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22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227화(227/547)
(227) 유진이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다
아직 저 유명한 삼중성벽은 건재하다.
“공성포는 하나도 안 갖고 왔는데. 게다가 러시아 해군은 여전히 건재해. 해상에서 공략하기 어려워.”
서기 1798년 11월, 마침내 프랑스 혁명군이 콘스탄티노플 앞에 섰다.
문제는 이곳에는 여전히 유명한 성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삼중의 장애물로 가로막힌 장벽을 보며, 프랑스 병사들이 저마다 혀를 내둘렀다.
시가전 전문가지만, 공성전은 자신 없는 마르소도 입맛만 다셨다.
문득 유진이 고개를 돌렸다.
“드제 사단장,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리 중에서 유일하게 공성전을 경험해 봤을 테니까.”
드제는 이른바 마인츠 공성전과 수비전에 참전한 바 있다.
라인의 전선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구식 성채로 구성된 요새는 아니다.
일직선으로 높다랗게 서 있는 중세식 성벽을 보다, 드제가 어깨를 으쓱였다.
“본래대로라면, 금방 합락 되었겠군요. 공성포만 있었다면.”
“해군에서 중포를 갖고 와야 한다는 소리죠?”
“여기로 올 수 있겠습니까?”
유진은 가볍게 머리를 긁적이다 고개를 저었다.
“어렵겠죠? 반대로 우샤코프도 보스포루스로 재진입할 수 없을 겁니다. 이미 다르다넬스 안쪽으로 우리 함대가 들어왔으니까.”
“정면 격돌할 생각은 없겠지. 우샤코프의 전적은 모두 투르크를 상대로 올린 거야. 카파렐리 장군, 어떻게 보시나?”
“흥, 영국 함대에 비하면 러시아 함대는 애들 장난입니다.”
마르소의 질문에 외다리 장군, 해군 전문가 육군 장성 카파렐리가 단언했다.
“해협 안에서 교전이 벌어진다면, 승리는 우리 겁니다.”
최소 높이 7미터가 넘는 성벽을 보다, 쥐노가 돌아와 물었다.
“그럼, 이걸 뚫을 방법이 있나?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 사령관?”
유진은 쥐노를 흘깃 보다 피식 웃었다.
“갑자기 진지하게 왜 이래요?”
“여기까지 온 건 정말 놀라워. 우리는 지금 제국을 관통했고, 오스만의 군사력을 격파했어. 아직, 프랑스 본국도 싸워보지 않았을 러시아 제국군도 물리쳤지.”
“반쪽짜리 군대였죠. 칭찬은 감사합니다만.”
살짝 비꼬는 유진의 대꾸에 쥐노가 두 팔을 들고 화답했다.
“그럼, 그 다음이 문제잖아? 저 성을 못 넘으면, 제국은 건재해. 그렇다고 우리가 저 성을 놔두고 유럽으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
유진은 다시, 성벽을 보았다.
본래 동로마 제국을 확립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세웠다는 장벽이다.
허나 지금은 그로부터 천사백년이 넘게 지난 18세기 말이다.
현재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은 투르크 스타일로 개조되어 있다.
삼중장벽의 가장 높은 곳을 지키는 일곱 개의 탑이 그 정체다.
이곳을 투르크 보병들이 머스킷 총과 대포를 장비한 채 엄중히 지키고 있었다.
만약 프랑스군이 접근한다면 사력을 다해 화력을 퍼부을 것이다.
현재 정예긴 하지만 수 차례의 전투로 유진의 원정군도 꽤 지친 상태다.
부상자도 상당히 많다.
의무부대와 간호부대가 황급히 뛰어다니며,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이, 들것 가져와!”
“붕대, 붕대가 모자란다!”
“안 되겠어! 수술 들어가!”
승전을 거두어도 사상자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직접 돌격을 감행했던 맘루크 기병대나 쿠르드 보조기병대는 더욱 그렇다.
이 병력을 이끌고 성벽으로 돌진한다면, 아마 십중팔구 패배할 것이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정관념이군요. 성을 정복해야 한다는 거.”
“어, 설마 정말 내버려 두고 갈거냐, 유진?”
“그럴 리가 있겠어요, 마르소? 그랬다간 더 중대한 문제에 봉착합니다.”
살짝 놔두고 가고 싶어하는 듯한 마르소를 향해 유진이 말했다.
“보아르네 방크가 파산해요.”
나름 보아르네 방크의 부행장 출신인 마르소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투자한 돈의 절반, 4천만 프랑은 수에즈 채권으로 회수했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진군하는데 든 비용, 초기 병기 보급과 화약 지출, 전부 적자입니다.”
“어, 잠깐, 그러니까.”
마르소가 괴상한 표정이 되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저 도시를 정복해야 한다고?”
