당연하게도 얻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드제가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말을 몰며 답했다.
“모르셨습니까, 생시르 장군? 이번 전투에서 이기고 나면, 기존 맘루크 보유 자산을 이집트 인들에게 환원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전부 환원하지야 않겠지만요.”
“헉, 그럼 우리는 뭘 얻게 됩니까? 그렇잖아도 병사들 사이에서 전리품 반환 명령 때문에 말이 많은데요?”
“이번에 투르크 병사들에서 빼앗은 전리품은 굳이 반환하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또한.”
문득 드제가 빙그레 웃으며 낮게 일렀다.
“아마, 3년 후 시점부터 이곳에서 걷게 될 [세금]에서 병사들 봉급이 나가겠지요. 그때까지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습니다만.”
3년 면세 선언.
분명 프랑스 원정군에는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었다.
그중 상당 부분을 보아르네 이탈리아 방크가 댔다는 사실, 드제도 조금은 안다.
물론 알루미늄 은화라는 새로운 [화폐]를 창출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다.
대체 이번 원정의 손실을 어떻게 메꾸려 들까?
나아가 이곳에 주둔하게 될 프랑스 군은 무엇으로 군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드제의 상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낯익은 얼굴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군! 승전을 축하드려요! 이기실 줄 알았어요!”
바로 파이윰의 하렘에 있어야 할, 드제의 애인 카프카스 미녀 예나다.
“아니, 예나. 여기까지 어떻게 온 겁니까?”
“그야 프랑스 사령부에서 사람을 보내줬죠. 프라이슈츠? 그 소년 장군이 지시했대요.”
“이런, 배려는 고맙지만 조금 곤란하네요.”
예나가 건네는 꽃다발을 받다, 드제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무리 이곳이 프랑스가 아니라도, 하렘을 만들었다는 게 썩 좋은 평을 받을 리는 없다.
주위에 있던 드제의 사단병사들도 뜨악한 얼굴이 되었다.
순간, 이런 상황에서는 눈치가 빠른 생시르가 먼저 소리쳤다.
“푸하핫! 우리 하렘 술탄님께서 가신다! 다들 길을 비켜라!”
그러자 연애의 나라, 프랑스 출신 군인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이야, 남자의 로망을 실현 시키셨구만!”
“좋을 때다. 장군 나이가 내 아들뻘이었나?”
“어이쿠, 상사님. 그렇게 나이가 많으셨습니까? 하하핫!”
다시, 쓰게 웃던 드제가 예나를 말 뒤에 앉히며 프랑스어로 생시르에게 일렀다.
“아무래도, 우리 참모장이 해전에서 죽은 수병들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군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렘 미녀요?”
“아뇨, 그게 아니라. 육군에서는 사상자가 거의 없지만, 해군은 3분의 1 이상이 전사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더욱 퍼레이드를 신경 쓴 모양입니다.”
60만 시민 거의 대부분이 나온 퍼레이드다.
꽃을 뿌리는 시민들이 수도 없이 많다.
프랑스 군인들도 모두 정복 차림이라, 전투의 흔적을 찾아볼길 없는 위풍당당한 행진이다.
여기에 사령관을 빛낼 하렘의 미녀까지 덧붙였으니, 시선을 끌기 딱 좋다.
생시르가 고개를 끄덕이다 이번에는 갸웃거렸다.
“그렇군요. 어, 저기 사령관이 보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게?”
사령관, 오슈의 옆에서 뭔가 거대하고 시커먼 물체가 튀어 나왔다.
-쿠르릉!
새카만 연기를 뿜어내는 기물의 위, 유진과 폴린이 있었다.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엉뚱하게도 폴린 쪽이다.
커다란 원형의 손잡이를 쥔 폴린이 비명을 질러댔다.
“꺄악, 이게 대체 뭐야! 왜 이렇게 세!”
“누가 너보고 운전하래, 폴린! 거기 브레이크 밟아, 브레이크!”
“이거야?”
그 순간 유지도 비명을 질렀다.
“그건 엑셀이라고!”
한 순간 기마들이 흩어지고 라살조차 기물을 피했다.
-끼이익!
드제의 기마 바로 앞에서 멈춘 기물을 보다, 드제가 어안이 벙벙해 물었다.
“어, 이게, 대체 뭡니까? 참모장?”
커다란 삼륜의 바퀴가 보인다.
뒤에서 뿜어지는 검은 연기는 굴뚝에서 나오고 있다.
아마도 석탄을 뗀 것 같은 연기인데, 형체가 아주 크다.
