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2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20화(220/547)
(220) 제국의 심장, 아나톨리아를 해상으로 공략한다
아나톨리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 있었던 땅이다.
“정말, 이집트가 아니고?”
“성경에 따르면 그렇다죠. 뭐, 진짜인지는 뒤져봐야 알겠지만.”
“이번 정복전이 끝나면 내가 한 번 찾아봐야겠군!”
쥐노가 주먹을 불끈 쥐는 광경을 보다, 유진은 피식 웃었다.
방금 유진이 말한 것은 괴베클리 테페 유적지다.
무려 1만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원역사 현대에는 유명한 장소.
허나 지금은 아직 발견되려면 먼 시대다.
어쩐지 이집트에서부터 계속 유적지 욕심을 보이는 쥐노를 보다, 유진이 지도를 펼치며 물었다.
“자, 이 땅을 가장 빨리 정복했던 정복자가 누굴까요?”
그때 선실, 한쪽에 서 있던 폴린이 손을 들었다.
“정답, 알렉산드로스!”
여기는 호루스 호, 해상 진격을 위해 나선 프랑스 원정함대의 기함 선실이다.
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위해 유진이 원정군 수뇌부를 모두 모은 상태다.
때문에 간호부대의 2인자, 폴린도 함께 동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시리아 원정군이 아니라, [투르크 제국 원정군] 소리를 들을 지휘관들을 돌아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폴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공부했어?”
“아니? 난 공부하고는 담쌓고 살았어. 단지, 우리 오빠가 맨날 보던 책 제목이 생각났을 뿐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었나?”
“음, 그래. [아버지]가 원래 플루타르크 영웅전 마니아긴 하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다, 유진이 지도 위에 방점을 찍었다.
“그런데, 알렉산드로스가 아나톨리아를 정복한 방식은 전격전이었죠.”
“보나파르트 총사령관과 흡사하군.”
“적군을 끌어내서, 전멸시켰죠, 마르소. 그렇게 해서 모든 방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나아가 향후 나폴레옹이 치르게 될 모든 전쟁이 그렇다.
딱 하나, 모스크바의 일전을 제외한다면.
잠시 그 사실을 음미하던 유진이 오스만 제국의 지도 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우리도 무적의 요새라는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물론 지금은 1798년 10월 초, 19세기가 다가오는 시기다.
한때 삼중성벽으로 유명하던 콘스탄티노플이지만, 공성포가 지배하는 시대에는 철벽요새라 할 수 없다.
되려 보방식 요새가 세워진 툴롱이 콘스탄티노플보다 더욱 공략하기 까다로울 지경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수 군대가 공략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원역사 미래에 영국 함대나 러시아 제국군이 공략했을 때도, 결국 콘스탄티노플 점령에는 실패했다.
때문에 유진도 무작정 함대를 이끌고 공성전을 벌이러 갈 수는 없다.
마르소가 확인하듯 물었다.
“얼마 전 만난 그리스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준다고 했지?”
“그게 우리 뜻처럼 마음대로 될 리가 없죠. 둘 다 기세 좋게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우리가 들쑤셔 놔야 일어날 겁니다.”
“어떻게?”
문득 유진의 시선이 드제를 향했다.
“준비 상태부터 점검하죠. 우리 군의 상황은?”
“보병 사단 2만, 기병 여단 3천. 해군 수병이 9천 정도입니다. 여기에, 아크레에서 우리와 함께 오기로 한 맘루크가 2천이죠.”
“포병은 빼십니까? 섭섭합니다.”
포병 지휘관 도마르탱이 불쑥 끼어들자, 드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원래 우리가 가져온 기마포병대 대포 30문에, 중포 50문도 있습니다. 그 외에 전열함 10척과 프리깃함 12척. 여기에, 콩테 대령의 기구 부대가 있죠.”
간략 보고를 위해 축약해서 말했지만 구성은 이렇다.
드제 사단, 마르소 사단, 그리고 쥐노 기병 여단.
여기에 유진 호위군과 기구부대를 비롯한 사령부 직할 병력.
