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2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22화(222/547)
(222) 코냐에서 유진이 예니체리를 완파하다
예니체리, 16세기부터 유럽을 떨게 만들었던 오스만 제국의 상징이다.
“대열을 갖춰! 머스킷을 들어! 방진을 만들면, 기병 따위는 무찌를 수 있다!”
지금 코냐에 집결한 오스만 제국의 6만 대군 중, 2만이 예니체리다.
사실 예니체리가 본래 [신군]이란 뜻이니, 이를테면 니자므 제디드의 원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식 창검과 화살이 지배하던 시대, 이슬람 세계에서 화약병기를 처음 도입해 제국을 만들었던 게 오스만이다.
예니체리는 구식 화승총 시대를 상징하던 정예보병 노예집단.
이제는 더 이상 납치해서 구성되지도 않고, 해방노예도 아니며, 혼인금지도 무시하는 군대다.
허나 여전히 예니체리의 자부심 하나는 드높다.
오스만 제국을 지키는 대들보가 예니체리라는 마음이다.
“화약구 넣어! 총탄 삽입! 빠르게 불을 붙여 쏜다!”
이 예니체리에게 파즈반톨루는 화승총 대신 머스킷을 보급했다.
오스트리아 제국에 인접한 비딘의 총독이라 가능한 조치다.
어쨌든 비딘에서는 화승총으로 적군과 싸울 수 없으니까.
다만 파즈반톨루가 직접 지휘하던 불가리아 예니체리 군단과 달리, 시파히는 아직 구식이다.
그러니 기병용 총으로 사격하는 [맘루크]에 맞서려면 예니체리가 필요하다.
보병 방진의 형태로 예니체리가 황급히 도열했다.
파즈반톨루가 부관 하산을 향해 고함쳤다.
“메흐테르 군악대의 악기를 울려라!”
“예? 파샤! 지금 기습 중입니다!”
“그러니 더욱 군악대가 필요한 게 아니냐!”
킬리지를 뽑아 들며 파즈반톨루가 긴급히 명령했다.
“사기를 고취시키고, 적병에 맞서서 진형을 갖춰! 대포만 오면, 적 기병 따위는 단번에 쓸어버릴 수 있다! 시파히는 출격 준비 시켜!”
메흐테르 군악대, 곧 예니체리에 동반하는 군악대다.
16세기, 오직 사기 고취를 위한 군악대는 사실 유럽이 아니라 투르크가 먼저 만들었다.
한때는 선구자였던 메흐테르 군악대가 일제히 나팔을 불었다.
-뿌우우! 뿌우우! 뿌우우!
그제야 정신을 차린 파즈반톨루의 군단이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준비된 것은 파즈반톨루 직계 비딘 지역 예니체리다.
하산의 지휘하에 예니체리들이 머스킷 총을 들었다.
-탕! 탕! 탕!
10열 종대로 배치된 예니체리들이 연이어 쏘고 뒤로 돌아, 장전에 임한다.
전열보병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기병들의 돌격을 멈추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곧이어 파즈반톨루가 말에 올라타며 명령했다.
“자, 가자! 루멜리아의 시파히들이여. 너희가 수도의 카프쿨루보다 못할 게 없다는 걸 보여줘라!”
역시, 유럽의 기병대와 맞싸웠던 시파히들이 중무장한 채 말 위에 탔다.
아직 포병의 지원도, 아나톨리아의 보조 보병, 세크반도 오지 않았다.
허나 눈앞의 적은 유럽의 군대가 아니라, 익숙한 맘루크와 쿠르드 기병일 뿐이다.
“죽여라, 맘루크를!”
파즈반톨루가 직접 선두에서 기병 돌격을 시도했다.
우익에 있던 파즈반톨루군 기병들이 일제히 쇄도했다.
반면, 프랑스군 전면에서 좌익으로 돌격 중이던 쿠르드 기병은 여기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쿠르드 기병 지휘관, 압둘라 베이가 깜짝 놀라 말고삐를 잡아챘다.
“후퇴, 후퇴하라! 적들이 전면 돌격해온다!”
쿠르드 기병 3천 기가 마치 흩어지듯 코냐의 산야로 달렸다.
그 뒤로 기세 좋게 루멜리아 시파히 4천 기가 습격하듯 쇄도했다.
방금 전까지 기습전을 당해 당황했던 파즈반톨루도 흡족하게 외쳤다.
“봐라, 이것이 투르크의 시파히다! 이대로, 프랑스군을 격파하자!”
