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0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09화(209/547)
(209)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를 정복하자
야파, 기원전 75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고대의 항구 도시다.
“십자군은 항상 이곳에서 시작되었고, 또한 이곳에서 최후로 버텨왔지요.”
높이 40미터의 언덕이 해안가에 바싹 붙은 채 우뚝 서 있다.
여기에 수천 년에 걸쳐 사람들이 쌓고, 올린 성벽과 주거지가 더욱 높게 보이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오스만 제국이 시리아 해안선을 지키기 위해 만든 성벽은 철옹성처럼 보인다.
구호기사단 2인자, 톰마시가 선수에 선 채 읊조렸다.
그 모습을 보다 문득 이폴리트가 유진에게 속삭였다.
“우리는 십자군이 아니라 혁명군 아니었어?”
“그야 그렇지. 괜히 십자가라도 내세웠다가는 발도 못 붙이고 싸움이 날걸? 게다가 우리 보조병 중에는 무슬림 출신 맘루크도 있단 말이지.”
“그런데 저 깃발은 뭐야?”
프랑스 삼색기 옆, 배의 꼭대기에서 휘날리는 구호기사단 십자기를 보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구호기사단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증거지. 나중에, 교황청에 제출할 증거자료랄까.”
그때 선임 사단장 겸 사령관 근위대 지휘관, 마르소가 다가와 외쳤다.
“좋아! 그럼,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처단하는 건가? 해륙병진!”
유진은 의욕 넘치는 마르소를 보다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구호기사단, 간호부대장 안젤리크 마르소가 눈을 초롱초롱 뜬 채 지켜보는 중이다.
요컨대 폴린만이 아니라, 마르소의 부인도 이 전투에 참가한 셈이다.
물론 육군만 끌고 왔다면 유진도 절대로 오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함대가 함께 온 이상, 폴린이나 안젤리크, 볼네와 같은 비전투요원도 수송할 여유가 있다.
이것도 전부 제해권을 반쯤은 획득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마르소를 놀리듯, 유진이 물었다.
“안젤리크 앞이라고, 너무 의욕적인 거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치긴 어려워요.”
“응? 그러려고 베두인들 여기까지 끌고 온 거 아냐? 무려 10만 프랑이나 써가면서.”
“우리 군대 유지비가 한 달에 50만 프랑인 거 알아요? 그 정도면 싸게 먹히는 거예요. 게다가.”
유진의 시선이 야파 성채를 향했다.
“저긴 보다시피 요새라구요. 엘 아리쉬처럼 그냥 사막 한가운데 솟은 성이 아닙니다.”
높다란 성벽은 그야말로 철벽처럼 보인다.
만약 육지에서 공략하고자 한다면, 언덕 아래에서 위로 쳐야 하니 쉽지 않다.
포병 부대를 동원한다 해도 성벽을 때리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해서, 베두인 기병대로는 성벽 공략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프랑스 육군을 상륙시켜 공성전을 벌여야 할까?
문제는 공성포를 이번에도 프랑스군이 들고 오지 않았다는 거다.
마르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륙해야 한다는 거냐? 공성포도 없는데?”
“그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가 있어요.”
“왜?”
유진은 눈앞에 뜨는 백은문자의 [알림]을 보다 입맛을 다셨다.
“저곳에는 페스트가 유행하고 있거든요. 괜히 병사들에게 번지면 아주 곤란해요.”
백은문자는 [위험]을 알리고 있다.
야파에 특별히 명장이 있거나, 막강한 수비군이 있을리는 없다.
그렇다면 성 안에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을 막은 질병이 돈다는 얘기다.
바로, [페스트]다.
아직 백신이 개발된 시대가 아니니, 최대한 전염병은 접촉하지 않는 게 최고다.
그렇지만 마르소는 기가 막힌 얼굴로 되물었다.
“아니, 상륙도 안 하고, 베두인으로 부족하면, 어떻게 요새를 점령해?”
“간단하지 않다고 했지, 같은 방식을 쓰지 않는다고 하진 않았어요. 마르소.”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유진이 손뼉을 쳤다.
“좀 아깝긴 하지만, 아크레에서 쓸 포탄을 여기서 쓰는 걸로 하죠. 쉬르쿠프!”
그러자, 이번에도 호루스 호의 함장, 쉬르쿠프가 달려와 외쳤다.
“말씀하쉽시오, 사령관 각하!”
“헤르쿨레스의 샤일라 함장에게 전해라. 성벽이 무너지면, 그곳으로 집중 포탄을 쏟아 부으라고.”
“알겠쉽니다!”
다시, 유진이 이번에는 옆에서 한창 다른 배에 올라타 야파성을 구경하던 장군을 불렀다.
“드제!”