해군수병과 맘루크, 베두인 보조기병들이 포함된다.
지금껏 이집트에서 이기고, 시리아를 정복한 정예병이지만, 투르크 제국 전체에 비하면 소수다.
이 소수 정예병으로 제국을 정복하려면 병력 낭비가 있어선 안 된다.
또한 가장 중요한 물품, 화약과 탄약 보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출 방법은 하나다.
“좋아요. 이번 원정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유진의 손에 들린 백묵이 지도를 휘젓듯 그었다.
“해상 요격. 프리깃 함대 중심으로 우리는 아나톨리아의 해안가를 모조리 공략합니다. 그러다, 적군이 전력을 모아 육상에서 다가올 때.”
아나톨리아 반도의 남해안, 전역이 유진의 백묵 표시로 덮였다.
전열함은 느리지만 프리깃함은 상대적으로 쾌속하다.
기동성 높은 프리깃함 중심으로 아나톨리아 남해안 전역을 습격한다.
이 공격을 반복하다 보면, 상대도 진지한 군대를 보낼 수밖에 없다.
-쿵!
일순, 유진의 백묵이 아나톨리아 중심으로 꽂혔다.
“단숨에 격파합니다. 단 한 번의 전투로. 이게 이번 원정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요컨대 결전 회전, 단 한 번의 승부를 내야 한다.
왜냐하면 유진 투르크 원정군은 절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이다.
***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거대하고, 아직 충격파가 빨리 전달되는 나라가 아니다.
“시리아가 정복당했다고? 이거 참, 거기 책임자가 누구야? 시돈 총독인가?”
카라만, 아나톨리아의 남동부 지역이다.
한때는 독립국가였지만 오스만 제국이 흥성하면서, 결국 흡수되고 만 옛 투르크 수장국 중 하나다.
이곳을 지키는 총독은, 알렘다르 무스타파 파샤가 기가 막힌 듯 물었다.
반대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차파놀루 술레이만 베이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아나톨리아의 중심부에 있는 알렘다르는 아직 [프랑스]의 위협을 체감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물론 술레이만도 카라만의 북쪽, 요즈갓의 영주라 직접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이집트를 수복하려는 대재상의 군대에, 일부 병력을 지원한 터라 소문 정도는 들었다.
실로 막강한 군대가 [프랑스]에서 왔다는 얘기를 말이다.
허나 친분 있는 알렘다르에게 타박하고 싶지 않아, 술레이만은 말을 돌리며 답했다.
“제자르입니다. 잔혹하기로 유명한 자였죠.”
“쯧, 진작에 없앴어야 하는 건데. 그자가 무능해서 시리아를 결국 빼앗겼군. 차파놀루 베이.”
“아무래도 그런 점이 있지요. 알렘다르 파샤. 한데.”
술레이만은 낮은 목소리로 알렘다르에게 오늘 방문한 용건을 전했다.
“지금 그 프랑스 놈들이 키프로스를 점령하고, 연이어 로도스까지 점거했다고 합니다. 혹시, 들으셨습니까?”
알렘다르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륙 한복판을 통치하는 명가 차파놀루의 당주, 술레이만이 이곳까지 온 이유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마 프랑스의 위협이 남해안 곳곳을 겨냥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듯 했다.
허나 아직 알렘다르의 통치 영역에는 프랑스의 삼색기 한 번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카쉬에서 꽤 가까운 로도스가 프랑스 손에 들어갔음에도 말이다.
“그래, 부끄럽지만 이곳 카쉬 앞바다를 지나갔을 텐데 보지도 못했다네.”
“하하하! 제국 제일의 예니체리, 알렘다르 파샤가 지키는 땅입니다. 놈들이 피해서 가는 것도 당연하지요!‘
“이 사람이, 이제는 [신군]의 시대일세. 우리도 파디샤의 뜻을 따라 적응해야지.”
알렘다르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다, 창밖에서 사열 중인 병사들을 돌아 보았다.
“나름 이 일대의 병력도, 모두 니자므 제디드의 제식 훈련을 받고 있다네. 조금 모자라지만, 이번 일전에서도 도움이 될 걸세.”
