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1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15화(215/547)
(215) 나폴레옹의 소식을 처음으로 입수하다
물론 유진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이래도 되는 거야? 다짜고짜 해방이라니! 아니, 본국 훈령은 옛날에 위반한 거 같은데?”
아크레 궁전, 프랑스 시리아 원정군 임시 사령부에 들어서자마자, 이폴리트가 외쳤다.
사실 유진만이 아니라, 원정군 지휘부 모두가 자선가와 거리가 멀다.
이곳 시리아까지 달려온 프랑스군 전부가 영광을 바라며 달려왔다.
또한 기왕이면 본국에서 획득하기 어려운 [전리품]을 바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탈리아 원정군 출신인 쥐노 사단 병사들은 대부분 한 재산 모은 경험이 있다.
물론 알고 보면 나폴레옹도 공식적으로는 약탈은 금지했다.
허나 몰래 빼돌리거나, 혹은 배상금에서 배분된 특별 수당도 엄청났다.
게다가 이집트 원정군도 처음 약속받은 6아펜트의 땅을 받았다.
반대로 말하면, 이곳 시리아로 따라온 병사들은 이집트 토지를 포기하고 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사령관의 일방적인 [해방령]에 난리가 난 게 당연하다.
물론, 해방령 자체가 프랑스 본국 정부의 허락 없이는 승인되지 않을 것도 맞지만.
유진은 이폴리트를 힐끗 돌아보다 피식 웃었다.
“훈령 따위가 어딨어. 애초에 우리는 이집트 원정군이지, 시리아 원정군이 아니라고.”
“그,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우리 군대 움직이는 거 전부 돈인 건 알지? 아직 보아르네 카르텔 전부 적자야! 게다가 전리품은!”
“최소한 이집트 원정군 운영비는 이집트에서 수급될 거 아냐. 수에즈 채권을 발행했으니까.”
유진은 궁전을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전리품이라면, 제자르의 재산 전부 몰수야. 여기서 떠나기 전에 특별수당표를 만들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
“다행이군. 병사들이 폭동 일으킬 뻔했어.”
“이폴리트, 네가 폭동에 가장 앞설 기세군.”
한때 제자르의 집무실이었던 화려한 책상을 두들기다, 유진이 일렀다.
“게다가 프랑스 입장에서도 당연히 공짜는 아니지. 혹시 [디바이드 앤 룰]이라고 들어봤냐?”
디바이드 앤 룰, 곧 분할통치.
원역사 영국이 19세기에 식민제국을 통치할 때 쓰는 방식이다.
아직은 영국도 해상 거점은 많지만, 거대 식민지는 그리 많지 않다.
캐나다나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동부인 뱅골 정도일까.
그렇기에 프랑스 원정군 사령부에서도 바로 알아듣는 사람은 적었다.
그나마 대학물을 먹은 법대생 마르소가 눈을 깜박이다 되물었다.
“어, 영어인가? 나눠서, 지배한다고?”
“맞아요, 마르소. 시리아 지역은 이제 단일 지배자가 없는 땅이 될 겁니다.”
“잠깐, 그러면 더 복잡해지는 거 아닌가?”
유진은 화려한 자단목 책상 위, 지도를 펼치며 두들겼다.
“그러니까, 이곳 아크레에 프랑스의 조정기구가 설치되어야겠죠. 시리아 전체를 프랑스의 [보호령]으로 선포하는 거예요.”
이른바 [대시리아]는 크게 3구역으로 나뉜다.
지중해 해안가, 예루살렘 인근의 남부, 그리고 다마스쿠스와 알레포를 중심으로 한 북부다.
하지만 바시르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지역별로 수많은 지역영주 아미르(토후)들이 있다.
원역사 현대에 흔히 말하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에 이르는 지역들마다 수십의 소영주와 족장들이 할거한다.
오스만 제국은 총독을 두어 토후들을 제어하는 식으로 시리아를 지배했다.
그러나 또한 제자르나 자이다니 가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통제력은 나날이 약화되는 시대다.
그런데 제자르가 죽었다.
이제 영주들이 난립할 차례다.
유진은 이 상황에서 대시리아 전체를 프랑스의 [보호령]으로 만들려는 거다.
마르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식민지나 위성공화국과 뭐가 다른 거지?”
“달라요. 고대 로마제국 시절의 선례가 있죠.”
“로마라고?”
유진이 지도 위, 지중해에 백묵으로 타원을 그리며 말했다.
“로마는 제국을 본토, 식민지, 그리고 보호국의 3단계로 나누어 통제했어요. 이곳 시리아 지역은 각기 소국으로 나뉘어, 우리의 통제하에 있는 보호영역이 되는 겁니다.”
이른바 [괴뢰국]이다.
19세기 식민제국이 확장되던 시절, 제국주의 유럽 열강은 미개척지만 정복한 게 아니다.
