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0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06화(206/547)
(206) 유진은 군주제 부활을 꿈꾼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다.
물론 군주제를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국가반역자 취급받던 시대는 지났다.
되려 왕당파가 다수가 될 뻔했던 게 지난 피슈그뤼 쿠데타의 배경이기도 하다.
허나 혁명군은 그래도 공화파가 다수다.
이 순간, 사령관실 밖을 지키고 있을 위병들부터 단연, 자코뱅이라 자처할 것이다.
“아주 위험한 얘기로군요, 오슈.”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은 채, 오슈를 응시했다.
그러나 오슈는 전에 없이 진지한 얼굴로 유진을 보았다.
농담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모양이다.
또한 유진은 이미 오슈에게 굉장히 어려운 요구를 했다.
이집트 군정청 총사령관.
의회를 통제하고, 이집트를 실질적으로 다스리며, 프랑스의 인도 무역로를 만드는 중대한 임무.
하지만 결국 요약하면 이렇다.
프랑스에서 지극히 먼 이집트에 남으란 소리다.
아니, 애초에 왜 오슈가 이 먼 곳까지 왔을까?
유진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진은 오슈에게 책임이 있다.
문득 오슈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군주제 부활을 원하는 거냐? 공주의 기사?”
무슨 대답을 원할까?
아니, 만약 그렇다고 말하면 오슈는 뭐라고 답할까?
혁명 군인으로서 당장 총살해주겠다고 할까?
그럴 리는 없다.
오슈는 꽤 충실한 혁명군인이지만, 또한 유연한 인물이다.
구체제의 부활은 반대하겠지만, 원역사에서 도래한 [제정]은 구체제 왕정과 다르다.
나아가 유진은 [제정]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진이 오슈를 뚫어져라 응시하다 입을 열었다.
“지금 총재 정부는 난국을 해결할 힘이 없어요. 애초에 다수 지지를 못 받아요.”
“그건, 그렇지. 너무 많이 실패했고, 선거에서도 질 뻔했어. 이대로 가면 또 지겠지?”
“그렇다고 로베스피에르 식의 독재정부도 위험하죠. 내버려 뒀으면 단두대로 4만 명쯤 죽였겠죠.”
본래 원역사에서 로베스피에르가 죽였을 사람 숫자다.
물론 로베스피에르가 일찍 죽은 탓에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적게 죽었다.
그렇지만 최소 4백 명 이상은 단두대로 목이 갈려 나간 게 사실이다.
대부분 사회 저명인사들, 귀족들, 왕족들이었다.
오슈도 그 사실을 알 것이다.
그 증거로 쓴웃음을 머금은 채, 유진에게 항변하지 않고 있었다.
“뭐, 그래. 그럴 수 있었지.”
“그러니,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제도예요.”
“그러니까, 군주제냐구.”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다, 동시에 저었다.
“구왕실 군주제로는 안 돼요. 임기에 구애받지 않지만, 동시에 시민의 견제를 받는 군주제.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아요?”
만약 대학교육을 받은 마르소였다면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로마제국.
그러나 오슈는 책은 꽤 읽었지만, 대학에서 체계적 고전 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해서, 로마제국 대신 엉뚱하게도 다른 곳을 떠올렸다.
눈을 깜박이던 오슈가 입을 쩍 벌리다 물었다.
“지금, 여기 이집트?”
유진은 눈썹을 치뜨다 휘파람을 불었다.
확실히 오슈의 상황은 딱 제정과 흡사하다.
군주나 마찬가지인 총독이 있고, 제한적 시민권을 바탕으로 의회가 설립되었으며, 군대 위주의 정치가 행해진다.
세습이 아니란 점을 제외하면 원역사 나폴레옹 체제가 이렇다.
물론 이것으로 끝난다면 결국 나폴레옹처럼 실패할 것이다.
“비슷해요. 당신의 지위가 딱 새로운 군주제와 흡사하죠.”
“허, 지금 날 갖고 실험한 거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부족해요. 한 가지 장치가 더 필요합니다. 군주란 세습권을 갖고, 정당성을 신에서 찾아요. 새로운 군주제는 그러면 곤란합니다.”
유진이 눈을 빛냈다.