알렘다르는 현 술탄 셀림 3세의 심복이다.
특히 알렘다르는 예니체리임에도, 신식 군대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고 있는 깨인 인물이었다.
후일 원역사에서 셀림 3세가 위기에 처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장군이 알렘다르이기도 하다.
허나 결국 셀림 3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도 알렘다르다.
마주 앉은 술레이만도 역시 셀림 3세의 지지자라 편하게 얘기하는 것이다.
그때 술레이만이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콘스탄티노플의 대술탄께서 파즈반톨루를 불렀다지요?”
“그래, 비딘에서 집결시킨 예니체리 세력이 아주 커. 게다가 진짜 문제는 예니체리들의 군심을 파즈반톨루가 모으고 있다는 거야.”
“안타깝군요. 하지 무스타파 파샤가 아주 펄펄 뛰겠습니다. 파즈반톨루의 목을 치겠다고 난리였는데.”
셀림 3세의 심복인 두 사람에게, 한때의 반역자가 고깝게 보일 리 없다.
허나 가볍게 말했어도 시리아 함락이 중대 사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낯을 찌푸리며 알렘다르가 고개를 저었다.
“뭐, 나도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지금으로선······.”
그때다.
-쾅! 쾅! 쾅!
갑작스런 포성에 깜짝 놀라 알렘다르가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 포격이라니,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
순간, 밖에서 호위 예니체리가 뛰어들어 고했다.
“파샤, 피하셔야겠습니다!”
“대체 왜!”
“바다에서, 거대한 전함의 대열이 밀려듭니다! 프랑크, 침략자들입니다!”
어이가 없어 알렘다르가 벌떡 일어나 다시 창밖을 보았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러나 호위의 말은 사실이었다.
카쉬, 아나톨리아 남부 중앙에 위치한 군항 도시다.
지금 그곳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함대가 아니라, 오직 단 하나의 함대만이 보였다.
바로 삼색기를 휘날리는 프리깃 함대.
프랑스 투르크 원정군의 함대다.
“어서, 피하십시오. 알렘다르 파샤!”
“싸워야지, 차파놀루! 자네는 적이 쳐들어오면 도망가나?”
“이건, 함포 공격입니다. 맞설 전함이 있습니까? 만약, 적들이 상륙까지 한다면? 여긴 루멜리아 방면군도, 니자므 제디드도 없습니다!”
오스트리아나 러시아와 싸워온 루멜리아 방면군.
술탄이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신형군대 니자므 제디드.
유럽 군대와 정면으로 싸울만한 군대는 그 둘 뿐이다.
괜히 대제독 후세인이 반란자 파즈반톨루에게 머리를 숙인 게 아니다.
파즈반톨루가 있는 비딘은 유럽 국경의 코앞.
그곳에서 정련된 병력은 유럽식 군대와 싸운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아나톨리아 해안에 있는 카라만 군대는 유럽 군대와 싸워본 경험도, 필요한 무장도, 훈련한 경험도 전혀 없다.
결국 피눈물을 흘리며 알렘다르가 부르짖었다.
“우선, 코냐로 후퇴한다. 전군을 코냐로 이동시켜라!”
하지만 후퇴가 이뤄질 때까지, 함포에 의한 공격에 수많은 병사들이 죽어야 했다.
***
꼭 나쁜 소식은 이상하게 빨리 온다.
“밀라사가 습격당했다고 합니다!”
“카쉬에 있던 알렘다르 파샤군이 전멸했습니다!”
“아나톨리아의 남부 해안이 전면 습격받고 있답니다!”
에디르네, 옛 동로마제국의 아드리아노폴리스로 불리웠던 도시다.
불가리아의 옛 수도 비딘에서 온 파즈반톨루가 대제독 후세인과 만난 장소기도 했다.
한데 도착하자마자 달려오는 전령들이 하나 같이 비관적인 소식만 전해준다.
제국의 남부 해안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는 정보뿐이다.
파즈반톨루는 터번을 고쳐쓰다 이죽거렸다.