그때였다.
-쾅!
갑작스런 폭발에 파즈반톨루의 옆을 달리던 기병이 날아갔다.
황급히 4천 기의 기병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파즈반톨루가 주위를 둘러 보며 외쳤다.
“뭐냐! 놈들이 대포를 갖고 왔다고? 대포가 있다면 이렇게 빨리 진군할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그 순간, 부관 하산이 머리 위를 보며 소리쳤다.
“기구입니다! 놈들이 기구를 쓰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다, 파즈반톨루가 이를 갈았다.
“하! 프랑스의 애송이 놈이 잡스러운 술수를 쓰는군. 무시하고, 돌격하라!”
기구, 분명 놀라운 과학 혁신이지만 유럽에서는 그저 신기한 물건에 불과하다.
유럽 방면에서 싸워온 파즈반톨루는 기구를 본 적도 있다.
머리 위에서 폭탄이 날아오니 성가시지만, 그거 그뿐이다.
알고 있다면 창공을 주시하며 돌진하면 된다.
다만 파즈반톨루가 하나, 놓친 게 있었다.
-쉬익, 쾅!
프랑스 군대는 정말로 [대포]를 갖고, 코냐까지 왔다는 거다.
***
여기, 항상 주목받지 못한 포병 지휘관이 있다.
“굼벵이처럼 굴지 말고 쏴라! 저 구시대 군에게 그리보발 대포의 위력을 보여줘!”
코냐는 산지로 둘러싸인 아나톨리아에서 평원이 시작되는 장소다.
그러니 코냐로 접근하는 길목은 모두 고지가 있다.
고지에 자리를 잡고 대포로 적을 공격하는 일은 프랑스 포병대의 장기 중 하나다.
이 산지까지 기마포병대를 끌고 온 남자, 엘제르 오귀스틴 퀴진 도마르탱도 마찬가지다.
고지 포격은 도마르탱에게 가장 자신있는 전법이다.
망원경으로 저지 상황을 살피던 부관, 알렉상드르 뒤마가 달려와 고했다.
“기병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여단장님!”
“좋아. 전력을 다해 퍼부어! 포탄을 아낄 필요 없다!”
“후방에 오스만 육군이 대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뒤마의 새카만 낯빛이 창백해질 찰나, 도마르탱이 콧방귀를 뀌었다.
“집어치워, 생 도맹그인! 그건 사령관이 알아서 할 테니까!”
흑인 혼혈 장군, 뒤마가 모욕감에 잠시 이를 악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소년 사령관이 알아서 할 일이죠!”
18세기 말, 전장의 꽃은 전열보병이다.
또한 기습과 의장을 담당하는 쪽은 후사르 기병이다.
그렇지만 군대를 운용하는 자라면 누구나 안다.
결국 파괴력은 포병이 담당한다는 것을.
화려하지 않지만 전투에서 반드시 필요한 병종.
포병이 없거나 부족한 군대는 진다.
그러나 도마르탱은 지금껏, 이집트 원정에서도 시리아 원정에서도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오스만 제국 원정은 분명 프랑스에 귀환할 이번 원정군의 핵심 사업.
평소, 흥분하는 법이 없는 도마르탱도 이번에는 눈을 번뜩였다.
“그래, 지시한 바를 완벽히 달성하기만 하면 돼! 그래서, 반드시 콘스탄티노플 정복의 수훈자가 되겠다!”
툴롱에서, 나폴레옹에게 뒤쳐졌다.
이탈리아에서는 마르몽과 뒤로크가 버티고 있었다.
이집트 원정에서는 아예 포병이 활약할 여지 자체가 없는 전투가 연이어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 오스만 원정은 다르다.
포병 지휘관은 도마르탱 혼자고, 포병이 활약할 전장이 주어졌다.
이 기회마저 놓친다면 도마르탱은 사단장으로 승진할 기회가 영영 없을지 모른다.
그게 아나톨리아 남부의 산지를, 도마르탱이 필사적으로 달려온 이유다.
“전력을 다해 속사로 쏴라! 적들은 포병이 없어! 그게, 이번 전투의 핵심이 될 거다!”
마치 화답하듯 포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꽝! 꽝! 꽝!
코냐의 평원, 시파히 기병들이 배가 침몰하듯 땅 아래로 쓰러지는 와중이었다.
***
기병의 선제 습격, 기구부대의 진군 지체, 그리고 포병의 포화가 이어졌다.