아주 황당한 전쟁 이유다.
그렇지만 전쟁에서 자금 문제는 보급 만큼이나 사활이 걸린 과제다.
왜냐면 결국 병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돈]이기 때문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죠. 루이 14세가 파산해서 전쟁에서 진 거 몰라요?”
“빌어먹을. 파산으로 혁명이 일어난 건 안다. 그럼 더욱 저길 정복해야겠군. 어떻게 할 거야?”
“방법이 있긴 한데.”
간만에 욕을 퍼붓는 마르소를 보며 웃다, 유진이 고개를 돌렸다.
“우리 대사님이 좀 다시 들어가 주셔야겠는데요? 루트 있으시죠?”
그때서야 비로소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대머리 남자가 나섰다.
뒤바예, 콘스탄티노플 주재 프랑스 대사다.
턱수염을 긁적이다, 뒤바예가 입맛을 다셨다.
“이거, 잡히면 죽을 거 같소만.”
“싫으시면 다른 분 찾아보겠습니다. 대신, 콘스탄티노플 정복의 제1수훈자는 그분이 되겠죠?”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만 던지는 사령관이군.”
뒤바예가 껄껄 웃다 고개를 까딱였다.
“좋소. 누굴 만나서, 무엇을 전하면 되오?”
공성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외교관을 부른다는 것은 협상, 아니면 음모를 원한다는 뜻이다.
지금껏 이집트 맘루크, 시리아 알바니아 용병, 투르크 예니체리를 연파한 소년 장군은 무엇을 원할까?
일순 유진이 눈을 번뜩였다.
“대제독 후세인, 혹은 그의 부인인 에스마 공주죠.”
본래 원역사에서도 결국, 쿠데타를 일으키는 두 사람이 유진의 타깃이 되었다.
***
에스마 공주는 후세, 오스만 제국의 [패셔니스트]로 이름이 남은 왕족이다.
“당신이 여기로 다시 돌아오다니, 콘스탄티니예의 수문장 기강이 엉망이네요. 대사.”
프랑스 패션을 사랑하고, 또한 개방적으로 살았으며, 서구 문화에 익숙하다.
물론 프랑스어도 아주 잘 한다.
허나 이렇게 남자를 여자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아무리 개방적인 왕족이라도 꽤 위험한 일이다.
이곳 투르크 문화에 따르면, 남편이 아내를 죽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니까.
꽤 대담한 군인 출신 외교관, 뒤바예도 살짝 식은땀을 흘리며 웃었다.
“후세인 제독이 안 계시는군요?”
“왜, 내가 나이가 어려서 대화하기 꺼려지나요?”
“설마요. 판단력이라면 오히려 대제독보다 우위시죠. 다만, 여인을 남자가 혼자 만나는 게, 아무래도 투르크의 풍습은 아니니.”
그 순간 에스마가 깔깔 웃으며 대꾸했다.
“풋! 당신 같은 아저씨에게는 관심 없어요. 혹시 세바스티아니라도 오면 몰라도.”
그런데 문득 뒤바예의 뒤편에서 청년 장교 세바스티아니가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저 부르셨습니까?”
“어머나! 세바스티아니! 살아 있었군요?”
“지금까지 이긴 전투에만 가담했습니다. 죽는 게 더 이상하지요.”
뒤바예는 그저 머리 까진 아저씨지만, 세바스티아니는 다르다.
당대 기록에 [미남]이라고 명시된 몇 안 되는 인물인데다, 무려 그 미모로 실은 술탄을 사로잡는다.
원래는 1808년까지는 무탈히 권좌에 앉아 있을 셀림 3세를 말이다.
그래서, 프랑스가 이집트를 침공했음에도, 오히려 대사로 와서 오스만 제국을 좌우하는 게 세바스티아니다.
사실은 셀림 3세가 쿠데타를 맞이한 게 세바스티아니의 전횡 때문이란 얘기도 있을 정도다.
어쨌든 아직 20살인 에스마도 세바스티아니의 미모에 혹했다.
에스마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선물을 받은 기분이네요. 자, 대사. 무사히 돌아가는 건 보장하죠.”
“지금 제시할 제안을 들으시면,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으실 겁니다.”
“뭔가요? 제안이?”
뒤바예가 빙그레 웃었다.
“술탄을 갈아치우시지요. 에스마 공주님.”
에스마는 낯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너무 심한 제안이네요.”
“현 술탄은 개혁을 빙자해서 귀족과 예니체리의 기득권을 빼앗았습니다.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모르겠는데, 오히려 나쁜 결과만 나왔죠. 보십시오. 이집트와 시리아를.”
“술탄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나요? 당신들이 정복한 땅을 돌려줄 것 같진 않은데.”