아직 [근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나라도 점령했고, 때로 정복했다.
그렇지만 시대는 근대였고, 현대와는 다르지만 이른바 [주권]을 존중하는 국제법도 존재했다.
때문에 아무리 유럽 열강이 강해도, 함부로 전근대국가를 정복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게, 고대 로마의 [보호국] 제도다.
보호국으로 선포한 나라를 유럽 열강이 ‘보호’하며, 사실상 이권을 장악하는 형태다.
쉽게 말해, 원역사의 [을사조약]이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유진은 이렇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장군들도 대강 알아듣긴 했다.
문득 마르소가 고개를 다시 갸웃거렸다.
“어쩐지 식민지의 다른 말 같긴 한데, 그럼 누군가 이곳을 지켜야 하잖아.”
“여기서 영토나 식민지와 다른 점이 생기는 거죠. 병력은 소수의 경계병만 아크레에 남길 겁니다. 또한, 보호령을 통제할 [대사]가 있어야죠.”
“대사?”
순간, 유진이 그때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던 한 민간인을 응시했다.
“볼네 교수님, 아무래도 교수님이 맡아 주셔야 하겠습니다.”
이집트와 시리아, 이른바 중동 전문가 볼네가 눈을 크게 떴다.
“내가 제일 근동 전문가라 이거요? 사령관?”
“그렇습니다. 사실 드농 대사께 맡기고 싶지만, 그분은 이집트 통제를 위해 카이로에 남았으니까요.”
“하긴 그분은 원래 외교관이니, 나보다 더 적임자긴 하지. 그렇지만 현재 멤버에서는······.”
마르소와 드제, 쥐노를 비롯한 시리아 원정군 장군들.
라레이를 비롯한 의무부대 의사들과 안젤리크를 비롯한 간호장교들.
톰마시로 대표되는 구호기사단 기사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사령부 멤버를 떠올려 보던 볼네가 혀를 찼다.
“확실히 나 말고는 대안이 없군. 대사관 부관 출신인 세바스티아니는 콘스탄티노플 향도겠지?”
나름 대사관 경험자, 세바스티아니 대령이 겸연쩍게 웃었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항로는 아니까요.”
유진이 피식 웃다 볼네를 향해 일렀다.
“정복하면, 불러드리죠.”
“됐소.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너무 오래 걸리게 하진 마시오. 내 후임자도 빨리 보내주고.”
“알겠습니다. 신임 [시리아 대사]님께는 3년 정도 약속드려야 하겠군요.”
그때다.
-타다닥!
아크레 궁전으로 경쾌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유진은 시선을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장교복 차림이 도드라진, 폴린이다.
“유진!”
유진은 폴린을 보다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공식적인 사령부 회의야. 사령관이라 부르라고. 근데 무슨 일인데? 설마 무슨 전염병 사태라도 번졌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보다 급한 일이야! 지금, 구호기사단 톰마시 단장님께 편지가 왔어.”
“편지? 그게 왜 호들갑을 떨 일이지?”
본인이 간호장교라는 걸 망각한 채, 전염병에 무관심한 폴린이 소리쳤다.
“로마 교황청 구호기사단 지부에서 편지가 왔단 말야, 유진!”
그러니까, [유럽 소식]이 입수되었다는 얘기다.
***
구호기사단은 전유럽에 조직망이 있는 몇 안 되는 조직 중 하나다.
“생각보다 상세한 정보가 들어왔군. 유럽은 지금 난리인 모양이오.”
물론 프리메이슨과 가톨릭 교회, 그리고 유대인 게토도 있긴 하다.
허나 지금 시리아 원정군에는 3대 세력과 연결된 사람이 없다.
반면 구호기사단은 여전히 유럽에 지부가 존재한다.
특히 교황청이 있는 로마는 유럽 구호기사단 세력의 중심지기도 하다.
구호기사단 2인자, 톰마시가 두툼한 편지를 넘기며 설명했다.
“우선, 영국령 아일랜드에서 반란이 일어난 모양이오.”
“모로가 갔습니까?”
“어떻게 아시오? 아, 원정 시작 전에 이미 계획되었던 사안인가? 모로 장군이 아일랜드로 상륙 작전을 펼치는 모양이오. 다만.”
톰마시가 묘한 얼굴로 알렸다.
“직접 가지 않고,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부대원들을 기습적으로 상륙시키는 식인 모양이더군.”
사방대원정 플랜, 곧 유진이 입안해 나폴레옹이 승인한 프랑스의 전면작전이다.
메인 원정은 당연히 동방, 이집트다.
허나 북방 아일랜드, 남방 에스파냐, 서방 플로리다도 작전 자체는 개시되었다.
그중 아일랜드 반란 지원을 하는 쪽이 모로의 원정군이다.
