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1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11화(211/547)
(211) 유진의 전열함대 양동이 아크레에서 펼쳐지다
이미 기사가 도태된 시대에, 아직도 기사임을 명예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크레, 이곳을 내가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다니. 감격스럽군요.”
조반니 바티스타 톰마시가 호루스 호의 뱃전 위에서 중얼거렸다.
한때 아크레는 십자군의 최후 요새였다.
허나 맘루크 술탄이 지휘하는 이집트군이 아크레를 정복했고, 그곳을 지키던 구호기사단은 십자군의 잔여 세력과 함께 도망쳐야 했다.
벌써 5백년 전 일이지만, 구호기사단의 2인자, 톰마시가 감격에 찬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문득 옆에서, 할 일 없이 구경만 하던 쥐노가 물었다.
“톰마시 마스터, 저 높은 요새를 어떻게 공략하면 좋을까요?”
“요새는 고립된 장소의 다른 말입니다. 현재 드제 장군과 투바르 셰이크가 육로에서 접근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공성포는 없는 상태죠. 아니, 포병 자체가 없습니다. 우리 함대에 실려 있으니까요.”
본래 기동성을 중시하는 [나폴레옹 군단]은 주로, 8파운드짜리 소형포를 이용한다.
기마포병대가 이동시키는 대포가 그 정도 규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새 공략을 위해서는 최소 32파운드짜리 대형포가 필요하다.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이 아크레를 공략할 때, 이 문제에 부딪친다.
나폴레옹은 다미에타에서 대포를 직접 공수해 문제를 해결하려 들었다.
허나 시드니 스미스가 이끄는 영국함대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금도 육지로 행군 중인 드제의 공략군에는 포병은 없다.
문득 톰마시가 호루스의 보아르네식 포를 가리키며 미소 지었다.
“그러니 승부는 이곳, 바다에서 날 겁니다. 적들도 벌써 함대가 출격한 상태로군요. 아마도, 베이루트에서 지원을 받고 있겠지요?”
숫자는 대략 30여 척.
체급은 프리깃함으로 보인다.
이쪽도 전열함과 프리깃, 수송함을 합쳐 30척 내외지만, 전열함이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럼에도, 상대가 [잉글랜드 로열 네이비]라는 것만으로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쥐노가 입맛을 다시다, 낯을 찌푸렸다
“베이루트라면, 레바논 지역이죠? 레바논 지배자와 사전 교섭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아니오. 유진 보나파르트 사령관의 판단이 맞습니다. 이곳 시리아의 베이, 그러니까 수장들은 계책에 능하고 신의가 없습니다. 걸핏하면 배신하죠.”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얘기요?”
오랫동안 무슬림 해적들과 싸워온 남자, 톰마시가 엄숙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쥐노 장군.”
평소 유진은 현지 협력자를 중시하는 편이다.
방데, 이탈리아,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장에서 그랬다.
허나 시리아 원정에서는 베두인을 동원한 것 외에는 현지 협력자를 거의 동원하지 않는 중이다.
사실 원역사 나폴레옹조차, 시리아 원정을 위해 현지 협력자를 적극 이용했는데도 말이다.
마론파 기독교도, 시리아 유대인, 여기에 베이루트의 지배자 바시르 시하브까지.
그러나 유진은 그 누구에게도 협력을 구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집트 본토에서 오는 보급과 해군, 그리고 베두인 기병대만 활용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물론 그 대신 내륙은 하나도 공격하지 않고, 해안가만 공략하는 작전이다.
왜?
압도적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나아가 제해권을 프랑스가 쥐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도 컸다.
하지만 영국 함대에게 패전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쥐노가 불안한 얼굴로 눈앞의 함대를 보다 물었다.
“오스만 수도에서 다른 함대가 갑자기 오진 않겠죠?”
“부근에 [키프로스]라는 섬이 있죠.”
“키프로스? 어, 뭔가 기사단과 관계가 있는 섬 아닙니까?”
쥐노가 어설픈 지식을 드러내자, 톰마시가 빙그레 웃었다.
“키프로스가 아니라, 더 먼 곳에 있는 로도스입니다. 본래 우리 기사단의 별칭은 로도스 기사단이었죠. 오스만 제국에 로도스를 빼앗겨, 몰타까지 쫓겨간 겁니다. 어쨌든 키프로스가 문제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곳이 현재 오스만 제국의 해군본부이기 때문이죠.”
그것도 벌써 서기 1522년, 그러니 270년 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해군이랄 게 없었던 오스만 제국도 이제는 상당한 해군을 갖고 있다.
오로지 전열함대가 없을 뿐이다.
쥐노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맙소사, 그럼 뒤치기, 아니 배후공격을 유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이, 쉬르쿠프!”
