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1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14화(214/547)
(214) 유진은 시리아 해방령을 선포한다
마침내, 시리아가 평정되었다.
“위대한 [프랑크]의 소년 ‘술탄’을 뵙소!”
아크레, 바로 얼마 전까지 시돈 총독 제자르의 본거지였던 도시다.
이 도시의 중심부에 있는 아크레 궁전에서 유진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과거, 다름 아닌 [구호기사단]의 거점이었던 장소기도 하다.
구호기사단 단장회의의 일원인 유진에게 어울리는 거점이랄까.
그런데 아크레를 정복한지 3일.
의외의 손님이 장대한 행렬과 함께 들어섰다.
유진은 복슬복슬한 수염이 꼭 드워프 같이 보이는 영주를 보다 정중히 예를 취했다.
“반갑습니다, 에미르 바시르 시하브.”
주위에 도열한 이들은 모두 흑색 군복의 프랑스군 장군들이다.
이곳 아크레 궁전은 단순히 유진의 처소가 아니라, [시리아 원정군]의 주둔 본부다.
물론 본래도 아크레는 제자르가 본거지로 삼았던 도시다.
허나 유진이 이 성채를 고른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유럽인이 자주 드나든 아크레는 근동의 다른 도시보다, 위생에 민감한 편이다.
덕분에 페스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었다.
이폴리트가 보기에는 여전히 가끔 쥐가 보이는 문제는 있었지만 말이다.
문득 부관 이폴리트가 유진의 등 뒤에서 폴린의 개가 쥐를 잡는 모습을 슬쩍 보다 물었다.
“유진, 언제부터 우리 사령관이 술탄이 되셨어?”
“술탄은 원래 군사령관이란 뜻이야, 이폴리트.”
“그런 뜻으로 얘기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유진은 피식 웃다, 다시 정중히 바시르에게 물었다.
“에미르 바시르, 베이루트의 지배자여. 그대도 프랑스에 항복하겠습니까?”
에미르 바시르, 곧 레바논 일대의 지배자다.
아크레 해전에서 바시르의 협조가 없었다면, 카파렐리 소함대가 적시에 오기 어려웠을 터다.
그러니 바시르에게도 이번 승전의 공적이 조금은 있다.
때문에 유진은 관대한 조건으로 바시르를 포용할 의사를 비춘 거였다.
바시르가 유진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 애초에 우리가 프랑스와 적대할 거였다면, 베이루트 항구를 빌려주지도 않았겠지. 오, 반가운 얼굴도 보이는군.”
“그러고 보니 구면이시죠? 카파렐리 장군과 말이죠.”
“맞소. 단신으로 내게 교섭하러 온 용맹무쌍한 군인이었지. 그 용기에 반해, 내가 항구를 내어준 거요.”
그러자 좌측에 짝다리를 짚고 서 있던 의족의 카파렐리가 껄껄 웃었다.
“과찬이십니다, 에미르. 현명한 판단을 내리신 것뿐이지요. 후후!”
사실 바시르는 한 번 더 [몽니]를 부릴 수도 있었다.
어쨌든 프랑스 원정군의 숫자는 고작 3만 내외다.
현지의 협력 없이는 식량부터 내륙 지배까지 다양한 문제에 부딪친다.
그러나 바시르는 유진의 승리를 확인한 후, 생각을 바꿨다.
만약 프랑스의 힘을 빌린다면, 오스만으로부터 실질적 독립을 취할 수도 있다.
또한 바시르가 프랑스를 방해할 수는 있어도 이기지는 못할 것도 분명하다.
해서,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눈앞의 강자에게 공순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지중해 해안이 거의 평정된다.
남은 것은 북쪽의 알레포를 비롯한 지역 정도다.
그렇지만 이미 제자르가 죽었고, 아크레 세력이 와해된 마당이다.
자연스럽게 다마스쿠스, 알레포, 그리고 하마를 비롯한 북부 시리아도 프랑스에게 항복할 터다.
유진은 벽에 걸린 지도를 흘깃 보며 계산하다 싱긋 웃었다.
“자, 그럼 에미르 바시르. 저와 함께 만나실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요, 그게? 사령관은 당신이라고 들었소, [보나파르트] 장군.”