“시민이 선출하는 군주제. 그게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예요. 물론, 프랑스로 돌아가서 그게 가능할지 봐야죠.”
그때다.
“그럼, 우리 라자르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죠? 무슈 보아르네?”
순간, 유진과 오슈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꿀물을 가져오던 데지레가 그곳에 서 있었다.
떨면서도 결연한 표정으로.
***
오슈는 한 번도 군주제에서 자신이 무언가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데지레, 그건 군인이 생각할 문제가 아니오.”
“아니, 생각해야 해요.”
“왜 그렇게 말하시오? 데지레, 당신의 남편은 그저 일개 장군일 뿐이오. 공화국의 장군이지. 군주제에서, 내가 딱히 무언가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소.”
사실 유진이 말한 [시민군주제]에는 많은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하는 게 맞다.
군주는 누가 될 것인가?
나아가 프랑스에 군주가 탄생한다면 오슈는 어떻게 될까?
유진은 그 군주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오슈는 굳이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
구왕실 체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학살에 가담한 적은 없다.
친구가 혁명가였기에 혁명에 뛰어들었고, 조국이 위기에 처했기에 전장에 나섰고, 나아가 옛 연인의 아이가 원했기에 이 먼 곳까지 원정을 나섰다.
그렇지만 공화국이 무너진 다음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실 무너질 거라 상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도 정치적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부인이 엉뚱하게도, 물어온 것이다.
유진이 만들고자 하는 체제 속에서, 오슈가 어떤 지위를 차지할 수 있냐고.
“라자르, 난 당신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당신이 내 남편이 아닐 수도 있었다는 거, 기억하죠?”
문득 데지레의 시선이 오슈를 향했다.
오슈는 눈을 깜박이다 쓴웃음을 머금었다.
벌써 5년 전 얘기라 잊었던 일이다.
그렇지만 데지레는 계속 생각했던 걸까.
물론 그게 눈앞의 유진 때문이란 것은 오슈는 미처 알지 못했다.
“기억하오, 데지레.”
“하지만 내 남편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일 수도 있었다는 건, 모를 거예요.”
“나폴레옹? 그게 무슨 말이오?”
너무 생뚱맞아 오슈는 눈을 크게 떴다.
설마, 나폴레옹이 첫 사랑이었단 말인가?
문득 데지레가 슬쩍 유진을 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우리 클라리 가문이 원했던 혼처는, 조세프 보나파르트가 아니었으니까요.”
오슈는 입을 쩍 벌리다 혀를 찼다.
이제야 이해가 간다.
데지레가 첫 만남에서 사랑을 버리고 오슈와 결혼한다며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클라리 가문은 이래저래 정략결혼 혼처를 열심히 찾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사실 이것은 데지레의 거짓말이다.
허나 지켜보는 유진은 눈을 크게 뜨다 슬쩍 피하고 있었다.
실은 원역사의 진실 한 조각이 방금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지레가 지금 거짓말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 유진 보나파르트 장군이 [군주]로 생각하는 분은 나폴레옹 장군이에요, 그렇죠?”
오슈는 눈과 입을 크게 뜨고 벌렸다.
너무 경악스러운 얘기다.
한데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듣고 있던 유진이 조금 놀라다 피식 웃으며 답했기 때문이다.
“정말, 직감이 놀랍군요. 데지레.”
“난 원래 그래요, 유진.”
“좋아요. 맞습니다. 지금 군주가 될 사람이 있다면, 프랑스의 전쟁 영웅 나폴레옹 장군 뿐이에요. 아니면 오슈죠. 오슈, 군주가 될 생각 있어요?”
오슈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바로 뱉었다.
“미친 소리! 난 군주가 될 생각이 없어!”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나폴레옹 장군은 군주가 될 생각이 있어요. 왜 내가 군주제 부활을 생각하게 된 건지, 이해하겠죠?”
오슈가 미간을 좁히며 생각에 잠겼다.
애초에 오슈는 비정치적일 뿐,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나폴레옹, 탁월한 전술가이자 애초에 쿠데타 방지로 권력의 일각을 쥔 남자다.
군주가 되기를 원한다?
만약 그걸 막으려면 프랑스 군부의 다른 모두가 뭉쳐야 가능할 것이다.
한데 당장 눈앞의 유진부터 막기는커녕 동조할 모양이다.