일순, 뒤바예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렇습니다. 오히려, 더 큰 분할을 요구할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술탄이 선다면, 우리 프랑스 혁명정부가 제시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습니다. 러시아 침공입니다.”
됐다.
애초에 이런 쿠데타 제안을 당장 내치지 않는 것부터 좋은 징조다.
뒤바예는 사실 죽음을 각오하고 들어왔다.
한데 쿠데타 제안을 듣고 있다?
에스마 공주, 혹은 후세인 대제독의 마음이 셀림에게서 떠났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수밖에.
제위에 있는 게 무하마드라도 이토록 패배를 거듭하면, 끌어내리고 싶어질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가 제안하는 것은 묘하다.
영토는 돌려주지 않지만, 오스만 제국의 독립은 보장한다.
나아가 새로운 동맹도 제시했다.
“프랑스가 우리가 러시아와 싸우도록 돕겠다?”
“아주 간단한 이치입니다. 적의 적은 친구가 될 수 있겠지요? 러시아는 지금 프랑스를 노리고 진군 중입니다.”
“이렇게 비참하게 패배한 우리 제국군이 갑자기 강해지기라도 하나요? 술탄만 바꾸면?”
슬쩍 발을 빼려는 에스마에게 뒤바예가 옆에 있던 부관을 밀어냈다.
“여기, 세바스티아니가 술탄의 군대를 전면적으로 강화시킬 겁니다. 새로운 [신군]을 만드는 거지요.”
세바스티아니는 아주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공주의 앞에 다가섰다.
공주는 눈을 떼지 못한 채 베일로 가린 낯을 붉혔다.
문득, 정신을 차린 공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군권을 세바스티아니에게 달라구요? 제정신이에요?”
“당연히 군사에 대한 전권은 후세인 대제독이 쥐셔야지요? 세바스티아니는 그 아래서, 실무와 통로가 될 겁니다.”
“누구의 통로죠?”
뒤바예는 또박또박 유연한 투르크어로 일렀다.
“시리아와 이집트의 진짜 정복자, 러시아 군대의 악몽, 이제 [콘스탄티니예]의 정복자가 될 소년.”
그 말을 음미하던 에스마는 눈을 감았다.
어차피 프랑스군은 이대로 물러나지 않는다.
손실율을 줄이기 위해 협상을 하러 왔을 뿐.
바다 위에 10척의 전열함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를 에스마도 남편으로부터 들었다.
그렇다면, 아직 협상할 수 있을 때 손을 잡아야 한다.
“보나파르트군요. 좋아요, 한 번 정복자에게 걸어보죠. 어차피 오라버니는 끝났으니까.”
마침내, 술탄의 여동생과 프랑스의 소년 사령관이 손을 맞잡게 된 것이다.
***
일곱 개의 성, 본래는 콘스탄티노플을 지켜야 할 7각 요새의 성루에 술탄이 섰다.
“이게 무슨 짓이냐! 너희는 예니체리가 아니냐! 감히 짐에게 반역을!”
예니체리들이 술탄을 둘러싸고 있었다.
술탄, 셀림 3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분명 성벽 수비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순시를 나온 터였다.
비록 적군이 막강하다지만, 아직 수도 내에는 3만이 넘는 수비병도 있다.
여기에 백성들을 징집하면, 충분히 맞서 싸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호위병인 예니체리들이 칼을 디밀고 있을까?
선두로 터번을 쓴 한 남자가 나섰다.
“파디샤, 그만 포기하십시오.”
“후세인? 아니, 그대가 어떻게? 사적으로는 짐의 매부인 자가!”
“그렇기에 폐하를 돌아가시지 않게 하려, 직접 나선 것입니다.”
대제독 후세인은 깊이 한숨을 쉬며 일렀다.
“프랑스가 성문 밖에 있습니다. 시리아와 미스르가 사라졌습니다. 그리스인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폐하라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셀림 3세는 부들부들 떨다 황급히 후세인을 붙들었다.
“내가, 내가 다 할 수 있어. 후세인. 조금만 기다려주면!”
“영국인을 믿으시는 겁니까? 스미스 대사라면, 이미 달아났습니다.”
“뭐라고?”
그 순간, 셀림 3세의 머리를 누군가 총으로 겨눴다.
-딸칵.
가늠쇠가 매겨지는 소리를 듣다, 셀림 3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크시딜, 그대가 왜?”
푸른 눈, 흑발의 미녀가 가만히 술탄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
“폐하, 끝났습니다. 다음 제위는 무스타파 황자님의 것입니다.”
그 순간, 결국 셀림은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다.
“하! 짐이 배신자들로 궁정을 채웠던 거로구나!”
서기 1798년 11월 11일.
셀림이 붙잡히고, 술탄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날.
콘스탄티노플이 문을 열었다.
유진이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자가 된 순간이었다.