“이 아크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을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유진이 가볍게 일어나며 대꾸했다.
“하임 파르히, 제자르의 심복이죠.”
그 순간 아크레 궁전 홀에서 바시르만 놀라 외쳤다.
“그자를 어떻게 아시오?”
“우리는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왔습니다, 에미르 바시르.”
“허, 허나, 파르히는 유대인이오. 게다가 말하신 대로 제자르의 심복이고! 가장 먼저 죽여야 할 자가 아니오?”
유진은 빤히 바시르를 보다 고개를 기울였다.
“유대인은 신의가 없다고 보시는군요, 에미르.”
“당연한 거 아니오? 돈만 쫓는 자들인데!”
“그렇지만 무슬림들은 마론파 기독교도들에게도 똑같은 소리를 할 겁니다.”
마론파 기독교도, 곧 무슬림의 땅에서 소수파인 바시르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바시르를 중심으로 세력을 이룬 마론파와 유대인은 천지차이다.
어쨌든 유대인은 나라 없는 소수민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진으로서는 유대인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특히 시리아 지역을 프랑스의 실질적 통제하에 넣기 위해서라도.
그런데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유대인이라고?”
“왜, 너 혹시 반 유대주의자였냐?”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사업 파트너가 하나 생각나서. 로칠드였나?”
이번에는 유진이 눈을 크게 뜨다 이폴리트를 칭찬했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야. 이폴리트. 간만에 부관다운 일을 했는데?”
물론 이폴리트는 유진이 왜 칭찬했는지 알지 못했다.
싱긋 웃으며 걸음을 옮기는 유진의 등을 보다, 이폴리트가 고개를 돌렸다.
모두 영문을 모르는 얼굴이었지만, 그나마 말을 건네기 편한 상대가 하나 있다.
“나, 뭐 했어요? 혹시 알아 들었어요, 쥐노 장군님?”
“아니,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그 파트너 딸은 이쁜가?”
“어, 그건 한 번도 안 봐서 모르겠지만. 돈은 많은 신붓감이겠죠. 하하핫!”
방금, 자신이 말한 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폴리트가 호탕하게 웃었다.
본래 이곳에서 벌어졌을 일을 모르니 당연한 일이다.
원역사에서, [이스라엘]을 만드는 게 로칠드, 혹은 로스차일드 가문이란 사실을.
***
그러나 로스차일드 가문이 번영하는 19세기와 달리, 18세기 말 유대인은 아직 초라하다.
“살려주시오, 프랑크의 술탄이여.”
아크레 궁전 지하, 감옥에 갇힌 한 애꾸눈의 남자가 바닥에 앉아 빌었다.
서투른 프랑스어가 애처롭게 들릴 정도다.
남자의 이름은 하임 파르히.
본래는 아크레 전투에서 나폴레옹을 막아섰을 장본인 중 하나다.
사실, 제자르는 그저 잔혹하게 독려만 했을 뿐이다.
제자르의 최고 참모격인 파르히야말로 아크레의 수비 태세를 모두 갖췄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아크레 성벽을 한 번 넘었다가, 이중 성벽과 요격포를 보고 후퇴한다.
바로 그 수비벽을 만든 자가 유대인 파르히다.
유진은 나폴레옹의 표현을 빌리면, [운명]을 바꿨을 남자를 보다 손을 내밀었다.
-철컹!
사슬이 풀리고, 파르히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볼 찰나, 유진이 말했다.
“목숨을 구걸하실 필요 없습니다, 무슈 파르히.”
“나, 날 풀어주는 거요?”
“그렇습니다. 당신은 오히려 제자르에게 눈과 귀를 상해당한 피해자 아닙니까? 제자르가 죽었으니, 당신이 풀려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때서야 유진 주위에 서 있던 프랑스 장군들이 눈을 크게 떴다.
눈 한쪽은 애꾸에 코도 끝이 잘려 있다.
그저 사고나 전쟁에서 잃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주군인 제자르가 잘랐던 것이다.
그것도 죄를 묻는다는 이유로 잔혹하게 직접, 잘라버렸다고 한다.
기가 막힌 얼굴로 이폴리트가 물었다.