그럼 오슈가 유진을 죽일 수 있을까?
없다.
“그러니 우리 라자르의 지위를 묻고 싶어요, 유진.”
데지레가 다시 묻는 모습을 보다, 오슈는 한숨을 내쉬었다.
막을 수 없다면, 군주제의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그때 오슈와 같은 군사 영웅은 자칫 걸림돌이 되기 쉽다.
혹시 유진은 그 때문에 이집트로 오슈를 박아 놓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순간, 유진의 답이 들렸다.
“나의 보호자이자, 군주가 될 나폴레옹 장군 최고의 [검]이 되겠죠.”
아주 모호하면서 암시적인 답이다.
하지만 오슈는 어쩐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이집트 정복을 성공시킨 영광은 유진이 아니라 오슈에게 돌아갈 것이다.
유진이 얻을 영광은 따로 있다.
영국 함대 섬멸과 이집트 원정군의 회군 성공이다.
그러니 오슈는 이탈리아 원정을 성공시킨 나폴레옹에 이어, 프랑스의 제2군사 공훈 수훈자가 된다.
자연적으로 군주제에 동조만 하면, 영예로운 자리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데지레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라자르, 찬성할 거죠?”
오슈는 유진을 응시했다.
때로 아들 같이 느껴질 때도 있고, 자주 동생 같이 느끼며, 항상 친구로 생각했던 조숙한 소년.
이제 나폴레옹이나 자신의 보호 없이, 위험한 전장으로 보내야 할 때가 된 걸까.
훌쩍 커버린 게 눈에 보인다.
잠시,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에 고개를 들다, 오슈가 물었다.
“좋아, 그럼. 넌?”
역시, 잠시 말을 하지 못하던 유진도 심호흡을 하며 답했다.
“우선, 귀환해야죠. 플랜 B로.”
그러니까, 유진은 육로로 회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가려다 실패했던, 바로 그 길로.
***
그럼, 왜 귀환이 문제일까?
“이집트는 프랑스의 발 아래 들어왔지요. 하지만, 우리는 돌아갈 길이 끊겼습니다.”
“뭐, 꼭 그런 건 아니죠. 무리하면 한 번은 돌아갈 수 있을지도.”
“그러면 이집트 정복을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대규모 군대를 다시 파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사실이다.
현재 이집트 주재 프랑스 지중해 함대는 전열함 13척, 프리깃함 22척이다.
여기에 몰타에서 온 구호기사단 함대를 합쳐도 크게 전력이 늘어나지 못한다.
그렇지만 영국 지중해 함대도 대파된 게 현실이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전열함대가 재집결하려면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그러니 그 사이 이집트 원정군이 귀국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다시 파병하거나, 이집트를 지배할 만큼의 병력이 남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이 상황에서, 대체 프랑스군은 어떻게 집으로 갈 수 있을까?
“조선소를 건설합시다! 함대를, 이곳에서 만드는 겁니다! 귀환 함대를!”
알렉산드리아 항구, 열정적으로 외치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피에르 샤를 드 빌뇌브.
귀족의 일원이지만 혁명에 동조했고, 알고 보면 미국 독립전쟁에도 참전한 경험많은 해군 함장이다.
하지만 원역사에서 패장의 대명사로 기록되었고, 사실 그게 아니라도 자주 도망친 군인이기도 하다.
지금, 이 남자가 유진에게 묘안을 내놓았다.
자신도 싸우지 않고, 유진이 생각하는 귀환작전에도 도움이 되며, 이집트에 남을 군대에도 유용한 대안이다.
알렉산드리아 조선소 건설이다.
유진은 알렉산드리아 정복 당시 세운 임시 숙영지 책상에 앉아 물었다.
“어떻게 조선소를 만든다는 거죠? 우리 군에 조선공은 거의 없는데?”
“아니, 있습니다. 인부들이야 카이로 시민 중에서 구하면 되는 거고. 기술자라면 우리보다 훌륭한 기술자가 있죠!”
“누군데요?”
문득 빌뇌브가 눈을 반짝였다.
“영국 해군 포로들입니다!”
지난 [나일해전]에서 미처, 보올과 함께 후퇴하지 못한 영국 수병들이다.
유진에게 전열함대를 이용할 새로운 길이 열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