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0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05화(205/547)
(205) 1798년, 오슈를 이집트 총독으로 옹립하다
서기 1798년의 새해가 밝았다.
-뎅! 뎅! 뎅!
요란한 종소리가 카이로 시내 전체에 울린다.
귀에 익은 교회 종소리와 다른 모스크의 종소리에 유럽인들은 깜짝 놀랐다.
이집트를 정복한 지 벌써 반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소리다.
문득 라부아지에가 턱을 쓰다듬다 물었다.
“저거, 교회종이 아니라 [무아짐]이지?”
“예, 무슬림들이 절하는 거 보면 확실합니다.”
“이럴 때는 뭐라더라? 존중하며, 조용히 해야 했나?”
이폴리트가 군화를 조심스럽게 밟으며 속삭였다.
“최소한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겠죠? 흐음.”
하루 다섯 번, 메카를 향해 절하는 시간.
모든 무슬림이 그때만은 카펫을 펼치거나, 바닥에 앉아 절을 올린다.
이는 본래 예배를 올려야 하는 율법을 간소화한 절차다.
나름 중세에는 합리적인 제도였지만, 이제는 효율을 떨어뜨리는 의식이 되어버린 기도랄까.
특히 방금 시킨 일을 하다 멈춰버린 무슬림 조수를 보며, 라부아지에는 혀를 찼다.
허나 정복지에서 피정복민을 자극하는 것만큼 나쁜 게 없다는 것 정도는 그도 안다.
문득 라부아지에가 실험실 주위에서 예배를 올리는 조수들을 보다, 이폴리트에게 물었다.
“무슈 샤를, 한데 혹시 프랑스 소식은 온 게 없나?”
“그걸 왜 제게 묻습니까, 라부아지에?”
“아니, 내가 출발하자마자 아파서 앓아누웠잖나. 해서, 원정군 사람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어. 정보를 들을만한 구석이 자네밖에 없다네.”
본래 라부아지에는 프랑스 최고 화학자이자, 나아가 오백인 의회 의원이기도 하다.
게다가 유진의 보아르네 카르텔에서 상징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라부아지에는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낯선 풍토와 오랜 여행에 그만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간신히 털고 일어났을 때, 이미 전쟁은 끝난 뒤였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라부아지에가 할 일은 많아졌다.
당장 시멘트 제조부터 각종 공장 설립, 인쇄기 도입까지 라부아지에가 손대지 않는 일이 없을 정도다.
총기공 폴리나 기구부대장 콩테가 도왔는데도 무척 바빴다.
무슬림을 조수로 맞이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만약 프랑스에서 보조 인력을 더 보내왔다면, 훨씬 일이 쉬워졌을 터다.
때문에 라부아지에가 프랑스 [통신선]에 대해 묻게 된 거였다.
이폴리트는 주위를 살피다,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게, 우리 쪽에서 보낸 배는 있는데, 돌아온 배가 최근에는 없습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지?”
“소식이 끊겼다구요. 뭐, 대강 짐작은 갑니다. 전황이 안 좋겠죠. 코르푸 라인이 간당간당하다는 소리인데.”
알렉산드리아에서 동지중해로, 그리스 서부 코르푸 섬으로 가는 항로.
이른바 [코르푸 라인]이다.
이집트에 도착한 직후, 피라미드 승전 이후, 그리고 넬슨 사살 후 3번 배가 출발했다.
처음 두 번은 일단 회신이 돌아왔다.
허나 피라미드 이후로는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다.
특히 폴린의 밀항 때문에 난리가 났을 텐데도, 보나파르트 일가의 서신조차 오지 않은 상태다.
물론 덕분에 유진에게 ‘마리’의 소식도 전해지지 않은 건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때 잡상에 빠져 있던 이폴리트의 상념을 라부아지에가 깼다.
“그게 말이 되나? 보나파르트 장군, 그러니까 나폴레옹 장군이 총사령관 아닌가! 이탈리아 원정의 영웅! 승리의 화신!”
“아무리 승리의 화신이라도 모든 전장에 임할 수는 없죠. 처음부터 너무 크게 벌렸어요, 유진이.”
“그래도 그렇지. 실질 전장은 이집트 하나뿐인 거 아니었나?”
이폴리트는 입맛을 다시며, 유진이 추정한 바를 얘기했다.
“그게, 유진 말로는 오스트리아나, 아니면 러시아가 치고 들어올 수 있다더군요.”
코르푸 라인은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동부 해안을 거치는 통신로다.
그런데 만약 이탈리아가 전쟁터가 되어 있거나, 반란이 일어났다면 어떨까?
당연히 전쟁 대처에 바빠, 통신선을 운용할 겨를이 없다.
만약 오스트리아와 러시아가 공격해 온다면 당연히 비상체제가 된다.
라부아지에는 입을 쩍 벌렸다.
“그럼 큰일 아닌가? 여기 이집트에 정예가 와 있는데!”
“예? 정예인 건 맞긴 한데, 어차피 나폴레옹 장군이 지휘하던 군대는 거의 없어요.”