전열함, [아르테미스]호에 탄 드제가 시선을 돌린 순간, 유진이 확성기를 들어 외쳤다.
“포격이 시작되면, 뒤에서 베두인 기병대를 받치세요! 할 수 있죠?”
“물론입니다. 혹시 돌격해도 됩니까.”
“돼요! 단, 총검전은 벌이지 말고, 사격전만 벌여야 합니다!”
드제가 껄껄 웃다, 손짓으로 배를 이동시켰다.
“알겠습니다. 사령관 각하. 저희 부대의 사격 솜씨를 보여드리죠!”
이번에는 드제 사단이 사격전을 펼칠 시간이 왔다.
***
야파, 후일 원역사에서는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가 되는 곳이다.
-으아아아앙!
이른바 [시리아] 지역의 최남단 유력 항구 도시, 야파로 낙타들이 쏟아져 들어간다.
셰이크 하산 투바르가 지휘하는 3천 기의 낙타 기병대.
모두가 베두인은 아니다.
상당수 전직 맘루크가 섞여 있고, 일부는 콥트 출신 기병대다.
하지만 모두 공통점이 있다.
이 근동의 이집트 출신들이란 거다.
이집트 현지 보조병을 활용해 육지를 행군하며 정복하고, 다시 해군 함대가 지원사격을 펼친다.
원역사에서는 바로 영국 함대가 투르크 군대와 함께 펼치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금은 유진이 해륙병진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지중해 함대를 반쯤 살린 덕이다.
저 멀리 11척의 전열함대와 10척의 프리깃(호위함)이 바다를 순시한다.
낙타 위에서 달리는 이집트 보조병들도 의기충천할 수밖에 없었다.
무시무시했던 맘루크 베이들의 병력을 전멸시킨 프랑스 군대가 그들과 함께 한다.
3백 년 간 이집트를 지배해온 투르크 세력을 일소할 절호의 기회다.
“자, 가자! 이번에도 성을 점령하고, 성주의 목을 딴다!”
셰이크 하산 언덕을 단숨에 오르려던 찰나였다.
-쉬익, 쾅!
갑자기 포탄이 날아와 베두인 기병 일부가 날아갔다.
“뭐야!”
“포격이오! 야파 성에서 포병들이 포격을 하고 있어요, 셰이크!”
“이런, 빌어먹을. 아직도 여기에 수비병들이 있었나?”
야파성은 엘 아리쉬와 다르다.
오아시스에 형식적인 요새가 있었던 엘 아리쉬와 달리, 야파는 그 자체로 상업도시다.
또한 십자군 시절부터 이미 존재해온 성벽 요새가 존재한다.
그러니 오스만 제국도 이곳에 상당한 병력을 집결시킨 상태다.
보병 5천에 포병 1천 2백 명, 그리고 대포는 무려 50문이나 된다.
비록 구형 대포지만 50개나 되면 화력이 상당했다.
이미 포열이 가열되고 있는 50개의 포구를 보다 황급히 하산이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대체 [프랑크인]들은 뭘 하고 있는 거야! 응?”
그때 저 멀리 순시하는 줄만 알았던 전열함대가 해안가로 밀어닥쳤다.
-쾅! 쾅! 쾅!
프랑스의 그리보발식 포는 당연히 오스만의 구형포보다 사정거리가 길다.
특히 배에 싣는 대포는 더욱 사정거리에 신경쓰기 마련이다.
다미에타와 달리 해안가에 도시가 바싹 붙어 있는 구조라는 것도 일조했다.
순식간에 성벽에 격돌한 포탄이 그대로 터졌다.
-쿠르릉!
문제는 이 작렬탄이 성벽 여러 곳이 아니라 한 곳에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해안가 바로 앞에 선 성루에 작렬탄이 작렬해 터져 나갔다.
곧이어 벽돌로 만들어진 성벽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놀란 하산이 입을 쩍 벌렸다.
“성벽이, 무너져 내려?”
하지만 사실 이유를 알면 놀랄 것도 없다.
원역사의 야파 공략전에서는 성벽이 아예 수비병의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
아주 높다랗고 굳세게 보이는 성벽이지만, 지어진지 최소 3백년이 지난 성이다.
대포가 지배하는 공성전에 대비되어 있지도 않고, 나아가 풍랑에 삭아 낡았다.
결국 작렬탄이 집중되자 견디지 못한 셈이다.
그때 놀라 멈춰있던 베두인 기병대 뒤로, 유창한 아랍어가 들려왔다.
“투바르 셰이크! 여기, [파샤] 드제가 왔소!”
바로, 다미에타서 [파샤]의 칭호를 얻은 드제가 달려온 거였다.
하산 투바르도 드제의 실력은 인정하다.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오스만 제국의 예니체리를 일거에 섬멸한 남자니까.