유진이 식은땀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휴, 증기 삼륜자동차입니다. 하마터면, 최초의 교통사고 사망 승장이 되실 뻔했군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썩 좋지는 않은 일이겠군요.”
“어쨌거나 축하드립니다. 장군.”
문득 유진이 드제를 보며 싱긋 웃었다.
“회군 멤버가 되신 걸.”
그 말에 드제가 눈을 반짝였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그 증기자동차라는 거, 계속 운전하실 겁니까?”
회군멤버가 된 것은 실로 바라던 바다.
그러나 이 [증기자동차]라는 기물은 뭔가 위험해 보인다.
사실 유진도 똑같은 생각이라 치우라 명령할까 고민하는 표정이 되었다.
그런데 자동차에 재미가 들렸는지, 폴린이 손잡이를 잡아챘다.
“당연하죠. 자, 내가 다시 운전할 거야!”
“폴린, 운전대 못 넘겨?”
“싫어!”
폴린은 이번에는 아주 능숙하게 [핸들]을 돌려 회전하기 시작했다.
-쿠르릉!
그때까지 멍하니 [기물]을 보던 시민들과 병사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와아아!
서기 1797년 10월 23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삼륜 증기자동차.
최초의 여성 드라이버로 폴린 보나파르트가 기록된 날이었다.
***
아직 퍼레이드 끝에서 개선장군과 참모장을 기다리는 장군들도 있다.
“젊은이들은 좋겠어. 이럴 때도 연애질이라니.”
퉁퉁한 볼을 튕기며, 클레베르가 투덜거렸다.
어쨌거나 유진과 폴린의 사이가 심상찮다는 것은 이집트 원정군에서는 다 아는 얘기다.
물론 유진의 연인이 마리라는 사실을 아는 오슈는 다른 의미로 킬킬대다 되물었다.
“꼭, 순결하게 사시는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클레베르 장군?”
“아니, 나야 홀몸으로 오지 않았소. 사령관. 부인과 같이 오신 분하고는 다르지. 참, 벌써 임신하셨다던가? 축하드리오.”
“하하하! 감사합니다. 밤에는 아주 열정적으로 살고 있지요.”
아내와 열정적인 밤을 보내는 장군, 오슈는 이곳에서 새로운 애인을 만든 클레베르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회군하실 겁니까?”
클레베르가 눈을 굴리다 입가를 틀었다.
“언제까지고 머물 수야 없겠지. 누군가 교체 멤버가 와야지.”
“그건 그렇죠.”
“하지만 기왕 점령한 거, 제대로 통치기반을 만들고 싶은 것도 사실이야. 그 피라미드도 제대로 연구해보고 싶고.”
물론 애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머물겠다는 것은 아니냐고 오슈는 묻지는 않았다.
“프리메이슨 롯지를 만드셨더군요. 그래서 그러신 겁니까?”
클레베르가 눈썹을 치뜨다 순순히 털어 놓았다.
“뭐, 그렇지. 라파예트 총재의 지령도 있었다네.”
“그럼, 이집트에 남으시겠군요.”
“오, 사령관은 돌아갈 것처럼 얘기하네? 여기 가장 남을 사람이 사령관 아니야?”
오슈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내도 임신했으니, 당분간은 그렇죠. 그래서 말입니다만.”
사실 오슈도 안다.
프랑스 이집트 원정군에서 누군가는 이곳에 남아야 한다.
왜냐면 이토록 돈을 쏟아부은 이상, 본전을 뽑을 때까지는 주둔군이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상황은 프랑스의 이집트 영구통치가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령관이 남는 게 맞다.
한데, 남게 된다면 원정군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애초에 왜 원정군이 이곳에 왔을까?
영국의 인도 무역을 끊고, 프랑스가 인도 무역을 다시 재개하기 위해서다.
“피라미드는 좀 나중에 연구하셔야겠습니다.”
“내가 정복하러 가야 할 땅이 있었나? 혹시 사막?”
“나일강 상류도 정복해야 하긴 하지만, 장군께서 맡아주실 일은 정복이 아닙니다.”
퍼레이드가 일어나는 방향, 그러니까 동쪽을 보다 오슈가 빙그레 웃었다.
“우리 원정의 진짜 목표, [수에즈 항구]를 만들 시간이 왔습니다, 장군.”
저 멀리 유진이 폴린과 다투며, 증기자동차를 몰고 다가오고 있었다.
드제를 비롯한 승리 멤버, 혹은 회군 예정 멤버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