다부를 비롯해 꽤 정예 멤버로 짜여진 상태인데, 모로답게 외곽을 치고 있는 모양이다.
마르소가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런 식으로는 상륙작전이 성공할 리가 없어.”
“모로다운 전법인 거 같은데요, 마르소. 그렇지 않습니까, 드제 장군?”
“······그건 맞습니다. 신중한 분이죠.”
드제도 쓴웃음을 머금은 채, 유진에게 답했다.
모로는 결코 무능한 장군은 아니다.
하지만 과감성이 부족하고, 승부의 시간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아일랜드 원정과 같은 위험한 전장에서는 오히려 신중파가 나을 수도 있다.
대담한 오슈가 원역사에서 실패한 원정이다.
꼭 승부사가 유리한 전쟁이 아니란 얘기다.
어떤 면에서는 상황을 질질 끄는 모로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아일랜드 반란도 지지부진하게 계속 영국을 괴롭힐 수도 있을 테니까.
톰마시가 다음 장을 펼치며 말했다.
“영국은 아일랜드는 전면 진압을 택했소. 그 덕에 에스파냐는 함대가 전멸되고도, 봉쇄조치만 당하고 있다는군.”
남방 에스파냐 방면은 전면 실패한 모양이다.
물론 그쪽은 프랑스가 주력으로 삼은 전장은 아니다.
허나 지브롤터를 막지 못하면 다시 영국 함대가 동지중해로 진입할 수도 있을 터다.
이집트 원정을 성공시킨 유진 입장에서, 썩 좋은 정보는 아니었다.
유진은 쓴웃음을 머금다, 다시 물었다.
“그럼 플로리다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톰마시가 편지를 구석구석 뒤져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짧게만 적혀있소. 아직, 영국 손에 들어가지는 않은 모양이오.”
지금, 유진에게 편지를 넘겨주지 않고 톰마시가 읽어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 편지가 암호문으로 적혀있기 때문이다.
구호기사단은 중세에 만들어진 조직답게, 서신을 보낼 때도 철저히 옛 방식의 암호를 쓰곤 했다.
물론 원역사 현대의 정보조직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최신 기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문득 로슈자클랭이 유진의 뒤에서 낮게 속삭였다.
“투로 대령이 아직은 막고 있나 봅니다. 강제파병된 플랑드르 군도 활약중인 모양이구요.”
“난 투로 대령이나, 피슈그뤼는 높게 평가하지 않아, 로슈자클랭.”
“예?”
현재 플로리다 방면 작전은 엄밀히 말해 수비전이다.
이미 에스파냐와 교섭해서 플로리다 땅을 법적으로는 넘겨받은 지 2년째다.
다만 실질 지배는 아직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영국과 다시 교전이 시작되었다.
해서, 자메이카를 중심으로 영국 해군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투로는 성실하긴 해도 뛰어난 군인은 아니다.
피슈그뤼는 제법 뛰어나고, 같이 끌려간 [네이]나 몽셰, 빈터도 준수하지만, 의욕이 없을 게 뻔하다.
한데 아직도 잘 막고 있다면 다른 변수가 있을 것이다.
유진은 이 시대, 카리브해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장군]을 떠올렸다.
“투생이 활약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어쩌면 플로리다에서도 투생의 권리를 조금, 인정해 줘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그 순간, 톰마시가 감탄한 얼굴로 유진을 보았다.
“그런 걸 다 예측하시오? 맞는 것 같소. 흑인들이 돕는다는 구절이 있으니. 다만 거긴 진짜 문제가 아닌 거 같소, 사령관.”
유진이 눈썹을 치떴다.
“그럼, 뭐가 문제죠?”
“프랑스 본토와 이탈리아요.”
“설마 오스트리아가 움직인 겁니까?”
약간 놀란 유진의 질문에, 톰마시가 침중한 얼굴로 답했다.
“아직은 아니오. 러시아, 그리고 프로이센이 공세를 시작했다고 하오.”
프랑스 본토, 곧 총사령관 나폴레옹이 지키는 곳으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
같은 시각, 지중해 너머 파리에서 같은 소식을 듣고 경악하는 장군도 있었다.
“그래서, 누가 움직였다고?”
나폴레옹이 묻자, 참모장 베르티에가 보고했다.
“파벨 1세 황제입니다, 총사령관 각하.”
“러시아 차르? 그 인간이 대체, 왜? 설마 혁명을 반대하기 때문인가?”
“그게, 공식적인 사유는 이렇습니다.”
보고서를 들고 있던 베르티에가, 문득 낯을 찌푸렸다.
“몰타를 점령하고, 구호기사단을 프랑스가 종속시킨 것에, 차르가 분노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구호기사단 공격이 러시아 제국 참전의 [명분]이었던 것이다.
유진의 이집트 원정이 엉뚱한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킨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