“걱정할 거 없습니다. 경계를 위해 전열함 3척을 일부러 뒤로 빼셨을 텐데요.”
“아, 그런가? 휴.”
그러고 보니, 전열함이 7척만 보인다.
“사령관을 너무 어리게만 보시는군요. 무려, 영국 함대를 격퇴한 장군입니다. 내가 걱정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톰마시가 웃으며 쥐노를 가볍게 타박했다.
하지만 쥐노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마르소만큼은 아니지만, 쥐노도 유진이 아직 어린아이던 시절에 툴롱에서 마주쳤다.
이제 17세, 사실상 성년이란 사실을 자주 잊게 된다.
물론 성년이라 해도 여전히 사령관으로서는 어린 거나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슬쩍 입맛을 다시며 쥐노가 되물었다.
“뭐, 난 아무래도 사령관이 소년장교일 때부터 봤으니. 한데, 뭐가 걱정이란 겁니까?”
“승리에 도취하는 겁니다.”
“도취라구요?”
톰마시는 기함의 중앙, 망원경을 들고 있는 유진 쪽을 돌아보며 일렀다.
“젊은 나이에 거듭, 승전을 경험하면 자칫 오만해지기 쉽죠. 사령관은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쥐노가 눈을 깜박였다.
그러고 보면, 유진은 쥐노와 만난 후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마치 나폴레옹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혹시나 오만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까?
문득 쥐노의 생각은 다른 곳까지 미쳤다.
나폴레옹은 어떨까?
그 순간 톰마시가 고개를 저었다.
“뭐, 적어도 오늘은 아닐 겁니다.”
찰나, 충격음이 기함 바로 옆에서 울렸다.
-쿵!
이번에는 톰마시도 놀라 고개를 돌렸다.
포탄이 해면을 때리고 있는 소음이다.
쥐노가 황급히 외쳤다.
“뭐야, 어디서 포격이 날아오는 거야?”
그때 근처에 있던 헤르쿨레스 호의 함장, 샤일라 제독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해안대포다! 전 함대,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나라!”
아크레, 성벽 위에서 해안포가 쏘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
해안포, 곧 해상 함대를 요격하는 대구경 대포다.
“맙소사, 시드니가 저걸 믿고 프리깃 함대로 나선 거였군!”
선임 사단장, 마르소가 부르짖었다.
기함 한복판에 서 있던 유진도 미간을 찌푸렸다.
대구경 대포가 있을 거라는 예측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주로 육지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크레는 정반대로 대포를 설치했다.
오로지 해안에서 도래할 적에 대해서만 대포 전부를 쏟아붓는 형국이다.
호루스 함장, 쉬르쿠프가 달려와 보고했다.
“골치 아프게 됐쉽니다, 파트롱!”
“가까이 가기 어렵나?”
“어렵쉽니다! 근접했다간, 1급 전열함이 아니면 모두 박살날 겁니다요!”
문득 로슈자클랭이 유진 뒤에서 낮게 알렸다.
“저건 유럽식 대포인 것 같습니다. 주군.”
예전 대서양 마르티니크의 전장에서 로슈자클랭이야말로 해안포에 의존해 싸웠다.
해서, 해안포의 배치나 위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
만약 구식 투르크 대포라면 저 정도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펠리포인 것 같군.”
“포격 솜씨가 정확합니다. 근접했다가는 피해가 너무 커질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근접하지 못하면, 성벽을 우리가 공격할 수가 없겠지.”
유진이 대꾸할 찰나, 로슈자클랭의 예리한 눈이 아크레 바로 앞바다를 향했다.
“시드니의 함대도, 모두 해안포의 사정거리 안에서 기동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시드니는 이런 작전을 구상한 셈이다.
우선 프리깃 함대로 상대방 전열함대의 전진을 늦춘다.
그 틈에 아크레에 있는 모든 대포를 해안으로 돌려, 해안방어포대를 구성한다.
대포를 운용하는 자는 프랑스의 최신 포술을 모두 익힌 남자, 펠리포다.
만약에 프랑스 함대가 멍청하게 진입한다면, 해안포의 제물이 될 것이다.
반대로 원거리에서 틈을 본다 해도, 시간은 충분히 끌 수 있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오스만 제국의 거대한 영토에서 병력과 지원군이 몰려온다.
그러다 보면 고작 3만에 불과한 프랑스 원정군은 녹아내린다.
병력이든, 물자든, 화약이든 간에.
유진은 거기까지 계산하다 또 다른 보좌관을 돌아보았다.
“압바스 다히르 자이다니는 합류한다고 했나? 가우하리?”
“예? 아, 그런 얘기는 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육군 쪽일 텐데요. 드제 장군에게 전령을 보내볼까요?”