“그래도 그렇지. 내가 군대는 잘 모르지만, 나폴레옹 장군 참모장도 유진 보나파르트 장군 아니었나? 타격이 있을 텐데!”
이폴리트는 눈을 굴리다 피식 웃었다.
“나폴레옹 장군은 유진 없이도 잘하긴 할 겁니다. 하긴, 유진은 다른 이유로 돌아가야 하긴 할걸요?”
분명 유진이 이탈리아 원정에서 대활약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허나 이집트에 와서 이폴리트는 확실히 깨달았다.
예전 이탈리아 때는 아직 유진이 어렸거나, 혹은 배우던 중이라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집트 원정에서 유진이 선보인 실력에 비하면, 이탈리아 때는 아직 초보나 다름없다.
아마도 나폴레옹이 없었다면 전적으로 원정은 실패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나폴레옹이 프랑스에 있는 이상, 프랑스가 전쟁에서 질 가능성은 제로다.
다만 유진이 직접 회군해야 할 이유는 있다.
“그게 무슨 이유인데?”
“바로 편지가 문제예요.”
“편지?”
이폴리트는 미간을 좁히다, 유진이 말한 바를 읊었다.
“편지조차 끊긴 상황이에요. 이 상황에서, 이집트 정복을 완수하려면, 회군로가 필요합니다. 그러자면, 직접 움직여야 한대요. 유진 말로는.”
물론 이게 유진이 [회군]을 결심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
카이로 시타델, 원래 명칭은 [살라딘 성채]에 1백 명의 사람이 모였다.
“그럼, 카이로 임시 의회의 탄생을 경축합시다!”
터번을 쓴 이들, 모자를 쓴 이들, 그리고 아무것도 쓰지 않은 이들이 들어선다.
-뚜벅, 뚜벅, 뚜벅!
이집트 현지 이슬람 교도들, 콥트 교도들, 그리고 프랑스 병사들 중 상이병사들이다.
각기 서로 삼분된 유권자 그룹에서 뽑힌 대표자들.
새롭게 만들어진 이집트 [임시의회]다.
당연히 이 의회에서 이슬람 교도 측은 이맘과 대상들이, 콥트 교도에서는 서기관 계층이 주류다.
애초에 본래 이집트의 기득권층을 충분히 예우하는 차원에서 제도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집트 현지인, 정확히는 상류층들이 프랑스식 제도를 받아들인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회를 통제하고, 행정권을 행사할 사람은 따로 있다.
“단상에 나와주십시오! 신임 이집트 군정청 총독, 루이 라자르 오슈 장군님!”
저 멀리, 가우하리가 외치는 소리를 듣다 오슈가 유진을 돌아보았다.
“우리, 이래도 되는 거냐? 유진?”
“뭐가요? 의회 설립은 지금까지 이탈리아 원정 때, 위성 공화국 만들면서 늘 했던 건데?”
“그건 유럽이고, 또 보나파르트 장군이 한 거지! 여긴 유럽도 아니고, 난 보나파르트가 아니야!”
사실 이탈리아 원정군이 정복 후, 늘 했던 게 [위성 공화국] 설립이다.
혁명군답게 현지 점령지 상당수를 공화국으로 독립시키는 절차랄까.
그렇지만 의원 대부분은 친프랑스파로 채웠고, 항상 군정 정부를 병행시켰다.
실상 프랑스의 식민지나 마찬가지인 체제랄까.
물론 그곳은 유럽이고 귀족 공화국 전통이 있어, 의회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빨랐다.
과연 이곳 이집트에서 이 제도가 정착할 수 있을까?
또한 본국 훈령도 없이 원정군 사령관이 이래도 되는 걸까?
나폴레옹이야 대담하게 저질렀지만, 오슈는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때 유진이 싱긋 웃으며 일렀다.
“내가 보나파르트잖아요, 오슈.”
그때서야 오슈는 입을 쩍 벌리다 결국 웃어 버렸다.
이 원정군의 실세가 유진임은 원래부터 알았다.
그러나 이제야 깨닫는 바가 따로 있었다.
유진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집트 영구지배를 위한 통치체제 수립 말이다.
나아가 이 체제를 정착시킬 주역으로 오슈를 택한 거였다.
심호흡을 하며, 오슈가 어깨를 으쓱였다.
“죽을 맛이군. 이러다, 본국 정부와 통신선이 오가게 되면, 난 바로 소환당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때가 되면, 내가 본국에 돌아가 있을 테니 걱정할 거 없어요.”
“중간에 잡히지 않는다면 말이지, 쯧.”
그때 가우하리가 오슈를 한 번 더 불렀다.
“오슈 장군님!”
오슈는 흠칫 놀라다, 호탕하게 웃으며 의회 단상으로 걸어 나갔다.
“아, 나갑니다! 하하하!”
한때는 맘루크 장군들이 집회를 열던 시타델의 홀.
그곳에 프랑스 원정군 사령관 오슈가 섰다.
유진이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볼 때였다.
“이봐, 프라이슈츠.”
유진은 공손히 말을 걸어온 실질 [부사령관]에게 예를 취했다.
“예, 클레베르 장군님.”