“하, 제국의 방어태세가 말이 아니군. 대제독. 대체 해군은 어디에 가 있는 거요?”
후세인이 이를 악물다 파즈반톨루에게 답했다.
“부끄럽지만, 러시아의 해군이 오기로 되어 있네.”
“허, 러시아? 이보쇼, 대제독. 러시아는 우리 적국 아니오?”
“시리아와 미스르가 프랑크 놈들 손에 들어갔네. 달리 방도가 있나?”
문득 대제독 후세인이 파즈반톨루를 노려보며 일렀다.
“대술탄께선 자네 군대가 빨리 이동하기를 바라고 있네.”
한때의 반역자에게 모든 희망을 건 셈이다.
술탄이 얼마나 궁지에 몰려 있는지 알 수 있는 일이다.
아마도 니자므 제디드가 다미에타에서 전멸하면서 절망에 빠진 것인지도 모른다.
일순 회심의 미소를 머금던 파즈반톨루가 되물었다.
“뭐, 좋소. 게다가 우리 군이 [콘스탄티니예]로 가는 건 바라시지 않겠지?”
“그렇네. 신민의 마음이 동요될까 우려하고 있지. 또한 포르테는 그대를 바라지 않네.”
“나름 예니체리들은 날 보길 원할 텐데. 흐흐.”
콘스탄티니예, 곧 콘스탄티노플을 가리키는 투르크어다.
본래 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되려면 [파디샤]에게 임명을 받는 예식이 필요하다.
허나 워낙 급한 상황이라 이 모든 것을 생략해버린 셈이다.
또한 파즈반톨루의 직계 병력, 비딘 용병 2만이나 지방 예니체리 3만이라는 대군을 술탄은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굳이 지금 콘스탄티노플로 갈 필요도 없다.
결국 이기고 나면 승자에게 콘스탄티노플은 성문을 열 것이다.
파즈반톨루가 입가를 비틀었다.
“좋아. 카라만의 총독, 알렘다르 파샤가 도주했다고 했지?”
루멜리아 총사령관 하지 무스타파가 퉁명스레 대꾸했다.
“도주가 아니라, 작전상 후퇴일세.”
“그게 그거지, 무스타파.”
“이익! 조, 존칭을 써라! 아무리 내가 하급자라도, 난 제국의 루멜리아 사령관이다!”
파즈반톨루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럼, 혼자 가서 프랑크 놈들을 죽여보든가. 예니체리 중 누가 널 따를지 모르겠지만.”
하지 무스타파는 굴욕으로 몸을 떨었다.
그러나 파즈반톨루의 말은 정확하다.
무엇보다 대 프랑스 방어군단의 [총사령관]이 되면서, 파즈반톨루에 대한 예니체리들의 선망이 더욱 높아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술탄이 실수한 것 같다고 하지는 속으로 되뇌었다.
하지만 다른 대안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파즈반톨루가 불쑥 명령을 내렸다.
“기왕 도주한 거, 놈들을 유인하라고 해. 알렘다르에게.”
“어디로 말이냐?”
“코냐.”
파즈반톨루의 눈이 번뜩였다.
“거긴 바다에서 가깝지만 해안에선 멀고, 평지가 많아 카파쿨루 기병대를 운영하기 좋아. 놈들은 보병 위주겠지?”
아나톨리아의 요지, 코냐.
그곳에서 단 번에 승부를 보겠다는 얘기다.
유진이 원하는 바지만, 동시에 파즈반톨루도 마찬가지다.
왜?
한때의 반역자에게 오랫동안 대군을 맡길 군주는 없다.
나아가 아직도 전근대적인 오스만 제국은 대군을 오랫동안 유지할 군수체계가 부족하다.
대군을 모으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그렇기에 파즈반톨루도 원한다.
단판 승부를.
“우리, 기병들의 사격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지.”
서기 1798년 10월 초순.
파즈반톨루의 5만 대군이 다르다넬스 해협을 넘어, 아나톨리아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유진의 2만 5천의 육군 사단이 막, 카쉬에 상륙했을 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