바로 그 남자가 속보로 병사들을 이끌고 진격하는 모습에 하산도 긴장했다.
“돌파합시다. 지금 적들은 공황 상태요!”
“그, 그렇지. 가자, 얘들아!”
“가자!”
일시에 혼란에 빠진 성으로 진입한 드제가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전 부대, 전열사격!”
종대 진격하던 드제의 사단이, 일시에 횡대로 펼쳐졌다.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3열의 사격진이 연이어 사격을 퍼붓는 사이, 베두인 기병대가 성 안으로 뛰어들었다.
해군포격, 전열사격, 그리고 기병돌격.
3개의 조합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야파가 무너진 순간이기도 했다.
***
해상 전열함대 포격과 육지 보조병들의 돌격의 조합이 이번에도 승전보를 울린다.
“죽여라! 프랑크의 침략자들에게 항복할 수는 없다!”
완전히 낙성된 야파의 성루에서 피투성이가 된 한 중년 아랍인이 부르짖었다.
아직도 패전을 믿기 힘들다는 얼굴이다.
제대로 된 교전도 없이 들어선 [유진군단] 장군들도, 드제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표정이다.
사실은 정작 유진도 조금은 그런 기분이었다.
그때 유진이 대강 알아들은 아랍어를, 옆에서 통역관이 해석해 주었다.
“압달라 베이라고 합니다. 이 야파의 성주죠.”
“상위 영주가 누구라고 했죠?”
“시돈 총독, 제자르 파샤입니다. 다마스쿠스와 이 일대를 총 지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대재상이 우리에게 패해, 도망간 후로 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바로 콥트교인 출신의 이집트 서기관, 가우하리다.
이집트에서 편히 지낼 수도 있었겠지만, 가우하리는 끝내 원정을 따라온 것이다.
오스만 제국의 목줄을 쥐는 그 순간을 기대하면서.
유진은 가우하리의 설명을 듣다, 아랍인 영주에게 다가섰다.
-스윽.
아랍인 영주, 압달라가 풀려버린 밧줄을 보며 놀라 외쳤다.
“뭐, 뭐냐!”
“압달라 베이, 그대를 죽이지 않겠다.”
“하, 난 이교도에게 항복하지 않는다! 수염도 없는 꼬마!”
유진은 콧방귀를 뀌다, 아직 서투른 아랍어로 대꾸했다.
“대신, 시돈 총독에게 가서 전해라.”
현재 시돈 총독인 제자르 파샤에게 전하는 메신저로, 압달라를 선택한 것이다.
“그곳에 있는 프랑크인들을 내놓는다면, 아크레를 건드릴 이유가 없다고.”
압달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유진을 보다 뒷걸음질치며 달아났다.
아마도 건조지대라 어렵긴 하겠지만,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모두 깜짝 놀랐다.
아무리 쉽게 이겼다지만, 패장을 이렇게 쉽게 놓아줘도 될까?
부관 이폴리트가 황급히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유진?”
유진은 벌써 성벽 아래로 내려가, 야파를 빠져나가는 압달라를 보다 대꾸했다.
“시드니 스미스가 도망친 거 기억하지?”
“뭐, 그랬지? 그 인간이 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영국함대로 보이는 함대가 다미에타에서 도망쳤지.”
“도망친 곳이 어딜까? 난 시돈 총독이 있는 곳일 거라고 봐. 베이루트가 원래 시돈 총독의 관할 영역이거든.”
베이루트, 곧 원역사 현대 레바논의 수도이자, 투르크 군단이 해상 항구로 이용했던 장소다.
요컨대 유진은 이렇게 판단한 셈이다.
시드니 스미스의 영국 함대가 투르크 시리아 방어군과 결합했을 거라고.
이제야 이해한 듯 이폴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프랑크를 내놓으라 어쩌구 한 게 그 얘기구나? 어, 근데 설마 투르크인들이, 영국군을 버릴까?”
“아니.”
“그런데 왜 그랬어?”
유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이폴리트에게, 그리고 사단장들에게 일렀다.
“하지만, 내 예측이 맞다면, 지휘권이 분열될 수 있지. 지금쯤, 아크레를 수비하고 있을 진짜 유럽인의 지휘권이 말이야. 아마, 프랑스인일 거야.”
“뭐? 프랑스인?”
“그래.”
문득 유진이 입가를 틀며 웃었다.
“우리 [아버지]의 라이벌이지.”
바로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의 [과대망상]을 깬, 두 번째 장본인 얘기다.
지금, 아마도 시돈 총독 제자르와 함께 있을 자다.
앙투안 르 피카르 드 펠리포.
곧 나폴레옹의 유년학교 동급생이 유진과 만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