아무리 6만의 대군이라도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핵심, 총사령관이 전장의 선두로 나섰다가 포화에 휩쓸렸다.
부관이 지휘하려 해도, 대열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순간 프랑스 진영에서 드제가 뛰쳐 나왔다.
“사령관! 지금입니다. 출격 명령을!”
유진은 망원경으로 상황을 주시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기구부대로는 결정타를 날릴 수는 없군. 좋아요, 드제 장군. 도마르탱이 포탄을 쏟아붓는 중이니, 전장의 우익으로 우회해 치세요.”
그 순간 쥐노도 고함쳤다.
“나도! 사령관, 지금 저 자리에 내가 빠질 수 없지!”
“아니, 당신은 안 돼요.”
“뭐야, 대체 왜!”
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전방을 주시했다.
“이런 혼전에서는 쥐노 당신처럼 너무 용맹한 사람은 부상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더 결정적인 전장에서 활약시켜줄 테니, 기다려요.”
본래 원역사에서 쥐노가 머리에 중상을 입는 전투가 있다.
이탈리아 원정의 로나토 전투다.
이 전투는 원역사에서는 오스트리아 군대와 프랑스 군대가 서로 도시를 둘러싸고 혼전을 벌인다.
그 와중에 쥐노는 용맹히 돌격하다 머리를 다치고, 반쯤 미치게 된다.
유진이 쥐노를 부하로 맞이한 후, 그런 전투는 없었다.
하지만 혼전에서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지금도 무모한 돌격을 하려 하는 상황이다.
쥐노가 격분해 소리쳤다.
“그럼, 드제는! 가서 다쳐도 되냐!”
“돼요..”
“대체, 왜!”
유진이 냉정하게 대꾸했다.
“죽어야만 할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를 정확하게 구분하니까.”
드제도 일생 용감하게 싸우는 속공의 대가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인다는 게, 무턱대고 돌격한다는 뜻이 아니다.
원역사 전장에서 드제가 무모하게 움직인 전투는 딱 한 번 뿐이다.
나폴레옹이 죽을뻔한 마렝고 전투다.
“칭찬인지 모를 말이군요. 디녀오겠습니다!”
유진의 속마음을 모르는 드제가 쓴웃음을 머금다, 돌진했다.
쥐노는 반대로 모자를 땅바닥에 내리꽂으며 불만을 토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선임 사단장, 마르소가 유진의 옆에서 낮게 물었다.
“진격하라고 하지 그래? 어차피 이길 텐데.”
“어차피 이길 거니까 아껴야죠. 쥐노의 용맹은 따로 쓸 때가 있어요.”
“언제? 그러다 쥐노가 의욕을 상실할지도 몰라.”
유진은 쥐노를 흘깃 보다 피식 웃었다.
“그럴 리가. 늙어도 선두에 서겠다고 할 사람인데요.”
그 사이 어느새 전황이 뒤집어지고 있었다.
드제의 보병들은 종대로 진군하다, 일시에 전열을 펼쳤다.
손에 들린 총은 전장식이지만 부싯돌이 아니라 뇌홍으로 격발하는 보아르네식 머스킷이다.
사령관인 파즈반톨루가 포격에 휘말려 혼란에 빠진 예니체리를 향해 총구가 겨누어졌다.
3열 횡대.
유럽이라면 그저 평범한 보병들의 전열일 뿐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문자 그대로 면 단위의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대열이 된다.
-탕! 철컥, 키릭. 탕! 철컥, 키릭, 탕!
예니체리들이 맞서 반격하려다 먼저 쏘아진 총탄에 맞아 쓰러졌다.
배후에서는 기병들이 포격에 휘말려 죽어갔다.
저 멀리, 코냐로 접근하는 길로 오던 포병들도 이 소음을 들었다.
“파샤, 어떻게 할까요? 아, 아군이 공격받는 것 같습니다!”
포병 지휘관 무하마드 알리를 보다, 하지 무스타파가 탄식했다.
“너무, 늦었어. 회군한다!”
거대한 대포 60문을 움직이던 소떼의 수레가 일제히 반전했다.
-쿠르릉!
6만, 오스만 제국이 마지막 희망으로 집결시켰던 파즈반톨루 군단.
그 모두가 코냐의 일전에서 섬멸했다.
너무나 늦게 온 포병대조차 한 번 써보지 못한 채로.
-비바 프랑스! 와아아!
서기 1798년 10월 10일.
유진 군단의 함성이 코냐를 울렸다.
마치 오스만 제국의 종언을 알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