“한 가지 묻겠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이집트에 있어야 하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클레베르가 빤히 유진을 보다 이죽거렸다.
“모른 척 하지 마. 자네와 보나파르트, 오슈가 이집트 영구지배를 노린다는 거, 나도 이젠 알아. 또한, 그걸 위해서 자네가 직접 회군작전을 만들었다는 것도.”
본래 만사를 삐딱하게 보는 클레베르 다운 얘기다.
아주 직설적으로 아무도 유진에게 물어보지 못하는 [기밀]을 물은 셈이다.
슬쩍 단상으로 시선을 돌리며 유진이 난처한 듯 미소지었다.
“오슈도 입이 싸군요.”
“사령관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실세 양반, 그래서 우린 언제까지 이 사막에 있어야 하는 거냐고.”
“로슈자클랭에게, 제가 10년을 약속했죠. 그 안에 본국으로 복귀시키겠다고.”
유진의 뒤에 경호하듯 시립한 로슈자클랭이 깜짝 놀랄 찰나, 유진이 클레베르에게 일렀다.
“장군께도 똑같이 약속하죠. 10년 안에는 영광의 복귀를 마련하겠습니다.”
한때 방데의 추방자였던 로슈자클랭은 5년이 채 되기 전에 돌아왔다.
이제 방데의 진압자였던 클레베르에게 유진은 10년을 약속했다.
혹시 유진의 뜻대로 일이 돌아간다면, 훨씬 더 빨리 귀국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클레베르는 낯을 찌푸렸다.
당장 파리에 있는 아내나 애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너무 긴데.”
“이집트가 아니라 투르크 전체를 통제하는 총독부의 2인자라면, 10년도 짧지 않나요?”
“뭐?”
유진이 입가를 틀며 대꾸했다.
“제가 회군한다는 건, 그런 의미입니다. 클레베르 장군님.”
무슨 이야기인지 생각하던 클레베르가 눈을 크게 뜰 찰나였다.
“그럼, 오늘부로 선언합니다. 이제, 프랑스-이집트 연합정부가 탄생했습니다. 프랑스 시민권을 받은 카이로 시민들이 만든 정부! 이 정부는 천년을 갈 것입니다!”
아주 호탕한 태도로 오슈가 단상 위에서 선언했다.
-와아아!
이제, 프랑스-이집트 연합정부가 이집트에 출범했다.
사실상 이집트 프랑스령 식민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
당연히 단상에 섰던 배우는 자신이 한 일이 [연극]임을 안다.
“아이고, 죽겠다. 거짓말하기 너무 힘든데?”
“꿀물이라도 드려요, 라자르?”
“오, 데지레. 부탁해요. 카이로는 너무 더워! 겨울에도!”
기자, 프랑스 원정군 사령관실로 돌아와 오슈가 드러누웠다.
데지레가 바삐 마실 것을 가지러 간 사이, 유진이 오슈 앞에 섰다.
유진은 싱긋 웃으며 오슈에게 치하하듯 칭찬했다.
“잘했어요, 오슈. 다들 만족하더군요.”
“시민권을 받은 게 시민 중 10프로 밖에 안 되는데 말이지?”
“그래야 프랑스 군대에 콥트 교도들을 합친 것과 비슷하잖아요. 최소한 유권자가 각기 반씩은 되어야 우리가 통제를 하죠.”
처음부터 유권자 그룹을 3개로 나누고, 모두가 동등한 세력비를 갖추게 했다.
결코 평등한 선거가 아니다.
그러나 이슬람교 이맘들과 대상들은 여기에 만족했다.
애초에 오스만 제국이나 맘루크가 지배할 때는, 통치에 개입조차 할 수 없었다.
오히려 프랑스가 만든 이 체제가 그들에게는 더 유리하다는 걸 간파한 것이다.
당연히 이 세력비는 유진이 생각하는 바가 관철되면, 달라질 수 있다.
프랑스 1백만 이민 시대가 도래하면 말이다.
물론 그러자면 반드시 해야 할 선결과제가 있긴 하다.
오슈는 땀을 닦아내다 물었다.
“본국 정부가 이런 조치를 정말 인정할까? 너, 그렇게 만들 수 있어? 아니, 보나파르트는 인정한대?”
본국 정부의 사후 승인이 문제다.
하지만 유진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경험한 바 있다.
총재정부는 허약하고, 원거리 원정지에서 성공한 장군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다.
나아가 유진이 생각하는 바는 더욱 크다.
“인정하게 만들 겁니다. 당신을 이집트 [파라오]로 만들어 줄게요.”
순간, 오슈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와, 로베스피에르가 살아 있었으면, 넌 1순위 단두대야!”
“그래서 로베스피에르 생전엔 이런 얘기 안 했어요.”
“너 말이야.”
문득 오슈가 묘한 미소를 띠며 물었다.
“혹시 [군주제] 부활을 생각하는 거냐?”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군주제.
혁명이 부정한 제도.
나아가 오슈의 친구, 로베스피에르가 그토록 부수려 들었던 구체제.
지금, 오슈는 이렇게 물은 것이다.
그 구체제를 부활시킬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