“와, 제자르가 잔혹하긴 하구만? 이 사람, 원래 아크레의 재상격인 사람 아냐?”
“맞아.”
“그런데 코를 자르고, 눈을 찔러? 맙소사.”
그때 외눈의 유대인이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우리 유대인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지요, 프랑크의 베이시여.”
놀랍게도 원역사에서 파르히는 그런 꼴을 당하고도 제자르에게 충성한다.
아마 입지가 약한 유대인으로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일 터다.
유진은 파르히를 보다, 손을 붙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는 프랑스인이고, 혁명군입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무슈 파르히.”
“무슨 말입니까, 그게?”
“프랑스에서는 유대인도,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겁니다. 프랑스인으로서.”
혁명군, 이거야말로 현재 프랑스가 가진 가장 큰 명분이다.
구체제의 구습을 타파한다.
비단 왕정만 무너뜨리는 게 아니다.
종교와 혈통과 인종의 차별을 무너뜨리고, 시민이라면 평등한 권리를 갖도록 천명한다.
물론 여자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고, 흑인을 백안시하며, 무슬림은 야만으로 무시하는 차별적 태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직 18세기 말, 세계가 개명되지 않은 시대.
프랑스 혁명은 분명 짓눌려 있던 사람들을 가슴 뛰게 만드는 힘이 있다.
파르히가 놀라 입을 쩍 벌렸다.
그때 유진 뒤에서 그 광경을 보던 드제가 문득 선임 사단장에게 물었다.
“마르소 사단장님, 제가 라인에서만 머물러서 혹시 모르나 본데. 언제 유대인이 시민권을 얻었죠?”
“논의는 많았지만, 아직 시민권 획득은 멀었어. 총재정부가 통과 못 시켰거든.”
“그렇죠? 우리 군대에도 유대인이 없을 지경인데 말입니다.”
마르소가 쓴웃음을 머금으며 덧붙였다.
“저런 사기는 유진의 장기지.”
하지만 이미 자신의 연극에 빠진 유진은 열정적으로 외치는 중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우리 프랑스는 유대인 해방령을 선포했습니다. 유대인도 고관에 오를 수 있고, 장군도 될 수 있습니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그 증거로, 저와 가장 큰 거래를 하는 은행가는 유대인 은행가입니다. 이폴리트!”
이폴리트가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내 내밀었다.
-슥.
프랑스어를 말할 줄은 알지만, 읽을 줄은 모르는 파르히가 눈을 깜박이다 물었다.
“이게 뭡니까?”
“세파르딤과는 다르겠지만, 이슈케나짐 유대인인 ‘로스차일드’ 가문과 내가 계약한 동업계약서입니다. 나는 알고 보면 프랑스에서 꽤 큰 은행, 그러니까 [환전소]를 운영하고 있죠.”
“로스차일드? 그런 가문이 유럽에 있군요. 심지어, 프랑크의 [술탄]과 거래할 정도로 높은 지위라니!”
파르히가 더욱 놀라 외쳤다.
바로 이게 유진이 [로스차일드] 얘기를 들었을 때 떠올린 생각이다.
사실 동지중해의 유대인은 세파르딤이라 해서, 동유럽에 사는 이슈케나짐과 계통이 많이 다르다.
현대 유전학에서도 유전자가 다르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조상이 같고, 종교가 같다는 점에서 유대인들은 대체로 동질감을 가진다.
그런데 같은 유대인이 유럽에서는 권력자와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당연히 아직은 유럽도 그렇지는 못하지만, 아크레에서 거기까지 상세히 알 수는 없다.
유진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외쳤다.
“이곳에서도, 우리 프랑스군은 단연, 유대인 해방령을 선포할 겁니다. 협력해 주실 거지요, 에미르 바시르?”
그때서야 자신을 왜 끌고 왔는지 깨달은 바시르가 입맛을 다시다, 대꾸했다.
“예? 아, 그, 그렇지요. 큼.”
“좋습니다. 제자르가 죽은 이상, 이 일대에서 가장 명망 높은 일족은 단연 시하브 가문입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랍니다.”
“어흠! 다, 당연한 일 아니겠소?”