“아니, 오겠지. 난 다만 다히르 알 우마르의 손자가 아크레의 다음 통치자로 나서길 바랄 뿐이야. 나아가.”
문득 유진이 싱긋 웃었다.
“우리, 프랑스의 힘을 봐야지.”
압바스 다히르, 곧 예전에 아크레를 지배했던 자이다니 가문의 후계자다.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부름을 받고, 공성전에 참가한다.
현지 협력자를 의외로 중시한 나폴레옹식 작전 중 하나랄까.
그러나 유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크레에 접근하고 있었다.
유진이 아크레를 가리키며 차분히 말했다.
“저곳은 프랑스 레반트 무역의 핵심 도시야. 우리는 직물을 수출하고, 저들은 면화와 생사, 커피를 수출하지. 마르세유 방크 지점을 세우기도 좋고. 반드시 획득해야 해.”
“어이, 그런 한가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잖아. 눈앞에 강적이 있다고.”
“시드니 스미스? 그야 뛰어난 제독이긴 하지. 전열함대를 가졌다면 말야, 이폴리트.”
유진은 부관 이폴리트 준장을 향해 가볍게 대꾸했다.
“아무리 시드니라도, 전열함이 없다면 쓸 수 있는 전술은 제한되어 있어. 특히 절대로 쓰지 못할 작전이 있지.”
“그게 뭔데?”
“양동.”
일순, 유진의 시선이 저 멀리 북쪽을 향했다.
“곧 올 때가 됐어.”
어느새 수평선 너머, 지중해 북쪽 방향에서 파문이 이는 모습이 아스라히 보인다.
-쏴아아!
꼭, 거대한 함선이 다가오는 듯한 광경이었다.
***
아크레 전면, 유진 함대의 동쪽에 위치한 함대는 현재 기민한 기동 중이다.
“적 함대에 꽤 노련한 제독이 있나 본데.”
바다 위에서 정지해 있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풍랑과 파도, 해류가 끊임없이 몰아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 자리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의 함대는 이 어려운 작업을 쉽게 해내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시드니는 마뜩찮은 얼굴이다.
부관, 존 웨슬리 라이트가 물었다.
“왜 그렇게 판단하십니까, 제독?”
“아니면, 벌써 밀고 들어왔다가 당했을 거야.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잖아? 제법 기민한 기동을 보이고 있어. 그 소년 장군인가, 마탄의 사수인가는 육군이라 아닐 건데.”
“어차피 우리 입장에서는 시간만 끌면 되는 거 아닙니까?”
라이트 대령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키프로스에서 [카푸단 파샤], 후세인이 오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카푸단 파샤, 곧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대제독이다.
유진의 예상대로 시드니는 처음부터 지연책을 쓸 작정이었던 거다.
원역사 아크레 교전에서는 이런 작전을 쓰지 않는다.
왜냐면 제해권을 시드니가 쥐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크레 앞바다가 프랑스만 전열함을 가진 전선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라이트 말대로 시간만 끌어도 유리해지는 형국은 맞다.
오스만 제국 함대에도 5급 프리깃 정도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드니는 미간을 찡그리다 되물었다.
“내가 여기 와서 배운 게 있는데, 뭔지 아나?”
“뭡니까?”
“빌어먹을 프랑스인과 오스만인은 믿는 게 아니란 거야. 뒤통수 잘 치고, 책임도 안 지고, 약속도 늦어. 보나마나 카푸단 파샤 놈도 늦게 올 게 뻔해.”
문득, 시드니가 입맛을 다셨다.
“게다가 넬슨이 죽었다잖아?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그놈이 망할 놈이긴 해도, 전투에서 망할 놈은 아니거든.”
아주 민감한 직감으로 시드니는 느끼고 있다.
넬슨이 그저 운이 나빠서 죽은 게 아니라는 것을.
적장이라는 유진의 실력은 둘째치고, 뭔가 [비밀]이 있다는 것도.
그때다.
“제독, 이쪽으로 와보셔야겠습니다!”
“뭔데? 나 바빠.”
“후방을 보십시오!”
부관, 존 블라이 대위가 달려와 시드니에게 외쳤다.
“북쪽, 베이루트 방향에서 지금 전열함 3척이 접근 중입니다!”
그때서야 시드니는 북쪽 방면, 수평선을 돌아보다 망원경을 집어 던졌다.
“뭐야, 7척이 전부가 아니었단 말이야? 초계선은 뭘 한 거야, 창녀들의 자식놈들!”
북쪽, 그러니까 베이루트 방면.
그곳에 있는 것은 외다리 장군 카파렐리의 독전함 마리 루이스.
여기에 전열함 2척이 함께 도래하고 있었다.
유진의 양동작전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