현지 권력자가 보증했다.
제자르가 죽은 상황에서 바시르는 가장 큰 통합 세력을 갖고 있는 실력자다.
그러니 설사 프랑스군이 떠난다 해도, 바시르의 보증은 유효할 터다.
아크레의 재상, 유대인 파르히가 빤히 유진을 보다 물었다.
“제게 바라시는 게 뭡니까, 술탄?”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프랑스가 유대인을 해방시켰다면, 아마도 [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눈앞의 소년 사령관도 파르히와 유대인들에게 돈을 원하는 걸까?
문득 유진이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유대인 세력의 전면적인 협조를 바랍니다.”
“어떤 형태의 지배를 원하십니까?”
“우리 프랑스는 이곳, 시리아를 지배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집트가 우리의 관심사죠. 하지만, 그러자면 콘스탄티노플을 이겨야 합니다.”
파르히가 눈을 굴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만 제국과 전면적으로 싸우실 생각이군요.”
“맞습니다.”
“과연, 우리 유대인이 비록 비천한 대우를 받지만, 제국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요.”
이를테면 유대인 네트워크로 정보 입수가 가능해진다.
원거리 전쟁 중인 프랑스 원정군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또한 이 시리아 일대를 안정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도 파르히의 마음을 사기 위해 선언했다고 한다.
다름 아닌 [유대인 해방령]을.
그러나 프랑스의 승리를 믿지 않았던 파르히는 끝내 넘어오지 않았다.
반면, 유진은 이겼다.
결국 파르히가 유진을 정시하며 고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계책을 드리겠습니다. 이곳, 옛 [시리아] 땅을 실질적으로 손에 넣으실 방안입니다.”
본래대로라면 나폴레옹을 막아냈을 책략가, 파르히의 계책이 유진에게 진언되는 순간이었다.
***
아크레 궁전의 높다란 첨탑, 흑색 군복의 유진이 섰다.
“오늘, 우리 프랑스 혁명군은 아크레와 야파, 다마스쿠스, 그리고 야파와 알레포의 백성에게 고한다!”
아직 다마스쿠스와 알레포는 프랑스군이 정복하지 못했다.
허나 모두 제자르의 영향력이 지배하던 도시들.
이제 승패가 명확해진 이상, 오스만 제국군이 오지 않는 한 하나씩 항복하게 될 것이다.
바로 프랑스의 지배권이 명확해진 시리아의 땅을 향해, 유진이 포고했다.
“이곳은 본래, 오스만의 영토가 아니라 독립된 땅이었다. 곧, [카비르 수리야]라 불리는 땅!”
아크레 성 아래서, 듣는 이들은 프랑스 군과 아크레 백성들이다.
그러나 사람의 소문은 빠르게 전파되는 법.
포고령 내용을 들은 아크레 인들이 아마도 전 시리아를 향해 선언을 전파할 터다.
유진은 아직도 서투른 아랍어로 또렷이 외쳤다.
“우리 프랑스는 선포한다. 이곳에 자유와 평화, 그리고 독립을 가져다 줄 것을!”
포고령을 발하는 유진을 프랑스군도 주시한다.
시리아 원정이 이를테면 이집트 원정군의 회군로 확보 목적이란 것을, 프랑스군은 모두 안다.
하지만 기왕 정복한 땅에서 전리품을 얻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놀라운 성공을 거둔 그들의 소년 사령관은 어떤 선언을 할까?
“무슬림도, 유대인도, 기독교도도 모두 차별받지 않는 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결정적인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껏 얘기한 것은 그저 허울 좋은 문구에 불과하다.
유진이 모두가 놀랄 선언을 선포했다.
“그러므로, 시리아가 오스만으로부터, 해방되었음을 선포한다! 우리 프랑스는 시리아 지역의 독립을 보장하리라!”
이것이 바로 파르히가 진언한 계책, 곧 시리아 해방령이다.
프랑스 시리아 원정군은 [대시리아] 지역을 오스만에서 해방시키는 군대가 된 것이다.
놀라운 얘기에 멈칫거리던 아크레인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졌다.
-와아아!
1798년 6월, 여름.
이로써, 유진은 시리아의 해방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